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 사육두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1940년대다. 당시 도내에서는 2만여 마리의 제주마가 사육되어,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말의 생산지(馬産地)였다. 1960년대 제주마의 사육 두수는 1만2077마리였다. 1970년 7606마리, 1980년 2414마리로 격감하였고, 1986년 1347마리로 거의 멸종 위기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제주마의 천연기념물 지정과 보호 시책에 힘입어 1990년 이래 제주마의 사육두수는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2023년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말 3만6295두 중, 제주에는 2만5520마리가 등록되어있다. 품종별로는 3만6295마리 말 중 더러브렛 1만6058두, 일반마 1만2039두, 제주마 8198두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이는 고경수 옹(95)이다. 처음에 두 마리의 조랑말로 목장을 꾸린 그는 1980년대까지 사육두수를 100여 마리로 늘리며 제주 조랑말의 혈통을 계승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나아가 목장 개량과 초지 조성을 기반으로 우수한 품질의 제주말을 생산하던 그가 우수 경주마를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제주 경마 산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그는 고향인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서 목축업을 운영하는 집안에서 출생했
제주 출신 우광훈 감독의 신작 다큐멘터리 '직지루트: 테라 인코그니타'가 지난 12일 전국 개봉했다. 2017년 런던이스트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직지코드’의 후속작이다.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둘러싼 역사적 공백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유럽과 중앙아시아 각지의 사료와 현장을 직접 확인하며 동서 문명의 연결 가능성을 탐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작진은 “구텐베르크 활자 이전 동아시아 금속활자의 존재 여부”를 둘러싼 기존 논쟁을 다시 살피기 위해 약 3년간의 제작 기간 동안 9개국, 4만km에 달하는 여정을 기록했다. 전작 ‘직지코드’는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이 세계 최초일 가능성과 이에 대한 서구 인쇄술 통념을 뒤흔드는 가설을 중심으로 제작됐다. 감독은 유럽 5개국 7개 도시를 누비며 서양 중심의 역사관을 비판했고,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했다”는 상식을 의문으로 던지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신작 ‘직지루트: 테라 인코그니타’는 이러한 전작의 탐사 틀을 계승하면서도 그 범위를 동서양 문명 교류의 보다 폭넓은 맥락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화는 교황청 아카이브에서 발견된 ‘고려 왕에게 보낸 교황의 편지’라는 기록에
청정 제주의 대표 수산물 방어를 테마로 한 축제가 펼쳐진다. 최남단방어축제위원회는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일대에서 '제25회 최남단 방어축제'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청정 바다의 흥과 멋과 맛의 향연’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방어의 풍미를 맛보고, 제주 바다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 등으로 펼쳐진다. 이번 축제에서는 대방어 해체쇼와 방어 먹방대회, 방어 맨손잡기, 경매, 가두리 낚시체험, 대방어 시식회 등 방어를 직접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또 제주 해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해녀노래자랑과 테왁 만들기 등 제주 바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개막식은 오는 20일 오후 5시 모슬포항 축제장에서 열린다. 최남단방어축제위원회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지역주민과 수산업 관계자, 관광객 등이 함께 참여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방어 = 농어목 전갱이과의 바닷물고기. 다 자란 방어는 몸 길이가 1m를 훌쩍 넘는 대형 어류로 우리나라 연안을 회유하며 정어리·멸치·꽁치 등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사는 어종이다. 온대성 어류로 난류를 따라 연안 바닷속 6~20m에서 헤
전쟁, 학살, 폭력의 역사를 스크린으로 만난다. 지금도 세계서 지속되고 있는 참혹한 현장이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제3회 제주4·3영화제'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영화의 출품국가와 수는 13개국, 모두 31편이다. 각각 중요한 역사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우선 군사 분쟁과 민간인 피해가 수십 년째 지속되는 가자 지구를 조명한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 ‘그라운드 제로로부터’(2024)는 가자지구 출신 영화감독 22명이 참여해 다양한 영상 장르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노 어더 랜드’(2024)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팔레스타인에서 진행된 강제 퇴거와 가옥 철거를 팔레스타인 활동가와 이스라엘 언론인이 함께 기록했다. 단편작 ‘팔레스타인을 위한 두 대의 카메라’(2025)는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지내는 젊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솔직한 감정을 담았다.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군사독재의 상흔도 영화로 만날 수 있다. 폐막작 ‘지금, 녜인’(2025)은 현재 진행형인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한국에 사는 미얀마인과 한국인 부부의 일상
