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곤검-영훈공’ 원팀 논의 착수 ... 긴급회동 초읽기 들어가다
시스템 엉망, 투표관리 부실 ... '엉터리' 민주당 제주 경선 후폭풍 예고
이 땅의 민주주의가 유린 당하고 있다
'위-오' 연대에 문대림 “정치 야합” vs 위성곤 “야합 아닌 통합”
오영훈·위성곤 손잡았다 ... 민주당 제주지사 결선 판세 흔드나
문대림 40%·위성곤 36% ... 민주당 제주지사 결선 여론 ‘초박빙’
불안한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 이참에 ‘대체 운송로’ 개척해야
현역 탈락·여성 후보 약세 ... 민주당 제주도의원 경선 '지각변동'
감산 25% vs 조직력 승부 ... '문대림·위성곤' 격돌
'1인 2표·유령당원' 파장 확산에 국힘.진보당 등 야권 '총공세' 돌입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문대림 후보가 고유가 상황에 따른 항공료 급등 문제를 ‘제도 개편’으로 풀겠다는 해법을 내놨다. 문 후보는 17일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빠르게 오르면서 제주 항공료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며 “제주는 육상 대체 교통수단이 없는 구조인 만큼 항공요금 인상은 곧 도민 생활과 지역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해외여행 수요가 줄며 제주 방문 수요가 늘더라도 항공요금이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관광객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결국 자영업과 관광업 전반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문 후보는 ‘항공사업법’ 개정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다. 국제유가 급등이나 전쟁, 재난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정부가 제주와 같은 항공 의존 지역노선의 요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항공요금에 대해 국가가 예산 범위 내에서 일부를 보전하는 ‘공공보전 체계’ 도입도 함께 추진한다. 또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해 제주~육지 간 항공노선을 ‘필수 교통망’으로 명문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도 연륙교통 지원 근거는 존재하지만 실제 위기 상황에서 항공요금을 직접적으로 낮출 수 있는 장치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문 후보는 법 개정과 별개로 정부의 단기 대응도 주문했다. 제주 노선에 한해 유류할증료 상한을 한시적으로 동결하거나 인상 폭을 제한하고, 항공유 세금 일부를 일시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전세버스 등 관광업계의 유류비 부담을 낮추고, 관광객 소비를 지역화폐나 상품권으로 환급하는 방식의 소비 진작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제도는 요금 신고 중심으로 운영될 뿐, 위기 상황에서 급격한 요금 상승을 억제할 장치는 부족하다”며 “항공 의존도가 높은 제주 노선에는 최소한의 공공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접근 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곧 제주 관광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길”이라며 “법 개정을 통해 도민 이동권과 관광경제를 동시에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예보돼 안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1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에 17일 새벽부터 18일 늦은 오후 사이 비가 내리겠다. 특히 17일 오전부터 18일 새벽 사이 산지·중산간·동부·남부에는 시간당 20∼3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며, 돌풍과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예상 강수량은 30∼100㎜며 산지는 150㎜ 이상, 중산간은 120㎜ 이상 많은 비가 내리겠다. 북부와 추자도는 20∼60㎜다. 17일 오전을 기해 제주도 산지에는 호우 예비특보가 내려져 있다. 또한 현재 제주도 동부와 추자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강풍주의보는 17일 새벽을 기해 해제될 것으로 예고됐으나 17일에도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기상청은 강한 비와 돌풍, 천둥·번개가 예상되는 만큼 시설물·농작물 관리와 안전사고 등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도로가 미끄럽고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이달 말까지 여.야가 제주도의회 의원 선거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문전성시인 민주당은 경선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후보 공백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지난 15일 전체 32개 도의원 선거구 가운데 18곳에서 후보를 확정했다. 이 중 11곳은 단수 공천, 7곳은 경선으로 후보가 가려졌다. 추가로 9개 선거구에서 경선이 예정돼 있다. 경선 일정은 지역별로 나뉘어 진행된다. 제주시 갑 지역은 20일부터 22일까지, 제주시 을은 21일부터 23일까지, 서귀포시는 22일부터 24일까지 각각 투표가 이뤄진다. 경선 이후 재심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된다. 기존 48시간이었던 재심 신청 기간을 24시간으로 단축해 결과 확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경선이 확정된 지역도 추가됐다. 제주시 연동갑에서는 강권종·양영식·이성재·이정석·황경남 예비후보가 5파전을 벌이고, 구좌읍·우도면에서는 강동우·원성현 예비후보가 맞붙는다. 반면, 재심이 받아들여진 양경호(노형동갑)와 김승준(한경·추자면)은 중앙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단수 공천이 확정됐다. 일부 지역은 아직 공천 방식이 정리되지 않았다. 한림읍은 후보 공모가 이뤄지지 않았고, 조천읍은 경찰 출신 김석진 씨가 16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재공모 여부가 검토되고 있다. 서귀포시 일부 선거구에서는 여성 전략공천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라동 선거구의 경우 권리당원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 결과에 따라 공천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현재 전체 32개 선거구 중 절반이 넘는 17곳에서 후보를 내지 못한 상태다. 특히 제주시 을 지역은 10개 선거구 전부에서 출마 예정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단수 공천을 통해 일부 지역 후보는 확정했다. 삼도1·2동부터 성산읍까지 모두 15명이 단수 공천자로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공석 지역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추가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후보 등록 마감일이 다음달 14~15일로 다가온 만큼 남은 기간 인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도당 관계자는 “공석 선거구에 후보를 내기 위해 추가 공모를 이어갈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지역에서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천 작업을 진행하면서 제주 도의원 선거는 '경선 경쟁'과 '후보 공백'이라는 상반된 흐름 속에서 본선 대진표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돌문화공원은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남국재견南國再見: 제주, 다시 보다'라는 주제의 김용호 사진·영상전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작가 김용호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된 제주와 돌문화공원을 80여점의 사진·영상·설치작품을 통해 공원의 정체성과 향후 비전을 모색하는 전시다. 전시회는 공원 내 오백장군갤러리에서 25일 개막해 7월 26일까지 이어진다. 개막 당일 작가와 함께 공원을 둘러보며 다양한 공간이 가지는 의미와 작품에 투영한 영감을 듣는 시간이 마련된다.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다양한 작업을 하는 작가는 한국패션사진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2024년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해 고려시대 도자공예의 예술성을 집중 조명한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의 키 비주얼 이미지를 제작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세월호 12주기를 맞아 제주교육감 선거에 나선 고의숙 예비후보가 ‘안전’과 ‘교육 방식 전환’을 동시에 꺼내 들며 기존 교육 패러다임에 대한 전면적인 재설계를 예고했다. 고 예비후보는 16일 제주시 서광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아이들의 생명보다 매뉴얼과 권위가 앞섰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교육의 방향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가 비극을 키웠다”며 “이제는 학생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통제 중심 교육’에서 ‘자치와 존중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이다. 