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해경이 위험예보제에 따른 예보단계인 '주의보' 단계를 발령했다. 제주해양경찰서와 서귀포해양경찰서는 기상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24∼26일 사흘간 제주 해안 전역에 걸쳐 연안 안전사고 위험 예보제 '주의보'를 발령한다고 24일 밝혔다. 해경은 남하하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제주 해역에 초속 10∼18m의 강풍이 불고 최고 5m에 이르는 높은 파도가 일 것으로 예보되는 등 연안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은 항·포구 등 연안 순찰을 통해 테트라포드·갯바위 등 위험구역 출입을 통제하고 낚시객 등에 대한 계도 활동과 안전시설물 점검 등 해양 사고 예방 활동을 한다. 또 유관기관 전광판 게시, 선주·선장 대상 안내 문자 발송 등 홍보활동도 병행한다. 연안 안전사고 위험 예보제는 연안해역의 위험구역에서 기상악화나 자연재난 등으로 같은 유형의 안전사고가 반복·지속될 우려가 있을 경우 위험성을 국민에게 사전에 알리는 제도다. 예보 단계는 '관심-주의보-경보' 세 단계로 구성된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최근 낚시객, 해루질객 등 연안 활동 인구 증가로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송대에 병부상서와 지추밀원 요직을 두루 거친 안돈(安惇)〔자는 처후(處厚)〕은 사건에 연루돼 폄적되어 담주(潭州)로 가는 도중에 의진(儀眞)의 정자에서 손님을 만나는데 거지가 나타나 마술을 할 줄 안다면서 한바탕 즐겨보자고 하였다. 안돈은 괴이하다 여기면서도 흔쾌히 예로써 대접하였다. 거지는 벼루, 붓, 종이, 향로를 가져와 달라하고는 흙과 침으로 먹을 만들었다. 흙에 입김을 불어넣어 유향을 만들고서는 불을 붙이니 특이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그런 후에 먹을 갈면서 안돈에게 자신은 글자를 쓰지 못하니 하급 관리에게 자신이 읊는 제시(題詩)를 써달라고 하였다. “옥 같은 가인과 기름진 술이 있고, 술 취해 누운 원앙 장막 안에 있네. 아주 가까운 거리의 동정호에 그대는 가지 못하니, 장생불사가 최고의 풍류로다.” 안돈은 가만히 읽으면서 생각하였다 : 내가 향락을 탐하지 않은 게 벌써 오래 전인데 어찌 ‘옥 같은 가인’이 있겠으며 ‘술 취한 원앙’이 있겠는가. 더욱이 ‘동정호에 갈 수 없다’면 내가 신선이 되지 못한다는 말이 아닌가. 안돈은 거지에게 감사하는 말을 하고 술 한 주전자를 건네니 거지는 단숨에 들이키고는 장읍하고 떠났다. 나중에 안돈이 동정호를 지날 때 조정에서 관직을 취소한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때야 안돈은 기이한 거지의 제시를 떠올리고는 더욱 괴이하다 여겼다. 이 전기적인 이야기 속의 영험한 점을 칠 줄 아는 거지는 점을 치면서 구걸하는 유형에 속한다. 옛날에 강호에서 점성, 관상을 보는 부류를 ‘건항(巾行)’이라 하였다. 직업 은어도 많았다. 해당되는 사람들 내부에서 비밀스런 정보를 덮어 숨기기 위해서였다. 『강호통용절구적요』에 수록된 내용은 이렇다. “문왕과(文王課)1)를 원두(圓頭), 육임과(六壬課)2)를 육흑(六黑), 팔자 점을 치는 것을 팔흑(八黑), 문자점(文字占)을 치는 것을 소흑(小黑), 이튿날 운을 점치는 것을 대자건(代子巾) ; 새점(새를 이용하여 치는 점)을 치는 것을 추자건(追子巾), 작건(雀巾) ; 손을 재서 운을 점치는 것, 풀 수량으로 점을 치는 것을 초건(草巾), 줄을 세서 점을 치는 것을 양건(量巾), 철판을 쳐서 점을 치는 것을 만건(灣巾), 현악기를 타면서 점을 치는 것을 유조건(柳條巾), 금을 타면서 점을 치는 것을 협사건(夾絲巾) 등등으로 불렀다. 관심을 통괄적으로 참반(斬盤)이라 하였다. 사묘나 셋집에서 사는 자를 모두 괘장(掛張)이라 했는데 사묘는 음지, 셋집은 양지라 불렀다. 입을 열지 않고 관상을 보는 것을 아건(啞巾), 벽 옆 문전에 서서 관상을 보는 것을 창건(搶巾)이라 하였다. 관상책을 이용해 점을 치는 것을 심풍(尋風) ; 애매한 문장, 차용자, 18가락 곤선승(捆仙繩)으로 점을 치는 것을 박판(撲板)이라 한다. 땅 위에서 문자점을 치는 것을 연지(硯地), 대 위에서 문자점을 치는 것을 교량(橋梁), 찻집에서 문자점을 치는 것을 답청(踏靑), 조개를 가지고 문자점을 치는 것을 리흑(蜊黑), 판 위 묵화로 문자점을 지는 것을 혼판(混板), 판 위 남색 그림으로 문자점을 치는 것을 남판(藍板)이라 한다.” 여러 가지 별점, 관상술은 방법이 다르고 분파가 많아서 은어도 서로 다르다. 원숭이에게 재주를 부리게 하면서 구걸하는 방식도 있다. ‘원숭이 놀이’는 중국 민간 잡기 중 하나다. 속칭 ‘원숭이 부리기(耍猴儿)’이다. 청대 『북경민간생활채도』 제50 「사후도(耍猴圖)」의 제사는 이렇다. “이것은 중국에서 원숭이를 부리는 그림이다. 그 동물은 사람 모양으로 온몸에 털이 나있다. 영리해 스스로 귀면을 쓸 수 있고 옷 입기, 장대 오르기, 물구나무서기, 양 위에 올라타기 등을 할 수 있다. 