제주 신화의 원형을 찾아 굿판을 40년 넘게 누비며 탐구해온 민속학자이자 시인인 문무병씨가 별세했다. 향년 75세. 제주민예총은 고인이 지난 19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20일 밝혔다. 제주 문화운동 1세대로 평가받는 고인은 1950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1990년 '문학과비평'을 통해 등단했고, 1993년 제주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보기드문 무속(巫俗)분야 전공 학위였다. 그는 이후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기록하고 지키는 일에 헌신했다. 그는 국어교사와 제주교육박물관 연구사로 재직했다. 1994년 제주민예총 초대 회장을 맡아 제주문화예술운동의 기틀을 마련했다. 제주신화연구소 소장,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 민족미학연구소 이사 등을 지내기도 했다. 명맥이 끊겼던 탐라국 입춘굿을 복원해 제주 전통 축제의 원형을 계승한 것도 그의 업적이다. 제주4·3연구소 소장을 지내기도 한 고인은 4·3 증언집 '이제사 말햄수다' 등의 증언 채록 작업에 참여하며 4·3 진상규명 운동에도 앞장섰다. 그는 '제주의 무속신화'(1999년), '제주도 큰굿 자료집'(2001년), '제주의 민속극'(2003년), '바람의 축제, 칠머리당영등굿'(2004년), '제
현상금 사냥꾼 존 루스(커트 러셀 분)가 1만 달러 현상금이 걸린 데이지를 붙잡아 베테랑 마부가 모는 호화로운 육두마차를 전세 내어 황량한 와이오밍주 벌판에 몰아치는 눈폭풍을 뚫고 달리고 있다. 그 정도면 제아무리 사나운 눈폭풍도 두렵지 않다. 루스는 안락한 마차 좌석에서 느긋하게 설원(雪原)을 감상한다. 그러나 마차는커녕 늙어빠진 말도 없는 ‘뚜벅이’들에게 눈폭풍은 곧 죽음이다. 루스의 마차 앞에 ‘뚜벅이’ 여행자 워런 소령(새무얼 잭슨 분)이 기차선로에 서서 기차를 막아서듯 루스의 마차를 세우고 동승을 구걸한다. 현상금 사냥꾼 루스가 ‘선한 사마리아인(good Samaritan)’일 리는 없다. 보통사람일 뿐이다. 본래 모든 경전(經典)들은 보통사람들은 아마도 영원히 지킬 수 없는 덕목들만을 골라서 요구한다. 그래서 모든 경전들은 수천년이 흘러도 여전히 용도 폐기되지 않는다. 당연히 루스 역시 곤경에 처한 ‘흑인 이웃’을 적극적으로 구해 줄 마음이 있을 리 없다. 루스는 이 의심스러운 ‘설원의 뚜벅이’에게 대포만 한 장총을 겨누고 길을 비키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쏘아버릴 기세다. 마차를 얻어 타야만 하는 워런 소령은 ‘아부 모드’로 일관한다. 시종 ‘모나리
해군 기동함대사령부가 오는 19일 오후 7시 제주문예회관에서 '제주도민과 함께하는 해군 호국음악회'를 연다. 대한민국 해군 창설(1945년 11월 11일) 8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음악회에서는 해군 군악대와 홍보대를 비롯해 초청 가수 경서 등 90여명이 출연해 약 80분간 공연을 펼친다. 해군 군악대는 해군의 80년 발자취를 해군·해병대 군가 모음곡, 관악 합주, 중창 등으로 표현한다. 해군 타악기 공연팀 블루스틱스는 드럼 퍼포먼스, 홍보대는 비보이·마술 공연을 각각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사전 접수를 원하면 이메일(navypao0@korea.kr)로 이름, 연락처, 티켓 매수(1인당 최대 8매)를 통보하면 된다.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잔여표에 한해 공연 당일 오후 6시부터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배부한다. 자세한 문의는 해군 기동함대 민군협력실(064-905-6631∼2)로 하면 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군사 쿠데타 오명을 안고 있는 '5·16로'가 또다시 이름을 바꿀 운명에 놓였다. 도지사가 수십년간 써온 이름의 변경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하면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13일 열린 제444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 도정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대진 의원(동홍동)이 관련 입장을 묻자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서귀포시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5·16로 명칭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관련 법률에 따르면 도로명 변경에 상당히 난해하고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로명주소법에 따르면, 도로명 변경을 위해서는 해당 도로명을 사용하는 건축주, 사업주, 세대주 5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의견 제출 이후에도 과반수 동의가 있어야 변경이 가능하다. 오 지사는 “서귀포시는 2018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5·16로 사용자 의견을 수렴했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도민 의견과 사용자 의견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새롭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5·16로 명칭을 둘러싼 논의는 제주 현대사 속 군사쿠데타 흔적과 관련해 계속 제기돼 왔다. 5·16로는 제주시 아라동 제주
