원희룡 제주지사가 "잘못된 관행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며 예산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소강국면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던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일촉즉발의 긴장관계로 다시 돌아섰다.
원희룡 지사는 13일 낮 제주도청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12일자로 보도된 <머니투데이>기사와 관련해 "잘못된 관행에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저는 전혀 말 실수를 하지 않았다"며 예산개혁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원 지사는 이와 함께 도의회가 인터뷰 기사에 대한 비판 내용에 대해 "솔직히 제가 틀린 말을 했느냐? 있으면 얘기해 달라"며 "제가 틀린 말을 했으면 정정하겠다"며 정면 반박했다.
원 지사는 도의회의 예산 증액과 관련, "원칙적으로 안된다는 입장"이라며 "의원들이 편성되지 않은 예산을 반영할 거면 미리 와서 편성했으면 될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원 지사는 지방의회가 증액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며 "아예 안된다고 선언하겠다"며 답했다.
원 지사는 "증액을 했을 떄 제주도가 동의할 수 있을 정도의 예산이면 반영이 된다"며 "어차피 기준에 맞지 않아서 안된다고 했던 것을 증액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동의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원 지사는 이어 "증액해야 할 내용이 있으면 예산편성 과정에서 미리 실무부서나 도정과의 협의채널이 있으니 반영하면 된다"며 "지난 해에도 500억원 이상 도의회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나. 그런데 또 증액한다고 하면 과거와 같은 그런 식의 관행정치는 앞으로 동의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원 지사는 도의회 출석 요구에 대해 "지난 달에 예산개혁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상세하게 밝혔다.절감예산, 효과중심 예산, 주민참여 예산 확대시키겠다고 밝혔다"며 "예산개혁이 뭐냐고 묻는데 왜 같은 얘기를 몇 번씩 하게 하나"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도지사를 오라 가라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어디 있느냐"며 "굳이 오라고 한다면 기자회견을 할 때 있었던 소통정책관실 직원이 가든 지, 예산담당 직원이 가든지, 대리출석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구성지 의장의 협치예산에 대해 원 지사는 "처음부터 얘기했으면 모르되 20억원을 요구했고, 우리가 안된다고 하니까 갑자기 몇일 있다가 예산협치하자고 하는데 어떻게 순수하게 받아들이느냐"고 반문했다.
의회와의 예산 갈등으로 필요한 조례가 통과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원 지사는 "증액에 동의 안했다 고 도민과 제주도 발전 위한 조례를 처리 안한다는 것이냐, 그게 정당한 의회의 권한 행사냐"며 맞받았다.
원 지사는 의회가 요구하고 있는 정책협의회와 관련, "정책협의회는 추경만 지나면 바로 할 거다. 정책협의할 게 너무 많다"며, "당장 인사청문회 조례정비해야 하고 대규모 개발계획이나 카지노 공론화, 협치나 인사제도 등에 대해 조례만 덜렁 내고 갈 게 아니라 의회와 정말 협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그러나 "예산개혁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정책협의가 가능하지만, 증액예산에 대한 압력은 정책협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원 지사는 "증액에 동의 안한다고 다른 예산도 전부 묶어버리고 조례도 통과시키지 않으니 역대 지사들이 다 굴복한 것이 아니냐"며 "새로운 지사는 굴복하지 않는다. 잘못된 관행에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