고 예비후보는 기존의 주입식·정답 중심 교육을 비판하며, 토론과 탐구 중심 수업을 확대해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학생이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은 교실에서부터 길러진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지역 학생 안전사고 통계를 언급하며 정책 필요성을 부각했다. 2024년 기준 제주 학생 100명당 사고 건수는 5.16건으로 전국 평균(3.73건)을 크게 웃돌아 최고 수준이다. 고 예비후보는 이를 “구조적인 문제”로 규정하고 “안전 지표를 전면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구체적 대책으로는 기술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이 제시됐다.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등 이동이 많은 상황에서 학생 위치와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밴드’, 전세버스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과속·급정거 등을 관리하는 OBD 기반 관제 시스템, 등하굣길 안전을 위한 ‘안심택시’ 운영 등이 포함됐다. 또 최근 초등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유괴 의심 사건을 언급하며 단순 대응을 넘어 예방 중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고 예비후보는 “AI 기반 지능형 관제 시스템을 도입해 감시와 보호가 동시에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경찰과의 협력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 교육 행정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했다. 고 예비후보는 “학생 안전과 교육 전환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현 교육감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며 이번 선거를 “제주 교육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로 규정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저녁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서울 용산 CGV에서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 '내 이름은'을 관람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 동반 관람을 신청한 시민들 가운데 165명을 추첨으로 선정해 함께 영화를 봤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제주 4·3은 정말 참혹한 사건"이라며 "제가 며칠 전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유사한 참혹한 일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잔인해질 수 있나, 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을까 등의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대량 학살이나 잔혹한 행위의 배경에는 정치 권력이 있다. 권력의 이름으로 비호하거나 조장할 때 이런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제가 생각한 (이런 행위를 막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영원히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력의 힘으로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음에도 왜 막지 않느냐면, 적당히 이익을 취하고 은폐하고 묻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살아있는 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혹은 자손들이 물려받은 상속 재산이 있다면 자손만대까지 책임을 묻고, 법률가들 상상력의 한계인 공소시효와 소멸시효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독일 전범은 처벌 시효가 없다. 나치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100살 가까이 됐음에도 지금도 잡아서 처벌하고 있다"며 "아마 독일 사회에서 다시는 집단 학살이나 반인권적 국가폭력이 재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국가폭력 관련자들의) 포상과 훈장을 취소시켰다"며 "사람들이 손잡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이 영화가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영접을 나온 정지영 감독에게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 여사는 주연 배우 염혜란 씨와 만나자 "팬이에요"라고 반가움을 표했다 무대 인사를 마친 뒤에는 관객들과 '손 하트'를 만들어 단체사진을 촬영했고, 상영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과 악수를 하거나 셀카를 찍기도 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소개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16일 제주에서도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이날 오후 제주시 봉개동 세월호 제주기억관에서는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우리는 세월호를 노랑노랑해'를 주제로 기억식이 열렸다. 기억식에 참가한 어린이와 학생 참가자들은 달고나와 열쇠고리 만들기 등을 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고, 한편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기억식에서는 대안학교인 보물섬학교 재학생들의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추모활동이 이어졌다. 단원고 희생자 김건우 학생의 아버지인 김광배씨는 기억식 도중 무대에 올라 "제가 제주에 온 이유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304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청소년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매년 이곳 제주로 저를 오게 하는 청소년들이 있어 대한민국은 일상의 생활이 안전한 나라가 될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행사에선 유가족의 트라우마 치유 과정에서 나온 작품과 세월호 관련 활동을 이어온 김은숙 작가의 기획 전시도 열렸다. 제주문예회관에서도 세월호 생존자들이 직접 참여해 제작한 미술, 사진 작품 전시회가 진행됐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에서 카지노 고객의 돈을 훔치고 본국으로 달아났던 중국인이 범행 5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절도 등 혐의로 40대 중국인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4시 10분께 제주의 한 호텔에서 카지노 고객의 현금 500만원을 훔쳐 중국으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수배령이 내려진 줄 모르고 있던 A씨는 범행 약 5개월 만인 지난 15일 오전 중국에서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다시 입국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는 한편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 택배·대리운전 기사 등 플랫폼 배달·이동노동자에게 산재보험료가 최대 90% 지원된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도내에 주소지를 둔 노무 제공자로, 올해는 지원 직종이 기존 8개에서 10개로 늘었다. 택배기사·퀵서비스·대리운전·방문강사·대여제품방문점검원·가전제품설치원·화물차주·방문판매원에 보험설계사와 관광통역안내사가 새로 포함됐다. 지원금은 산재보험료 중 노동자 본인 부담분의 90%로, 1인당 연간 최대 2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지원 기간은 2025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최대 12개월분이며, 사업 운영 기간은 4월부터 10월까지다. 지난 14일 공고가 이뤄졌으며, 신청은 연중 접수한다. 정부24 온라인 신청 또는 제주도 노동일자리과, 이동노동자쉼터(제주센터·연동센터·서귀포센터)에 방문해 접수할 수 있다. 제출 서류는 산재보험료 지원 신청서,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 주민등록 초본, 개인명의 통장 사본이다. 지원금은 자격 확인과 산재보험 납부 내역 검증을 거쳐 순차적으로 지급된다. 올해는 신청 절차도 간소화됐다. 지난해까지는 신청자가 고용·산재보험 토탈 서비스에서 사업장 관리번호를 직접 조회해 제출해야 했으나 올해부터 이 절차가 폐지됐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국민의힘 제주도의원 후보 공천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후보 등록 시한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체 선거구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당은 결국 네 번째 추가 공모에 나섰다. 국민의힘 제주도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고기철)는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추가 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5일 첫 공모에서는 신청자가 12명에 그쳤고, 이후 2·3차 공모를 거치며 모두 15명을 확보하는 데 머물렀다. 여전히 32개 선거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곳이 공석으로 남아 있다. 후보가 없는 지역은 제주시 오라동, 노형동을, 외도·이호·도두동, 애월읍을, 구좌읍·우도면, 조천읍, 화북동, 삼양·봉개동, 아라동갑·을, 일도2동, 이도2동갑·을, 일도1·이도2·건입동 등이다. 