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제12대 총장에 양덕순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제주대는 오는 30일자로 양덕순 교수가 제12대 총장으로 공식 임명된다고 27일 밝혔다. 임기는 오는 3월 30일부터 2030년 3월 29일까지 4년이다. 양 신임 총장은 지난해 12월 실시된 총장임용후보자 선거에서 54.6%의 득표율로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된 이후 교육부 인사검증과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거쳤다. 이후 지난 26일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를 받으면서 최종 임명이 확정됐다. 양 총장은 취임 첫 일정으로 30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공식 취임식은 4월 중 열릴 계획이다. 양 총장은 취임 메시지를 통해 “제주대학교가 지역과 함께 성장해 온 거점국립대학으로서 형식이 아닌 실천과 성과로 신뢰받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며 "민주적 소통과 책임 있는 행정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지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양 총장은 경희대 행정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5년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미래발전연구단 단장과 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자문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치분권위원, 제주4·3평화재단 비상임이사, 제주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문성유(62)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이 6·3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문 후보는 26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문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들과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들이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문 후보는 출마 장소로 4·3 평화공원을 택한 이유에 대해 “이곳은 희생과 아픔을 넘어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는 제주의 심장”이라며 “기획예산처 재직 시절 4·3 평화공원 예산 확보에 직접 참여하며 국가의 책임을 바로 세우고자 했던 초심을 되새기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출마 선언에서 문 후보는 경제·행정 전문가라는 점을 핵심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그는 기획재정부 재직 경험을 언급하며 “예산과 정책은 숫자가 아니라 도민 삶을 지키는 마지막 안전망”이라며 “제주에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닌 실제 작동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흐르는 자본, 성장하는 제주 ▶꿈을 펼치는 제주 ▶빈틈없는 돌봄 ▶제주권익 시대 ▶통합하는 제주 등 5대 핵심 공약을 제시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소상공인 금융안전망 강화와 신용보증 확대를 통해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관광산업 체질 개선과 청년 정책 패키지 추진을 통해 제주를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복지 정책으로는 전 생애 돌봄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필요할 때 즉시 도움받을 수 있는 촘촘한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자치권 확대 방안으로는 제주특별법 전면 개정을 추진해 중앙정부 권한을 줄이고 제주 결정권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제주 제2공항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도민 검증과 투명한 절차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정치인이 아니라 도민 삶을 안정시키는 유능한 도구가 되겠다”며 “갈등 현장에는 가장 먼저 달려가고 정책 성과에는 가장 늦게 이름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오늘이 시작”이라며 공약과 정책 경쟁을 통해 도민 신뢰를 얻겠다고 밝혔다. 특히 ‘12·3 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사과했고 민주주의를 해치는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절윤' 입장을 재확인했다. 제주시 용담동 출신인 문 전 실장은 제주서초, 제주제일중, 오현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거쳐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경제사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예산총괄과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으며 2019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2021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에서 퇴임, 그해 12월에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제주지사에 첫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허향진·장성철 후보에 밀려 탈락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으며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제주시 연동 진현빌딩 2층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한 문 전 실장은 캠프 구성에 속도를 내며 본격적인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의 자연을 찍다가 루게릭병으로 작고한 고(故) 김영갑(1957∼2005) 사진작가의 작품과 필름을 기증받아 보존 관리한다고 26일 밝혔다. 