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제주에서 딥페이크(허위 영상물) 성범죄로 8명이 검거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다수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제주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로 검거된 피의자는 전체 8명이다. 이들은 모두 송치된 상태다. 이 중 5명이 10대 청소년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5월엔 도내 한 국제학교에서 여학생 11명의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해 공유한 10대 남학생 4명이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또래 여학생 11명의 얼굴 사진을 다른 여성의 나체 사진과 합성해 성 착취물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8월부터 딥페이크 성범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며 "허위 영상물을 발견하거나 피해를 당한 경우 적극 신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심야에 금은방을 턴 10대·20대 관광객 3명이 범행 2시간 30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3일 특수 절도 혐의로 20대 A씨와 10대 B·C군 3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이날 오전 2시 10분 제주시 일도동 한 금은방으로 이동해 돌로 유리 출입문을 깨고 들어가 순식간에 순금 팔찌 등 시가 6000만원 상당의 귀금속 수십 점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 발생 7분 뒤 경비업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2시간 30분 만인 오전 4시 48분 제주시 한 모텔에 숨어있던 이들을 검거하고 피해품도 모두 회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주 전 제주도에 관광차 들어와 체류하던 중 이날 제주를 떠나기 전 생활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또 다른 범죄를 저질렀는지 추궁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집에 있던 이불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4일 제주소방안전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60대 남성 A씨는 이날 새벽 0시 30분쯤 제주시 화북동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라이터를 이용해 이불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화재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불과 집 내부 일부가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홧김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검거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다음달 28일까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기획전시실에서 '해외 세계유산의 제주 나들이'전(展)을 연다. 이번 전시는 제주 세계자연유산과 자매결연한 해외 세계유산 지역을 제주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다음달 11일 열리는 세계유산 글로벌 리더스 포럼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전시는 해외 자매결연 지역별 포토존, 사진, 영상, 기념품 등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각 세계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이 해외 세계유산 지역을 여행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제주도는 현재 7개 세계자연유산 지역과 자매결연을 한 상태다. 다음달 세계유산 글로벌 리더스 포럼 기간에는 말레이시아 사바공원청과 자매결연에 나설 예정이다. 강석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전시회는 해외 세계자연유산의 우수성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세계유산 글로벌 리더스 포럼을 기념하는 특별전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로비에서는 거문오름용암동굴계 화보집 '어둠에서 빛으로...14㎞의 여정' 발간을 기념하는 특별전도 만나볼 수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신혼부부에게 월 임차료 2만5000원에 불과한 공공임대주택이 제주에서 공급된다. 연세로는 고작 30만원이다. 제주도는 또 첫 아이 출산 장려금도 무려 10배 늘려 5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제주도는 인구정책 종합계획(2025∼2029년)에 따라 내년부터 공공임대주택 600세대를 대상으로 신규 입주한 신혼부부에 연 30만원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고 12일 밝혔다. 또 첫 아이 출생 장려금을 10배 늘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구정책 신 전략사업' 추진 계획을 공표했다. 우선 도는 도내 신혼부부에게 기존 임대주택보다 저렴한 월 임차료 2만 5000원, 연 30만원에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도는 또 '제주청년 The+하영드림 주택 마련 지원' 정책을 통해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한다. 주택 구입자금 대출을 받은 지 7년 이내의 신혼부부와 자녀 출산 가정을 대상으로 최대 3억원 대출금의 이자 중 최대 1.5%, 연 45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도 포함됐다. 신혼부부는 0.2%, 1자녀는 1%, 2자녀는 1.3%의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청년드림대출 0.2%를 추가하여 최대 1.5%까지 지원된다. 또 '제주청년 희망충전 월세지원사업'을 통해 35~39세 무주택 청년 세대주에게 월 20만원의 임차료를 최대 12개월간 지원한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청년 월세 한시 특별지원' 정책의 연령 제한(19~34)으로 빠진 30대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출생 및 육아 지원 분야에서는 첫 자녀 출산 가정에 기존 50만원의 육아지원금을 500만원으로 대폭 확대해 2년에 걸쳐 분할 지원한다. 