서귀포시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대천·중문·예래동과 대정읍, 남원읍 등 3곳에 그쳐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다. 당 안팎에서는 추가 공모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낮은 지역 정당 지지도에 더해 후보 등록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인재 발굴 자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도당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공천 작업 전반이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일부 선거구에서는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공백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대부분 지역에서 이미 공천 신청을 마치고 단수공천 및 경선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 구도 자체가 형성되지 못한 채 무투표 당선이 속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0일 앞두고 진행중인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막판 숱한 허점과 파행을 노출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는 것은 물론 전국적 파문을 불러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지사 후보 결선을 앞두고 불거진 ‘1인 2투표 유도’ 논란에 이어 제주도의원 경선 과정에서는 ‘유령당원’과 '위장전입'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이번 경선이 단순한 후보 간 신경전을 넘어 민주당 경선 시스템 전반의 허점과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은 애초부터 전국적 관심을 끈 승부였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위성곤 후보와 문대림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고, 현직인 오영훈 제주지사는 탈락했다.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에서 결선이 치러지는 것은 2004년 이후 22년 만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컸다. 여기에 본경선 직후인 12일 오영훈 지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위성곤 후보와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사실상 지지 의사를 내비치자, 경선 판세는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렸다. 문대림 측은 이를 “정치 야합”이라고 비판했고, 위성곤 측은 “야합이 아니라 통합”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결선 국면을 정면으로 흔든 핵심 쟁점은 ‘1인 2투표’ 유도 의혹이었다. 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유권자 안심번호 ARS 투표 5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기본 원칙은 ‘1인 1표’다. 그런데 지난 13일 문대림 후보 측은 위성곤 후보 측 보좌진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하면 1인 2투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위성곤 후보는 같은 날 즉각 “보좌진의 부적절한 메시지 전송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며, 해당 보좌진을 선거 관련 업무에서 배제한 뒤 면직 조치했다며 사건 확대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문대림 캠프는 14일 기자회견과 후속 대응을 통해 “단순 개인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 관여가 의심된다”고 주장하며 경찰 고발과 선관위 신고에 나섰고, 다른 보좌진이 대화방 참여자들에게 사무실 방문을 안내한 정황 등을 근거로 압수수색 필요성까지 거론했다. 그러나 논란은 '도긴개긴'이었다. 14일 오후에는 문대림 후보 측 관계자 역시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을 때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하면 투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같은 날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문대림 캠프 관계자 A씨가 단체대화방에 일반도민 여론조사 참여 방법을 알리며 "민주당 지지층 또는 무당층이라고 응답한 뒤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답하면 일반도민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문 캠프가 위성곤 후보 측에 제기했던 ‘1인 2투표 유도’ 방식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이다. A씨는 문 캠프에서 공공행정 분야를 돕는 전직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문 캠프는 “지인 위주 대화방에서 독려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당사자가 민주당 조사를 받기로 했고 캠프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해명했다. 결국 위성곤 후보 측 보좌진과 문대림 후보 측 관계자 모두 유사한 방식의 투표 독려 의혹에 휘말리면서, 이번 사안은 특정 캠프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결선 막판 양측이 모두 경선 관리의 허점을 이용한 진흙탕 공방으로 번졌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토론회를 둘러싼 갈등도 경선 과열을 더욱 키웠다. 위성곤 후보는 지난 12일과 13일 잇따라 문대림 후보를 향해 TV토론 참여를 촉구하며 “도민과 당원에 대한 기본 예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문대림 후보 측이 KBS제주 대담과 14일 KCTV 제주방송·삼다일보·한라일보·헤드라인제주 공동 주관 토론회 참석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결선 토론은 파행 상황이 됐다. 위성곤 측은 “괴문자도 모자라 선거도 익명으로 할 거냐”는 강한 표현으로 공세 수위를 높였고, 문대림 측은 토론회 운영의 공정성 문제와 '빠듯한 일정' 등을 이유로 맞섰다. 이로써 결선 막판 제주 민주당 경선은 정책 경쟁보다 절차와 형식, 정당성을 둘러싼 충돌이 전면에 부상한 양상이 됐다. 제주도의원 경선에서는 또 다른 차원의 논란이 불거졌다. 제주시 오라동 선거구에서는 마을회장 6명이 13일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인구 1만6000여 명 가운데 권리당원이 15.4%에 이르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성인 유권자로 한정한다면 권리당원 비율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이들은 위장전입 가능성이 의심되는 11명의 명단까지 제시하며 특정 선거구의 권리당원 급증이 통상적 수준을 벗어난 만큼 실제 거주 여부와 당원 자격의 적정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이미 지난 12일부터 권리당원 투표를 시작한 상태였고 14일 오후 6시30분 경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만약 선거인단 재검증이나 재투표가 현실화할 경우 다른 지역 경선에도 연쇄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사실 제주에서 당원 자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특정 선거구에서 동일 주소지에 다수 당원이 등록되는 등 불법적인 당원 모집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어 2월 27일에는 관련 사안과 관련해 출마 예정자 A씨가 징계를 받았다는 후속 보도도 이어졌다. 당시 민주당 제주도당 윤리심판원 조사 결과 12명이 같은 주소지로 확인됐다. 당원 모집을 목적으로 가짜 주소를 제출한 것으로 판단해 당직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오라동 유령당원 의혹은 그 연장선에서 다시 불이 붙은 셈이다. 전국 사례를 돌아봐도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응답하라’는 식의 경선 개입 논란은 낯선 장면이 아니다.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전남에서는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 과정에서 권리당원에게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답한 뒤 특정 후보를 선택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전직 예비후보 등이 검찰에 고발됐다. 당시 전남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이를 ‘이중투표 유도’ 혐의로 판단했고, 일부 선거구에서는 실제 재경선이 실시될 정도로 후폭풍이 컸다. 같은 해 5월 영암군수 재경선을 둘러싸고는 후보 간 사퇴 촉구와 선관위 고발, 무소속 출마 선언까지 이어졌다. 또 2024년 총선 국면에서는 전남 나주·화순 지역구 경선 과정에서 신정훈 의원이 고령 주민들에게 전화여론조사 참여 방법을 설명하며 “권리당원이냐고 물으면 ‘아니다’고 해야 투표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 이중투표 독려 논란이 일었다. 신 의원은 의도적 유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사건 역시 민주당 경선 구조에서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을 구분하는 응답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다른 지역에서는 경선 신뢰성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전남도당 선관위는 지난 8일 선거 부정 신고 심의 결과를 발표하며 ‘이중투표 유도 전화’ 논란 등 4건에 대해 경고 조치를 했다. 