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장춘몽의 서막이 오르다
감독 델 토로, AI 입구서 ‘프랑켄슈타인’ 소환한 까닭
'출판정치' 이어 '의정보고 정치' 봇물 ... "지금은 자랑할 시간"
'출판정치' 합류한 오영훈 ... 6·3선거 앞두고 에세이 3부작 출간
제주도, 올해 전기차 6351대 보급 지원 ... 10일부터 신청
제주 공영관광지 등 공공시설, 5년간 3459억 적자 ... 해결방안 있나?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에 윤철훈, 제주시교육지원청 교육장에 고성범
"양식장·낚시어구·관광선박,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위협"
제주 호텔 카지노서 난동 중국인 3명 집행유예
독일 유학 길 떠나는 함덕고 졸업생 ... 데트몰트국립음대 합격 영예
노란 유채꽃이 활짝 핀 길을 걸으며 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국제걷기대회가 열린다. 서귀포시는 다음달 28, 29일 이틀간 제주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제28회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서귀포시와 한국체육진흥회가 공동 주최하고, 서귀포시관광협의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2005년에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지는 국제행사다. 동아시아 플라워 워킹리그 3개국(서귀포시·일본 구루메시·중국 다롄시) 참가자와 관광객, 도민이 함께 즐기는 체육·관광 행사다. 행사는 양일간 각각 5·10·20㎞ 3개 코스로 운영된다. 참가 희망자는 다음달 20일까지 서귀포시관광협의회 홈페이지(http://www.jejusta.or.kr)에서 사전 접수가 가능하다. 참가비는 무료다. 행사 당일에도 현장 접수가 가능하다. 코스를 완주한 참가자에게는 완보증이 수여된다. 올해 행사에서는 QR코드·GPS 기반 모바일 시스템이 도입된다. 참가자들은 대회장과 코스별 체크포인트에 마련된 QR코드를 스캔해 손쉽게 참가·완주 인증을 할 수 있고, 완보증도 모바일로 지급된다. 또 GPS 기반 트래킹 앱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경로와 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참가자는 5000여명으로 예상된다. 동아시아 플라워 워킹리그 3개국 외에도 홍콩, 몽골, 러시아 대표단도 참가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한 제주시청 소속 공무원이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동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제주시청 소속 40대 공무원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26일 오후 10시께 제주시 삼양동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SUV 차량을 운전하다 가로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A씨는 이를 거부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약 5㎞ 구간을 음주 상태로 운전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에서 400그루 넘는 후박나무 껍질을 불법으로 벗겨 판 5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임재남 부장판사)는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50대 A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범죄수익금 2678만원 추징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6월까지 인부 4∼5명을 동원해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를 비롯한 제주지역 18개 필지에서 토지 소유주 동의나 관할 관청 허가 없이 호미와 사다리 등 장비를 이용해 400그루 넘는 후박나무 껍질을 벗겨내 판 혐의를 받는다. 당시 껍질이 벗겨진 나무은 둘레 70~280cm, 높이 최대 10~15m에 달하는 거목이 여러 그루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균 수령은 최소 70년에서 80년 이상이고, 어떤 나무는 수령이 100년 이상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A씨는 7t에 달하는 후박나무 껍질을 벗겨내 이를 도내 식품 가공업체에 팔아 2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껍질이 벗겨진 다수 나무가 고사했다. 피해 나무가 500그루에 달하고 피해 금액도 4억원 가까이 된다"며 "자연은 훼손되면 원상회복이 어려운 데다 실제 상당 부분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여성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 등으로 제주에서 재판받고 있는 전직 소방관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광주고법 제주형사1부(송오섭 부장판사)는 1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시설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A씨는 수도권지역 소방관이었던 2024년 8월부터 10월까지 피해자 신체 사진과 성관계하는 영상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38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한 사진과 영상물 등을 유포하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기도 했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 소속 기관으로부터 파면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죄질과 죄책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초범이고 합의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6·3지방선거 앞두고 '출판정치'에 이어 의정보고회가 봇물이다. '의정보고 정치'로 표심경쟁은 물론 세 과시 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의정보고회는 국회의원, 지방의원 등 선출직 대의원이 할 수 있다. 임기중 횟수 제한은 없다. 공식적으로 자신의 활동을 홍보하거나 주민들에게 성과를 알리는 행사다. 무엇보다 의정보고회를 하는 이유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향후 선거에 도전하는 자신의 입장을 시사할 수도 있다. 선거와 관련된 직접적인 발언만 하지 않는다면 선거법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치활동이나 마찬가지다. 인지도 상승효과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둔 첫 의정보고회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국회의원(제주시갑)이 시작했다. 본격적인 세몰이 양상이었다. 문 의원은 지난달 25일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에서 ‘왕봥갑서’(와서 보고 가세요)라는 타이틀로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2028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제주 유치'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제주도의회 이정엽 의원(국민의힘·서귀포시 대륜동 선거구)은 지난 1일 서귀포 김정문화회관에서 ‘서귀포 대륜동을 위한 무한 혁신’을 주제로 찾아가는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이정엽’을 주제로 열린 이날 보고회에서 이 의원은 입법·감시·대안 제시를 축으로 한 의정활동 기조를 설명하고, 대륜동을 중심으로 추진해 온 주요 사업과 제도 개선 성과를 소개했다. 