기증받은 작품과 필름은 모두 9만8652점이다. 제주박물관은 전날 ㈔김영갑갤러리두모악과 소장품을 기증받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제주박물관은 오는 6월 기증받은 김영갑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계속해서 전시와 연구,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김영갑 작가의 작품을 국민과 공유할 계획이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 있던 폐교 삼달분교를 개조해 2002년 개관한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은 창작 공간으로서의 역사성과 현장성을 이어간다. 제주박물관은 제주 자연을 기록한 대표적인 한 작가의 유작을 처음으로 보존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근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이사장은 "김영갑 작가의 정신과 작품 세계가 공공기관을 통해 계속 확산할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국내에서 제주 연안에만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해 제주도가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사업으로 2억원 규모의 모금 캠페인을 벌인다. 제주도는 지정기부 사업 '국제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 보호에 동참해주세요!'를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남방큰돌고래는 국내 유일 서식지인 제주 연안에 120여마리가 살고 있는 해양보호생물이다. 최근 관광 선박이 근접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서식 환경 보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서식지 보호를 위한 이번 사업은 관광 방식 자체의 전환에 초점을 뒀다. 기존 '추적형 관광'에서 벗어나 돌고래를 방해하지 않는 '육상 관찰 중심 생태관광'으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모금된 기부금은 돌고래 전망대와 생태관광 포토존 조성 등 서식 환경을 보전하면서도 관찰이 가능한 생태관광 인프라 구축에 활용된다. 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호, 제주 바다 생태계 건강성 회복, 차별화된 제주관광 콘텐츠 확보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직 오영훈 제주지사가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거점인 ‘세종학당 글로벌 연수원’ 제주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오영훈 지사는 26일 정책 보도자료를 통해 “세종학당 글로벌 연수원을 제주에 유치해 제주를 세계 한국어 교육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글로벌 런케이션 정책을 완성하고 정주형 외국인 인구 확대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세종학당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해외에 보급하기 위해 운영되는 교육기관이다. 지난해 기준 87개국 252개소가 운영 중이다. 2024년 기준 온·오프라인 수강생은 약 21만 명에 달하며, 정부는 2030년까지 350개소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 지사는 제주가 세종학당 글로벌 연수원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 무사증 제도를 강점으로 꼽으며 별도의 비자 절차 없이 해외 수강생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제주는 무사증 제도를 활용해 단기 연수 프로그램 운영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며 “전 세계 세종학당 수강생들이 교육과 체험을 위해 제주를 찾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해 교육·연수 목적 장기체류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교원 재교육과 심화 교육 과정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와 세종학당재단, 제주도 간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하고, 연수생 전용 ‘세종 비자’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제주어와 지역 문화를 결합한 한국어 교육 콘텐츠 개발,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구축 등 제주형 교육 모델도 함께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오 지사는 “세종학당 글로벌 연수원은 교육 정책을 넘어 제주 경제와 인구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프로젝트”라며 “한국어 교육과 K-컬처를 기반으로 제주를 글로벌 교육·문화 허브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6·3 지방선거 제주도의회 제주시 애월읍을 선거구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익 예비후보가 애월 지역 농수축산 자원을 연계한 ‘공정무역 로컬트레이드 특구’ 조성 공약을 내놓으며 지역경제 구조 전환을 제시했다. 