또 지난 3월 광주시당에서는 특정 통신사 이용 권리당원에게 ARS 투표 전화가 가지 않는 시스템 오류가 발생, 2022년에 이어 또다시 경선 관리 부실 논란이 불거졌다. 제주 사례와 구체적 양상은 다르지만, 민주당이 전국 여러 지역에서 경선 절차의 신뢰성을 놓고 반복적으로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흐름으로 읽힌다. 결국 이번 제주 경선의 파열음은 한 지역의 과열 경쟁으로만 보기 어렵다. 집권 여당 프리미엄 속에 후보가 몰리면서 경선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그만큼 당원 모집, ARS 응답, 선거인단 관리, 토론회 운영, 후보 간 상호 검증 등 거의 모든 단계에서 공정성 시비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에서는 현직 지사의 탈락, 22년 만의 결선, 토론회 파행 조짐, ‘1인 2표’ 유도 의혹, 그리고 도의원 경선 유령당원 논란까지 한꺼번에 얽히며 “사실상 본선격인 경선이 처참하게 일그러진 난맥상을 노출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민주당 제주도당과 중앙당이 이번 사안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결선 이후 ‘원팀’ 구성 가능성은 물론, 본선 경쟁력 자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흥행에 성공한 경선이 과연 건강한 경선이었는지, 그리고 승자를 뽑는 과정이 패자와 지지층까지 설득할 만큼 투명했는지에 대한 답을 이제 민주당이 내놓아야 할 시간으로 치닫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역 경선에서 불거진 ‘유령당원’과 ‘1인 2투표 유도’ 논란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신중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당 차원의 조사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후보자의 직접 개입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파장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김한규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은 15일 제주시을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 ‘클린협약’ 직후 취재진과 만나 “문제가 제기된 사안에 대해서는 중앙당과 도당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현재까지 후보자 본인이 직접 관여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1인 2투표’ 유도 논란에 대해서는 위성곤·문대림 후보 양측 모두에서 유사 사례가 드러난 만큼 특정 진영의 문제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추후 조사 과정에서라도 후보자의 직접 관여가 확인될 경우 경선 이후라도 상응하는 조치가 가능하다”며 여지를 남겼다. 유령당원 논란에 대해서는 보다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정당 가입 과정은 공직 채용처럼 거주지 증빙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지지하는 정치인이나 활동 기반에 따라 주소지와 다른 지역 당원으로 가입하는 사례는 과거부터 있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경선 결과에 영향을 줄 수준인지,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 무효나 재경선, 후보자에 대한 주의 조치 등이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선거관리위원회 권한 아래 객관적 진실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논란의 온도 차가 감지된다. ‘1인 2투표’ 문제는 양측 모두에서 유사 정황이 확인되며 공방이 다소 잦아드는 분위기지만 유령당원 의혹은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제주도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제주도의회 의원선거 경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라동 선거구는 결과 공개를 보류했다. 해당 지역 6개 마을회가 위장전입을 통한 유령당원 의혹을 제기한 것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아라동갑 경선에서 탈락한 홍인숙 예비후보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유령당원 모집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첨부해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히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고발 내용에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경선 잡음이 아닌 ‘공정성 리스크’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유령당원 문제가 다른 선거구로 확산될 경우 경선 전체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며 “도당 차원의 신속하고 명확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결선을 앞두고 위성곤·문대림 후보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최종 결선을 앞두고 막판 분위기가 급격히 과열되고 있다. ‘1인 2투표’ 논란과 'TV토론회 불참'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상호 비판이 이어지면서 전면전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문대림 후보 측은 14일 제주시 노형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성곤 의원의 ‘1인 2투표’ 유도 논란과 관련해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문대림 캠프 송재호 총괄상임선대위원장과 김경학 선대위원장은 “위성곤 의원이 보좌진 1명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실제로는 여러 차례 1인 2투표를 유도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전·현직 보좌진 3명 정도가 참여한 단체에서 카드뉴스 형태로 제작·배포된 점을 보면 조직적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근소한 표 차이로 결과가 갈릴 수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며 “민주당 중앙당과 선관위, 경찰 등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2024년 총선 당시 전남 지역에서 ‘1인 2투표’ 유도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사례가 있다”며 “민주당이 공천 취소까지 했던 중대한 사안인 만큼 위성곤 의원 역시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송재호 위원장은 “위 의원이 사퇴할 경우 경선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던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며 “경선에서 탈락한 오영훈 지사가 승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재경선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중앙당 판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위성곤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이날 성명을 내고 문대림 의원의 TV토론회 불참을 문제 삼으며 반격에 나섰다. 위성곤 캠프는 “결선을 앞두고 도내 언론사들이 잇따라 토론회를 준비했지만 문 의원이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했다”며 “괴문자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선거를 익명으로 치르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캠프에 따르면 지난 13일 KBS 제주를 비롯해 14일 언론4사, 다음날 언론5사 등 10여개 언론사가 후보 초청 토론회를 준비했지만 문대림 의원이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혔다는 주장이다. 위 캠프는 “문 의원이 일정상 토론회가 어렵다고 했지만 전남·광주는 5차례, 서울·경기도도 2차례 토론을 진행했다”며 “정책 검증을 위한 TV토론 거부는 민주당 경선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문 의원은 도지사가 되면 실국장 회의를 유튜브로 생중계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정작 후보 토론은 피하고 있다”며 “도지사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어 “문 의원이 불참을 고수할 경우 단독 토론이라도 진행해 달라”며 “위성곤 후보는 어떤 방식의 토론에도 응하겠다”고 밝혔다. 결선 투표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권리당원 50%·일반도민 50%’ 방식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양측의 공방이 ‘부정행위 논란’과 ‘토론회 거부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경선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차상철 전 성남시 중원구청장이 15일 공무원연금공단 상임감사로 취임했다. 