또 '24시 육아코칭' 서비스를 통해 임산부와 영유아 가정에 24시간 상시 육아 상담과 정보를 제공한다. 일·가정 양립 촉진을 위해 '가족친화인증기업 지방세 감면'과 '가족친화인증기업 근로자 자녀돌봄휴가 환경 조성'을 위한 업무대행 수당 지원 정책도 실시한다. 공공 부문에서는 선도적으로 '4.5일제'와 '주 1일 재택근무제'를 도입해 일·생활 균형 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정주 인구 증가와 생활 인구 확대를 위해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디지털 노마드 비자 도입' 등의 정책도 추진된다. 앞서 지정된 하원테크노캠퍼스 지구를 시작으로 추가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통해 대규모 기업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번 계획은 '2025~2029 인구정책 종합계획' 수립 용역의 일환으로 올해 12월 완료를 목표로 중점 추진할 대표적인 전략 사업들을 우선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는 인구 문제를 경제 활성화, 삶의 질 향상, 지역 경쟁력 강화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청년층의 정주 여건 개선, 출산과 육아 지원 강화, 가족 친화적 기업 환경 조성 등을 통해 인구 유출 방지와 새로운 인구 유입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목적이다. 인구정책 신 전략사업은 ▲주거 안정 ▲출산 및 육아 지원 ▲일·가정 양립 촉진 ▲인구 유입 등 4대 핵심 분야로 구성됐다. 최명동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인구정책 신 전략사업은 제주의 지역적 특성과 도민들의 실질적인 요구를 면밀히 분석해 마련했다"며 "이 정책들이 인구 유출 방지와 유입 촉진에 기여하고 제주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실장은 이어 "일부 정책들은 현재 관계 부처와 사회보장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거나 준비 단계에 있다"며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시행 시기와 방안을 꼼꼼히 준비해 추후 확정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무등록 여행업을 운영하며 2억원 이상의 불법 매출을 올린 중국인이 적발됐다. 제주자치경찰단은 13일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불법 무등록 여행업을 한 중국인 A씨를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관광진흥법 위반으로 중국인이 구속된 첫 사례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7월부터 제주에 체류하며 배우자 B씨와 함께 불법 여행업을 해 왔다. 이들은 중국 현지 지인을 통해 관광객을 모집하거나 직접 중국 인터넷 플랫폼에 제주 관광 홍보 영상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했다. 이들은 모집한 중국 관광객들에게 하루 20만원에서 30만원의 비용을 받고 운송, 통역 안내, 입장권 대리 구매, 식당 알선 등 여행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는 지난해 9월 B씨가 무등록 여행업 운영 혐의로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B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증거 자료를 임의 제출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자치경찰단은 제주지방검찰청과 협의해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압수·수색·검증영장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분석해 A씨와 B씨의 역할 분담과 조직적인 범행 수법을 밝혀냈다. B씨는 주로 중국 현지 브로커와 연락하며 여행 스케줄 정리, 차량 배차, 장부 작성, 비용 정산 등을 담당했다. A씨는 관광객들을 인솔하며 관광지 안내, 입장권 대리 구매 등 여행 편의를 제공했다. A씨는 또 관광객 알선 계약서 작성과 관광지 리베이트 관리도 맡았다. 이들은 가짜 여행사 명함을 제작해 관광지와 식당 등에서 리베이트를 받는 등 조직적으로 불법 영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신들의 일정과 겹치는 관광객들을 도내 거주 중국 재외동포 약 200여명에게 알선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17개월 동안 1000여차례에 걸쳐 2억3500만원의 불법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경찰단은 A씨를 구속하고 현재 중국으로 출국해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 부인 B씨에 대해서는 기소중지로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중국인 무등록 여행업 운영 사건들과의 연관성을 면밀히 조사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박상현 제주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무등록 여행업으로 인해 합법적인 여행업체의 피해와 내국인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 여행객 사고 발생 시 법적 보호 미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불법 행위에 엄정히 대처해 제주 관광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관광객 권익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의 가로등 설치가 미흡해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며 A씨(41)가 4일째 소란을 피우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경 A씨는 렌트한 차량으로 제주도청 주차장 입구를 막고 소란을 일으켰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요구로 차량을 주차장으로 옮겼다. 그러나 A씨는 다시 입구를 막고 소동을 벌였다. 다시 출동한 경찰과 실랑이 끝에 A씨는 차량을 다시 이동시켰지만 "담배를 피우겠다"며 주차장 내에서 흡연을 시도했고 경찰의 제지로 결국 지정된 흡연구역에서 흡연하는 등 소란이 계속됐다. 현장에 있던 청원경찰에 따르면 A씨는 몇 주 전 제주도 여행 중 남조로 인근에서 사고를 당했으며 사고의 원인을 가로등이 없어 어두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 책임이 제주도에 있다고 주장하며 도청에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11시경에도 제주도청 본관 입구에 차량을 주차하고 노래를 크게 틀며 흡연을 시도했다. 