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시장이 낯선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고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위축된 관광 수요를 살리기 위해 마련한 여행지원금 사업은 시행 7일 만에 예산 7억6000만원이 모두 소진됐다. 제주공항 환대부스에는 연일 관광객이 몰렸고 3만여 명이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시기 제주 관광과 지역경제 지표는 오히려 추락했다. 관광객은 줄고 소비는 위축됐으며 물가는 상승하고 있다. 제주경제를 지탱해온 관광산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행 수요는 살아있는데 관광객은 감소=지난 11일 제주도관광협회 집계결과 지난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2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3만5000명 증가했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7만3000명 줄었다. 감소세는 6월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6.8%, 4만4000명 감소했다. 반면 관광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4일부터 시행한 여행지원금 사업은 당초 이달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관광객이 몰리면서 일주일 만에 종료됐다. 제주 디지털 관광증 ‘나
제주 의료의 위기는 손가락을 잇는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제주에서 가장 많은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던 분만실 하나가 문을 닫게 됐다. ◆제주 출생아 4명 중 1명이 태어난 분만실의 폐원 = 제주시 일도2동 서해산부인과의원이 오는 8월 말 폐원을 예고했다. 1999년 개원 이후 27년 동안 제주지역 대표 분만 의료기관 역할을 해온 병원이다. 올해 1분기에만 이곳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237명이다. 같은 기간 제주 전체 출생아의 25.6%에 해당한다. 제주에서 태어난 아기 4명 중 1명은 이 병원에서 태어난 셈이다. 하지만 이 분만실의 불도 곧 꺼진다. 김경민 대표원장은 최근 입장문에서 "동료 원장과 둘이서 365일 당직을 서야 하는 상황이 수년째 이어졌다"며 "체력적·정신적 한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분만 후 과다출혈로 생명이 위독했던 산모가 종합병원 전원을 거부당해 본원 수술실에서 6시간 동안 응급처치를 해야 했던 일이 있었다"며 지역 분만의료의 현실을 토로했다. 결국 병원이 문을 닫는 이유도 환자가 없어서가 아니다. 아이를 받을 의사가 부족하고, 응급상황을 감당할 의료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제주시에서 분
제주 중산간에 추진되는 한화그룹 계열사의 초대형 관광단지 '애월포레스트'가 제주 사회 최대 개발 논쟁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넘어 중산간 보전 원칙, 상수도 공급, 지하수 관리, 도시계획 체계, 행정의 공정성까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업 승인 여부가 차기 도정의 몫으로 넘어가면서 정치적 부담까지 더해지고 있다. ◆중산간 125만㎡에 들어서는 초대형 관광단지=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는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17-5번지 일원 125만1479㎡ 부지에 조성된다. 사업비만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사업 시행사인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PFV)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62%, 한화투자증권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한화그룹 주도의 사업으로 평가된다. 사업은 2036년까지 3단계로 추진된다. 완공 시 호텔 200실과 콘도미니엄 860실 등 1090실 규모의 숙박시설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테마파크, 워케이션 라운지, 에듀·아트빌리지, 승마체험장, 골프아카데미, UAM 이착륙장 등 다양한 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자는 전체 부지의 37%를 녹지공간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러나 사업 부지는 해발 300~430m 중산간
제주에서 농기계 사고로 손가락이 절단되면 응급실보다 공항을 먼저 떠올려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수지접합 전문의 부족으로 상당수 환자들이 육지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제주 출생아 4명 중 1명이 태어나던 산부인과가 폐원을 예고하는 등 분만 의료 역시 위기를 맞고 있다. 응급·외상·분만 분야를 중심으로 한 필수의료 공백이 제주 사회의 새로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이누리>는 2회에 걸쳐 제주 의료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과제를 살펴본다 . 편집자 주 지난 3월 12일 오전 제주시 해안동의 한 감귤 과수원. '제주시 영농부산물 안전처리 파쇄단 발대식' 현장에서 농민들은 파쇄기와 전동가위 안전수칙을 외치며 작업 시작을 알렸다. 한국농촌지도자 제주시연합회 이석근 회장은 "안전사고 없이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현장의 긴장감은 단순한 구호 때문만은 아니었다. 제주 농민들에게 파쇄기와 전동가위는 생계 수단인 동시에 언제든 손가락과 팔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기계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제주가 감당할 수 있는 의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취약하다. ◆농번기마다 반복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2리 해안에 ‘하멜 일행 난파 희생자 위령비’가 있다. 이곳은 남방큰돌고래가 매일 두 차례 보인다는 대정읍 노을해안로에 있다. 남방큰돌고래를 보려고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어느 관광객은 “아, 여기가 국사 교과서에 나오는 하멜이 표류해왔던 곳이네!”라고 하며 관심 있어 했다. 이어 그는 현행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 “하멜 일행이 우리나라에 표류해왔다. 하멜 일행은 15년 동안 억류되었다가 네덜란드로 돌아가 하멜 표류기를 지어 조선의 사정을 서양에 전하였다”라고 적혀 있다고도 말했다. 1653년 하멜은 스페르베르호를 타고 대만을 경유 일본 나가사키로 출항했다. 배에는 목향 2만 근, 명반 2만 근, 용뇌, 대만산 녹피(사슴 가죽) 2만 장, 영양 가죽 3천 장, 산양 가죽 3천 장, 설탕 9만 근 등 일본과 거래할 화물이 가득했다. 일본으로 가던 중 태풍을 만나 닷새 동안 악전고투 끝에 배는 부서졌고, 일행은 지금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 표착(漂着)했다. 선원 64명 중 선장을 포함한 28명이 죽고 36명이 살아남았다. 하멜은 처음부터 본국으로 돌아 갈려는 생각밖에 없었다. 당시 하멜은 23살이었고 훗날 1666년 탈출할 때는 3