신임 차상철 상임감사는 1961년생으로 성남시 중원구청장, 재정경제국장, 비서실장 및 경기콘텐츠진흥원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차 감사가 지방자치 현장에서 시민들과 호흡하며 쌓아온 실무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단의 지속 가능한 경영과 투명한 조직문화 정착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상철 상임감사는 "일선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청렴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적극행정을 뒷받침해 공무원연금공단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연금복지전문기관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동남아에서 대량의 액상 필로폰을 밀수입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서범욱 부장판사)는 1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공소사실로는 피고인이 범행을 공모해 필로폰을 들여왔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다.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18일 타인과 공모해 배송업체 사이트에 개인통관고유번호를 입력, 라오스에서 액상 필로폰 4.7ℓ를 밀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지인의 부탁을 받고 개인통관고유번호를 빌려줬을 뿐 배송물건에 마약이 들어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줄곧 무죄를 주장해왔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영화 ‘장미의 이름’에서 가장 참담한 장면은 지적ㆍ신체적 장애를 동반한 민초 살바토레와 몸 파는 이름 없는 소녀, 그리고 수도사 한 명이 ‘이단 재판’에 회부돼 나란히 화형대 틀에 매달려 불타는 장면이다. 윌리엄 수사(숀 코너리 분)가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고 있던 이 수도원에 느닷없이 교황청에서 파견한 주교와 도미니코(Dominicus) 교단의 이단 심판관 베르나르도 귀도(Bernardo Guyㆍ머레이 에이브럼 분)가 들이닥친다. 도미니코 교단은 이교도들을 개종하기 위해 투철한 교리로 무장한 교단이었는데, 나중에는 이단 심판으로 특화해 버려서 ‘주님(Domini)의 개(Canes)’라고 조롱과 원망의 대상이 됐던 교단이기도 하다. 베르나르도 귀도는 42명을 화형에 처했던 것으로 기록되는 역사상 가장 악명을 떨쳤던 이단 심판관이다. 베르나르도 귀도 정도의 ‘헤비급’ 이단 심판관이 직접 나서는 사건에는 항상 중세교회의 권력투쟁과 교파갈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문제의 수도원은 베네딕토(Benedictus) 교단 소속으로 ‘엄격한 질서와 규율,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모든 문헌의 보존’을 사명으로 한다. 따라서 중세 최대의 장서관藏書館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가까스로 ‘2주 휴전’에 합의했다. 2월 28일 미국ㆍ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 38일만이다. 하지만 종전 협상 조건을 놓고 미국과 이란의 해석이 엇갈린다. 최악의 확전은 피했지만, 종전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재점화할까 우려된다. 미국ㆍ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오일 쇼크’를 초래한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4차 중동전쟁에 버금가는 경제ㆍ정치적 충격을 안겼다. 전쟁 전 배럴당 60달러 안팎이었던 국제유가는 100~150달러를 넘나들며 요동쳤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이어 홍해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막히면 150달러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됐다. 세계 경제에 있어 가장 큰 위협 요인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다. 2주 휴전 합의 발표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은 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포격을 가하자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맞섰다.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대기 중인 각국 선박이 2190여척이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조선 9척을 포함한 한국 선박 26척이 모두 2주 안에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게다가 이란이 원유 1배럴에 1달러를 받겠다고 밝힌
수도사들의 연쇄적인 죽음을 조사하기 위해 문제의 수도원에 도착한 윌리엄 수사修士(숀 코너리 분)는 ‘연쇄 살인사건’보다 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윌리엄이 막 수도원 근처에 다다랐을 때, 피골이 상접하고 남루한 차림의 수많은 주민이 산 위에 자리 잡은 거대한 수도원 아래에 모여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수도원 담장 한편에 뚫어놓은 쓰레기 배출구가 열리고, 음식 쓰레기가 산 아래로 쏟아져 내린다. 거지꼴을 한 주민들은 수도원 음식 쓰레기를 성령이라도 강림하는 것처럼 두 팔 벌려 영접하며 썩은 배추잎 하나라도 더 차지하려고 아귀다툼을 벌인다. 윌리엄 수사는 혼란스러워진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왜 저렇게 거지가 됐을까. 주민들이 저토록 굶주릴 때 교회는 왜 저들을 구원하기 위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일까.” 참상의 전모는 곧 밝혀진다. 수도원에서의 첫날을 보내고 아침에 수도원 뜰에 내려간 윌리엄 수사는 주민들이 왜 그토록 굶주려서 수도원 쓰레기나 먹으며 연명하고 있는지 알아차린다. 수도원 앞마당에 기다란 테이블이 놓이고 그 행색만으로 보면 분명 수도원의 구호품을 받으러 온 거지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행색의 사람들이 테이블 앞에 줄지어 서 있다.
영국 작가 T. S. 엘리엇이 4월을 ‘가장 잔인한 달’로 묘사했지만, 한국 증시에 있어 잔인한 달은 지난 3월로 기록될 것이다. 2026년 증시 개장과 더불어 코스피는 4300선에서 2월 말 6200선까지 오르며 단기간 수직 상승 신기록을 썼다. 그러나 미국ㆍ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인한 중동전쟁 발발로 코스피는 급등락을 거듭하며 3월 한달 시가총액이 100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1~2월 두달 새 약 2000포인트 올랐던 코스피가 급락하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대급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중동전쟁 발발 직전 2월 27일 5146조3731억원이었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3월 31일 4159조858억원으로 987조2873억원 증발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감소다. 미국 증시 침체 여파로 국내 시장도 부진했던 2022년 6월(-278조2908억원),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했던 2018년 10월(-170조2156억원) 감소폭을 압도했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 감소분(473조8646억원)이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급등하자 원ㆍ달러 환율도 2009년 3
민주주의가 유린당하고 있다. 민주제의 정당성이 위협받고 있다. 6·3지방선거를 앞두고 흥행몰이가 한창인 민주당 경선판에서다. 대한민국 제주가 발원이지만 제주만도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현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현주소다. 근원은 ‘1인2표’라는 기막힌 술수에서 비롯됐다. 위성곤·오영훈·문대림 3인이 경합한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이 문제의 현장이다. 오영훈 후보가 탈락하고 위성곤·문대림 두 후보간 결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판을 뒤흔든 의혹이 터졌다. ‘1인 2투표 유도’ 의혹이다. 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유권자 안심번호 ARS 투표 5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기본 원칙은 ‘1인 1표’다. 그런데 지난 13일 문대림 후보 측은 위성곤 후보 측 보좌진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하면 1인 2투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논란은 '도긴개긴'이었다. 14일 오후에는 문대림 후보 측 관계자 역시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을 때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하면 투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위성곤 후보 측 보좌진과 문대림 후보 측 관계자 모두
