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외곽 대단지 아파트가 대규모 미분양 사태 끝에 통째로 공매에 넘어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매각 금액은 4006억원으로 제주 지역 아파트 공매 사상 최대 규모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탁사는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 일주도로 인근에 들어선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제주' 단지에 대해 공매 처분을 결정했다. 이 단지는 외도·하귀 택지개발지 사이에 위치해 있다. 시행은 신한자산신탁, 시공은 진흥기업이 맡았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8층, 17개 동, 425세대로 구성됐다. 이 중 전용 84㎡가 357세대로 가장 많다. 2023년 상반기 착공과 함께 분양을 시작했으나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8억9110만원으로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리면서 청약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실제 1·2순위 청약에서 115명만 신청해 310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후에도 계약 포기가 이어지며 단지 전체가 사실상 빈 건물로 전락했다. 여기에 시공사인 진흥기업은 공사비 355억원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시행사와 대주단을 상대로 공사대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집행 거절을 두고도 갈등이 불거졌다. 분양 광고 대행사와 일부 수분양자도 소송에 참
제주항공이 동계기간 인천~괌 노선 운항을 전면 취소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특가로 판매된 국제선 항공권까지 대거 결항 처리돼 피해 소비자들은 이미 예약한 호텔·렌터카·투어 취소가 불가능하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항의에 나섰다. 27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오는 10월 26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예정된 인천~괌 노선이 사업계획 변경으로 결항된다. 항공사는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알림톡을 통해 순차적으로 이를 통보하며 환불 및 일정 변경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이 입는 피해를 보상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소비자는 "찜특가로 힘들게 예약했는데 항공사 사정으로 일방 취소됐다"며 "호텔과 렌터카는 환불이 불가해 손실을 떠안게 됐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동일 날짜 항공권을 더 비싼 가격에 다시 사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피해는 소비자 몫"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주항공 측은 "고객들에게 1차 안내를 마쳤고 대체편 안내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진에어나 대한항공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사업계획 변경'이라는 불명확한 사유로 장기간 노선을 대량 결항한 것은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 26일 제주4·3 희생자 유족인 홍을생(91)씨가 직접 뜬 4·3의 상징물인 동백꽃 손뜨개 100개를 재단에 기증했다고 27일 밝혔다. 홍씨는 2022년과 2024년에도 각각 동백꽃 손뜨개 100개씩을 기증해 이번까지 모두 300개를 직접 떠 재단에 전달했다. 홍씨는 1947년 4·3 당시 불과 14살의 나이에 토벌대에 의해 부친을 잃었다. 어린 시절부터 생계를 위해 국수 공장에서 일하며 힘든 삶을 견뎌냈다. 4·3의 비극을 잊지 않기 위해 줄곧 행동으로 기억을 실천해왔다. 그는 동백꽃 외에 2020년에는 동백나무 세 그루를 4·3평화공원에 기증하고, 2024년에는 4·3 희생자에 대한 국가보상금 일부를 재단에 기탁한 바 있다. 홍씨는 "4·3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동백꽃을 통해 4·3의 아픔과 평화의 메시지가 오래 기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오랜 세월 한결같은 마음으로 4·3의 기억을 지켜주신 어르신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기증해 주신 동백꽃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대통령 선거를 2주 남짓 남긴 가운데 느닷없이 현직 대통령의 가공할 만한 성추문이 터진다. 백악관은 현직 대통령의 성추문을 덮기 위해 ‘알바니아’라는 동유럽의 작은 나라와의 ‘가짜 전쟁’을 조작해서 여론의 관심을 돌리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이 기상천외한 여론조작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다.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곤두박질쳤던 ‘성추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대외(對外) 작전을 총괄하는 CIA는 야당의 집요한 추궁에 입장이 곤란해진다. 결국 CIA는 “알바니아와 전쟁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쟁은 이제 종식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발표로 야당을 달랜다. 전쟁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CIA 발표에 국민들의 관심은 다시 대통령의 성추문으로 옮겨간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내리막을 탄다. 대통령의 성추문을 덮고 그의 재선 성공을 위해 ‘해결사’로 영입한 브린(로버트 드 니로 분)은 다시 바빠진다. ‘가짜 전쟁’ 조작으로 1차 위기를 넘긴 브린은 2차 위기에 ‘가짜 영웅’ 조작으로 대응에 나선다. 그의 ‘스토리텔링’은 다음과 같다. 알바니아와의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눈부신 전공을 세운 한 미