제주 제2공항 갈등이 민선 9기 출범을 앞둔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의 첫 정치적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위성곤 당선인은 제2공항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철저한 검증과 정보 공개, 숙의 과정을 거쳐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주민투표나 공론조사를 통해 도민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찬반 양측은 위 당선인을 향해 상반된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회는 지난 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제2공항이 제주 미래를 위한 국가 핵심 인프라임을 인정해왔다"며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병관 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장은 "주민투표 검토는 원론적 입장일 뿐"이라며 "최종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국가 핵심 기반사업을 더 이상 정쟁으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5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과 약속한 제2공항 도민결정권 실행 방법과 절차를 인수위원회 기간 중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찬식 집행위원장은 "도민들은 제2공항 강행이 아니라 도민결정권을 약속한
“씨앗과 싸우러 가니 산을 넘어 싸우러 가니, 동산 밭에 메밀꽃같이 번듯이 앉았는데 씨앗을 보니, 내 눈에도 저만큼 고운데 임의 눈에야 오죽하리.” 출발할 땐 머리 체 잡고 목 비틀 참으로 갔건만, 막상 메밀꽃처럼 고운 그녀 모습을 보니‘자신이 보기에도 저리 고운데 남편 눈에야 오죽이나 할까?’ 싶어 단념하는 대목이다. 마치 어느 드라마에서처럼, 남편의‘숨겨 놓은 그녀’을 반쯤 죽여 버리려고, 명품 정장 꺼내 입고 미용실 들러 마사지 받고 머리 힘주며 교양 있게 갔는데, 막상 ‘상간녀’ 모습을 보니 젊고 건강한‘그 젊은 년’의 자연미에 눌려 어쩔 수 없이 초라해지는 아내의 심정과 비슷하다. 돌아오면서“평생 나밖에 모르는 순둥이 내 남편이 나처럼 우아한 조강지처 놔두고 실수로 아주 잠깐, 눈 돌릴 적에야 그 정도 되니까 그랬겠지?”라며 애써 자신을 합리화한다. 우뚜릇뚜 룻뚜우 우뚜릇뚜 룻뚜우~ 저 꿩이나 잡았으면 저 꿩이나 잡았으면~ 살찐 날개 쪽은 시엄마나 드렸으면~ 힐끔 보는 눈 쪽 일랑 씨아방을 드렸으면~ 혹 이 노래를 아시는 분이 계실까? 아마, 들어본 거 같다고 기억하시는 분조차 거의 없을 거다. 이런 노래도 있었나? 갸우뚱할 정도. 이 노래는 197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0일 앞두고 진행중인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막판 숱한 허점과 파행을 노출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는 것은 물론 전국적 파문을 불러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지사 후보 결선을 앞두고 불거진 ‘1인 2투표 유도’ 논란에 이어 제주도의원 경선 과정에서는 ‘유령당원’과 '위장전입'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이번 경선이 단순한 후보 간 신경전을 넘어 민주당 경선 시스템 전반의 허점과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은 애초부터 전국적 관심을 끈 승부였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위성곤 후보와 문대림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고, 현직인 오영훈 제주지사는 탈락했다.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에서 결선이 치러지는 것은 2004년 이후 22년 만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컸다. 여기에 본경선 직후인 12일 오영훈 지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위성곤 후보와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사실상 지지 의사를 내비치자, 경선 판세는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렸다. 문대림 측은 이를 “정치 야합”이라고 비판했고, 위성곤 측은 “야합이 아니라 통합”이라고 맞섰
1988년, 재일교포와 결혼하여 현재 일본 나가노현 우에다시에 거주하는 우리 누나는 그곳에서 딸 넷을 낳았다. 조카들이 태어날 때마다 제주에 있는 친정엄마, 우리 어머니가 몇 개월 동안 누나네 가서 산후조리와 육아를 도와주다 오시곤 했다. 몇 해 전 일본 동경 사는 큰 조카가 자기 신랑이랑 두 살 딸을 데리고 외가인 우리 집에 다녀간 적이 있다. 그때 조카의 어린 딸이 하도 졸려 하자, 한국어는 고사하고 제주말을 전혀 못하는 조카의 입에서 어설프게나마 제주 민요 ‘웡이 자랑’이 흘러나왔다. 조카는 제주말을 전혀 못 하지만 어릴 적, 자기 외할머니가 자신을 재우기 위해 불러줬던 자장가만은 원어로 기억하고 있었다. 단순히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 자기 딸에게 그 자장가를 불러주는 게 아닌가? 생전에 누나에게 자식들 한국어 교육 안 시킨다며 역정 내시던 아버지가 그 장면을 보셨다면 뭐라 하셨을까? 웡이 자랑 노래듣기 자랑 자랑 웡이 자랑 어서 자랑 어서 자랑 어서 자랑 저리로 가는 검둥개야 이리로 오는 검둥개야 우리 아기 재워 주라 검둥개야 울지 말라 암 닭이랑 울지 말라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아주 예전에 제주 여성들은 집일, 밭일, 물질에 이르기까지 두루 일했다.