또 본관 내부로 들어와 기자실과 기타 부서의 출입을 시도하는 등 4일째 소란을 일으켰다. A씨는 경기도 여주시에 거주 중이며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집행유예 기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출동한 연동지구대는 A씨에 대한 처분을 묻는 질문에 "현재 청사에서 별도로 A씨를 고소하거나 진정을 하지 않아 수사 대상이 아니다"며 "현행범 체포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중대한 범죄행위나 위협을 줄 정도로 행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A씨가 현행범 체포를 할 정도의 중대한 범죄가 확인 된다면 출동해 체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차량을 주차장으로 이동 시킨 뒤 제주도청 앞에서 피켓시위에 동참하고 진입하는 차량에 손짓하며 소란을 이어가는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영훈 제주지사의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2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지사의 상고심에서 검찰과 오 지사 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 원심 판결 벌금 90만원을 확정했다. 오 지사는 이에 따라 지사직은 유지하게 됐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만 당선이 무효가 돼 직을 잃는다. 대법원은 아울러 정원태 제주도 전 중앙협력본부장, 김태형 전 대외협력특보, 사단법인 대표 A씨, 컨설팅업체 대표 B씨 등 5명에 대한 검찰과 오 지사 측의 상고도 모두 기각했다. 정 전 본부장 벌금 500만원, 김 전 특보 벌금 400만원, A씨 벌금 500만원, B씨 벌금 300만원에 548만2456원 추징도 확정됐다. 오 지사는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전인 2022년 5월 16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업 관계자들을 동원해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약식을 열어 이를 언론에 보도되게 함으로써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협약식 개최 비용을 법인 자금으로 기부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와 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지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도내 직능별·단체별 지지 선언을 유도해 불법 경선 운동을 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1심과 2심 법원은 오 지사의 혐의 중 협약식 관련 사전선거운동만을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충분히 하지 않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 위반죄와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점이 없었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오 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제주도민의 선택으로 부여받은 도지사의 책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원심을 확정한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미필적인 고의로 인해 선거운동기간 전 규정된 방법을 제외한 선거운동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리적인 해석에 아쉬움이 남지만 더 신중한 자세로 도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국제공항이 추석 연휴 동안 내국인 항공기 탑승객을 대상으로 주차비를 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공항 주변의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 한국공항공사는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특별교통대책반을 운영하고 사상 처음으로 국내선 여객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정부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제주공항은 이 기간 동안 정규 주차장 2200면과 임시 주차장 800면을 포함해 전체 3000면을 운영한다. 주차장은 기존 방식대로 카드 결제를 해야 하며 국내선 탑승권과 영수증을 제출하면 사후에 주차비 면제를 받을 수 있다. 또 무료 회차 시간이 기존 10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나 3시간 내에 주차장을 떠나면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이 시간을 초과할 경우 요금 정산이 시작되며 공항 주차 홈페이지(park.airport.co.kr)를 통해 30일 이내에 국내선 탑승권 등의 증빙을 제출하면 주차비를 환불받을 수 있다. 탑승권이 없는 공항 이용객과 국제선 여객은 무료 주차 혜택을 받을 수 없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제주공항은 혼잡에 대비해 주차 안내 요원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추석 연휴 동안 약 53만 7000명이 제주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엔 하루에만 9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복근 제주공항장은 "추석 연휴에는 탑승 시간을 고려해 일찍 공항에 도착할 것을 권장한다"며 "첫 무료 주차 시행으로 만차가 예상되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항 주차장의 혼잡과 만차 정보는 티맵(TMAP), 카카오내비, 네이버 앱 및 웹사이트, 그리고 제주공항 홈페이지(www.airport.co.kr/jeju)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는 12일 오후 배우 최대철씨가 제주도청을 방문해 오영훈 지사와 면담하고, 제주 고향사랑기부금을 기탁했다고 이날 밝혔다. 2004년 뮤지컬 ‘돈 조바니’로 데뷔한 최대철씨는 드라마 ‘왔다! 장보리’, 영화 ‘돈 크라이 마미’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왔다. 2021년 KBS2 드라마 ‘오케이 광자매’에 배변호 역으로 출연해 KBS 연기대상 남자 조연상을 수상했다. 