사회에 첫발을 내딛거나 의욕적으로 활동할 20ㆍ30대 젊은 나이에 일을 하지도,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그냥 쉰다’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쉬었음’으로 분류된 20대가 40만2000명, 30대는 33만4000명이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한 채 쉬고 있는 2030세대 청년들이 73만6000만명이라는 얘기다. 특히 그냥 쉰다는 30대 인구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비단 개인의 어려움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그냥 쉬었다’고 응답한 비경제활동인구는 총 258만명이다. 1년 전보다 13만5000명 늘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늘었는데, 특히 30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대 쉬는 인구가 지난해보다 4000명(증가율 1.0%) 늘어난 사이 30대는 2만4000명(7.7%) 증가했다. 그냥 쉰다는 30대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만 해도 15만5000명 수준이었다. 그런데 17년 사이 2.15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20대(1.98배), 40대(1.62배) 쉬었음 인구 증가 속도보다 가
제주도 해안이 '차'(茶) 봉지 마약'의 집결지로 전락하고 있다. 벌써 12건의 마약봉지가 나왔다. 경찰이 출처를 찾고 있지만 수사는 미궁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13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하루 전인 12일 오후 2시께 우도면 연평리 삼양동 해안에서 주민에 의해 중국산 초록색 우롱차 포장 형태로 위장한 마약 의심 물체 1㎏ 상당이 발견됐다. 이어 서귀포해경이 이 일대를 수색하면서 오후 3시께 같은 형태의 마약 의심 물체 1㎏이 또 발견됐다. 아직 간이시약 검사를 하지 않았으나 케타민으로 추정된다. '차 봉지 마약' 발견은 벌써 12번째다. 지난 9월 말부터 현재까지 제주시 제주항·애월읍·조천읍·구좌읍·용담포구·우도 해안가와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 등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입수한 마약봉지의 출처와 경로를 수사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해경은 해류를 통한 유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시작하는 해류인 '구로시오 난류'를 따라 동남아 지역에서 흘러 들어왔다는 가설이다. 차 봉지 마약은 제주에서만 발견되는 게 아니다. 최근 포항에서 3차례, 일본 대마도에서 2차례가 발견됐다. 한자로 茶(차)라는 글자가 적힌 포장지인 점 등이 공통점
평범한 직장인인 제주 산악인 3명이 보호구역에서 해제된 히말라야의 미답봉 추아마피크(Chhuama Peak) Ⅲ 정상 등반에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 제주YMCA산우회는 '2025 제주 히말라야 추아마 히말 원정대'가 네팔 히말라야 쿰부 히말(Khumbu Himal) 지역에 있는 해발 6213m 추아마피크 Ⅲ 정상에 올랐다고 13일 밝혔다. 원정대는 제주YMCA산우회 회원인 김동진 대장과 김현철 대원, 제주산악회 회원인 오남용 대원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체계적인 훈련을 하고 지난달 13일 네팔로 출국했다. 지난 2일 오전 2시(이하 현지시간) 해발 5480m 베이스캠프에서 출발해 낮 12시 20분께 정상에 도달했다. 이번 정상 등반에는 네팔 등반가인 다와 푸르텐 보테와 셰르파(등반 안내인) 밍마르와 카르마 등이 함께 했다. 비정부기구(NGO)인 안나푸르나보전지구프로젝트(ACAP)는 원정대에 감사장을 수여했다. 네팔 관광청은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 산악인들의 놀라운 성취를 축하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김동진 대장은 "낮에는 회사에서 땀 흘리고, 밤에는 암벽장에서 꿈을 키웠다. 전문 산악인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들이 이룬 성과이
제주도가 공동주택 내 건물간 이격거리 제한을 완화하는 등 규제 합리화를 위한 조례 개정에 나섰다.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오는 24일까지 입법예고 중인 건축조례 개정안에는 공동주택 채광·인동간격 기준 완화와 신규 개설도로의 건축허가 도로 지정 허용이 포함됐다. 이번 개정으로 기존에는 기존 도로만 건축허가 대상이었으나 일부 신규 도로도 건축허가 대상에 포함된다. 제주도는 신규 도로 지정과 관련해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요건을 충족한 도로를 지정할 수 있는 별도 심의 기준을 마련해 난개발 가능성을 차단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규제도 완화된다. 채광창이 있는 벽면 높이와 인접 대지 간 이격거리(간격)는 기존 높이의 2배에서 최대 3배까지 허용된다. 부지 내 인동간격(건축물 사이에 둬야 하는 최소한의 간격)은 기존 높이 1배에서 0.8배로 줄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소규모 재건축사업은 0.5배까지 완화된다. 컨테이너 형태의 신재생에너지저장시설(ESS)은 가설건축물로 분류해 기준을 명확히 한다. 생활형 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할 때 적용되는 ‘대지 안의 공지’ 기준 역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완화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는 입법예고 기간 도민 의견을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