김 예비후보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애월읍 12개 리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공정무역 로컬트레이드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유통·소비·수출이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농가 소득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예비후보는 "애월 지역이 부추, 콩, 초당옥수수, 단호박, 쪽파 등 고품질 농산물과 함께 수산물·축산물 등 경쟁력 있는 자원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유통 중심 구조로 인해 브랜드 경쟁력과 가격 안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별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권역 단위 경제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약의 핵심은 ‘애월 공정무역 로컬 브랜드’ 구축이다. 이를 통해 학교 급식과 공공기관 납품을 확대해 지역 내 소비 기반을 먼저 만들고, 관광객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 예비후보는 "지역 카페와 음식점과 연계한 ‘로컬 메뉴 인증제’를 도입해 관광 소비를 확대하고,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과 농산물 구독형 서비스 도입으로 외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소가격 보장제와 계약재배 확대를 통해 농가 소득 안정성을 높이고, 농산물 가공·체험을 결합한 6차 산업화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김 예비후보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관련해 해외 사례도 제시했다. 그는 “이탈리아 슬로푸드 운동, 영국 페어트레이드 타운, 일본 지산지소 정책처럼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구조는 세계적으로 검증된 모델”이라며 “애월 역시 공정무역 로컬트레이드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애월은 단순한 농업 생산지를 넘어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를 만드는 로컬 비즈니스 중심지가 돼야 한다”며 “지역 소비와 관광, 수출이 연결되는 구조를 통해 애월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제주시 애월읍 하귀2리 출신으로 오현고와 중앙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호주 시드니공과대에서 경영학 석사, 제주대 대학원에서 경영정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제주넷 이사·대표이사를 지낸 뒤 제주자원연구소 대표와 제주대 BK21 데이터사이언스 연구단 산학교수를 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선대위 총무본부장,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국가균형성장 특별위원회에서 정책자문 역, 전국더민주혁신회의 상임위원, 국민주권 도민행복 실천본부에서 공동대표로 활동중이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제기된 공무원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오영훈 제주지사가 공식 사과했다. 오 지사는 26일 오전 9시 20분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정무라인 공무원들의 선거 관련 논란으로 도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오 지사를 지지하는 내용의 홍보물이 공유된 카카오톡 단체방에 전·현직 정무직 공무원들이 참여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공무원의 선거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됐다. 오 지사는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정무직 공무원이 관련 카톡방에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도민들께 우려를 드린 점은 제 책임"이라며 "현직 도지사로서 선거에 임하는 만큼 공직자들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사전에 철저히 관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도된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법과 절차에 따라 조치하겠다"며 "도 차원에서 관계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고,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또 "수사 결과 도지사인 제가 정무직 또는 일반직 공무원에게 선거 개입을 지시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법적·정치적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직자들을 향해 "공무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행을 하거나 오해를 살 행동을 하는 것은 도정과 선거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도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 지사는 끝으로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공직기강을 더욱 엄격히 관리하겠다"며 "도민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공무원들이 단체 채팅방을 만들고 오영훈 지사 지지 활동을 한 정황은 제주MBC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오 지사가 해당 채팅방 모임에도 직접 참여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졌다. 