최씨는 올해 2월부터 제주도체조협회와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홍보대사를 맡은 데 이어 이번 고향사랑기부 동참으로 제주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오 지사는 이날 집무실에서 최씨를 만나 제주 고향사랑기부 동참에 감사를 표하고, 제주사랑 실천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원 이내 금액을 기부하면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액의 30% 이내에서 지역 특산품 및 관광상품 등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제주도는 연간 10만원 이상 기부자에게 ‘탐나는 제주패스’를 발급해 공영관광지 35개소 무료 또는 할인입장, 민영관광지 할인 혜택 등도 제공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고향사랑e음(https://ilovegohyang.go.kr) 시스템 또는 전국 농·축협과 농협은행, 제주공항 및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은행 창구에서도 납부할 수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신세계그룹 산하 신세계엘앤비(신세계L&B)가 오비맥주에 제주소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1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의 자회사인 오비맥주에 제주소주 부지, 공장, 지하수 이용권을 모두 넘기기로 했다. 신세계L&B는 지난 7월 주주총회에서 제주소주를 새로운 법인으로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하며 매각 가능성을 일찌감치 시사한 바 있다. 2011년 제주 향토기업으로 출발한 제주소주는 2014년 ‘올레 소주’를 출시해 판매했다. 이후 2016년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190억원에 제주소주를 인수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제주소주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소주를 인수한 이마트는 2017년 기존 올레 소주를 ‘푸른밤’으로 리뉴얼해 출시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이 장악한 국내 소주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마트는 4년간 제주소주에 570억원을 투자했으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고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434억원에 달했다. 2021년 이마트는 제주소주를 자회사인 신세계L&B에 넘겼고, 이후 국내 소주 시장에서 철수하며 수출용 소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갔다. 매각에 앞서 신세계L&B는 지하수 이용기간을 2027년 7월까지 연장했다. 양측은 매매 대금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앞세운 강력한 유통망을 통해 소주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진로하이트의 ‘참이슬’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오비맥주의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도로에서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중앙선 침범 사고를 잇따라 내고 도주한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 여경은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41)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 구형량과 같다. 여 판사는 "음주 무면허 사고는 엄벌이 불가피하며 피고인은 교통사고를 잇따라 낸 뒤 도주해 음주 측정이 불가할 정도로 한라산에 있다가 나타나 붙잡혔다"며 "피해자가 여러 명이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도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음주운전 관련 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10일 오후 6시 39분께 한라산 성판악 탐방안내소 인근 5·16도로에서 서귀포 방면으로 지인 소유 쏘나타 승용차량을 몰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승용차 3대를 잇따라 들이받은 뒤 도주하다가 또다시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간선버스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첫 사고가 나자 잠시 멈췄던 A씨는 이내 파손된 차를 몰고 달아나다가 또다시 중앙선을 침범해 버스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한때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두 번째 사고를 내고 나서야 차에서 내린 A씨는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경찰 등이 출동하기 전 차량을 놔둔 채 인근 수풀 속으로 달아났다. 이후 이튿날 오전 8시 20분 사고 현장에서 약 13㎞ 떨어진 제주시 양지공원 인근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씨는 2018년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로 차를 몰다가 사고를 냈다. A씨는 초기 진술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사고 당일 점심때 식당에서 반주로 소주 4∼5잔을 마셨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해당 식당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A씨가 여러 차례 술을 마신 영상을 확보했으나 음주 수치가 검출되지 않아 음주운전 혐의는 끝내 적용하지 못했다. 경찰이 사건 발생 약 13시간 40분 만에 A씨를 긴급체포해 진행한 음주 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는 0%로 나왔다. 곧장 채혈도 진행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음주 수치는 검출되지 않았다. 현행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려면 반드시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기법도 있지만 역추산할 첫 수치가 필요해 음주 수치가 검출되지 않은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민선 8기 제주도정이 추진 중인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 행정이 공무원들에게 서명 실적을 강요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도민운동본부에 따르면 시민사회단체와 법정 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제주특별자치도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도민운동본부'는 지난달부터 도민들을 대상으로 주민투표 실시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서명운동은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기초자치단체 도입 문제를 도민 스스로 결정하자는 민간단체의 요구에서 시작됐다. 