제주도의회 양영식 도의원(더불어민주당·연동갑)은 5일 오후 6시 20분 제주시 연동주민센터에서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그간의 의정활동 성과와 향후 정책 방향을 도민들에게 직접 설명했다. 의정보고서에는 연동주민센터·연동119센터 신축, 행복주택 건립, 신제주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개원,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진입로 확장, 도로 다이어트 등 현안에 대한 양 위원장의 의정활동이 담겼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도 오는 7일 오후 2시 일도 하나로마트 농산물공판장 2층에서 의정보고회를 연다. 박호형 의원은 본격적인 정치 활동 이전부터 일도2동 주민자치위원과 자문위원을 비롯해 대한적십자 봉사원, 장애인지원협의회 봉사원, 주거환경개선 사업,반찬 나눔 봉사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선거일 90일 전 부터 선거일까지는 의정보고회 또는 보고서, 집회, 연설, 축사·인사말 등을 통해 자신의 자신의 의정활동(정책·성과 등)을 선거구민에게 알리거나 보고하거나 알리는 것은 금지된다. 쉽게 말해 오는 3월 4일까지 의정보고회를 할 수 있다. 그 이후 의정보고회와 같은 성과홍보행위는 선거운동이 될 수 있어서 금지된다. 6·3지방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출판기념회·의정보고회 등 예비후보자들의 표심경쟁 열기로 제주정치판이 더 달아오르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체육관에서 쓰러진 40대 남성이 비번인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응급구조사들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10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배드민턴 대회 경기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던 40대 남성이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에 신고됐다. 때마침 체육관 현장에는 경기를 관전하던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응급의료종사자가 있었다. 이들은 쓰러진 남성을 발견한 즉시 각자 역할을 분담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신고를 접수한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전화로 심폐소생술을 계속 진행하도록 안내했다. 현장에서는 가슴압박과 자동심장충격기 등 응급처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 결과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환자의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맥박이 다시 감지되면서 자발순환이 회복된 것이다. 자발순환회복이란 심장이 다시 뛰어 혈액이 도는 상태를 말한다. 이 환자는 도착한 구급대에 의해 추가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돼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안전본부는 "이번 구조 사례는 이도119센터 소속 고은혜 구급대원과 아라여성의용소방대 고미경 부대장을 비롯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함께 협력해 골든타임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고은혜 소방장은 응급구조사 출신으로 2018년 임용 이후 현재까지 구급대원으로 근무하며 현장 응급처치 역량을 꾸준히 쌓아온 베테랑 구급대원이다. 또 함께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고미경 부대장은 평소 심폐소생술에 깊은 관심을 갖고 꾸준히 교육에 참여해 왔다. 또한 2019년 전국 의용소방대 경연대회에서 심폐소생술 분야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우수한 재능을 가졌다. 현재는 심폐소생술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주는 심정지 환자가 병원 도착 전에 회복하는 ‘자발순환 회복률’에서 4년 연속 전국 도(道) 단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설 연휴를 맞아 제주시 관내 공영주차장 대부분이 무료로 개방된다. 제주시는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관내 공영주차장 118곳 중 113곳(6384면)을 무료로 개방한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주차 회전율을 높이고 혼잡 방지를 위해 일부 5곳은 유료로 운영된다. 공항입구 공영주차장과 칠성상가 제1·2 공영주차장 등 3곳은 연휴 기간에도 유료로 운영된다. 병문천 공영주차장과 동문수산시장 공영주차장 2곳은 오는 14일만 유료로 운영되고 15일부터 18일까지는 무료로 개방된다. 시는 또 연휴 기간 방문객 증가가 예상되는 전통시장 주변 주차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시는 동문재래시장 노상·복층화 공영주차장과 동문공설 공영주차장 등 3곳에 대해 방문객이 집중되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매일 주차관리원 10명씩을 배치해 주차장 주변 질서 유지와 안전사고 예방에 나설 계획이다. 좌윤철 제주시 차량관리과장은 "연휴 기간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해 귀성객과 시민들이 주차 걱정 없는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전날 제주지역 폭설과 강풍 등 기상악화로 결항이 속출됐던 제주국제공항 항공편 운항이 정상화되고 있다. 9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제주공항에서는 국내선 421편, 국제선 60편 등 481편(출발 241, 도착 240)이 운항돼 모두 8만1252명을 수송할 계획이다. 전날 결항편 승객 수송 등을 위해 이날 제주에서 김포·김해로 가는 항공편 4편이 임시 증편됐다. 제주공항의 기상특보는 모두 해제된 상태다. 이른 아침부터 항공편 출발·도착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앞서 전날 제주공항에서는 폭설과 강풍 탓에 오전 11시까지 활주로 운영이 중단되는 등 운항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총 176편(출발 87, 도착 89)이 결항돼 제주 출발 편 기준 결항 승객이 1만3000여명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267편은 지연 운항됐다. 다만 임시편 27편(출발 15, 도착 12)을 증편해 심야 시간대까지 운항한 데다가 평소 주말보다 여객 수요가 적어 여유 좌석이 많아 결항편 승객들을 상당수 수송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 심야 체류객도 20여명 정도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 교통은 일부 산간 도로에서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오전 7시 30분 현재 1100도로(어승생삼거리∼구탐라대사거리)와 516도로(첨단입구교차로∼서성로입구교차로)는 대·소형차량 모두 통행이 통제된 상태다.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도 모두 시설물 점검 등을 이유로 탐방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대설과 강풍으로 사고와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이 대설·강풍 관련 총 4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눈길·빙판길 낙상 사고와 교통사고 등으로 3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파손·흔들림 등으로 8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제주지방기창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는 아침 기온이 0도 안팎으로 낮겠으나 낮 최고기온은 8∼11도까지 오르겠다. 