1994년 12월 초의 일이다. 중앙언론사에 재직하며 제주에서 주재기자 신분으로 활동하던 때였다. 그 시절 사무실에 묘한 편지가 배송됐다. 수신인만 적혀 있을 뿐 발송인 이름은 없었다. 내용은 현직 신구범 지사를 겨냥한 제보였다. 그해 구좌읍 이장단협의회의 동남아 여행이 시빗거리였다. “현직 신 지사가 이장단협의회 회장인 신모 이장에게 일화 30만엔을 줘 선거를 앞두고 그를 매수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투서 형식으로 담겨 있었다. 한 곳만이 아니라 여러 언론사로 그런 내용의 편지가 배달됐다. 그 다음해 첫 민선 1기 6·27지방선거가 예고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확인을 했지만 신 지사 측의 답변은 “이장단이 해외시찰을 한다고 할아버지 뻘 친족인 신 이장이 도와달라기에 공금을 지원할 순 없어서 과거 일본 방문 중 친족회에서 ‘활동비나 보태라’며 받은 일본 돈을 개인적으로 드렸다”는 것이었다. 당시 예산엔 도지사의 ‘재량사업비’가 있었지만 그는 예산을 쓰지 않았다. 스스로 사비로 처리했다. 그것도 나중 예기치 않던 구좌읍 관내 교통사고로 여행일정이 취소되자 보탰던 여행경비는 돌려받았다. 더 사안을 확인해보니 그 익명의 투서는 언론사만이 아니라 검찰, 경찰, 행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제주 정치권이 또다시 4·3 앞으로 몰려가고 있다. 4·3은 제주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고 함께 아파해야 할 역사다. 그런데 선거만 다가오면 이 역사는 어김없이 정치의 한복판으로 소환된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제78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다음달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다. 추념식 자체가 대규모 공적 공간이 되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더욱 집중되는 구조다. 더 민감한 대목은 올해 4·3이 단순한 추모의 영역을 넘어 다시 선거 프레임의 중심에 놓이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주요 주자들은 하나같이 4·3의 의미를 말하고, 해결 의지를 강조하고, 자신이야말로 4·3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말만 놓고 보면 모두가 옳다. 문제는 그 말들이 쏟아지는 시점과 방식이다. 추념의 언어가 선거의 언어와 겹치는 순간, 4·3은 기억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의 수단으로 변하기 쉽다. 오영훈 지사는 현직 프리미엄 위에 4·3 관련 입법과 도정 성과를 함께 얹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만들고 있다. 2022년 도지사 선거 때도 그는 자신이 4·3특별법 개정에 역할을 했고, 추가 진상규명과 정명(正名), 보완 입법, 배·보상 사각지대 해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은 요동쳤다. 17개 시·도가 일제히 비상 체제로 흔들렸다. 비상계엄령이 발동되던 그 때 제주에서는 도청 본관 출입문이 닫혔다. 밤 11시 17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 13분까지다. 이 조치가 단순한 '출입문 통제'였는지, 아니면 '청사 폐쇄'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며 제주도정은 곧바로 '불법 계엄 동조'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재'가 있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날 저녁 저는 제주에 없었다.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면담을 마친 뒤 오산에서 식사를 했고, 오후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후 자택으로 이동해 비서실장과 특보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고, 새벽 1시 30분 도청 회의를 소집해 "군·경은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따르지 말라"는 불복 지침을 명확히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의 질문은 한 가지로 모였다. "
이쯤되면 거의 여론조작이라 말하는게 나을 듯 싶다.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다. 연이어 쏟아지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수치가 오히려 도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와 도의회, 정당과 연구기관, 나아가 언론사까지 앞다퉈 민심을 계량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제각각이고 질문은 자의적이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나온 조사조차 상반된 결론을 내놓으니 도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정치적 셈법에 맞춘 각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46.3%, 반대 34.9%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찬성 응답자의 63%는 내년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찬성이 우세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공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도당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반대가 43.1%, 찬성이 35.9%로 반대가 더 많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정반대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도의회는 다시 별도의 여론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을 대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 인지도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인지도 ▲선호 구역(
“무림플랫폼 애독자인 한 선배가 내게 얘기를 했어. 우리가 인터넷 게임처럼 승패만 쳐다보니 놓친 게 있다고. 그 무사들은 어떤 세상을 만들려고 그토록 격렬하게 싸우는지, 패자의 철학은 무엇이고, 대의는 무엇인가? 하곤 물음을 던졌어.” 호검이 말에 정가의보검이 답했다. “동서고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야. 패자의 기록까지 더하면 너무 복잡해. 정리가 안 되거든. 굳이 그런 게 필요한가?” 콘치스검이 끼어들었다. “영훈공은 민주방 제주맹주 후보 선출 경선에서 탈락했어.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패자의 역할을 해 보려고 하지 않을까? 패자가 개입하면 판이 뒤집어질 수 있잖아. 지금은?” 호검과 정가의보검, 콘치스검은 서로의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봤다. 그랬다. 패자가 캐스팅보트9casting vote)로 되살아나 판을 뒤집을 수 있었다. ‘3각 라이벌’ 혈투를 지나 ‘양자대결’로 압축된 경선비무판. 언제든 강풍을 동반한 봄폭풍이 불 수도 있었다. 호검이 A4용지를 꺼내더니 일필휘지로 썼다. ① 영훈공 ‘원팀’ 역할론 급부상 ② 양자대결 구도 초정밀 분석 ◆ 영훈공 ‘원팀’ 역할론 급부상 호검에게 긴급 카톡이 왔다. 철검이 보낸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였다. ‘영훈공의 결심, 개봉임박!’ 메시지를 본 정가의보검과 콘치스검이 화들짝 놀랐다. 너무도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였다. 13일(월요일)은 영훈공 제주맹주직 업무복귀가 예고된 상황이었다. 12일이면 업무복귀 전날. 하루는 그 무엇을 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도 너무도 많았다. 좌장 역할론, 원팀 구성론 등이었다. 그들은 긴급하게 이곳저곳으로 전화를 돌렸다. 한 식경이 지난 후였다. 깜짝 놀랄 첩보가 취합됐다. <1급 보안> 12일 영훈공 캠프와 성곤검 캠프 관계자 극비 회동 예상, 원팀 논의 급물살 탈 듯 정가의보검이 말했다. “성곤검과 영훈공이 원팀을 결성한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이번 선거비무는 왜 이렇게 재밌는 거야. 예측불허 인터넷 게임보다 훨씬 더 재밌어!” ◆ 양자대결 구도 초정밀 분석 그들은 계산에 몰두했다. 대림검 vs 성곤검. 승패 예상. ▲ 득표에서 25% 감점을 지닌 대림검은 57.3%를 득표하면 42.975%로 승리. 성곤검은 42.7%로 탈락. 14.6% 차이. ▲ 감점 없는 성곤검은 42.9%를 득표하면 승리. 대림검은 42.825%로 탈락. 14.2% 차이. 콘치스검이 탄복했다. “정말 승패가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네. 결국 영훈공이 캐스팅보트가 됐단 말인가?” 호검이 답했다. “영훈공을 지지했던 권리방적 보유 무사들이 있잖아. 그들을 움직인다면 선거비무판이 또 다시 요동칠거야. 영훈공이 만약 성곤검 손을 치켜들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전 무림인에게 보여준다면 판도가 예측불허로 흐를지 몰라.” 정가의보검이 말했다. “내일(12일) 원팀 구성을 위한 긴급회동이 성사된다면 당장 내일 중대발표가 나올지도 몰라. 정말 한 치 앞도 모를 안개비무가 예고되고 있어.” 숙연해진 그들은 황비홍 주제가를 합창하기 시작했다. “가슴엔 거대한 포부, 눈빛은 끝없이 멀리(胸襟百千丈眼光萬里長)”<끝>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거지닭이라는 의미의 ‘규화자계(叫化子鷄)’는 강소 상숙(常熟)의 유명한 요리다. 특수한 가마에 넣어 굽는 방식과 독특한 풍미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대체적인 요리법은 이렇다 : 크고 살진 암탉을 골라 내장을 빼내고 털을 말끔히 뽑은 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닭의 배안에 여러 가지 원료를 넣는다. 신선한 고기, 생새우살, 소시지, 표고버섯, 닭내장, 정향 등의 원료와 파, 생강, 소금, 간장 등의 양념을 버무려 채워 넣는다. 돼지기름으로 닭을 한 겹 싸고 다시 연잎으로 싼 후 밖에 황토 진흙을 바른다. 숯불 위에 올려놓고 약 4시간에서 6시간을 불에 구운 후 진흙껍질을 벗겨내면 된다. 그렇게 요리한 닭은 바삭바삭하고 부드러워 입에 맞는다. 특별히 맑고 향기로우며 맛도 유별나다. 상주 우산(虞山)진의 셀 수도 없이 많은 음식점에서 규화자계를 요리해 판다. 멀고 가까운 곳에서 명성을 듣고 끊임없이 모여든다 청대 광서 8년(1882)에 문을 연 우산 산경원(山景園) 찻집이 처음 규화자계를 만들었다고 전해온다. 벌써 백년이 넘었다. 이처럼 맛있고 좋은 미식이 어떻게 ‘규화자’ 즉 ‘거지’라는 이름이 붙었는가? 닭을 가마에 넣어 굽는 요리 방법은 명대 상숙 우산 기슭의 거지가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한다. 그 거지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 해 한 해 해가 바뀔 때마다 그 거지는 상숙의 한 마을에 있는 성황묘에서 머물렀다.