기초자치단체 설치는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되며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 장관의 주민투표 요구, 제주도의회의 의견청취 및 주민투표 발의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도는 지난 7월 29일 주민투표를 행안부에 건의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도민운동본부는 온라인 QR코드를 통해 기초자치단체 부활 여론 형성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주민투표 촉구 서명운동을 위한 수기 서명부를 만들어 모든 부서와 읍면동에 서명을 요청하고 참여율이 저조하자 이를 파악하고 보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귀포시는 서명 참여율이 낮다는 이유로 전 부서에 수기 서명부의 서명인 수를 퇴근 전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또 이를 부시장 보고 사항으로 강조했다. 이미 한 차례 서명부 현황을 제출하도록 한 서귀포시는 제출하지 않은 부서에 대해서도 서명 현황을 추가로 제출할 것을 요구하며 직원과 가족, 내방객 등 다양한 인원의 서명을 독려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민간 차원의 서명운동을 행정이 직접 개입해 서명을 강요하고 실적을 보고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부서에서는 "가족과 친척들의 이름을 서명부에 채워 넣어 보고한 사례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방식이라면 서명이 중복될 가능성도 높다. 자연스레 행안부에 제출할 서명부의 신뢰성도 훼손될 우려가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다양한 단체가 모여 한 목소리를 낸 점에서 긍정적인 내부 평가가 있었고 행정도 이에 동참하자는 의견이 모였다"며 "보고사항으로 공식 평가하지는 않지만 도민들의 참여도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복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장의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서명을 받자는 취지이지 가족이나 친지의 이름을 적도록 권장하지 않는다"며 "서명운동은 도민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지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수년 만에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도민의 뜻이 모여 방향이 설정된 만큼 주민투표 실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제주도가 추진 중인 정책이며 제주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일이니 참여를 독려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 홈페이지 등을 대상으로 올해에만 110만여건의 해킹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인공지능(AI) 통합보안관제시스템으로 모두 차단, 실질적인 정보 유출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는 클라우드 기반의 AI 통합보안관제시스템을 통해 올해 상반기 동안 약 110만건에 달하는 사이버 잠재 위협을 차단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도, 행정시, 지방공기업, 출자·출연기관을 아우르는 사이버 관제 시스템이다. 지난해 2월부터 제주도에서 총괄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 이후 도와 행정시, 산하기관의 정보시스템과 네트워크를 24시간 365일 모니터링하며 날로 지능화되는 사이버 공격과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응하고 있다. 시스템은 특히 수집된 로그 기록을 바탕으로 위협 정보를 식별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탐지 학습을 통해 악성코드, 웹 취약점, 비인가자 접근 시도 등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되면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탐지 능력을 스스로 향상시켜 빠르게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보안 관제 및 대응 인력이 부족한 출자·출연기관에서도 이상 징후를 탐지할 수 있게 돼 정보보안 강화에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 도입 이후 지난해에는 약 10만에서 15만건의 잠재적 위협 요인을 차단한 바 있다. 올해는 1월과 2월에 해킹 등의 잠재적 위협 요인이 급증해 상반기에만 110만건에 달하는 위협을 차단했다. 대부분의 시도는 보안이 취약한 미사용 네트워킹 시스템을 노린 침입으로 분석됐다. 현재는 이 같은 취약 시스템이 모두 대체된 상태다. 양제윤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도와 행정시뿐만 아니라 유관기관과 협력해 정보보안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체계적인 보안 체계를 확립하겠다"며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행정 및 도민의 중요한 정보를 보호하고 정보보안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절도 범죄로 복역 후 또 키가 꽂힌 차량을 훔치고 차 안에 있던 카드로 쇼핑까지 하려한 6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는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60)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3일 오전 제주시 이도동 한 도로에 키가 꽂힌 채 정차돼 있던 차량을 몰고 인근 마트로 가 차 안에 있던 카드로 47만원 상당의 주류와 생활용품 등을 결제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차량을 도난당한 피해자가 즉시 카드 거래를 정지하는 바람에 결제 시도 문자메시지가 전송되면서 위치를 확인한 경찰이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출동 당시 훔친 차 안에 있던 A씨는 하차 요구에 응하지 않고 차를 앞뒤로 몰며 달아나려고 했다. 