단체 채팅방에 참여했던 정무직 공직자들은 최근 사직서를 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찬반 갈등이 이어진 제주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에 대한 공론화 결과 원안대로 4차로로 개설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 공론화 추진단이 3개월 간의 시민 숙의 과정을 마무리하고 25일 최종 정책 권고문을 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의견그룹 간담회와 의제 숙의 워크숍을 통해 3가지 대안을 도출했다. 성별·연령·거주지역 등 인구통계학적 요인을 고려해 무작위로 선정된 102명의 시민참여단이 현장답사, 쟁점 토의, 대안 발표 등을 거쳐 최종 대안을 선택했다. 시민참여단 투표 결과 '환경과 도민이 공존하는 원안 유지(4차로 개설)'가 66.7%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원안은 논란이 됐던 서홍동∼동홍동 1.5㎞ 구간에 대해 지난해 제주도가 교통량 분석과 주민 의견을 토대로 애초 6차로 개설 계획을 4차로로 변경하고 여유 공간에 넓은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 가로수를 대폭 확충하기로 한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어 '솔숲 보존을 위한 노선변경 및 차로 축소(2차로)'가 22.5%, '차로 없이 도시가치를 높이는 녹지 공원화'가 10.8%로 뒤를 이었다. 최종 정책 권고문에는 공론화 진행 과정, 숙의 전후 의견 변화, 6대 핵심 권고를 포함한 이행 전제조건, 향후 공공갈등 해결을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 등이 담겼다. 6대 핵심 권고사항은 갈등 종식을 위한 로드맵 공표 및 신속 추진, 서귀포학생문화원 앞 지하주차장 및 안전한 지하 보행로 조성, 솔숲 소나무·맹꽁이 등 자연환경 훼손 최소화 및 가로공원·녹지공간 확보, 학교 앞 등하굣길 안전 확보, 환경영향평가 정밀 현황조사 결과 공유, 이행점검위원회(가칭) 구성을 통한 도민 공개 보고다. 권고문은 제주도 누리집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오영훈 지사는 "시민들이 치열한 숙의 과정을 거쳐 최종 대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론화는 숙의 민주주의를 실현한 성공 사례"라며 "최종정책권고문에 담긴 시민들의 뜻을 면밀히 검토해 사업 시행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고승한 추진단장은 "이번 권고문은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굣길 확보, 자연환경 보존, 도심 교통난 해소라는 가치를 조화시키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이 담긴 결실"이라고 밝혔다. 서귀포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은 서귀포여중에서 삼성여고까지 총 4.2㎞ 구간에 도로를 개설하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서홍동∼동홍동 1.5㎞ 구간 중 서귀포학생문화원 인근 소나무 숲을 베어내는 것에 대해 찬반 갈등이 빚어졌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무림 민주방 권리당적 보유 무사만 4만2000여 무사로 추정된다고? 분석하려면 시간 꽤나 들겠는데?” 정가의보검이 조심스레 대외비 보고서를 내밀자 호검이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승부는 결국 그들의 손에서 결정될 거야. 여론조사비무는 이젠 도토리무사 키재기가 됐잖아.” 무림 3월 23일. 호검은 제주 시내 별다방 밀실에서 정가의보검이 작성한 대외비 문서를 읽고 있었다. 복잡한 민주방 경선비무 집중학습도 필요했고, 극도의 보안도 중요해서였다. 회의 안건도 너무, 너무 많았다. 호검은 보고서 읽기에 몰두했다. 민주방 경선후보 비무는 여론조사 50%, 권리당적 무사 투표 50%를 합산한다. 여론조사 대상은일반 무림인을 대상으로 선정한 안심번호 선거인단. 휴대전화 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가상의 번호로 변환한 것이다. 안심번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유권자 무림인의 특정 비무후보 지지 성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표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각 통신사무림으로부터 6만 명의 안심번호를 제공받아 응답무사 2000명이 될 때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여론조사는 1000명의 무사를 조사하지만, 오차를 줄이기 위해 두 배로 늘렸다. 1차 경선비무는 4월 8일부터 10일까지,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같은 달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목차 [1] ‘3각 라이벌’ YS.DJ.철승검 [2] ‘오등봉 일타강사’ 명환검의 예언 [3] 영훈공 직격 괴문자 포졸 수사 경과 보고서 읽기를 멈춘 정가의보검이 말했다. “대괄호 쓰는 건 그 녀석에게 배웠군. 영훈공 직격 괴문자 작성 무사 습관 말이야. 역시 가독성이 확 올라가고 무게감도 주고 있어.” ◆ [1] ‘3각 라이벌’ YS-DJ-철승검 “정녕 한자투성이 옛 신문을 해독했단 말인가? 자네도 나와 같은 1970.1980년생 아니었나? 극도(極度)의 동안(童顔)이었군. 그럼 1960년대생? 앞으론 형이라고 부를게. 형!!” 호검이 감탄하며 말했다. 조선일보무림 1970년 9월 30일자 기사였다. ‘3각 라이벌’이었던 YS(영삼)검, DJ(대중), 철승검이 신민방 지존 후보 경선 비하인드 스토리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중원무림 역사상 가장 숨막히고 치열했던 경선이었다. 1차 투표 재석무사 885표 중 YS검 421표, DJ검 382표. 무효 82표였다. YS검이 1위로 치고 올라갔지만, 과반선인 443표에서 22표가 부족했던 것. 여기서 주목. 