산지에는 아침까지 0.1㎝ 미만 눈이 날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눈이 쌓여 있는 지역에서는 내린 눈이 얼어붙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는 제주4·3 희생자 보상금 지급 전담 심사 인력을 4명 추가 채용해 보상금 지급을 신속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또 일본 오사카 영사관에 기간제 근로자 1명을 계속 배치해 일본 내 보상금 청구권자의 지급 신청을 도울 방침이다. 지난 6일에는 제주문학관에서 제주도·행정시 등 보상금 담당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제주4·3위원회(보상심의분과위원회) 심의 결과, 4·3희생자 229명이 보상금 지급 대상에 결정됐다. 보상금 지급 결정을 받은 청구권자는 도내 거주자의 경우 가까운 읍·면·동이나 행정시 자치행정과에 구비서류를 첨부해서 신청하면 된다. 타지역 거주자는 제주도 4·3지원과에 등기우편으로 청구서류를 접수하면 30일 이내에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도는 지난 2024년 7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5차 희생자를 대상으로 특이사항이 없는 경우 접수순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2025년 1월부터 접수된 6차 희생자에 대한 심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4·3희생자 보상금은 신청 희생자 1만2470명 중 8280명(66%)에 대한 청구권자 8만6790명에게 모두 6413억원이 지급됐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보상금 지급은 속도와 함께 정확성과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인력 확충 및 역량 향상, 해외 접수처 운영 등 지급 시스템 유지·강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2026년에도 차질 없이 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이 제9회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위성곤 의원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민행복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주도 도지사 출마를 최종 결심하게 됐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당원, 도민들과 함께 끝까지 당당하게 위성곤의 길을 통해 평가받겠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AI, 기후위기로 상징되는 시대에 제주는 변방의 섬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사회대전환 정책을 선도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면서 "3선 도의원, 3선 국회의원,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의 경험을 살려 중앙과 제주를 연결하는 꼼꼼한 정책도지사로서의 꿈을 실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위 위원은 정책방향에 대해서 "할 수 있도록 민생제일주의와 실사구시를 기조로 정책을 설계할 것"이라며 ▶민생회복을 위한 민생경제 대전환 ▶AI 시대, AX 산업대전환 ▶기본사회를 통한 일터, 삶터 대전환 등을 주요 정책비전으로 제시했다. 위 의원은 "오로지 제주를 위한 정책과 비전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당당하게 평가받겠다"면서 "당원과 도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설 명절 연휴 직후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제주도지사 후보 도전에 대한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직인 오영훈 제주지사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위 의원을 비롯해 제주시갑 문대림 국회의원, 송재호 전 국회의원이 도지사 선거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어 경선 과정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전남 장흥 출신인 위 의원은 서귀포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제주대에서 원예학 학사와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주대 재학 당시에는 총학생회장과 제주지역총학생회협의회 상임의장을 맡아 민주화 운동과 4·3 진상규명 운동 등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이후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 소속으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귀포시 동홍동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된 뒤 같은 선거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로도 내리 3선을 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지난해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배달앱 다회용기 서비스가 올해 상반기 제주시 동(洞)지역 전체와 서귀포시 일부 지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2월 제주시 외도·도두·이호동, 3월 제주대 아라캠퍼스와 일도·이도·건입·삼도동, 4월 아라·화북·삼양·봉개동, 5월 서귀포시 중문·예래동, 6월 대륜·대천동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회용기 주문 가능 플랫폼은 기존 '배달의민족'·'먹깨비'에서 올해 '요기요'·'땡겨요' 등으로 확대된다. 월별 서비스 지역 확대에 맞춰 쿠폰 제공 등 참여 유도 이벤트도 추진된다. 특히 3월에는 제주대 아라캠퍼스 등으로 확대되는 데 맞춰 신학기 추가 이벤트가 운영된다. 도는 지난해 8월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에서 배달앱 다회용기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기를 선택하면 스테인리스 용기로 음식이 배달되고, 식사 후 큐아르(QR) 코드로 반납 신청을 하면 배달 노동자가 회수해간다. 다회용기를 이용하면 참여 음식점과 주문자에게 각각 지역화폐 '탐나는전' 1000원이 지급된다. 주문자에게는 탄소중립행동실천포인트 500원도 추가로 제공된다. 임흥철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올해부터는 제주시니어클럽과 협업해 다회용기 세척 등에 노인 인력을 고용함으로써 친환경 정책과 연계한 노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746억원, 영업이익 18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공시한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4746억원과 영업이익 186억원을 달성해 2024년 3분기 이후 5분기만에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2024년 4분기 4504억원 대비 5.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03억원이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실적개선 요인으로 차세대 항공기 비중 확대를 통한 체질개선 효과를 꼽았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에 차세대 항공기인 B737-8 구매기 2대를 도입하고 경년항공기 1대를 반납하며 기령을 낮췄다. 