경찰이 삼단봉으로 운전석 유리창을 깨 도주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다치고 도난당한 차량과 주차된 다른 차량이 파손됐다. A씨는 이에 앞서 지난 5월 마트 주차장의 승용차에서 신용카드를 훔쳐 편의점 등에서 결제하고 인테리어 공사 중인 집에 들어가 전기드릴을 훔치는 등 여러 건의 절도 행각을 벌인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4월 27일 제주시의 한 주점에서 술값을 내지 않고 무단취식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생계 유지를 위해 범행했다고 하지만 생계와 직접 관련 없는 물품도 포함됐으며, 출동한 경찰이 훔친 차량 운행을 제지하자 이를 무시하고 경찰관을 들이받기까지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또 "동종 범죄 전력이 많고 가장 최근에는 2019년 절도 범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올해 1월까지 복역한 직후 또 범행했으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다만 오랜 수형 생활로 적절한 생계유지 수단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중 범행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애덤 매케이 감독은 지구를 완전 파괴할 정도의 거대 혜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는 상황을 맞이한 미국이라는 사회가 보여주는 어이없는 대응을 한바탕 풍자극으로 보여준다. 대통령이든 재벌기업이든 중차대한 위기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데 혈안이 돼 있을 뿐이다. 거대 혜성이란 ‘위험한 변수’가 나타났다. 충돌하면 종말이다.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백악관은 중차대한 위기 상황에서도 정치적 계산기 두들기기에 여념이 없다. 미국 최대 재벌기업 회장은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거대혜성에서 희토류를 추출해서 거대 이윤을 창출할 기대감에 흥분한다. 미국 정부도 희토류를 미국이 독점할 욕심에 러시아, 중국 등 우주강국들과의 국제공조를 거부한다. 일반 대중은 6개월 후에 거대혜성이 지구에 충돌한다고 하는데도 여전히 셀럽들의 가십기사만 클릭질해 댄다. 그러는 사이에 거대혜성은 쉼 없이 날아 마침내 지구 상공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제야 미국과 온 세계는 자포자기 상태로 저마다의 온갖 신들에게 기도하거나 아니면 괜히 술 퍼마시고 총질해대고 이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들을 약탈하고 여기저기 불 질러대면서 종말을 맞는다. 혜성 충돌 직전까지
추석 명절이 예년보다 일찍 다가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도 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답답하고 우울한 소식들이다. 소비가 부진해 장사가 안되고, 경기가 침체해 세금이 덜 걷힌다. 가계부채가 악화하며 쌓이는데 집값은 다시 또 오른다. 게다가 어디가 갑자기 아파도 병원에서 치료받기조차 힘들다. 오랜 고물가ㆍ고금리 상황에서 실질소득이 감소했다. 가계 여윳돈이 8개 분기 연속 축소하며 평균 100만원 선에 턱걸이했다. 이런 판에 안정돼 가던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경착륙을 막겠다며 디딤돌ㆍ버팀목대출 등 저금리 정책 대출을 풀어 집 구매를 독려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집값과 전셋값이 다시 뛰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 투자)’가 재연됐고,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급증했다. 그 결과, 불어나는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에 내수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집계되는 등 물가가 점차 안정되는 추세다. 물가상승률만 보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만한데 급등세인 집값 때문에 한국은행이 고민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에서 경제가 ‘블록버스터급’
거대 혜성이 정확히 지구를 정조준하고 풀 스피드로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측한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와 디비아스키 연구원(제니퍼 로렌스 분)은 곧바로 백악관을 찾아가 올린 대통령(메릴 스트립 분)에게 보고한다. 민디와 디비아스키는 즉각적인 범국가적 대응을 기대하지만, 백악관 참모들은 그 사실을 ‘국가기밀’로 분류하고 봉인해 버린다. 거대 혜성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봉인한 ‘국가’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지구를 완전히 파괴할 정도의 거대 혜성이 6개월 후에 지구와 정면충돌한다는 사실을 공표해 버리는 순간 온 나라가 패닉에 빠질 수 있어서다. ‘뱅크런’이 일어나고 전국에서 약탈과 방화가 벌어질 것도 자명하다. 혜성이 도착하기도 전에 지구는 종말을 맞을지 모른다. ‘국익’을 위해서는 이런 끔찍한 정보는 함부로 공표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민디 박사와 디비아스키는 올린 대통령의 조치가 국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중간선거라는 ‘개인적 이유’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루이 14세의 ‘짐이 곧 국가다(État, c'est moi)’라는 선언이 전제되지 않는 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민디와 디비아스키는 대통령의 함구령을 거부하고 방송 프로그램에