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지만 시절이 구걸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때인지라 마을에 내려가 걸식하지 못했다. 깊은 시름에 빠진 그가 문을 나서는데 마침 중년부인이 갓 잡은 암탉을 들고 마을 옆 개울가로 가고 있었다. 그녀가 개울에 도착하자 뒤따라 어린 아이가 개울가로 달려가 쪼그리고 앉아 물장난을 쳤다. 부인은 “아이고, 녀석아. 물에 빠지면 위험해. 집에 가거라!”라고 말했지만 아이가 듣지 않자 암탉을 개울 옆 돌 위에 올려놓고 아이를 마을로 데리고 갔다. 거지가 가만히 보니 기회가 아닌가. 새해맞이에 충분하지 않는가. 거지는 급히 암탉을 들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진흙에 발이 빠져 신발이 벗겨졌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아났다. 산 위로 달아난 후에 가만히 보니 솥도 없고 깡통조차도 없지 않은가. 생닭을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멍하니 있다가 발에 묻은 진흙을 보고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거지는 암탉을 소에 넣고 적신 후에 발에 묻은 진흙을 떼어내 빈틈없이 메꾼 후 마른 풀과 가지에 불을 붙여 그 위에 올려놓고 구웠다. 흙덩이가 된 암탉을 꺼내 손에 올려놓자 너무 뜨거워 ‘아야’ 소리와 함께 땅위에 떨어뜨렸다. 암탉이 땅에 떨어지자 쌌던 진흙이 떨어지면서 닭고기 덩어리도 함께 묻어나왔다. 새빨갛고 싱싱하고 야들야들한 닭고기가 되어 있었다. 한 입 물자 입 안 가득 향이 베어 나왔다. 달콤하게, 배부르게 닭고기와 함께 설날을 맞이할 수 있었다. 혼자이기는 했지만 섣달그믐날 저녁에 온 식구가 모여서 함께 먹는 음식이나 다름없었다. 나중에 그런 닭고기 요리 방법이 어떻게 음식점에 알려졌는지는 알 수는 없다. 음식점에서는 좀 더 가공해 많은 식객을 불러 모았다. 가면 갈수록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요리 방법도 발전하였다. 조미료 등도 가미되면서 맛에 풍미를 더해갔지만 진흙을 발라 숯불에 굽는 기본 방법은 여전했다. 민간 전통 맛을 지닌 미식이 되었다. 인류학자들은 인류가 음식을 불에 익혀 먹는 것이 날것으로 먹는 것보다 영양이 있고 맛도 좋으며, 불을 가지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고 어둠을 밝힐 수도 있었으며, 불을 만들고 불씨를 보존하는 것 등등 모두 문명사회로 진입했다는 지표의 하나로 보고 있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 숯불 위에 놓고 구운 ‘규화자계’는 맛있는 요리로 사람을 불러 모을 뿐 아니라 애초의 순수함과 순박함으로 돌아간다는 ‘반박귀진(返璞歸眞)’을 내포하고 있다. 사람들의 옛일을 회상하고 잊지 않는 순수한 미학관념이다. ‘규화자계’의 음식 풍속 습관은 물질과 정신이 유기적으로 융합된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유명무실하게 될 뿐이다. 사람들이 특별히 호감을 갖지도 않게 될 것이며 민속 전통의 계승 발전이라는 생명력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백가미(百家米) 인류의 가장 원시적인 제사에서 인류에게 필수적인 식품을 가지고 귀신에게 올리는 의식이 시작되었다. 오곡, 가축을 삼가 바치고 사람머리 내지 친생아들까지 헌제하기도 하였다.(‘맹(孟)’자의 갑골문을 보면 아들을 삶아 신을 공경하는 풍속의 유습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신앙 습속, 의례 습속이면서 음식 습속 범주에도 속한다. 사람들은 귀신을 인격화 했기에 인류의 문화 유형에 근거하여 자신의 음식 습속을 귀신에게 억지로 갖다 붙였다. 거지는 걸식하며 배를 채우는 것을 근본으로, 많은 집에서 지은 밥인 ‘백가반(百家飯)’을 먹는 것으로 삶을 유지하였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백가반’으로 재앙을 쫓아버리고 병을 떨쳐 버리는 방법을 창출해내어 하나의 풍속으로 자리 잡았다. 호박안(胡朴安)이 편찬한 『중화전국풍속지』 하권에 강소성 ‘숭명(崇明)의 쥐 미신’이 기록돼 있다. “숭명 사람의 쥐에 대한 미신은 세 가지다. 첫째, 쥐는 돈을 센다. ……둘째, 쥐는 허망하게 만든다. 쥐가 밖에서 먹을 것을 찾을 때 가끔 실족해 땅에 떨어진다. 미신을 믿는 부녀자는 그것을 보면 불길하다고 생각하였다. 질병이 생기지 않으면 다른 재앙이 닥친다고 믿었고 반드시 액막이를 하여야한다고 믿었다. 액막이 방법은 이렇다. 땅에 떨어진 쥐를 본 사람은 몸소 시골로 내려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쌀을 구걸하여야 한다. ‘백가미(百家米)’이다. 빌려 온 쌀로 밥을 해 먹어야 재앙이나 불길한 일을 막을 수 있다. 부잣집 부녀자라 할지라도 반드시 거지로 분장해 쌀을 구걸하여야 했으니 실로 우스꽝스럽지 아니한가. 셋째, 쥐는 물건을 떼어 먹는다.” 평소에 사람들은 거지를 천하며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그런데 일이 생기면 자기를 낮추어 거지를 본떠 구걸하였다. 인격을 스스로 낮추어 재앙을 쫓아내고 의혹을 해결하였다. 실로 우매한 행위를 하면서 스스로 마음의 균형을 찾았다. 거지는 쥐 때문에 고뇌하지도 않고 함부로 이것저것 의심하지도 않는다. 아무 것도 없는 처지가 됐기에 길거리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으면 그뿐이었다. 한 끼를 해결하려고 이곳저곳으로 헤매 다닐 뿐이었다. 무슨 다른 걱정이 있겠는가. 사람들이 거지보다 근심이 많고 욕심이 많을 따름이다. 사람들은 그저 잠시 거지 행세해서 우환을 해결하고 무사안녕을 바랐다. 이런 심리상태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사실 그렇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그저 정신적 효과일 뿐이다. 거지를 모방해 백가미를 구걸하고 재앙을 쫓아내는 풍속은 여러 지역에 존재한다. 청나라 말기 민국 초기에 호남 평향(萍鄕) 사람들은 우환이 생기면 쇠를 가지고 상처를 내거나 피부가 붓고 짓무를 때까지 때리기는 경우도 있었다. 피부병과 같은 질환이 생기고 오랫동안 치유가 안 되면 친지나 친구를 초대해 바구니를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쌀을 구걸했다. 빈부 차이가 있기에 많으면 10할, 적으면 한 접시 등 일정하지 않았다. 선향 약간을 들고 갔다. 그렇게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여러 날을 구걸하면 서너 단이나 열 단 정도의 쌀을 얻을 수 있었다. 그중 절반이나 태반을 갈아 가루로 만들고 탕위안을 만들어 반숙한 후 대나무 그릇에 담았다. 건장한 남자 몇 명을 선발하여 지붕에 올라가서 사방으로 내던지면 부근 남녀들이 모여들어 앞 다투어 주웠다. ‘창천재(搶天齋)’라 한다. 다 뿌리면 모였던 사람들이 와아 소리 지르며 뿔뿔이 흩어졌다. 그렇게 병을 쫓아낼 수 있다고 전해온다. ‘창천재’ 때에 몸이 피곤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탕위안 10개 이상을 줍지 못하면 오히려 병을 가져오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여야 했다. ‘타천재(打天齋)’라 한다. 이처럼 거지를 흉내 내어 ‘백가미’를 구걸하고 다시 사람들에게 뿌리는 것은, 직접적으로 귀신을 공경하여 제사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낮추는 방식으로 대중에게 도움을 청하여 재앙이나 병환을 해결하고 발산하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백가미’를 구걸해 먹으면서 쥐의 재앙을 쫓아내는 거나 ‘창천재’나, 모두 우매한 변태 음식 습속 형태다. 거지라는 비정상적인 문화에서 파생된 문화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어둠의 무공, 마타도어 무공이 드디어 등장했어. 선거비무에선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 근데, 문장이 살아 있어. 도무지 빈틈이 보이지 않아. 도대체 누구지? 제주무림에 이 정도 문장을 쓸 무사는 흔치 않은데 말이야.” 괴문자를 들여다보며 혼잣말하던 호검이 무릎을 쳤다. 무림플랫폼 애독자, 한평생 소설무공만을 수련한 콘치스검이 생각나서였다. 괴문자 문장을 한 자 한 자, 분해한 후 재조립하면서 그 속에 담긴 스토리텔링 기법도 찾아낼 수 있는 무사였다. 호검은 톡을 보내 긴급회동을 요청했다. 한식경이 지난 후였다.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에 2000원인 저비용 커피집에서 호검과 콘치스검이 마주 앉았다. 호검이 물었다. “문장이 예사롭지 않아.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고, 호소력도 짙어.” 한참 동안 괴문자를 들여다본 콘치스검이 말했다. “선거 선수무사군. 잘 봐. ‘영훈공은 사과해야 합니다.’라는 문장만 6번을 썼어. 전형적인 동어 반복 초식이야. 시(詩)무공에선 자주 쓰이지. 반복을 통해 운율을 만들고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초식 말이야. 같은 말을 수없이 반복하면 듣는 상대무사는 세뇌될 수 있거든.” “그렇네. 수만에서 수십만 무사에게 보내는 문자비용을 감안 하면 단 한 자라도 줄이려고 할 텐데 말이야.” 콘치스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그렇고보니 순번에 그냥 번호를 적지 않고 대괄호를 쓰고 띄어쓰기까지 했어. 가독성을 최대한 고려한 초식이야. 근데, 대괄호는 자주 애용되는 문장부호가 아니잖아? 강조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절로 모르게 나온 습관일까?” 호검은 아이스아메리카노 얼음을 씹으며 물었다. “소설무공에선 한 문장 초식만 봐도 금세 알잖아. 어떤 무사가 썼는지 말이야?” “그렇지, 글씨체만 무사를 특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문장에도 무사의 지문처럼 짙게 배겨 나오지. 문장 하나만 읽어도 버릇, 실수, 왁꾸(틀), 스타일, 철학 등을 한방에 알 수 있어. 조정래공과 황석영공, 이문열공, 요새 뜨는 김기태주니어검의 문장을 비교해 봐. 단박에 알 수 있지.” 호검과 콘치스검은 괴문자 읽기에 몰두했다. 100번을 읽으면 단서가 보일 수 있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리필한 후였다. “찾았다!” 호검이 외쳤다. “뭔데?” 콘치스검이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레 물었다. 호검의 목소리가 너무 컸던 것이었다. “[5] 불통과 혼란으로 점철된 섬식 정류장, 오영훈 도지사는 사과해야 합니다. 