연료효율이 좋은 차세대 항공기 비중을 확대해 유류비 절감효과도 거뒀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유류비는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또 지난해 10월부터 인천~오사카 노선 증편 등을 통해 지난해 일본 노선 연간 탑승객수 4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인천~구이린, 부산~상하이 노선 신규취항 등 중국 노선도 확대하는 등 효율적 노선 운영으로 실적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았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여객수가 지난해 1월과 2024년 1월에 비해 각각 33.5%, 2.7% 증가함에 따라 1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1월 수송객수는 117만6000여 명(국내 39만5000여 명, 국제 78만1000여 명)으로 지난해 1월 88만1000여 명(국내 27만4000여 명, 국제 60만7000여 명)보다 33.5% 증가했다. 2024년 1월 114만6000여 명(국내 39만9000여 명, 국제 74만6000여 명)에 비해서도 2.6% 늘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유가·환율 변동성 확대, 항공시장 재편 및 경쟁 심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경영전략의 중심을 내실경영에 두고 있다”며 “사업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여 지속 가능한 이익구조를 구축하고 실적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는 중소기업육성기금 경영안정자금 융자 기간을 2년 추가 연장하고 상환 방식을 현재 일시 상환에서 분할 상환으로 개선한다고 9일 밝혔다. 도는 관련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해 다음 달부터 경영안정 자금 융자 기간을 기존 대출자의 경우 2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신규 대출자에게는 2년 추가 연장하거나 또는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 중 선택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현재는 경영 위기기업, 청년창업기업 등을 제외하고 2년 만기 일시 상환이다. 도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고금리 속에서 2년 만에 목돈을 갚아야 하는 구조가 부담된다는 의견에 따라 기업들이 만기 시 일시 상환 부담 없이 자금을 계속 운용하면서 분할 상환이 가능하도록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육성기금은 1992년 설치 이후 도내 중소기업의 경영안정과 성장을 지원하는 핵심 정책자금 역할을 해왔다. 도가 제주경제통상진흥원에 기업 융자를 추천한 규모는 2023년 1만3818건, 7200억원, 2024년 2만324건, 1조2060억원이다. 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한다. 경영안정자금 융자기간을 기존대출은 1회 2년 제한에서 2년 연장, 신규 대출자는 2년+2년 또는 2년 거치 3년 분할에서 선택할 수 있다. 오는 2월 중 개정하고 3월에 시행할 예정이다. 기업들은 만기 시 일시상환 부담 없이 자금을 계속 운용하면서 분할상환이 가능해진다. 자금 흐름이 안정되고 금융비용도 예측 가능해진다. 매출 회복이 더딘 중소기업도 상환 압박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강애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도내 소상공인·중소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경찰청은 9일 제주청 한라상방에서 '언성 히어로' 포상수여식을 열고 경찰과 소방 관계자 4명에게 포상했다. 언성 히어로는 각자의 자리에서 원칙을 지키며 묵묵히 책임을 다해 일하는 보이지 않는 영웅을 뜻한다. 제주경찰청은 제주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김성희 경정, 수사과 수사1계 양주현 경위, 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 김봉석 경감(소방 파견), 소방청 119종합상황실 김용철 소방경(경찰 파견) 등 4명을 선정해 표창과 포상 휴가를 수여했다. 김성희 경정은 법의관과 경찰 간 공조 체계를 바탕으로 매년 200여 구의 시신을 부검했다. 억울한 피해가 없도록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현장 중심의 과학수사를 통해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 간 협력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봉석 경감과 김용철 소방경은 범죄와 각종 재난·사고 발생 시 양 기관 간 실시간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며 지난해에만 5367건의 사건·사고를 처리하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기여했다. 양주현 경위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전자화 전환 과정에서 현장 수사관들의 고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시스템 조기 안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자들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맡은 일을 했을 뿐인데 뜻깊은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도민의 눈높이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현장에서 더욱 신뢰받는 경찰·소방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에서 건설업종의 체불임금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노동기준조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도내 업종별 임금체불액은 건설업 94억1800만원, 도매·소매 및 음식·숙박업 45억6700만원, 금융·부동산 및 서비스업 37억300만원, 운수·창고 및 통신업 21억5100만원, 제조업 13억5000만원, 전기·가스 및 수도업 2100만원, 기타 43억3600만원 등 모두 272억4300만원으로 조사됐다. 건설업종 체불임금액이 전체의 34.6%를 차지했다. 도내 전체 체불임금 근로자 수 2924명 중 37.8%인 1104명이 건설업 근로자다. 규모별 체불임금액은 5명 미만 사업장 109억원(40.3%), 5∼29명 사업장 101억원(37.1%), 30∼99명 사업장 48억원(17.8%) 등이다. 도는 이날 도청에서 설 명절 체불임금 해소를 위해 유관기관·단체와 주요 관급공사 발주 부서 등과 대책 회의를 열었다. 도는 고용노동부와 합동으로 상습 임금체불 사업장 26곳을 점검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고용노동부와 전국 최초로 중앙-지방 근로감독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강애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임금체불은 한 가정의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사안으로, 유관기관과 노사 단체가 힘을 모아 설 전에 임금체불이 청산되도록 현장 중심의 활동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10대 그룹이 앞으로 5년간 270조원을 지방에 투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5만16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청년채용 기회를 늘리고 지방투자를 확대해달라고 요청하자 이같이 화답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놓던 투자ㆍ고용 보따리라서 새롭지 않지만, 올해 규모는 더 크다. 이 대통령은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에도, 지방에도,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세대에도 골고루 온기가 퍼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5극3특(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 체제로 지방에 새로운 발전의 중심축을 만들고 집중 투자할 테니 기업들도 보조를 맞춰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거리가 먼 지역에 지원을 늘리는 ‘가중지원 제도’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특별법 도입을 내세우며 지방에 더 기회 요소가 있다고 강조했다. 10대 그룹은 반도체 설비,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첨단ㆍ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지방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0대 그룹 외에 다른 기업들 투자를 합치면 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본