추석이 보름 앞까지 다가왔다. 며칠 전부터 할머니 산소를 맡고 있는 언니의 마음이 분주하다. 2남 7녀가 있으니 구태여 다섯째 딸이 노심초사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어쩌다가 한 번 앞장선 벌초가 자기 일, 그야말로 독박 벌초가 돼버렸다. 할머니 산소는 의외로 단정하였다. 주위의 묘들이 산발을 하고 있다면, 할머니는 머리카락이 어깨를 살짝 덮을 정도다. 늦가을이라면 오히려 찬바람을 가려주겠다 싶은 아늑함마저 느껴졌다. 그동안 산소를 염려할 아버지가 생각날 적마다 ‘산소에 와서 잡풀을 뽑았다’라는 언니의 말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인지 언니에 대한 미안함인지 모를 감정이 목에 걸려 얼얼했다. 언니의 등에 업혀서 산담에 올라앉은 어머니가 주위를 살피신다. 중문 오일시장으로 가는 외길과 아득히 내다보이는 바다, 나무에 달린 풋귤들이 기억을 되살린 것일까? 어쩐지 낯익어 보이는 비석을 가만히 살펴보더니, 돌 틈을 비집고 올라온 고사리를 뽑기 시작한다. 드디어 상황을 파악하셨나? ‘감히 우리 서러운 시어머니 산소에 줄기를 뻗치다니…'하는 자세로 잡풀들을 있는 힘껏 잡아채신다. 혹시나 넘어지면 어쩌나 싶어서 호미를 들고 선 내가 안절부절못하니, 언니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서북청년단이 온 이후 섬주민들과 육지에서 온 사람들간의 감정은 격화되었다. ···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칼에 개의치 않고 떨쳐 일어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원인 없이는 행동도 있을 수 없다.”(동아일보 1948년 11월11일자)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갈지라도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신문은 그래서 기록으로 전하는 역사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 역사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 지금 횡행하기에 그렇다. 느닷없이 제주4·3 75주기를 맞아 제주란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의 소식을 접하고 나오는 소리다. 무수한 양민들이 하루 아침에 제주란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그 참혹한 비극을 추념하겠다는 시기에 나오는 황당무계다. 추념공간 어귀에서 그들이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금 현존하는 서북청년단(西北靑年團)은 2014년 9월 결성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성과다. 그해 11월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을 재건했다.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건국을 방해했다.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사기(史記)』는 중국 고대 왕국으로부터 전한(前漢) 시기까지 중국 1000년 역사를 다룬 책이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이 기술했다. 총 130권 52만6500자에 이른다. 방대한 분량도 그렇지만 『사기』가 빛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천하 이치를 깨닫게 하는 역사서의 귀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사기』 마지막 편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정치 지도자의 통치 형태를 5개 등급으로 나눈다. “고선자인지(故善者因之), 기차이도지(其次利道之), 기차교회지(其次敎誨之), 기차정제지(其次整齊之), 최하자여지쟁(最下者與之爭)!” 풀이하면 이렇다. “가장 좋은 것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순리(順理)의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을 이익으로 이끄는 정치다. 그 다음은 백성을 가르치고 깨우치는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들을 단속하여 가지런히 하는 정치다. 가장 못난 정치는 백성들과 더불어 다투는 것이다." 백성을 이해시키고, 스스로 따르게 할 일을 놓아두고, 오히려 백성과 갈등을 일으켜 고통스럽게 하는 통치 행태가 최악이라는 것이다. 그렇게도 자신이 없나? 무에 두려울 게 있다고 이리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가? 이게 우리 존립의 근거인지 도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
‘위대한 제주시대를 연다.’ 1995년 6·27 지방선거에서 승리, 민선 1기 제주도지사에 오른 신구범 도정의 출발은 이 슬로건 하나로 함축됐다. ‘경쟁과 자존, 그리고 번영’이란 ‘서브 타이틀’이 붙은 그 슬로건이 던진 화두는 사실 위력적이었다. ‘변방사고’에 머물렀던 제주인들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고취했다. 게다가 그 시절 등장한 다른 민선 지방정부가 내세우는 ‘늘푸른~’·‘맑고 아름다운~’·‘행복한 ○○ 건설’ 등의 천편일률적인 구호와는 아예 수준을 달리했다. 관선 지사를 거쳐 53세의 나이에 민선 1기 제주도백으로 오른 신 전 지사의 발상과 구상은 사실 그 시절엔 획기적이었다. 삼다수란 브랜드로 먹는샘물 국내시장에 진출해 현재까지 부동의 1위 상품으로 키워냈고, 지금으로선 금자탑으로 불리는 제주국제컨벤선센터를 만들어냈다. 제주만의 대표축제이자 세계인의 축제로 기획된 ‘세계섬문화축제’ 역시 신구범 지사시절 작품이다. 제주도가 매해 1천억원에 가까운 로또복권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 역시 그가 지자체로선 처음으로 관광복권을 발행하는 기관의 지위를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98년 민선 2기 제주지사로 우근민 도정이 출범하자 슬로건은 바뀌었다. ‘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은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인 돌하르방을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게메 양! 경 해시민 얼마나 좋으쿠과?" (그러게 말입니다. 그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That's right. How nice would it be to do that?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속담에 한 사람이 높은 벼슬에 오르면 그 딸린 식구도 권세를 얻는다〔계견승천(鷄犬升天)〕라고 하였다. 외척으로 얻은 파벌관계, 종족 관념은 중국문화 전통 속에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왔고 깊이 뿌리 박혀 있다. 그런데 신사들은 그 친척과 친우, 벗이 거지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가문의 명예를 잃고 조상을 욕되게 하는 데에는 방법이 없다. 소자첨〔蘇子瞻, 소식(蘇軾)〕은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천하의 현사를 두루 아끼었다고 전한다. 스스로 “위로는 옥황상제를 곁에서 도울 수 있고 아래로는 비전원(悲田院)의 거지도 곁에서 도울 수 있다”라고 자부하였다. 벗이 거지라 할지라도 결국 벗은 벗이다. 상국(相國)의 증손자, 시를 지어 구걸하다 청나라 때에 상국 문공공(文恭公) 왕욱령(王頊齡)의 증손, 즉 왕유문(王幼文) 원외의 손자가 시가지를 돌아다니며 걸식하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그가 구걸할 때에는 연화락(蓮花落)1)을 부르지 않고 시를 지었다. 