제주댁으로 잘 알려진 국악 가수 양지은은 TV조선 ‘금요일은 밤이 좋아’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제주 민요 ‘너영 나영’을 불렀다. 이 무대는 제주 민요를 현대 리듬에 맞춰 섬세하게 감정표현을 하여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처음 듣는 제주 민요의 색다름과 청아한 양지은의 음색이 더해져 제주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많은 이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너영 나영’이란‘너랑 나랑' 의 의미를 지닌 제주어로 너와 내가 함께 어울린다는 뜻이다. ‘너영 나영’은 ‘오돌또기’, ‘이야홍 타령’과 함께 가장 널리 알려진 제주 민요 중 하나다. “너영 나영 두리둥실 놀구요. 낮이 낮이나 밤이 밤이나 참사랑이로구나.” 여기까진 알겠는데, “백록담 올라갈 땐 누이동생 하더니 한라산 올라가니 신랑 각시가 된다.” 이 대목에선 제주토박이인 나도 자세한 내막을 잘 모르겠다. ‘너영 나영’은 노래 앞부분은 원곡의 감성을 살려 편안한 리듬으로 듣는 사람의 마음을 잔잔히 어루만지며, 뒤로 갈수록 사물놀이로 흥을 돋우는 반전 멜로디가 있다. 곡의 서사를 따라 완급을 조절하며 세밀하게 감정선을 전달하는 제주 양씨 양지은의 목소리는 삶에 지친 모든 이들의 마음을 정화 시켜 준다. 그래서 그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지사 선거판이 달아오르면서 후보들의 ‘선거사무소 입지 전략’이 다시금 관심의 중심에 섰다. 이른바 ‘선거 풍수’다. 과거처럼 단순히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유권자와의 접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에서 ‘명당’은 더 이상 공간 그 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유동인구, 차량 흐름, 상권 밀집도 등 물리적 조건은 기본이고, 여기에 노출 빈도와 메시지 전달력까지 결합된 종합적 개념으로 진화했다. 정치권에서 “선거는 결국 자리 싸움”이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목의 전쟁' 시작되다 본격적인 ‘목의 전쟁’이 시작된 민선 1기부터 지방선거 캠프의 위치 양대거점은 제주시 신제주 권역과 구제주 광양~세무서 권역이었다. 지금까지는 구제주권에서 많은 당선자들을 배출해왔다. 1980년대 초·중반 선거캠프 명당은 삼도1·2동, 오라동, 중앙로, 칠성로 등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제주시청 인근, 인제사거리, 구 세무서사거리, 법원사거리가 명당의 반열로 등극했다. 특히 90년대의 명당은 구 세무서 사거리, 그중에서도 사거리의 한 귀퉁이를 차지
고온다습한 기후를 갖는 제주도에서는 어떤 시설이나 구조물, 형상을 나무로 만들 경우, 목재 부분이 쉽게 부식되어 1~2년마다 한 번씩 새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모든 걸 돌로 만들자, 주의였다. 제주도 각 마을 중요한 곳에, 세워지는‘거욱’이나 읍성 취락 입구에 세워졌던 돌하르방 역시 그랬다. 제주도의 대표 캐릭터 돌하르방의 주요 기능은 수호신적 기능, 주술 종교적 기능, 위치 표식 및 금표 기능 등이다. 우석목, 무성목, 벅수머리, 돌영감, 수문장, 장군석, 동자석, 망주석, 옹중석 등 여러 가지로 불렸다. 그중에서도 우석목, 무성목, 벅수머리, 완옹중 석상에서 유래했다 해서 옹중석(翁仲石)이라는 이름이 많이 통용되었다. 북촌 돌하르방공원에서 만난 김남흥 돌하르방 장인(1967년생)은 먼저 인문학적 소양 얘기부터 꺼내 들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가 15년 전 돌하르방에 인생을 걸면서 처음 매달린 일이 돌하르방에 관한 인문학적 탐구였다. 돌하르방이 어떤 연유로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역사적 유래에 관한 확실한 기록은 없다. 다만 1971년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돌하르방은 1754년(영조 30년)에 제작되었다고 추측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