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년이다. 2006년 7월1일 출범한 특별자치도 제주는 대한민국의 제주를 향한 집념의 깃발이다. 그 이면엔 대한민국의 예인선이 되기를 바라는 '제주개발'의 성장사가 있다. 1991년 말 제주개발특별법이란 외피를 걸친 제주호의 항해가 시작된 지도 어언 35년이다. 법과 제도, 구조와 내용으로 제주를 만들어간 변천사를 이제 되짚어본다. 제주개발특별법 탄생에 관여했던 김승석 변호사가 그 일련의 역사를 정리한다. 중단없는 제주의 새로운 전진을 새 연재에서 모색해본다. / 편집자 주 2026년 7월 1일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다. 그 법적 근거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법률 제7849호로 2006. 2. 11. 제정, 이하 ‘제주특별법’이라 약칭함)이다. 제주특별법은 제주사람들의 일상을 떠받쳐주는 무형·유형의 제주에 특유한 기본 틀로서 자율과 책임, 창의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고, 국제적 기준의 적용 및 환경자원의 관리 등을 통하여 환경 친화적인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함으로써 도민의 복리증진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목적). 이 특별법은 제정
제이누리 이정아 기자 기자 |6ㆍ3 지방선거에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4곳을 지켰다. 민주당 대 국민의힘의 종전 5 대 12 구도가 4년 만에 12 대 4로 뒤집혔다. 수치만 보면 지방권력의 중심축이 민주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구ㆍ예산 규모와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픽(pick)한 정원오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막판 역전패했다. 민주당의 압승 가늠자로 꼽혔던 대구와 경남에서도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 14곳에선 민주당이 9곳, 국민의힘 4곳, 무소속 1곳을 차지했다. 당초 13석이었던 민주당 의석이 4석 줄었다. 특히 청와대 인공지능(AI) 미래기획 수석에서 차출된 하정우 후보가 부산북구갑에서 한동훈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다. 이로써 민심은 출범 2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를 지원하면서도 여당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한 국민의힘 지도부도 심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표율 61.0%로 역대 지방선거 중 2위를 기록한 이번 선거에 임한 유권자들의 속마음은 어땠을까. 방송3사 출구조사에 기반을 둔
윌리엄 수도사와 그의 제자 아드소는 마치 피라미드 깊숙이 봉인해 놓은 파라오의 미라 도굴범 일당처럼 램프를 치켜들고 수도원 장서각의 ‘비밀의 방’을 찾아내려간다. 그 ‘비밀의 방’을 ‘아프리카의 끝(Finis Africae)’이라 명명한 것이 흥미롭다. 아마 14세기 유럽인에게 아프리카의 끝이란 아무도 도달할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던 모양이다. 장서관 ‘아프리카 방’에 봉인돼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 희극편’이다. 수도원장 호르헤에게는 파라오의 미라처럼 절대로 세상에 나가서는 안 될 책이며, ‘도굴범’ 윌리엄 수도사에게는 반드시 끌고나가 백일하에 드러내놓고 세상에 공개해야 할 책이다. 윌리엄 수도사 개인의 공명심일 수도 있고, 칙칙한 중세유럽에 ‘웃음’을 전파해 사람들 얼굴에 웃음을 돌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일 수도 있겠지만, 원작자 움베르토 에코는 윌리엄의 진의가 무엇이었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아마도 공명심과 사명감이 혼합돼 있는 모양이다. 사람들의 욕망이란 대개 그러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희극편)을 아프리카의 끝 방에 농축우라늄처럼 은폐하고 있는 도서관장 수도사 이름이 ‘호르헤 부르고스(Jorge Burg
과거 대규모 자본 유치와 토지 개발 중심의 성장 모델은 이제 지속가능성의 한계에 봉착했다. 환경 훼손 논란과 수익의 역외 유출이라는 고질적 문제는 제주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대안은 분명하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AI라는 디지털 지능을 더해 제주를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들이 모여드는 아시아의 하이테크 창업 허브, 즉 ‘실리콘 아일랜드’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이 거대한 전환의 중심에는 거친 바다에 맞서 삶의 터전을 개척하고 상생의 문화를 일궈온 제주인의 정체성, ‘해민정신(海民精神)’이 있어야 한다. 척박한 환경을 기회로 바꾸었던 해민의 DNA를 바탕으로, 대학과 지자체, 학계, 공기업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혁신적인 4자 연대 구도를 구축해야 한다. 4자 연대의 기본틀은 제주대학교가 인재를 기르고(씨앗), 제주도정이 판을 깔며(토양), 한국ESG학회가 방향을 잡고(바람), JDC가 성장을 가속한다(햇살)는 것이다. 첫째, 씨앗(인재): 제주대학교는 AI 기반 디지털 노마드 양성소가 되어야 한다. 이는 과거 척박한 바다로 뛰어들었던 해민의 능동적인 개척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일이다. 전공과 무관하게 AI 활용 능력과 퍼스널 브랜딩을