메리 셸리(Mary Shelley)의 「프랑켄슈타인」을 단순한 공포 소설이나 과학 스릴러로 소비해 버리는 것은 자칫 이 작품의 가장 위험하고도 종말론적인 심장을 떼어놓고 읽는 부당한 독해법일 수도 있겠다. 프랑켄슈타인의 원작자 메리 셸리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사실 최초의 근대적 ‘종말론(Apocalypse)’ 소설을 쓴 작가다. 메리 셸리는 「최후의 인간(The Last Man)ㆍ1826년」을 통해 전염병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종말의 인간군을 그려낸다. 요즘 흔하디흔한 지구종말이나 인간종말 영화들과 너무나 똑같은 전개방식과 내용이라 놀라운 소설이다. 메리 셸리가 문학사에서 ‘최초의 종말론자’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리 놀랍지도 않다. 그녀의 부모 역시 각종 ‘최초’의 타이틀을 획득한 혁신의 DNA 보유 혈통이다. 「여성의 권리옹호(A Vindication of the Rights of Woman)ㆍ1792년」라는 명저를 남긴 그녀의 어머니 메리 울스톤크래트(Mary Wollstonecraftㆍ759~1797년)는 사상사에서 최초의 페미니스트로 공식 기록되는 자유주의 철학자다. 아버지 윌리엄 고드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뜸들이던 주택공급 대책이 마침내 1월 29일 공표됐다. 서울과 수도권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에 신도시급(487만㎡) 택지를 조성하고, 노후 청사를 활용해 주택 6만호를 공급한다는 청사진이다. 주택 6만호는 2기 신도시 판교(2만9000호)의 두배다. 택지 면적은 서울 여의도(2.9㎢)의 1.7배다. 서울 공급 물량(3만2000호)은 과거 보금자리주택의 84% 수준이다. 지난해 대출한도 규제(6ㆍ27), 주택공급 확대(9ㆍ7), 규제지역 확대(10·15) 등 세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오르자 동원 가능한 카드를 망라한 모습이다. 1ㆍ29 대책은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지역, 주택 수요 선호도가 높은 곳에 주택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앞선 대책들보다 진일보했다. 지하철과 간선도로 등 교통ㆍ생활 인프라가 구축된 지역을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 인프라 구축 부담이 적고 사업 추진 효율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도심 용산ㆍ남영역 역세권으로 업무ㆍ상업시설을 갖춘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 일대는 기존 계획보다 6101호를 더해 1만3501호를 공급한다. 경기도 과천 경마장과 국군방첩사령부를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역세권 아파트 9800
‘괴물’이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찾아와 자신의 ‘짝’을 만들어 달라고 대놓고 ‘말’을 하면서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그의 피조물인 괴물과의 관계가 파국을 맞는다. 하나님의 인간창조와는 이 부분에서 결이 다르다. 아담의 외로워하는 모습을 본 하나님은 아담이 요구하지 않아도 ‘이브’를 만들어 ‘짝’을 이뤄주지만,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다르다. 영화 속 ‘괴물’은 프랑켄슈타인 박사에게 ‘나는 너무 외롭고 비참하다. 그러니 짝을 만들어달라’고 읍소한다. 하지만 박사는 매몰차게 거부한다. 그 괴물이 짝을 이뤄 번식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과학자로서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괴물이 납득할 만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세상 밖으로 던져버린다. 여기에서 괴물의 분노가 폭발하고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증오하는 마음이 극한으로 치닫고 북극 끝까지라도 쫓아가 복수하겠다는 증오심을 불태운다. “네가 나를 사회에서 추방했으니, 나를 받아주지 않는 세상을 모두 파괴하겠다”고 선언한다. 괴물의 분노는 결혼도 안/못하고, 출산도 안/못하는 우리의 20ㆍ30대와도 닮았다. 짚신도 짝이 있다고 믿어왔던 우리네는 ‘짚신도 짚신’ 나름이라는 현실에 직면한다. 괴물은 짝을 찾을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은 요동쳤다. 17개 시·도가 일제히 비상 체제로 흔들렸다. 비상계엄령이 발동되던 그 때 제주에서는 도청 본관 출입문이 닫혔다. 밤 11시 17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 13분까지다. 이 조치가 단순한 '출입문 통제'였는지, 아니면 '청사 폐쇄'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며 제주도정은 곧바로 '불법 계엄 동조'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재'가 있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날 저녁 저는 제주에 없었다.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면담을 마친 뒤 오산에서 식사를 했고, 오후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후 자택으로 이동해 비서실장과 특보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고, 새벽 1시 30분 도청 회의를 소집해 "군·경은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따르지 말라"는 불복 지침을 명확히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의 질문은 한 가지로 모였다. "
이쯤되면 거의 여론조작이라 말하는게 나을 듯 싶다.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다. 연이어 쏟아지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수치가 오히려 도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와 도의회, 정당과 연구기관, 나아가 언론사까지 앞다퉈 민심을 계량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제각각이고 질문은 자의적이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나온 조사조차 상반된 결론을 내놓으니 도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정치적 셈법에 맞춘 각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46.3%, 반대 34.9%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찬성 응답자의 63%는 내년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찬성이 우세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공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도당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반대가 43.1%, 찬성이 35.9%로 반대가 더 많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정반대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도의회는 다시 별도의 여론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을 대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 인지도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인지도 ▲선호 구역(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지난달 3일 새벽 5시. 