점포 사람들 모두 그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기에 늘 그에게 많은 돈을 보시하였다. 그의 부모가 그를 집안에 가둬두기도 하고 묶어두기도 했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하여 도망쳐서는 늘 하던 대로 걸식하였다. 밤에는 시내의 돌 위에 드러누워 잠을 청했다. 나중에는 행방불명이 되었다. 본래 먹을 것 입을 것을 걱정하지 않는 현귀한 가문 출신이 기꺼이 걸식을 행하며 즐거워했으니, 가풍을 훼손하고 가문을 욕되게 했지만 막을 방법이 없었다. 어찌할 것인가, 본인이 좋아서 그러한 것인데. 황실(皇室) 노태야(老太爺), 개방(丐幇)에 가입하다 청나라 광서 중엽에, 수도 남성(南城) 난광(暖廣)에 살던 거지 무리 중에 황조 종실 출신 노태야가 한 명 있었다. 걸식을 달갑게 여겼다. 때때로 창포, 마괘자를 입은 귀인이 다가와 안부를 전하고 돈을 전달하였다. 노태야는 성격이 좋지 않았다. 아무 때나 타인과 싸움했다. 난광 관원이 사람을 시켜 포박하려하니 노태야가 말했다. “너희가 나를 묶는 것은 쉬울 것이다. 그러나 나를 놓아주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상대방이 짐짓 화난 체하며 말했다. “포박하는 것으로 그칠 줄 아느냐, 곤장을 때릴 것이다.” 당시 곤장을 치려면 포박을 풀어야 했다. 포박을 풀 때 노태야의 바지 위에 황대(黃帶)가 둘려있었다. 선례에 따르면 종인부(宗人府) 이외에 다른 관원은 종실 사람에게 형벌을 내릴 수 없었다. “가시오. 곤장도 때리지 않을 것이오.” 어쩔 수 없이 풀어주었다. 현귀 종인 중에 거지 무리에 가입하기도 했던 모양이다. 거지가 됐어도 여전히 종친 특권을 향유하고 있었던 모양이고. 일반인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특별한 거지였다. 친척과 친구 중에 거지가 있으면 가문의 명예를 손상시키기도 했으나, 사인 중에도 거지와 벗을 맺은 경우도 있었다. 청나라 때 산동 내양(萊陽)에 풍아한 사인 강학재(姜學在)가 있었다. 자는 실절(實節)이요, 황제 근신의 둘째아들이다. 그는 동정동산(洞庭東山)을 유람하면서 돈이 있는 사람들과는 교류하지 않았다. 상양승사(相羊僧寺)에서 기념으로 절구시를 벽에 쓴 거지를 초청한 후 상좌에 앉혀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며 함께 술을 마셨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그 거지는 강학재의 손은 잡고 말했다. “당신은 정말로 나의 지기입니다.” 강학재는 기뻐서 이후에도 자주 그와 담론하였다. 나누지 않은 이야기가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만났다. 사찰 스님이 거지를 무시하여 떠나라고 하자, 거지는 스님의 뺨을 한 때 때린 후 떠나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나중에 강학재가 일부러 그 거지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당시 사람들은 강학재가 바른 길을 가는 사람은 만나지 않는다고 비난했으나, 강학재는 마음에 두지 않았다. 바로 ‘아래로는 비전원(悲田院)의 거지도 곁에서 도울 수 있다’고 한 소동파와 같은 기개다. 제왕장상, 사인학자 모두 거지 출신도 있고 거지로 전락한 부류도 있다. 그 친척이나 친구도 예외는 없다. 거지와 친구를 맺기도 하고 거지를 상좌에 앉히고 교류하기도 하였다. 송나라 원나라 이래로 거지 집단이 점차 추락하여 본뜻이 변질된 이후에도, 곤궁해져 거지로 전락하거나 자의적으로 거지가 된 현재(賢才) 은사(隱士)가 적지 않았다. 1) 몇 사람이 간단히 분장하고 대나무 판을 치면서 노래하는 통속적인 가곡이다. 보통 노래의 매 단락마다 ‘蓮花落, 落蓮花’라고 메기는 소리를 붙인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희재(韓熙載), 기방에서 구걸하다 한희재(韓熙載), 자는 숙언(叔言), 오대(五代) 때 유주(濰州) 북해(北海) 사람으로 후당 장종 이존욱(李存勖)의 동광(同光, 923~926) 연간에 진사였다. 그의 부친 한광사(韓光嗣)가 명종에게 피살되자 강을 건너 남당에 의탁하였다. 세종 때에 병부상서를 지냈다. 포용력이 있었고 비굴한 바가 없었다. 해고를 당해도 시종 절기를 잃지 않았다. 문장을 잘 써서, 서현(徐鉉)과 함께 이름을 떨쳤다. 큰돈을 주고서라도 문장을 사려고 하는 사인과 승려, 도사들이 많았다. 이런 아사도 의외로 기원에 가서 걸식하는 것을 놀이로 삼았다. 가기(歌妓) 100여 명을 한꺼번에 사서 하루 종일 가기와 함께 뒤섞여 놀기도 하였다. 낡은 옷을 입고 짚신을 신어 맹인 예인처럼 분장하고서는 홀로 거문고 타면서, 문아한 문객에게 박자판을 들게 하고는 기방에 가서 걸식하는 것을 즐겁고 유쾌하다고 여겼다. 송나라 때 소동파(蘇東坡)가 친우 보각(寶覺)이 낡은 승복을 주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시를 읊었다. “아픈 몸에는 옥대 걸치기도 벅찬 일인데, 불민하여 화살촉 같은 기봉에 떨어지도다. 기생집에서 술이나 얻어먹을 물건으로, 운산 선승의 옛 가사와 바꾸었도다.”1) 바로 한희재의 풍류 일사를 전고로 사용해 쓴 시이다. 이처럼 당시 풍속과 맞지 않는 심리적 변태행위는 대체로 일시적으로 처한 상황이 좋지 않은 고민에서 비롯된, 모든 것을 하찮게 대하고 제때에 즐기려는 심리와 연관이 있다. 송나라 사람 황조영(黃朝英)은 『정강상소잡기(靖康緗素雜記)』에서 평가하였다. “한의재는 본래 고밀(高密) 사람이다. 후주가 즉위 후 북인을 심히 의심하여 독주로 독살당한 자가 많았다. 한희재는 두려워 마음 가는 대로 솔직하게 행동하면서 예법을 준수하지 않았다.” 송나라 사람 주밀(周密)도 『계신잡식(癸辛雜識)』에서 평했다. “후인은 화야연도(畵夜宴圖)로 조롱했지만 그 정서는 슬프기 짝이 없다.” 사림에 거처하는 사람을 보면 풍아하고 맑으며 고아하지만, 역시 위험하고 고생스러워 고충이나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북송 영종 조서(趙曙) 치평(治平, 1064~1067) 때의 전중어사 전기(錢覬)는 왕안석을 따르는 손창령(孫昌齡)을 비판했다가 수주(秀州)로 쫓겨났다. 집안이 가난하고 모친이 나이가 들어 친척과 친구에게 음식은 구걸했으나 의연하여 귀양살이 하는 관리의 형색이 없었다. 사인의 절기를 잃지 않은, 사림이 찬양하는 풍아한 일이었다. 그래서 소동파는 증시를 써서 “오부(烏府) 선생은 쇠로 간을 만들었나”라고 읊으면서 ‘철간어사(鐵肝御史)’라는 명칭이 붙었다. 그런데 한희재와 비교하면 후련하지 못한 억압된 심리가 생겨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한희재보다 유쾌하지 않다. 한희재는 행위가 방종하여 세속 예법의 구속을 받지 않았다. 반면 전기는 예전과 다름없이 도덕군자라는 가식적인 면을 벗어던지지 못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은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인 돌하르방을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어멍 어디 갔당 왐수과?" (어머니 어디 갔다가 오십니까?) “Mom, Where have you been and are you coming?.”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