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UN 국제 고문 피해자 지원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6/art_17509138675186_674234.jpg)
제주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강광보씨가 지난 25일 서울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열린 ‘UN 국제 고문 피해자 지원의 날’ 기념행사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제주시 화북동에서 태어난 강광보씨(84)는 1962년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밀항해 여러 공장에서 일하다 1979년 귀향했다.
그런데 1986년 1월 갑자기 제주도 보안사령부(일명 한라기업사)로 끌려가 온갖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으로 국가보안법 피의자가 돼 7년 동안 옥고를 치렀다. 재심을 청구해 2017년 무죄판결을 받았다.
무죄판결에 따른 형사보상금으로 제주도 간첩조작사건 홍보관인 '수상한 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에 감사패를 받았다.
건강 문제로 행사장에 오지 못한 강광보씨를 대신해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이 감사패를 받았다.
인권의학연구소와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숲'이 주최하고 제주4·3평화재단 등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인권의학연구소 이사장 함세웅 신부,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4·3평화상 위원인 이석태 변호사, 유은혜 김근태재단 이사장, 고문피해자, 인권운동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에서는 고문 피해자들의 증언 영상 상영, 피해 회복 지원 활동을 소개하는 전시, 인권단체 대표들의 발언 등이 이어졌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제주에선 4·3 때 많은 사람들이 고문으로 숨졌고, 이후에는 1980년대 중반까지 고문에 못이겨 간첩으로 조작돼 피해를 입은 분들이 많다"면서 "고문은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히 파괴하는 범죄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고문을 근절하고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책무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UN 국제 고문 피해자 지원의 날’은 1987년 유엔 고문방지협약이 발효된 6월 26일을 기념해 제정됐다. 고문 근절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국제적 연대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유엔 협약이 발효된 1987년은 그해 1월 서울대 학생 박종철 열사가 경찰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 숨진 해다. 이 사건은 '6·10항쟁'의 기폭제가 돼 대통령 직선제 쟁취의 계기가 됐다.
이날 행사가 열린 민주화운동기념관은 박종철 열사가 고문치사 당한 서울 남영동 경찰대공분실 마당에 건립돼 지난 6월 10일 개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