김현대(65) 전 한겨레신문사 사장이 제주 성산일출봉 인근 해안에서 스노클링을 하다 숨졌다. 1일 제주소방안전본부와 제주해경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아래 해안가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김 전 사장이 물에 빠져 의식을 잃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그는 출동한 119구조대와 해경의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해경 헬기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1960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한겨레신문 창간사무국에 합류해 언론인의 길을 걸었다. 당시 '한겨레 창간 1호 사원'을 자처했던 그는 경제부·사회부 기자를 거쳐 법조팀장, 출판국장, 전략기획실장, 미디어사업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20년 3월 제18대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돼 2023년 2월 임기를 마칠 때까지 한겨레를 이끌었다. 퇴임 이후에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로 이주해 감귤 농사를 지으며 농업·농촌 전문기자로서의 경험을 이어갔다. '농사 저널리스트'를 자처하며 농민신문 등에 '귀농직설' 칼럼을 연재했고,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 분야를 꾸준히 조명하며 책 '협동조합도시', '협동조합 참 좋다'를 펴냈다. 올해 2월부터는 공익재단
유족이 치매 환자로 입원 치료를 받던 환자가 사망한 제주의료원 부속요양병원의 관리 부실과 의료진 태만을 지적하며 민원을 제기했다. 보호자는 의무기록 조작 의혹과 활력징후 이상 방치, 당직의사 부재, 구두처방 남용, 감염관리 미흡, 보호자 연락 지연 등을 문제로 제시하며 "폐쇄회로(CC)TV 영상 확보와 정식 조사를 통해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27일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민원 게시판에 따르면 게시판에는 제주의료원 부속요양병원 32병동(치매안심병동)에 지난 3월 31일부터 입원했다가 이달 숨진 환자 김모씨의 보호자 강모씨가 올린 글이 게재됐다. 강씨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의문과 의료진의 설명 부족으로 민원을 제기한다"며 "의료기록 조작 의혹, 활력징후 이상 방치, 당직의사의 부재, 구두처방 남용, 감염관리 미흡, 보호자 연락 지연 등 다수 문제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강씨에 따르면 의료진은 환자의 활력징후를 실제 수치와 달리 기록하거나 어림잡아 기재했고, 혈압이 80/50, 60/40 등 비정상적으로 낮게 측정된 상황에서도 의사 보고 없이 단순히 다리를 올리는 조치만 취했다고 지적했다. 맥박수와 호흡수가 정상 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현혹' 촬영팀이 제주 촬영지에서 쓰레기를 방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8일 커뮤니티와 SNS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누리꾼은 SNS에 "드라마 촬영을 마친 뒤 숲에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갔다"는 글과 함께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비닐봉지에 담긴 쓰레기와 빈 생수병, 부탄가스, 그리고 배우 김선호의 얼굴이 인쇄된 커피차 컵홀더 등이 흩어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촬영팀이 기본적인 정리조차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온라인에서는 "촬영팀 의식이 부족하다", "배우들만 괜히 욕먹게 된다", "벌금을 강하게 부과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물품들을 통해 문제가 된 드라마가 디즈니+ 신작 '현혹'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혹'은 내년 공개 예정작으로 배우 수지와 김선호가 주연을 맡고, 한재림 감독이 연출을 맡고 있다. 제주에서 불거진 이번 논란은 국내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돼온 '민폐 촬영' 문제와 맞닿아 있다. 앞서 2023년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촬영팀은 고창 청보리밭 축제에서 관광객 관람을 제한해 논란이 됐고, JTBC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촬영팀은 병원 통제로 산모의 응급실행이 지연되는 사태를 빚었
제주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이 도민 여론의 벽에 부딪히며 치명타를 맞았다. 제주도의회가 직접 의뢰한 조사에서 제주시를 동·서로 나누는 3개 구역안은 찬성 비율이 30%에 미치지 못했고, 도민 다수는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제주도의회가 발표한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5%가 행정체제 개편 추진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발의 사실을 인지한 도민도 69.8%에 달해 정책에 대한 인식 수준은 높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행정구역 개편 선호도에서는 '제주시·서귀포시 2개 구역' 응답이 40.2%로 가장 많았고, 도가 추진하는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구역'은 28.4%에 그쳤다. ‘기초자치단체 설치 반대’는 20.1%였다. 향후 추진 방향을 묻는 질문에서도 '도민 의견 수렴과 상황 변화를 고려해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이 66.4%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2026년 7월 도입을 목표로 주민투표 실시 등 신속 이행' 응답은 23.0%에 불과했다. 이번 결과는 도의회뿐 아니라 도민사회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앞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찬성이 46.3%로