사람이 원숭이를 길거리에 끌 고 가서 징을 쳐 신호하면 그런 행동을 한다.” 이런 기예로 구걸하는 것은 모두 기예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매예형(賣藝型)’에 속한다. 예부터 한 업종을 이루어 해당 은어를 가지고 「사후도」 그림을 달리 해석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 원숭이를 노자(老子)라 하여 원숭이 부리기를 노자 부리기, 원숭이를 묶은 쇠줄을 장명(長命), 개를 팔자(叭子), 양을 쌍각(雙角), 귀면을 검황(臉幌), 장소를 반자(盤子), 채찍을 제인(提引), 원숭이가 공연하는 나무 시렁은 천평가(天平架), 원숭이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게 만드는 것을 헌도자(獻桃子), 점포를 파식(擺式), 집을 와자(窩子), 향촌을 포회퇴(跑灰堆), 구걸한 재물을 향두(響頭)가 있다, 구걸하지 못하면 향두가 없다 등등으로 말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재섭 전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도의원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강 전 국장은 2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국민의힘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발전을 위한 봉사와 실천의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도의원 출마 계획을 밝혔다. 강 전 국장은 "저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애월읍의 잠재력을 발굴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으로 기울어진 제주 정치 지도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견제와 균형을 회복하고, 상호 협력과 책임 있는 정치로 제주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데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애월읍의 변화와 발전, 제주의 미래를 위해 저의 모든 경험과 열정을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적 선택에 대해 강 전 국장은 “저의 아들이 ‘아버지는 보수 성향이다. 표에 좌우되지 말라’고 말해줘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했다”며 “도의원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전 국장은 내년 6월3일 실시되는 제주도의회 의원 선거에서 애월읍 선거구 출마가 유력하다. 다만 애월읍은 2개 선거구로 나뉘어 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분구됐다. 갑 선거구는 같은 당 소속 고태민 의원이, 을 선거구는 민주당 강봉직 의원이 현역이다. 출마 선거구에 따라 경선 또는 무경선으로 출마가 본선 예상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무주택 어르신의 주거 안정과 건강한 노후를 함께 책임지는 새로운 주거복지 모델인 '고령자복지주택'이 제주에 마련됐다. 제주도는 공공임대주택에 사회복지시설을 결합해 ‘집’과 ‘돌봄’을 한 공간에서 제공하는 제주 첫 고령자복지주택이 입주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24일 밝혔다. ‘제주아라 고령자복지주택’은 기존 제주아라LH아파트(영구임대 696세대) 단지 내에 유휴부지를 활용해 24세대를 증축한 사업의 결과물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총사업비 114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2020년 5월 국토교통부 특화형 공공임대주택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2022년 12월 착공해 올해 7월 준공했고 입주자 모집을 완료했다. 65세 이상 무주택 저소득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30% 수준으로 어르신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였다.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1971㎡ 규모로 주거와 복지기능을 층별로 나눠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3~6층(24세대)은 고령자 전용 임대주택으로, 한 층에 6세대가 거실과 주방을 공유하는 ‘셰어형’ 구조다. 지하 1~2층은 노인복지시설로, 다목적실(지하 1층)·경로식당(1층)·경로당(2층)을 갖췄다. 