1987년 6월 10일. 전두환 군사정권에 맞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대통령을 직접 뽑을 권리를 요구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 사건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결국 6·29 선언과 직선제 개헌이라는 역사적 변화를 만들어냈다. 올해는 6·10 민주항쟁 39주년이다. 39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를 얼마나 이뤄냈을까. 겉으로 보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제주도민들은 도지사와 교육감을 직접 선출하고, 지방의원을 뽑는다. 지방자치가 정착됐고 주민참여예산제와 공론화 제도도 도입됐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선거를 치르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선거가 공정하게 운영되고, 시민들이 정치 과정을 신뢰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비로소 민주주의는 살아 움직인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제주사회에서 벌어진 일들은 적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은 민주주의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22년 만에 결선투표가 성사되며 전국적 관심을 모았지만 결과보다 과정이 더 큰 논란이 됐다. 결선 과정에서는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답하면 일반 여론조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5월 26일 8000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이틀 만인 28일 장중 8000 아래로 급락하며 한때 7840선까지 밀렸다. 미국이 이란 남부지역을 전격 공습하고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며 중동전쟁 종식 기대감이 약화한 데다 외국인이 대거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이날 2조889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7000을 넘은 직후인 7일부터 역대 최장인 1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차익을 실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49조8506억원이다. 하루 평균 3조3233억원 꼴이다. 올해 들어 한국 증시 상승률은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그만큼 변동성도 크다. 소수 종목 중심으로 단기간에 급등한 데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코스피의 절반을 넘는 등 쏠림이 과도해 차익 실현과 투매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최근 계속 70선 위를 맴도는 것으로 입증된다. 28일 VKOSPI는 전장보다 1.16% 오른 71.60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가다 5월 30일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이하 ‘우로반사’) 단체의 몇 회원들은 대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이하 ‘평통사’)이 주최한 대전평화발자국 행사 일환으로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앞을 답사한 적이 있다. 국가 보안 목표 “가” 급이기에 출입 금지라는 살벌한 문구의 경고판이 정문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 때만 해도 이 곳에서 이틀 후 폭발 사고가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유명을 달리하신 노동자 다섯 분의 명복과 중경상을 입으신 노동자 두 분의 빠른 회복을 빈다. 해당 공장 출입구 앞에 평통사 회원이 ‘양촌 확산탄 공장 반대’ 피켓을 세웠다. 논산 양촌면 임화리 일대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KDind (한화 기원을 은폐하기 위해 분리된 기압)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확산탄들은 대전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공장의 추진체 등과 결합되어 무유도탄 천무를 완성한다. 논산과 대전, 충남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비인도적 대량살상무기 생산업체 논산입주반대 시민대책위원회'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금지된 확산탄을 KDind를 내세워 생산하는 한화의 비인도성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이 글의 초점은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의 폭발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예상보다 더 일방적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주도의회 45석 가운데 34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국민의힘은 8석에 그쳤다. 민주당은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위성곤 당선인을 배출했다. 서귀포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김성범 당선인을 국회로 보내며 제주 정치 지형의 주도권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번 결과를 단순히 "제주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민주당이 잘한 부분도 있지만 국민의힘이 스스로 무너진 측면이 사실 더 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선거 전부터 조직 정비를 마쳤다. 지난달 6일 제주도의원 선거 32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했고, 현역 의원 상당수가 재선과 3선에 성공하며 탄탄한 조직력을 입증했다. 위성곤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1인 2투표' 논란과 '유령당원' 의혹, 오라동 재투표 문제 등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지만 후보 확정 이후 빠르게 당을 수습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도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연이어 악재를 맞았다. 가장 큰 악재는 당시 제주도당위원장이었던 고기철 후보를 둘러싼 폭행 사건이었다.