철승검 지지무사들이 백지투표(무효)를 했던 것이었다. 결전의 2차 투표, DJ검은 철승검 방주안을 제안하며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DJ검 458표, YS검 410표, 무효 16표. DJ검은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신민방 지존후보로 선출된다. 철승검에겐 신민방주, 자신은 지존후보. 기막힌 전략이었다. 이후, 한국무림 비급서에 경선 필승 전략으로 자리 잡는다. 무림 1976년 ‘각목비무’로 불렸던 신민방 전방대회에선 철승검이 연합전선을 구축해 YS검을 눌렀다. 이후 무림 1979년 신민방 전대회에서 YS검은 계보도 정리하기 힘든 복잡한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승리, YS검 야당시대 서막을 올렸다. ◆ [2] ‘오등봉 일타강사’ 명환검의 예언 “흡사 제주판 ‘3각 라이벌’을 보는 듯해. 영훈공, 대림검, 성곤검 말이야. 역시 모든 선거비무는 역사공부가 우선이야.” 호검이 말하자, 정가의보검이 다시 물었다. “무언가 보이지 않나?” “맞아, 그 어떤 무사든 자력으론 1차 경선비무에선 과반수 득표를 할 수 없지. 결국 답은 연합전선이군.” 정가의보검이 묻기를 멈추지 않았다. “권리당적무사 4만2000명은 어떻게 쪼개지고 연합할 것 같은가? 선거 180일 전엔 공표가 금지돼서 정확한 숫자는 알 수는 없지만.” “별게 있겠어. 점당 1000원짜리 고스톱과 같을 것 같아. 월 1000원씩 6개월만 내면 되는 피(권리당적 무사)를 열심히 모은 무사지. 영훈공이야 현직 프리미엄이 있으니 진작부터 모았을 것이고, 대림검도 지난 총선비무 때 열심히 모았을 것이야. 근데 성곤검은 어쩌나. 최근에 경선비무가 없었어. 피를 모을 이유가 없었던 거지.” 호검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곤 정가의보검도 들을 수 있게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 명환검이었다. 도의회무림의원 시절, 철야 작업을 하며 수련실 불을 가장 늦게 끄기로 유명했던, 오등봉 공원수련장 개발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오등봉 일타강사’로 등극했던 무사였다. 호검은 짧게 안부인사를 하곤 물었다. “민주방 경선은 도대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제주무림 민주방 권리당적 무사들이 마지막 투표를 했던 게 무림 2024년 9월이었다. 여무사 위원장 선출이었지. 당시 제주시 갑무림 40%, 제주시을 무림 45%, 서귀포무림 15%로 추정됐다. 1만 3000여 무사였을 것이다. 이후, 지존 선출 비무에선 2만 6000~3만 무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쯤이면 4만 2000 무사로 늘었다는 추측이 맞을 것도 같다. 최근, 도의회무림 지역구와 비례 출마무사 지지자 등 입당이 늘었거든. 그래서 성곤검에겐 어려운 조건으로 추측된다. 개인적으론 1차 투표에선 과반 득표자가 없고, 2차 결선투표에선 대림검과 영훈공 격돌할 것이다. 성곤검은 30% 차이로 탈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이센의 전쟁 이론가인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검(Carl Philipp Gottlieb von Clausewitz)이 쓴 전쟁론을 읽어봐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비법이 들어 있다.” 호검이 말했다. “선거비무는 그 누구도 쉽사리 예측할 수 없지. 아직은 아무도 몰라. 만약 자네 추측이 맞다면 성곤검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가 관건이 되겠군.” ◆ [3] 영훈공 직격 괴문자 포졸 수사 경과 명환검과 통화가 끝난 후였다. “정가의보검형? 영훈공 직격한 포졸 수사 발표는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거야?” 잠시 설명. 지난 16일 정체 모를 무사가 ‘제주맹주 영훈공은 제주무림인 앞에 사과해야 합니다’라는 문자와 영훈공 배우자 비방 문자를 제주무림인에게 무차별로 다량 발송한 바 있다. 정가의보검이 답했다. “포졸들도 난감할 거야. 자칫하면 경선비무 개입으로 뒤집어쓰거나, 곤욕을 치를 수 있잖아.” 호검이 물었다. “몹시도 궁금한 게 있어. 문자 한 건당 요금이 35~40원이지. 10만 무사에게 보냈다고 치면 350만~400만 원, 두 통을 보냈으니까. 700~800만 원이야. 거금이 드는 일인데 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무사인가?” “지난 21일 성곤검도 보도자료를 통해 포졸의 철저 수사를 촉구한 바 있지. 빨리 수사 결과 발표하라고 포졸을 압박하는 것이지.” 정가의보검과 호검은 동시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3각 라이벌, 오등봉 일타강사 명환검의 등장, 괴문자 포졸 수사, 이름도 부르기 힘든 서양 무사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검까지 섞여 혼미했기 때문이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주도 버스 이용객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제주도가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대중교통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버스 수송 인원은 237만733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약 19만3000명)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청소년 이용객은 2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지속되는 고유가 상황과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한 청소년 무료이용 정책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했다. 도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노선 운영 효율화에 나선다. 