초여름의 선선한 공기 속 제주시 삼도2동 제2투표소(제주남초)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의 풍경이었다. 정당 참관인과 투표 사무원,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오전 5시 30분, 개시 준비가 본격화되자 사무원은 참관인을 상대로 투표지와 도장, 봉인 스티커를 하나하나 들어 보이며 설명했다. 봉인작업은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고, 투표소는 긴장감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했다. 하지만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전 6시 35분. 한 50대 남성이 조용히 투표소에 들어섰다. 신분증을 내민 그에게 여성 사무원이 선거인명부를 대조하던 순간, 전산 시스템에는 이미 '사전투표 완료'로 명시돼 있었다. "혹시 사전투표 하지 않으셨어요?" 사무원의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안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사무원은 옆 동료와 눈짓을 주고받고는 다시 물었다. 그리고 재차 "29일에 혹시 사전투표하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었다. 남성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신분증을 챙겨 빠르게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현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참관인과 사무원들
무협소설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2019년 5월부터 1년간 연재했던 무협소설의 시즌 2입니다. 무협은 무술(武)로 협(俠, 의기로울)을 이룹니다. 창작인 소설이 더해져 무협소설이 됐습니다. 퓨전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의 묘미는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무협용어는 사용했지만, 해석이 힘든 용어는 현대어로 풀어썼습니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 왔습니다. 이름을 차용 당한 인물들은 제주에서 ‘공인’입니다. 공인다운 아량으로 소설인 점을 이해 부탁합니다. 무협소설 주인공들이 매번 외치는 기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갈(喝)∼” [편집자 주] 岱宗夫如何 (태산은 어떠한가) 齊魯未了 (제나라, 노나라에 푸른빛 끝이 없네) 造化鐘神秀 (조물주는 신비한 기운을 모았고) 陰陽割昏曉 (산의 앞뒤로 아침과 저녁을 나누네) 胸生層雲 (부푼 가슴엔 층층의 구름이 일고) 決入歸鳥 (눈을 부릅뜨니 둥지로 돌아가는 새가 들어오네) 會當凌絶頂 (반드시 정상에 올라) 一覽衆山小 (저 낮은 산들을 둘러보리라) “두보(杜甫)! 당신은 진정한 중국 무림의 시성(詩聖)이야. ‘망악(望岳, 태산을 바라보며)’은 언제 읽어도 사나이 가슴을 마구, 마구 두드리지. 제나라를 여방으로, 노나라를 야방으로 바꿔보니 새로운 게 보이더군. 나, 창업 준비하고 있어. 무림 선거 플랫폼이야. 무사의 욕망은 언제나 무한하지. 태초부터 선거비무는 종합예술이야. 둘이 만나면 어떻게 되겠어. 미국무림 나스닥 상장도 가능해.” 무림 2020년 2월 5일, 서귀포무림 신시가지 워케이션 수련장. 호검이 운기조식(運氣調息)을 마친 후 나지막이 읊조렸다. 몸 안의 기를 돌리고 호흡을 조절해 내공을 끌어 올리는 명상법. 사우나를 갓 마친 듯 온몸이 개운했다. 호검은 1인 기업 CEO 겸 개발자다. 무사들에게 짧디 짧은 권력을 영원토록 지속시켜 줄 환타스틱 플랫폼 프로그램 완성을 앞두고 있었다. 카드 할부 대신 일시금 들고 줄을 서는 곳. 지금은 변방 개발자지만, 완성만 되면 중원무림 시장 장악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제주무림 차기 방주를 뽑은 비무가 좀 복잡한 탓이었다. 얽히고 설킨 우리네 무림사처럼 말이다. 호검은 눈을 감고 판세를 계산했다. 복잡하다면 복잡할 수도, 쉽다면 쉬울 수도 있었다. 이럴 때는 단순하게 푸는 게 정석이었다. 여방부터 각개격파였다. 더불어민주방에선 차기 맹주를 노리는 무사가 많은 게 골치였다. 제주맹주 영훈공. 중원무림 의원 대림검(제주시갑무림)과 성곤검(서귀포무림), 전 중원무림 의원 재호검, 무려 네명의 무사가 경합을 준비 중이었다. 그 중 단 하나만 살아남는 서바이벌 비무. 호검은 고민을 잠시 멈췄다. 제주맹주 영훈공이 무소속방 출전도 고민한다는 첩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타래처럼 복잡한 정치비무였다.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선 A4 용지가 간절히 필요했다. 생과 사, 무사의 욕망을 한없이 응축시킬 황홀한 공간, 눈 덮인 킬리만자로보다 더 마음 깊이 스며드는 순백의 무한한 공간이었다. 고객무사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무림상권 분석이 우선이었기 때문이었다. 호검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옳거니. 그제야 호검의 눈에 큰 그림이 보였다. 중원무림이었다. 지난 2일이었다. 한때 보수의 암사자라고 불렸고, 좌우, 우좌를 종횡무진했던 민주방 최고위원 언주검. 그녀가 최고위원 회합에서 직격했다. “재명지존의 민주방을 청래·조국방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고대 로마무림은 2인자, 3인자에 의한 반란이 빈번했다. 하늘 아래 두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진리다. 어흥!”하고 포효했다. 친청계로 불리는 정복 최고위원은 “공익을 핑계로 사익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며 즉각 반격했다. 재명지존과 청래방주과 수하를 내세워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친명(친 재명지존)과 친청(친 청래방주)의 물밑 암투. 무림 명언이 있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서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 강호에 1인자가 둘일 수는 없었다. 동서고금을 검색해도 진정한 2인자를 키우는 지존은 없었다. 하지만 재명지존도 청래방주도 전국 무림 곳곳에 거미줄처럼 촘촘한 라인을 구축했다는 소문은 파다했다. 더불어민주방엔 연애의 법칙보다 더한 룰도 있었다. 현역 맹주가 하위 20% 점수를 받으면 득표수 20% 감점. 공천 불복 무사는 최대 18년간 25% 감점. 단 공천 불복은 대권무림 기여도를 평가해서 최고무사 회의서 미적용 무사 선발할 수 있음. 개봉박두.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그 어느 무사도 근접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 최고위원들이 친명과 친청으로 극한 대립이 이어지는 민주방을 지긋이 바라보던 호검이 자신의 허벅지를 안마하듯 펜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이제야 또렷이 보이는군. 얽히고 설킨 무수한 라인, 교집합, 무사들의 최근 동선을 겹치면 알 수 있지. 단 한 무사만 빼곤 일장춘몽은 운명이야. 가여운 변방의 무사들이야. 꿈에선들 잊지 못할 제주맹주를 향한 서막이 오르고 있어.” 갑자기 호검은 몹시도 궁금해졌다. 