전문 위탁기관이 운영하고 입주민뿐 아니라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건강 관리·문화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고령자 특성을 고려한 ‘무장애 설계’와 안전시설도 대폭 강화했다. 미닫이 욕실문, 안전 손잡이, 어르신 안심센서(동작 감지), 충격완화 바닥재, 비상연락장치 등 필수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이날 입주식에는 오영훈 제주지사, 문정만 LH제주지역본부장, 양영수·홍인숙 제주도의회 의원, 현원돈 제주시 부시장, 입주민·지역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오 지사는 축사에서 “한 층에 6가구가 함께 거실과 주방을 공유하며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이웃과 함께 따뜻한 일상을 나누며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누릴 수 있을 것”라며 “앞으로 통합돌봄 사업 확대와 함께 건강·복지 지원 서비스가 현장에서 질 높게 제공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살피고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복씨(77)는 “큰 집에 살다가 이사하면서 장롱 같은 가구들을 다 정리했는데, 여기 와서 오히려 잠도 잘 오고 편안하다”며 “창밖으로 한라산 꼭대기가 보이고, 좋은 곳을 골라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2026년까지 7000호 공공주택 공급을 목표로, 올해까지 총 4417세대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14개 지구 665세대, 매입임대주택 1147세대, 공공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13개 지구 801세대)과 지구 지정(동부지구 1804세대)을 추진했다. 특화형 공공임대주택으로는 올해 법환 일자리연계형 지원주택을 공급했으며, 서귀동 고령자복지주택이 4월 국토부 공모사업에 선정됐고, 화북 고령자복지주택은 7월 입주자 모집을 완료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 여건과 무주택 고령자 등 수요자 특성을 반영한 공공주택 공급으로 보다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주거복지 환경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 출신으로 최초의 해군 소장, 중장, 대장 진급자인 부석종(61) 전 해군참모총장이 이재명 정부에서 초대 튀르키예 주재 대사로 내정됐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튀르키예 주재 대사로 부 전 총장을 내정하면서 현재 아그레망(agrément)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아그레망은 특정한 인물을 외교사절로 임명하기 전에 상대국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다. 기피 인물 파견으로 인한 양국 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국제적 관례다. 부 전 총장은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직접 영입한 장성이다. 당시 이재명 제주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해 대선에 힘을 보탰다. 부 전 총장은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출신이다. 한동초·세화중·세화고를 졸업했다. 1986년 해군사관학교 40기로 해군 소위에 임관했다. 2013년 준장으로 진급, 처음 별을 달아 제주해군기지 조성사업을 맡은 민군복합항건설사업단장으로 부임했다. 2년 만인 2015년 해군 소장에 진급하며 경기도 평택 제2함대 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해 하반기 장성 진급 인사에서 중장으로 승진했다. 임명 2년 4개월만에 대장으로 재차 승진하면서 해군 서열 1위에 올랐다. 2021년 말 예편 후 대한민국해군협회 회장을 지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위한 특수교육 거점기관인 제주특수교육원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제주도교육청은 제주특수교육원(가칭) 설립을 위해 2025년 제4차 지역교육 현안 특별교부금 150억원을 확보했다고 24일 밝혔다. 제주특수교육원은 총사업비 284억원이 투입돼 제주시 오등동 733번지 일대 4999㎡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4990㎡ 규모로 건립된다. 오는 2029년 개원 예정이다. 