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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배송 직원 사칭 사기에 걸려 ... 제주지역 피해액 매년 증가

 

제주에서 설을 앞두고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에 속아 1억원이 넘는 돈을 뜯긴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연을 이렇다. 지난달 8일 오전 10시 11분께 50대 직장인 A씨에게 택배기사로부터 전화 한 통화가 걸려 왔다. 서울에서 30대 아들이 엄마 대신 신용카드를 수령한다고 해서 배송 확인차 연락했다는 것이다.

 

카드 신청을 한 적이 없다고 하자 택배직원은 "빨리 NH농협카드로 전화해서 명의도용 당했다고 취소 접수하라"고 말하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덜컥 겁이 난 A씨는 곧바로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했고 여직원과 통화했다.

 

해당 여직원은 "누군가 A씨의 명의로 온라인 예금상품에 가입했고 신용카드 발급 신청도 이뤄졌다"며 개인정보 유출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팀뷰어' 등 원격 제어 앱을 설치하도록 했다.

 

앱을 설치하는 순간 비극이 시작됐다.

 

금융감독원 소속 직원과 서울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전화가 걸려 왔고, A씨가 "금융사기 범죄에 연루됐다"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들은 한술 더 떠 "불법을 저지른 은행직원을 색출할 목적"이라며 수사에 협조하도록 강요했고 이어 유명 메신저 서비스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A씨에게 "위장수사를 위해 대출을 받으라"고 종용했다.

 

A씨는 1월 14일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두차례에 걸쳐 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캐피탈 등)로부터 1억2500만원을 대출해 송금했다.

 

이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은 수사 내용을 외부에 발설해선 안 된다는 자필각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 A씨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완전히 세뇌시켰다.

 

A씨가 보이스피싱 범죄사실을 깨닫기까지는 한 달가량이나 걸렸다. 설을 앞둔 지난 11일 메신저 방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모두 사라진 뒤였다.

 

A씨는 이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을 때 불법 금융사기 피해 신고번호인 '1332'(금융감독원)가 휴대전화에 찍혀 아무런 의심을 하지 못했다. 중간중간에도 꼼꼼히 번호를 확인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이가 없다"며 "뉴스에서나 봤던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가 내가 될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제주지역 보이스피싱 피해는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피해액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3년 107억원(386건), 2024년 122억원(326건), 2025년 159억원(343건) 등이다.

 

경찰은 "카드발급·대출 등으로 접근하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제주도내 고액 피해 사례를 보면 신용카드 고객센터나 금감원, 검찰을 사칭해 돈을 송금하도록 한 후 빼돌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카드 대금 납입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조사가 필요하니 계좌에 있는 돈을 송금하라"는 식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사례와 같이 범죄에 이용된 계좌 수사 과정에서 대출하지 못하도록 막았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보고 만약 대출이 되면 국고 안전계좌로 송금해야 한다고 속여 대출을 실행시킨 사례도 적지 않다.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수사 기관 직원을 사칭하기 전 카드사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가 발급받지도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고 속이는 등 치밀함을 보인다.

 

정부 기관이나 금융기관 관계자라며 걸려 온 전화에 대해서는 일단 상대방의 소속·직위·이름과 함께 직통 전화번호를 물어본 뒤 다시 전화하겠다고 말하고 끊으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현금지급기를 이용해 세금이나 보험료 등을 환급해 준다거나 계좌 안전조치를 취해주겠다며 현금지급기로 유인하는 경우도 100% 사기다.

 

은행, 법원, 검찰, 경찰, 국세청, 금감원, 우체국, 건강보험공단, 통신회사, 카드회사 등 그 어느 곳도 현금지급기를 통해 돈을 환급해주지 않는다.

 

출처 불명의 문자메시지나 유선으로 휴대전화 앱 설치를 요청받는 경우 절대 설치해서는 안 된다.

 

스팸 전화,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각종 스팸 번호를 차단할 수 있는 스팸 차단 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문자에 URL이 포함된 경우에는 위험도를 탐지해 보여주기 때문에 보이스피싱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 상담을 하고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하는 순간 보이스피싱 먹잇감이 되는 것"이라며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들의 수법을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기 때문에 명의도용, 저금리 대출, 신용등급 상향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면 무조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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