한때 강호를 강타한 서울대무림 영민훈장의 ‘추석이란 무엇인가?’ 물음처럼. “라인이란 무엇인가? 무사들이 부여잡은 라인은 어떤 라인인가? 낡디 낡은 동아줄인가. 아니면 축복받을 무사를 위해 생산된 체코무림산 레드 다이아몬드 로프. 두 가닥 곱하기 두 가닥 직조방식. 굵기도 팔 점 육 밀리. 꼬임 방지 기술이 적용돼서 바로 사용 가능한가.” 호검이 검색해 보니 좀 비싼 게 흠이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7) 팔이나 다리가 없는 거지〔세 발 두꺼비(三脚蛤蟆)〕 이런 거지는 모두 상해 외곽지에서 유괴당하여 온 어린 아이다. 팔과 다리를 자른 후 길거리에서 애처롭게 울면서 구걸하도록 만들었다. 구걸한 돈은 거지 두목에게 주어야한다. 그러면 찬 죽 한 사발 얻어먹을 수 있다. 돈을 구걸해오지 못하면 매를 맞았다. 살 길이 막막하고 죽지도 못하여 처참한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갔다. (8) 자해하며 구걸하는 거지〔개천창(開天窗)〕 칼이나 바늘을 가지고 자신의 머리나 얼굴을 찌르고 다니는 거지도 있고 한 자 크기의 강철 칼을 목구멍에 밀어 넣고 다니는 거지도 있다. 철판으로 자기 머리를 깨뜨려 온몸에 피를 줄줄 흘리며 다니면서 행인에게 돈을 구걸하는 거지도 있다. 연민일까 공포일까. (9) 보온 그릇을 걸고 다니는 거지〔수완유성(水碗1)流星)〕 보온 그릇을 입이나 코에 걸고 다니며 구걸하는 거지다. 상해에는 많지 않고 가끔 보이는 유형이다. (10) 입을 열지 않는 거지 안 들리는 척 말 못하는 척하며 구걸하는 거지다. 벙어리로 가장해 행인의 연민을 먹고 사는 거지다. (11) 향로를 머리에 이고 다니는 거지 이런 유형의 거지는 맹인이 대부분이다. 끝이 날카로운 쇠 끌을 정수리에 박고 끌에는 선향 한 개와 붉은 초 2개를 꽂아 불을 붙이고 향내를 풍기면서 거리를 돌아다니며 구걸한다. 구경꾼들을 모아 자비심을 일으키고 동전 몇 푼을 얻어낸다. (12) 염불하며 다니는 거지 불상이나 신주를 등에 지고 목어를 치면서 염불하고 다닌다. 사찰의 기부금 증서를 가지고 길을 따라 탁발한다. 사찰을 수리해 건조한다거나 불상에 다시 금칠한다며 다닌다. 태도는 성실하고 말은 온화하다.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기꺼이 보시한다. (13) 노강호(老江湖) 노강호(老江湖)는 중국어로 오랫동안 외지를 돌아다니며 산전수전 다 겪어 세상물정에 밝은 사람, 떠돌이이다. 이런 부류의 거지는 남녀를 불문하고 삼삼오오 무리를 이룬다. 강의 나루터나 바다의 부두를 끼고 있는 도시를 왕래하거나 강호를 주유하면서 기예를 팔아 생계를 꾸려간다. 상해는 무역통상하는 대도시이기에 그들은 늘 주재한다. 소림무예를 실연하거나 다완 세우기, 인간탑 쌓기, 공중제비 묘기를 보이기도 하고 호금을 연주하면서 남녀가 함께 「사계상사(四季相思)」를 부르며 공연하기도 한다. 관중들이 모여 박수치며 대단하다 칭찬할 때 대표자가 허리를 굽히고 공수하면서 돈을 요구한다. 수입은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거지보다 몇 배는 많았다. 점포 문 앞에서 코로 젓가락을 세우고 접시를 돌리는 거지도 있었다. 손에는 작은 칼을 던지면서 한바탕 놀다가 놀이가 끝나면 손님이나 주인에게 돈을 요구하였다. 돈을 주지 않고 쫓아내면 그들은 “거지를 때리면 호걸이 아니다.”라며 능글맞게 말하며 떠나지 않았다. 점포 주인은 소란을 피하려고 동전 몇 개를 건네주었다. (14) 봉양(鳳陽) 아줌마 모두 강북 봉양(鳳陽)의 빈민이다. 삼삼오오 무리를 이루어 비바람 속에서도 구걸하였다. 일 년 내내 만날 수 있었다. 남자는 수숫대를 들고 여자는 화고를 흔들었다. 머리에는 덮개가 없는, 비로드로 만든 낡고 붉은 꽃을 몇 송이 꽂은 낡은 밀짚모자를 비뚜로 썼다. 머리 뒤로는 둥글게 묶고 작은 쪽을 만들어 닭털 같은 비녀를 꽂았다. 입술은 연지를 바르고 얼굴엔 분을 발라 소곡을 흥얼거리면서 북을 치며 춤을 추면 남자는 반주에 맞추어 움직였다. 한바탕 공연을 끝내면 사람들에게 동냥하면서 말했다. “아주머님네, 어른신네, 자선 좀 베풀어주십시오!” 10여 개의 동전을 얻었다. (15) 승려 이런 부류의 거지는 대부분 곳곳을 돌아다니며 걸식하는 탁발승이거나 가난한 도사다. 행인은 좋은 인연을 맺기 위하여 보시한다. (16) 신체장애 거지 손이 잘리거나 발이 없고 두 발 다 없거나 손과 발 모두 없는 거지다. 피범벅이 되어 진탕이 된 거리를 뒹굴며 동냥 달라 소리친다. 사찰이나 도관 주변 거리에 가장 많다. 어떤 거지는 일부러 칼자국을 내고 돼지피를 묻힌 후 길거리에서 소리를 지르면 행인들은 처참한 모습에 연민을 느껴 동전 몇 닢을 던져준다. (17) 가슴을 치며 다니는 거지 이러한 거지를 만나면 놀라 입을 벌리고 힘들어하지 않는 사람이 없게 된다. 그들이 구걸하는 방식은 여타 거지와 다르다. 눈물도 흘리지 않고 소리 지르며 어려운 지경을 하소연하면서 가슴을 열어젖히고는 낡은 가죽 신발창으로 힘껏 내리치며 구걸한다. 너무나 많이 때린 까닭인지 가슴은 이미 부어올랐고 혹 같은 붉은 덩어리가 맺혀있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물과 사람의 협력은 오래된 일로서 양용방의 작품을 보게 되면 재료가 곧 형식이 되고, 사람은 두뇌로서 내용을 만들어 냈다. 낡은 레디메이드가 새로운 의미로 태어난 것이다. 이번 양용방의 'my life'는 만들어진 오브제 혹은 발견된 오브제를 이용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작품 'Food mark'는 하나의 애벌레 형상인데 숟가락으로 애벌레를 만들었다. 숟가락이 모두 65개인데 현재의 작가 나이를 상징하여 자신이 평생 밥벌레로 살아온 날을 회상하듯, 모든 인간의 생애란 결국 이 밥을 먹기 위해 살아온 존재라는 것을 되새겨준다. '세상살이'는 일상에서 쓰다 버려진 주전자, 프라이팬, 식기를 다양한 기표로 새겨서 허공에 매달아 인간 세상만사의 삶의 이야기를 되살리려는 의도가 있다. 삶이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다. 그 기물에는 스피커를 통해서 우리 일상의 온갖 소리와 잡음 곧 '세상의 삶의 소리'를 듣도록 했다. 식기들은 밥, 생활, 일상, 먹는다는 인간 의례의 상황들이 소리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겹치게 한다. '깊은 잠(deep sleep)'은 대야에 잠자는 듯 노루 머리뼈가 흰빛의 물에 잠겨있는 모습이다. 야생에서 힘차게 뛰놀던 노루가 결국에는 인간의 덫에 걸려 가죽은 장식용으로, 고기는 식용으로 쓰였고, 하얀 육수는 일상의 사람들 보신용이 된 희생양의 상징이며, 곧 자연을 아프도록 동정하는 '동물 최후'의 의례가 된다. 결국 그 동정의 이면에는 자연을 거스른 인간의 최후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고발하고 있어야 한다. '나의 정원(my garden)'은 냄비 뚜껑을 이용한 정원의 연잎이 되었다. 나의 생명을 유지하는 도구가 이제는 연꽃이 된 것이다. 연꽃이 더러운 늪지에서 고고하게 핀다는 의미로 볼 때 하수구가 한때 화려한 생명의 절정의 모습이었다는 반전이 가능하다. '샤넬 백이 아닙니다(It's not a Chanel bag)'는 소비사회의 꽃이라고 말하는 명품 이미지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자세히 보면 흔한 폐품이 변하여 샤넬 백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산업폐기물로 만든 명품이라는 의미에서 화려한 소비사회가 다시 이 폐품으로 재활용되는 풍자를 보여준다. 샤넬 백의 짝퉁인 샤넬 백, 그것을 구매하기 위해 일을 하는 우리 삶의 슬픈 자본주의가 민낯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자본주의는 소비를 전제로 하는 사회이다. 생산이 있기에 그것을 쓰는 사람들이 있고, 이 둘의 관계는 순환되면서 점점 한쪽으로 집중된다. 소비를 위한 생산이라면 인간 실존을 위한 생명 활동이기도 하지만, 자본주의는 그 범위를 훨씬 넘어서 빈익빈 부익부라는 차이에서 독점이 발생한다. 수요와 공급을 위한 균형을 유지하기보다는 이윤을 위해서라면 공급의 과잉도 불사하여 결국 인플레이션이나 공급부족인 디플레이션이라는 위기를 초래한다. 자본주의는 상품과 화폐로 돌아가는 사회다. 화폐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지불수단이자 유통수단이 되며, 원래 대로라면 상품의 수요와 공급이 화폐의 크기와 같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의 조절이 불가능하게 되면 자본주의는 과부하가 결려 사회적 위기인 공황을 불러온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품격도 화폐로 말하는 사회다. 