제주시 도심 한복판 주택가에 수년째 방치된 쓰레기 더미가 주민들의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악취와 해충 피해는 물론 화재 위험까지 제기되면서 행정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제주시와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제주시 삼도2동 한 주택 마당에는 고물과 생활쓰레기, 가구, 전자제품, 폐타이어 등이 산처럼 쌓여 있다. 일부는 지붕 높이까지 차올라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악취와 해충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한다. 삼도2동 주민 김모씨(37)는 "악취와 위생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지나가는 관광객이나 도민들이 이곳을 쓰레기장으로 착각해 쓰레기를 버리고 가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근 상인은 "예전에는 근처에 고깃집도 있고 상권이 형성돼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며 "야외 좌석까지 마련돼 있었지만 바람이 불면 악취가 퍼져 손님들이 버티지 못했다"고 말했다. 쓰레기가 방치된 건 약 5~6년 전부터다. 무허가로 폐기물 처리업을 하던 세입자가 집주인과의 법적 분쟁 끝에 쓰레기를 그대로 둔 채 떠나면서 지금까지 치워지지 않았다. 제주시는 지난 3월 주민 민원을 접수한 뒤 경찰에
국민의힘이 제429회 정기국회 첫날 민주당의 특검 추진 방식을 두고 "정치적 편향성이 드러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검토 논란 당시 제주도청 등 민주당 소속 지자체도 청사 출입을 통제했는데 수사 대상에서는 제외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열린 국회 의원총회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지자체의 대응 방식을 조사하겠다면서 우리 당 소속 3명만 꼭집어 수사하겠다며 국회의원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등에도 특검의 칼을 휘두르려 하고 있다"며 "들어보니 그 당시 전북도청·제주도청 등 민주당 출신 지자체장이 있는 곳에서도 청사 출입을 통제했다고 하는데 왜 하필 우리 당 소속 지자체장 3명(오세훈 서울시장·김진태 강원지사·유정복 인천시장)만 수사하라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12·3 비상계엄 특검'의 수사 범위에 국힘 소속 단체장만 포함된 데 대한 반발에서 나왔다. 특검은 당시 청사 출입 통제의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비상계엄 당시 오영훈 제주지사는 계엄사령부 포고령 발표 직후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도청 출입문을 폐쇄하고 출입자를 통제했다. 국힘
"전국체전이 내년 제주에서 열린다고요? 근데 전 스포츠에는 관심이 없어요." 내년 가을, 제주는 한 달간 '스포츠 섬'이 됩니다. 9월에는 31개 종목·1만여 명이 참가하는 제4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10월에는 50개 종목·3만여 명이 모이는 제107회 전국체육대회가 잇따라 열립니다. 155명 규모의 조직위원회가 출범했고, 도청·교육청·체육회·경찰까지 총동원해 경기장 보수와 운영 준비에 한창입니다. 그러나 거리에서 '전국체전' 이야기를 꺼내면 돌아오는 도민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아, 선수들이 하는 거잖아요", "우리랑 상관없다"는 말이 심심찮습니다. 대회가 눈앞인데 체전이 지역민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기운은 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제주는 K리그1 제주SK FC(전 제주 유나이티드)가 있는 '축구의 섬'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스포츠 다양성이나 관심 확산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전국은 지금 창단과 이전으로 들썩입니다. K리그2는 내년 김해·용인·파주가 합류하고, KBL 농구는 전주 KCC가 부산으로, 고양에는 새 구단이 들어섰습니다. 배구도 안산 OK금융그룹이 부산으로 이전했습니다. 이 '확장과 재편'의 지도 속에서 제주는 비어 있습니다. KBO 규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에서 발생한 충전 오류 사태가 금융결제원 시스템 장애가 아닌 운영사 내부의 일일 충전 한도 초과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제주도와 운영대행사 나이스정보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0시 30분 탐나는전 충전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다수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초기에는 금융결제원 내부 장애로 공지됐으나 실제 원인은 탐나는전 앱에서 설정한 일일 충전 총액 한도 250억원이 모두 소진된 데 있었다. 탐나는전은 개인별 월 충전 한도(70만원)와 별도로 시스템 전체 일일 충전 한도가 설정돼 있다. 최근 적립률이 상향된 첫날 충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한도가 조기 소진됐고, 이런 문제로 충전 불가 오류가 일어났다. 운영사 측은 현재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250억원 규모의 보험증권을 추가 확보해 금융결제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일일 충전 한도를 500억원으로 두 배 확대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나이스정보통신 관계자는 "충전 시도를 막는 과정에서 '금융결제원 장애'라는 문구를 사용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었다"며 "현재는 충전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탐나는전 이용자 증가와 적립률 상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