여기에 뭔가 이상한 게 안 보이나?” “맞아! ‘점철된’ 이 단어는 70·80년대생들은 좀처럼 쓰지 않는 단어야. 아직은 아기무사인 90년대생은 아닐 것이고, 은퇴를 앞둔 50년대생 무사들도 아닐 것이야. 그렇다면 괴문자 작성무사는 60년대생이 분명하군.” “원숭이 무사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지. 전체 문장은 쉽고 담백하고 호소력 짙게 쓰다가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어. ‘점철된’ 단어 말이야. 근데 ‘점철된’은 무슨 뜻이지?” “내가 단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단어를 어떻게 알겠어. 네이버 사전 검색해 봐.” ▶점철(點綴)된=(일이나 사건 따위가 무엇으로) 서로 이어진 디저트로 치즈케익 하나를 먹어치운 콘치스검이 말했다. “요새 캠프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보면 너무 올드해. 아무리 촌무림이지만 너무 한다고 싶었지. 새로운 무사가 혜성같이 등장한 거야. 어느 캠프에서 영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캠프 공보무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을 거야. 앞차기만 할 수 있는 무사들이거든. 공중제비차기, 다방향차기까지 가능한 새로운 공보무사가 등장한 거야.” 호검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잠시 명상에 잠겼다. 오랜만에 만난 의문의 무사, 무공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고수는 고수를 한 눈에 알아본다. 간절하게 대련 한번 해보고 싶었다. 고수와의 대련이 언제였던가. 하수들과의 대련으론 몸풀기도 못 했다. 호검이 비장하게 말했다. “나 몹시도 궁금해. 어떤 무사인지 우리 추적 한 번 볼까? 연령대는 60년대생으로 좁혀졌어. 무림검색엔진으로 찾아보면 어디엔가 분명히 있을 거야. 이 정도 문장내공이면 곳곳에 뿌려 놓았을지도 모르지. 500자 정도 분량만 있어도 단숨에 알 수 있어. ” 한참을 눈만 껌벅이던 콘치스검이 나직이 읊조렸다. “웬지 문장이 낯이 익어. 어디선가 분명히 읽었던 적이 있는 것 같아. 그때도 몹시도 궁금했지. 제주무림에도 이런 문장무사가 있었구나 하고 감탄했었지. 그때 그 문장이 뭐였더라. 도무지 생각이 안 나네.” 호검이 말했다. “내일 이어지는 연재에는 셜록 홈즈 출신 기철검이 출연해. 국민의힘 제주도방 맹주지. 프로파일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총 하나는 잘 쏘아. 근데 직접 물어보기도 민망하고 말이야. 상도의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야.”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제주도의 왜구 침략 일찍이 제주도는 일본과 중국, 한반도를 잇는 무역로 중간 역할을 하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왜구들의 중요한 약탈 대상 지역이 되었다. 바다의 해적활동에 필요한 물과 식량, 땔감 공급지로 중국이나 대만 베트남을 가려면 제주도는 중요한 지점으로 왜구들이 노리는 지정학적 거점이 된다. 추자도에 왜구가 처음 침략한 것은 고려 충숙왕 10년(1323)이다. 회원(會原)의 조운선을 군산도(群山島:현 고군산 군도)에서 약탈하자 내부부령(內府副令) 송기(宋頎)를 파견하여 왜구를 격퇴시켰다. 또 동년 10월 6일 추자도 등지에서 노략질하고 노약자와 남녀를 잡아갔다. 왜구들이 자주 침략하여 추자도에 사람이 줄어들자 고려 정부는 충정왕 2년(1350)에 추자도 주민들을 제주도 조공포(朝貢浦:도근천) 근처로 이주시켰다. 한편 그로부터 60년 후 조선이 개국 초기인 태종대(1413)에 제주도로 이주한 추자도 주민들의 절반을 추쇄하여 진도로 옮기려는 전라도 관찰사의 진도 목장 계획이 있었다. •추자도 왜구 침략 이후 제주를 침범한 사례를 내용에 따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충혜왕 2년(1341)에 왜구가 정의현에 쳐들어 왔으며, 이듬해에는 무려 700여 척의 배가 내침을 했다. 충정왕 3년(1351)에 왜구가 귀일촌에 침범했다. •또 공민왕 원년(1401)에는 왜구가 우포(友浦:옛 이름이 범질포인 것으로 보아 화순포이다. 우포(벗개)라면 용수리를 말하기도 한다)를 침범하였다. •공민왕 8년(1359)에는 대촌(제주성안)까지 침범하였다. •우왕 2년(1376)에 왜적 600여 척의 대규모 왜구가 제주 주변을 맴돌다가 제주를 침범하니, 탐라 성주 고신걸(高臣傑)이 왜구와 싸우다가 화살을 맞아 부상당해서도 끝까지 전의를 잃지 않고는 왜구를 격퇴시켰다. 승전을 접한 고려 정부는 고신걸에게 특별히 정2품 호조전서(戶曹典書)의 벼슬을 내렸다. •우왕 3년(1377) 여름에 왜적이 다시 침입하였는데, 전라수군 도만호(都萬戶) 정룡(鄭龍) 등이 병선 2척으로 정탐하다가 왜선 1척을 포획하여 모두 죽였다. •태종 원년(1401)에 왜구들이 제주 서촌 마을인 곽지촌에 쳐들어가 노략질을 하였다. •태종 4년(1404) 왜구가 고내촌과 명월촌을 침범하였다. •태종 6년(1406) 1월에 왜선 16척이 제주를 노략질하니 제주 병사들이 이를 물리쳤다. 동년 3월에는 왜선 14척이 추자도에 정박하자 전라도수군절제사 구성미(具宬美)가 나아가 싸워 이를 격퇴하였다. 가을 7월에 왜적이 다시 쳐들어와 산남쪽에서부터 돛을 바람에 날리며 대정현 죽도(竹島:차귀도)에 다다랐는데 이때 안무사 이원항(李原恒)과 판관 진준(陳遵) 등이 이들을 맞아 공격하니 왜적들이 바로 물러갔다. •태종 8년(1408)에 왜적이 조공천으로 들어왔다. •태종 18년(1418) 왜적이 우둔(牛屯:구좌읍 행원 어등포 우목장), 우포(牛浦: 한경면 용수리), 차귀 등지를 침범했다. •세종 26년(1444) 왜구들이 제주(濟州)에서 노략질하다가 변방을 지키는 장수(邊將)에게 사로잡히고 나머지 도적은 대마도(對馬島)로 도망쳤다. 세종이 이예(李藝)를 파견하여 대마도주에게 도망쳐 간 나머지 도적들을 잡아서 보내라고 유시하니, 대마도주도 감히 숨기지 못하고 이예가 돌아올 때 도망간 왜구를 데려왔다. • 중종 5년(1522) 왜변으로 추자도 주민 30여 명이 살해되었다. • 중종 31년(1540) 가을 8월 제주 목사 권진(權軫)과 판관 한근(韓瑾)이 왜적이 침입하여 백성들에게 피해를 끼친 죄과가 암행어사 원수장(元壽長)에게 적발되어 둘이 함께 파직되었다. •명종 7년(1552) 여름 5월 왜적과 중국 떠돌이 상인 등의 8척의 배가 표류하다가 정의현 하천리 천미포(川尾浦)에 도착하여 백성들을 죽이고 약탈했다. 이 기록은 아래와 같다. 정의현 천미포 왜란 제주의 대표적인 왜구 침략 사건으로는 천미포 왜란(川尾浦 倭亂)을 들 수 있다. 천미포는 제주어로 지역 주민들은 ‘내끼’나 ‘내깍개’라고 하는데 ‘내(河川) 끝(尾)’에 있는 포구’라는 뜻이다. 또 이곳을 다른 이름으로 구진포(寇進浦)라고도 한다. 즉 ‘왜구를 물리친 포구’라는 뜻이다. 제주의 해안 지형은 아무 곳이나 배를 댈 수 없다. 오래전 어사 김상헌이 제주섬 지형이 날카로운 점을 지적했다. 보이지 않는 암초들이 송곳처럼 숨어 있어서 배를 함부로 대었다간 파선의 위험이 커 왜구들은 포구가 있는 곳을 선택하여 상륙한다. 천미포도 외항은 만처럼 돼 있어 큰 파도를 막아주고, 포구는 천미천 하류가 돼 넓은 지형을 이루고 있어서 상륙에 좋은 입지를 가지고 있다. 명종 7년(1552) 제주목사 김충렬(金忠烈, 1503~1569)은 정의현(旌義縣) 천미포에 왜구가 침략했다는 사실을 조정에 보고하였다. 남쪽 대양(大洋)으로부터 황당대선(荒唐大船) 2척이 천미포로 상륙하여 주민(浦口民)들을 살해하고 재물을 약탈하자 정의현감 김인(金仁)이 접전을 벌여 왜구 1인을 생포하였으나 날이 저물고 비가 와서 왜구가 물러가자 진을 치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이때 하륙(下陸)하여 싸움을 벌인 왜구의 수는 약 70여명, 배 위에 줄지어 선 왜구는 중국인을 포함한 수백 명이었다. 날이 밝자 왜구들은 험하고 단단한 암벽에 의지하여 방패로 앞을 가리고 조총을 쏘아대며 활로 쏘면서 방어를 계속하였다. 왜구들은 아군이 진격하면 큰 소리를 지르며 나와 대적하기를 반복하니 제주의 장졸(將卒)과 말이 모두 피곤하였고, 아군은 병기마저 부족하여 이들을 격퇴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제주목사 김충렬은 수십일 동안 왜구와 싸워 성과를 올렸지만, 일부 왜구는 배를 타고 도망을 갔고, 다른 왜구는 산 속에 숨어 주민과 군졸들을 사상케 하는 실책을 범하였다. 제주목사 김충렬은 고전(苦戰) 끝에 망고삼부라(望古三夫羅)를 사로잡았으나 나머지 왜구를 진멸(殄滅)하지 못하고 어선을 훔쳐 달아나면서 퇴로를 열어준 책임으로 정의현감 김인과 함께 죄인으로 유배되었다. 체포된 망고삼부라는 성천부(成川府)로 유배를 갔다. 왜란(倭亂)이 일어나자 조정에서는 제주목사 김충렬처럼 병무(兵務)에 어두운 문관(文官)보다는 무관(武官)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무관 출신 이정(李玎)을 제주목사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이정은 변방의 제주목사로 부임하는 것이 두려워 부임을 미루다가 결국 왕명과 국법을 어겼다는 죄로 의금부로 압송되어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죄가 감형되어 절도(絶島)의 군졸로 강등되었다. 다시 후임 제주목사는 무관 출신인 남치근(南致勤, ? ~ 1570)이 임명되었다. 남치근은 기개가 높은 장수로 담력이 크고 지략이 뛰어난 인물이다. 남치근은 왜구 격퇴의 공으로 전라도병마절도사가 된 무장(武將)이며, 후에 그는 한성부 판윤(判尹)의 요직을 거쳐, 경기·황해·평안 삼도토포사(三道討捕使)가 되어 1562년 황해도 재령의 해서(海西)에서 난을 일으킨 임꺽정을 효수한 인물이기도 했다. 남치근은 곧바로 제주에 부임하면서 군비(軍備)를 증강하여 왜구의 재침략에 대비하였다. 1554년 5월 왜선 한 척이 천미포에 상륙하자 남치근은 배에서 내린 왜구 10여 명 중 1명을 사살하고 왜구를 격퇴하였다. 1554년 6월에도 다시 제주목사 남치근으로부터 왜인 12급을 참하였다는 보고를 받은 승정원은 왜구의 침략이 한두 번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는 것을 염려하여 변방 제주를 지킬 보다 구체적인 계책을 논의하라고 비변사에 지시를 내렸다. 이의 대책중 하나가 유사시 가리포 첨사(僉使)의 신속한 군사 지원이었다. 같은 해 가을 7월에 제주 목사 남치근이 왜적의 배 2척을 포획하여 그 공으로 품계를 올려 받았다. 나쁜 일은 연이어 잘 일어난다. 이미 조성된 상황을 바로 해결하지 않을 경우 연달아 일어나는 것이다. 모든 일이 평소에 대비해 놓지 않으면 마침내 작은 불씨가 번져 큰 불이 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불은 늘 마른 대로 번지고 물은 언제나 젖은 대로 흐르는 것이다. 이미 길이 만들어져 흐름이 있어서 시간만 기다리고 있는 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