즉 돈의 가치가 우선시 돼 모든 상품의 소유를 결정하므로 부에 대한 욕망은 화폐를 소유한 크기로 나타난다. 욕망하는 사회에서 고가의 상품을 소유하는 능력은 그 사람의 권력이 된다. 그런 사회에서는 부의 척도가 곧 인간의 척도가 되는 것이다. 양용방의 작품 중에 지금의 동시대 욕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대단한 나의 삶(bravo my life)'이 있다. 컴퓨터, 유튜버, 비트코인 등 자본주의 욕망의 상징들로 나타난다. 재료는 실제로 프라이팬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우리 초상이라고 할까. 지금의 우리 현실적인 삶에 대한 알레고리(allegory)로써 풍요와 욕망의 밑바닥을 보는 듯하다. 양용방의 일상에서 발견된 오브제들은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 작품들이다. 이런 아상블라주나 레디메이드라는 개념은 크게 보아 정크아트의 일종이 되는데 오래전부터 하나의 예술 양식으로 자리 잡은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양용방 특유의 위트와 알레고리를 섞어 우리 모두의 my life를 환기하게 시켜주고 있다. 나의 my life는 곧 당신에게도 my life가 되는 것이다. 수많은 당신들은 결국 모두는 주체로서 내가 되고 그럼으로써 my life는 상대적으로 우리 모두를 구성하는 것이 바로 나인 것이다. 모든 존재로서 우리는 끝내 개체라는 존재자가 될 때 my life가 된다. 결과적으로 양용방의 my life는 자신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를 향한 메시지가 되고 있다. 양용 방이 추구하는 예술 언어는 일상에서 찾는 즐거움과 재미이다. 심각하지 않으면서 여운을 남기는 위트와 유머는 양용방 조각의 독특한 풍자(諷刺)정신이 되고 있다. 삶이란 이름답기도 하고, 고달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며, 쓸쓸하면서도 뿌듯한 일로 행복해지기도 한다. 어느 인생 구비에서는 억울하여 울다가도 어떤 고개를 넘어서면 환한 태양을 보기도 한다. 늘 비가 오는 날이 없듯이 항상 해가 뜨는 날도 없다. 삶은 날씨처럼 상황이 다르고 여러 사건이 있기에 감정은 천차만별 늘 일렁이는 바다와 같다. my life는 인생의 희비극적 찬가이자 삶이란 늘 녹녹지 않으면서도 즐거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그 기쁨이야말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줄곧 내 곁에 있는 일상임을 일깨워준다. my life는 곧 당신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모든 삶에는 ’사물과 인간의 협력’이라는 오래된 미래가 있었고, 앞으로는 그 협력이 더욱 가까이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본 세기 초에, 상해 호강(滬江)대학교 사회학과 오원숙(吳元淑), 장사일(蔣思壹) 두 여학생이 당시 상해에서 활동하고 있는 700명의 거지를 대상으로 사회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거지가 구걸하는 방법을 분류해보니 상해의 거지는 20(여) 부류로 분류할 수 있었다. ……거지가 구걸하는 기술은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진보하였다.” 총 25가지 구체적 상황을 분류해서 배열해보니 대체로 5가지 큰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증하였다. 예부터 지금까지 중국 거지가 구걸하는 기예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발전했는지 역사의 궤적을 이해할 수 있다. 이제 여기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 이해를 돕고자 한다. (1) 길가에서 자기의 처지나 곤란함을 적어 놓고, 사람들에게 구걸 이런 방식으로 구걸하는 자는 비교적 체통을 강조하는 부류가 대다수였다. 에드워드로, 서장로 일대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서 혼자, 혹은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자 거지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고개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닥에 앉아있거나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있기도 하였다. 앞에는 행인에게 도와달라는 비참한 처지가 써진 하얀 종이나 하얀 포가 깔려 있었다. 아예 분필로 직접 바닥에 글을 쓰기도 하였다. 하소연하는 내용은 대동소이하였다. 자신의 출신은 청백하다. 명문의 후예다. 불행하게도 부모가 다 세상을 떠서 타향을 떠돌게 되었다. 인정이 종잇장보다 얇아 옛날 스승과 친구와 친척 모두 낯선 사람처럼 대하며 도움을 주지 않는다. 명문 출신으로 감히 조상을 욕보이지 못한다. 낯설고 물선 곳에서 어쩔 도리가 없어 인인군자에게 간청한다. 고향으로 돌아갈 여비를 도와주시라. 이런 내용 이외에도 자기 남편이 병을 얻어 병석에 누우니 자녀가 굶주렸다, 집안의 팔순 노모가 병을 얻어 치료할 방도가 없다 등등도 있다. (2) 차를 쫓아다니며 구걸 차를 쫓아다니며 구걸하는 거지는 조계지역에 많았다. 하루 종일 강북의 소곡을 노래하며 길거리에서 빈둥거렸다. 차림새가 단정한 부녀자가 자동차나 인력거를 타고 가는 것을 보면 차를 바짝 쫓아가며 구걸하였다. 낡은 나사로 된 중절모자나 그냥 양손을 모아 차를 향하여 부인, 아주머니, 아가씨 등등을 외치며 동전 한 푼을 달라고 애걸하였다. 애걸한 결과 한 푼도 얻지 못하면 퉤! 침을 뱉거나 뭐라고 욕지거리를 날린 후 다른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3) 수레 밀며 구걸 이러한 거지는 열서너, 열대여섯 살 아동들이 대부분이었다. 남자 아이가 주를 이루었다. 다리 앞에서 인력거를 기다리다가 인력거가 오면 돌아가면서 다리 어귀까지 밀어주면서 수레에 탄 손님에게 돈을 구걸하였다. 그 어린 거지들은 조직적이었다. 각자 불량배 ‘야숙(爺叔)’을 모시고 있었다. 하루에 이삼백 원을 상납하지 못하면 수레 미는 일조차 할 수 없었다. (4) 고정 구역에서 구걸하는 거지〔정구(頂狗), 정파(釘把)〕 이런 유형의 거지가 가장 많고 간교한 자가 수위를 차지하였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행인에게 돈을 구걸하였다. 낡은 깡통을 들고 행인의 뒤를 쫓아다니는 이들이 많았다. 입으로 끊임없이 외쳤다. “어르신, 부인, 도련님, 아가씨. 자선 좀 베풀어주세요. 목숨 하나 살려주세요. 복 받으시고 장수하세요. 출세하시고 부자 되세요. 동전 한 푼만 주시면 공덕이 한량없습니다. 고난에 처한 사람을 구제해주세요. 미래에 복이 올 겁니다. 어르신, 부인, 자선 좀 베풀어주세요. 다리를 세우고 길을 닦는 것과 같습니다. 자손에게 은덕이 갈 겁니다!” 침이 사방으로 튈 정도로 열변을 토한다. 행인을 붙잡고 놓지 않는 거지도 있다.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동전 한 닢을 던져줄 수밖에 없게 만든다. 동전을 던져주지 않으면 바짝 쫓아와 끝없이 쫑알댄다. 자신이 반드시 지켜야할 경계선까지 쫓아오게 마련이다. 어떨 때에는 조심하지 않으면 몸에 지니고 있던 물건을 도둑맞는 경우도 생긴다.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 조금 나이가 있는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무릎 꿇고 구걸하는 여자 거지도 있다. 같이 다니는 조금 나이가 든 아이는 바닥에 엎드려 절을 하고나서 쫓아다니며 손을 벌려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들도 고정된 지역이 있었다. (5) 거리를 돌아다니는 거지 이런 부류의 거지는 초보자이다. 부끄러움을 잘 타 목소리가 작고 우물쭈물 앞으로 나서지 잘 못한다. 그야말로 풋내기이다. 집 문 앞이나 상점 앞에서 쭈뼛쭈뼛 서있으면 볼썽사납기도 하고 고객이 불편할까봐 동전 몇 푼을 던져준다. (6) 뱀을 가지고 다니는 거지〔완청룡(玩靑龍)〕 이런 부류의 거지는 강북에 많다. 사나운 성격의 소유자가 대부분이다. 팔뚝만한 크기의 뱀을 손에 쥐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강압적으로 동전을 요구한다. 주지 않으면 주변을 맴돌면서 여러 가지로 뱀을 가지고 희롱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