제주특수교육원에는 제주형 특수교육 정책 개발과 특수교육 지원 기획을 위한 특수교육정책관, 진로설계관·정보화교육관·장애이해체험관 등 학생 체험 공간, 교원과 학부모 역량 강화를 위한 특수교육연수관, 장애 공감 문화 확산을 위한 예술 중심 지역사회 연계 창작실 등이 조성된다. 도교육청은 현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건축기획 용역을 완료했다. 내년 설계 용역 등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제주특소교육원이 건립되면 도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교육 접근성과 학습권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특별교부금 확보는 장애 학생 교육권 보장을 위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제주특수교육원이 모든 학생이 차별 없이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핵심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올해 '사랑의 사도상'에 제주동초 병설유치원 김성렬 원감, 중문초 김재현 교감, 제주동여중 고매향 교사, 서귀포온성학교 국윤학 교장, 저청중 강인정 교사 등 5명이 선정됐다. 제주도교육청은 24일 오전 도교육청 본관 4층 대회의실에서 ‘제37회 제주도 사랑의 사도상’ 시상식을 열었다. 1989년부터 시작된 ‘사랑의 사도상’은 교육을 천직으로 삼아 사랑과 믿음의 교육을 실천하고 제주교육 발전에 헌신한 교원을 발굴·시상하는 제도다. 도교육청은 올해 유아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 특수교육, 비교과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각 분야에서 교육 현장에 헌신해 온 교원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자에게는 교육감 상패와 부상이 수여됐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관광공사 직원을 사칭한 사기 시도가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사기범이 공사 직원 또는 관계자를 사칭해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행사 대행과 물품 구매, 용역 계약 등을 가장해 선입금이나 송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 사례에서는 공사 명칭과 유사한 이메일 주소와 위조된 명함·공문을 제시해 신뢰를 유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모든 계약과 거래는 공식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전화나 문자 등을 통해 개인 계좌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사전 입금을 요청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며 "의심스러운 연락을 받을 경우 반드시 공사로 연락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1985년 이후 제주지역에서 바나나가 시설재배로 생산되었다. 그러나 1990년도 이후 바나나 수입 자유화가 되면서 일시에 바나나 생산은 어렵게 되었다. 바나나 대체작물로 감귤을 시설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고유의 과수시설 재배가 이루어졌다. 하우스 감귤은 시설(비닐하우스)에서 난방으로 온도를 조절해 재배한 감귤이다. 노지 감귤보다 당도가 높고 산도가 낮으며 속껍질이 부드럽고 과즙이 많아 식미감이 좋다. 2000년대 이후 제주에는 온주 감귤과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청견 등 다양한 감귤을 재배하고 있다. 품종별로 수확하는 시기와 맛있는 시기가 다르다. 만감류의 선두주자는 단연 한라봉이다. 청견과 폰칸을 교배해 육성한 품종으로, 제주에서는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되었다. 2000년대 초 제주에서 본격 재배된 천혜향은 청견·앙콜에 마코트라는 품종을 교배해 육성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제주에서 재배한 레드향은 서지향과 한라봉을 교배해 육성한 품종이다. 레드향은 당도가 높고 과육이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껍질을 벗기기도 쉽다. 황금향은 남향과 천초, 청견은 궁천 조생과 크로비타 오렌지를 교배한 만감 품종이다. 청견은 과실 표면이 일반 감귤보다 매끈하고 오렌지보다 껍질이 두껍지만, 알맹이는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하다. 감귤은 대부분 생과로 먹긴 하지만 감귤가공 식품이 생각보다 많다. 