베네딕토 교단의 모든 정보가 저장돼 있던 수도원의 장서각은 윌리엄 수도사와 호르헤 수도사가 ‘알 권리’ ‘알지 않을 권리’를 둘러싸고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잿더미로 변한다. 호르헤 수도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 ‘희극편’을 ‘몰라도 되는 정보’ 정도가 아니라 ‘알아서는 안 될 정보’로 분류해 철저히 숨긴다. 반면 윌리엄 수도사는 이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해야 할 정보라고 판단한다 호르헤는 일반인(이하 신자)들은 인식이 미성숙해 ‘희극’을 접하면 타락할 수밖에 없다고 믿는 반면, 윌리엄은 일반인들이 희극을 본다고 신을 경건하게 여기는 마음을 잃을 정도로 무지몽매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호르헤와 윌리엄의 격돌을 따라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 시민단체들과 정부가 벌이곤 하는 ‘정보공개’ 논란이 오버랩된다. 정보공개법 제정의 근본 논리는 “알지 못하는 국민은 지배받을 뿐이지만, 정보를 가진 국민은 주권을 행사한다”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명제를 제도화한 것이다. 국가권력의 원천인 국민에게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해 줌으로써 실질적인 민주사회를 완성하겠다는 철학이 그 바탕에 자리 잡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윌리엄 수도사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희극편을
성과급 배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정일을 1시간 30분 앞둔 20일 밤 극적으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로써 최대 100조원대 손실과 반도체 생태계 및 공급망 훼손 등 국가적 경제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컸던 파업 사태의 봉합을 눈앞에 두게 됐다. 반도체 사업성과 10.5%를 상한 없이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반도체(DS) 부문 경영성과급 재원은 40%를 DS 부문 전체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를 사업부별로 나누기로 했다.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뒤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선 교섭에서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합의했다. 잠정 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파업을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성과급 논쟁 후폭풍과 함께 우리 사회에 적잖은 숙제를 남겼다. 노사 교섭이 교착에 빠진 것은 반도체 부문 내 사업부별 성과급 배분 문제 때문이었다. 삼성전자 첫 공식 과반 노조의 요구는 영업이익 연동 방식의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제 폐지였다. 적자를 낸 비메모리 사업부도 똑같은 성과급을 줘야 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사측은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 우려와 경영 부담을 이유로 반
영화 ‘장미의 이름’은 14세기 중세유럽 수도원에서 호르헤와 윌리엄이라는 당대 최고의 수도사들이 웃음에 관한 서로 다른 정보(information)와 지식(knowledge)을 놓고 벌이는 비극적인 소동극이다. 영화 속 도서관장인 호르헤 수도사는 ‘웃음’은 사악한 것이라는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간직하고 있다. 호르헤에게 웃음이란 인간들에게 권장할 만한 것이라고 설파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 ‘희극론’은 끔찍한 불온문서일 수밖에 없다. 호르헤는 당연히 「시학」을 ‘이단의 문서’로 분류해 도서관 가장 깊은 방에 봉인해 버린다. 이는 우리가 다름과 낯섦을 대하는 일반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웃음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론은 사악하지 않다’는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한 프란치스코 교단의 윌리엄 수도사가 마침내 그 「시학」을 봉인해제하기 위해 들이닥친다. 웃음을 사이에 두고 서로가 습득한 정보와 지식이 너무 낯설고 다르다. 호르헤와 윌리엄은 서로가 간직하고 있는 웃음의 정보와 지식을 모두 동원하면서 ‘최후의 담판’을 벌인다. 불행하게도 각자 간직하고 있는 정보와 지식에서 한발짝도 벗어날 수 없는 신학계의 거물들은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 결국 옥신각신하는
2000년대 이후 제주도는 빠르게 다인종·다민족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외국인 수는 2006년 2645명에서 2022년 3만3908명으로 약 13배로 증가하며 급속 성장을 보인다. 앞으로 진행될 제주지역 외국인 쏠림 현상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암시한다. 제주 거주 외국인 유형도 2006년 국제결혼이주민과 그 자녀가 주를 이루었으나, 현재는 고용 및 유학제도 등의 변화로 거주 유형도 다양해져, 외국인 근로자, 국제결혼이주민, 다문화가정 자녀, 유학생, 외국 국적 동포 등으로 구성되고 있다. 주 거주 외국인의 증가는 21세기 제주지역 사회가 고민해야 하는 새로운 사회문제로 등장한다. 우선 국제결혼이주민들의 가정생활 안정화의 측면을 보면, 부부관계, 시부모 가족과의 관계, 자녀 양육 및 교육 그리고 가정 내 의사소통 및 문화생활에 이르는 다양한 문제가 산재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등도 제주에 거주하는 동안 제주 사회의 이해가 필요하며, 고용주와의 관계, 사업장 내 의사소통 및 의식주 환경 그리고 유학자금 및 취업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 다문화사회로 진행되면서 새롭게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는 제주 거주 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