감귤 주스, 한라봉 주스, 한라봉 차, 유자차, 금귤 차, 감귤잎 차, 감귤 떡 차, 감귤 주, 감귤 와인, 감귤 막걸리, 감귤 초콜릿, 감귤 비타민, 감귤 정과, 한라봉 아이스크림, 감귤 과자, 감귤 잼, 감귤 꿀, 감귤 고추장, 감귤 소스, 감귤 분말, 숙취해소음료 등. 예전부터 잘 익은 귤피를 말린 걸 진피(陳皮)라 했고 덜 익은 파란 귤피는 청피(靑皮)라 했다. 귤 백, 진피, 청피 등은 약재로 쓰거나 차를 달여 섭취했다. 감귤에 이어 키위가 제주지역에서 제2 과수로 자리잡고 있다. 2022년 감귤 대체작목인 키위 생산량은 제주가 전국 1위다. 당도가 높고 신맛이 적은 골드키위 소비가 증가하면서 제주의 골드키위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제주는 2008년부터 열대 및 아열대 작물인 애플 망고를 주축으로 용과·구아바·아떼모야·아보카도·패션 후르츠 등 과수류 재배를 시작했다. 열대과일 생산이 느는 이유는 온난화 영향으로 기온이 올라 열대과일 재배 가능 면적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 농가에서 재배하는 열대작물은 10여 종이다. 제주산 애플 망고와 바나나는 제주산 브랜드를 구축하며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바나나는 제주에서 1980년대부터 재배했지만, 수입자유화로 경쟁력이 떨어져 사라졌다가 2016년 이후 다시 재배 농가가 증가했다. 국내산 바나나는 수입 바나나보다 비싸지만, 안전한 국내 먹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제주산 애플 망고는 외국산 망고보다 당도가 높고 품질이 좋아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명품 과일로 자리 잡고 있다. 37년 전 겨울, 말년 휴가 때 군 동기들이 제주도에 놀러 왔었다. 당시 아버지는 과수원에서 귤 여러 컨테이너를 가져다가 동기들에게 “딱히 대접할 것도 없고 귤이나 실컷 먹고 가라”고 하셨다. 한 컨테이너를 가득 채우면 20~22㎏정도다. 동기들은 아버지의 환대에 감격하기보다 물량 공세에 놀라는 듯했다. 덕분에 휴가 기간 내내 샛노란 오줌 누며 평생 먹을 감귤을 다 먹고 갔다. 제주 사람들은 감귤 수확이 끝나면 집에 몇 컨테이너씩 감귤을 가져다 쌓아놓고 먹는다. 가게나 식당 입구에 컨테이너 가득 감귤을 놔두고 오가는 손님들이 마음대로 가져가 먹을 수 있게 한다. 가끔 아주 많이 귤을 먹어 황달처럼 손과 발이 노랗게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금방 자연스럽게 사라지므로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제주 감귤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뭘까? 조사 결과 관광객들은 한라산과 돌하르방을 가장 많이 응답했다. 이런 연유로 한라산과 돌하르방을 감귤 스토리에 접목하여 만든 감귤 모자와 한라봉 벙거지가 탄생했다. 제주 여행의 필수 아이템이 된 지 오래다. 제주도에서 경관이 빼어난 곳 10곳을 지칭하는 영주(瀛州) 십경 중 5경은 귤림추색(橘林秋色), 즉 귤이 익어가는 가을빛이다. 가을, 제주는 온통 귤빛 향연이다. 요즘은 남녀노소 관광객의 애호품인 감귤 모자, 한라봉 벙거지, 감귤베레모, 감귤 볼 캡, 감귤 가방 등까지 더해 감귤나무 숲뿐 아니라 공항부터 시내에 온통 감귤 색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정책 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제주지식산업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
제주SK FC(이하 제주SK)는 신임 감독에 세르지우 코스타(Sergio Costa, 52)를 임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은 '2022 카타르 FIFA 월드컵'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 사단의 수석코치로 한국 대표팀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당시 포르투갈과의 H조 조별 예선 3차전을 앞두고 벤투 감독이 가나와의 2차전 퇴장 징계로 벤치를 지키지 못하자 대신 경기를 지휘해 2대 1 승리로 이끌었다.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은 스포르팅 CP 스카우트-전력분석관(포르투갈, 2007~2010), 포르투갈 대표팀 수석코치-전력분석관(2016), 크루제이루 EC 수석코치(브라질, 2016), 올림피아코스 FC 수석코치(그리스, 2016~2017), 충칭 당다이 리판 수석코치(중국, 2018), 대한민국 대표팀 수석코치(2018~2022)를 역임했다. 이어 올해 3월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 수석코치로 활동했다. 제주SK 측은 "신임 감독은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로 활동했던 당시 K리그 경기들을 직접 관전해 한국 선수와 K리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전력분석관 출신답게 필요한 장면에 관한 영상 및 데이터 분석을 직접 정리해 K리그의 전반적인 분석까지 마쳤다"며 "벤투 감독과 함께 쌓아온 선진 축구 시스템 노하우와 철학을 갖추고 있어 2026시즌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제주SK의 입장에선 변화 및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은 "2018년부터 시작한 한국에서의 삶은 정말 최고였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K리그라는 무대에서 그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제주SK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첫 감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제주SK와 함께 할 수 있어 크나큰 영광이다. 2025시즌 제주SK가 정말 힘들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책임감과 동기부여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정말 진심을 다해 제주SK의 지휘봉을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지역 18개 농협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2026년 농촌고용인력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제주도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의 내년도 '2026 농촌고용인력 지원 공모사업'인 공공형 계절근로사업과 농촌인력중계센터에 도내 18개 농협이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은 올해 운영했던 고산·한림·조천·위미·대정·서귀포농협 등 6곳 외에 애월농협, 효돈농협, 중문농협, 제주감협 등 4곳이 추가됐다. 농촌인력중계센터에는 농협중앙회 제주본부, 김녕·고산·함덕·구좌·표선·안덕·성산일출봉농협 등 8곳이 선정됐다. 농협은 영농작업반을 구성해 농촌인력중개센터를 통해 필요 농가에 인력을 알선·중개하게 된다. 제주도는 앞으로 도내 1농협 1센터(공공형 계절근로,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지정, 더 늘릴 계획이다. 중개센터 또는 공공형 계절근로 미운영 농협에는 사업 참가를 독려해 1농협 1센터 운영으로 농촌 인력 문제를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말 기준 제주 농업인력 지원 실적은 연인원 13만5000명으로, 목표 9만명 대비 150%를 달성했다. 농촌인력중개센터 지원사업으로 2만2616명, 도 자체 사업인 농업인력지원센터 운영으로 마늘과 감귤 수확 철 무상인력을 포함해 3만219명을 지원했다. 공공형 계절근로 1만6585명, 농가나 농업법인에서 일하는 일반형 계절근로자 6만5580명 등을 지원했다.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은 농협이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배치하는 것이다. 농가는 책정된 이용료를 내고 계절근로자를 활용할 수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가 내년부터 보훈예우수당, 참전명예수당, 배우자복지수당을 모두 올린다. 제주도 보훈청은 내년 1월부터 보훈예우수당, 참전명예수당, 배우자복지수당 등 3개 보훈수당을 모두 인상해 지급한다고 24일 밝혔다. 보훈예우수당은 매달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인상된다. 참전명예수당은 80세 미만인 경우 매달 15만원에서 18만원으로, 80세 이상은 25만원에서 28만원으로 각각 오른다. 사망한 참전유공자의 배우자 복지수당도 매달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인상된다. 보훈청은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제주도 보훈예우수당 지원 조례'와 '제주도 참전유공자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를 공포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보훈대상자와 보훈단체의 수당 현실화 요구를 반영하고 타 시도 지급 수준과 도내 보훈가족의 고령화, 복지 수요 증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보훈청은 설명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