복권기금을 활용한 교통약자 이동권 지원 사업과 연계해 버스 정류장 등 기반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혼잡 노선의 배차 간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6·3 제주도지사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후보 간 초대형 공약 경쟁이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나선 위성곤 국회의원은 100조원 규모 해상풍력 슈퍼그리드 사업을, 문대림 국회의원은 1조5000억 원 규모 제주도민 성장펀드 조성을 제시하며 제주 미래 경제 전략을 놓고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위성곤 의원은 지난 23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조원대 제주 해상풍력 슈퍼그리드를 구축해 도민 에너지 기본소득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제주 해역에 10GW 규모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고 생산된 전력을 육지로 송전하는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제주를 대한민국 신재생에너지 생산기지로 만들고, 사업 수익을 도민과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위 의원은 “제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풍황 자원을 갖고 있지만 계통 문제로 발전 제한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제주 경제 구조를 바꾸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년 약 4조2000억 원의 매출을 창출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익 중 운영·투자비를 제외한 최소 연간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도와 도민의 몫으로 확실히 확보하겠다"면서 "이렇게 확보한 재원은 고스란히 에너지 기본소득으로 편성해 모든 도민에게 공평하게 지급하겠다"고 덧붙였다. 문대림 의원도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1조5000억 원 규모 ‘제주도민 성장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경제 공약 경쟁에 가세했다. 문 의원은 “제주는 민생 회복과 산업경제 성장을 위해 새로운 투자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도비를 마중물로 정부와 민간 자금을 결합해 1조5000억 원 규모 성장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광·디지털 산업, 신재생에너지, 바이오·헬스케어, 미래 모빌리티 등 제주 미래 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해 제주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문 의원은 “전북도 벤처펀드 사례처럼 지방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면 민간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며 “제주형 성장펀드를 통해 지역 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동시에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략이 실현되면 연간 1455억 원의 수익이 발생하고, 도도 투자 지분에 따라 연간 164억 원의 수익을 얻게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확보한 수익은 새로운 투자 재원이자 제주형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의 공약이 제주 경제 구조 전환을 목표로 하는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선거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100조원 해상풍력 사업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중앙정부 협력과 민간 투자 유치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1조5000억 성장펀드는 상대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투자 성과와 산업 성장 효과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는 인물 경쟁을 넘어 제주 미래 산업과 경제 모델을 둘러싼 정책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후보 간 공약 경쟁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다른 후보들의 경제 공약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제주도지사 선거는 대형 정책 경쟁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사람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 먹을 것은 삶의 근본이다. 본래 의미에서 말하면 거지가 구걸하는 것은 먼저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다. 그렇게 거지와 음식 습속 사이에 관계가 발생한다. ▲교자(餃子)피 전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예전에 큰 부자가 있었다. 별명이 ‘만대야(萬大爺)’였다. ‘노래향(老來香)’ 교자관의 교자가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자 맛보고 싶어 찾아갔다. 점원이 대접을 소홀이 할 수 없어 곧바로 교자를 가져다주었다. 만대야가 한 입을 깨물고는 입을 쩝쩝 다시면서 말했다. “이 교자는 재미가 좀 있구먼. 피는 크고 소는 작아.” 그러고서는 교자 소만 먹고 피는 바닥에 뱉어냈다. 탁자 주위가 교자피로 가득할 때까지 먹었다. 어느 날, 만대야가 그곳에서 교자를 먹고 있는데 때마침 늙은 거지가 교자관으로 들어왔다. 바닥에 널려져 있는 교자피를 보자 허리를 굽혀 두 조각을 주워 입에 넣었다. 그때 만대야가 거지의 손을 발로 차면서 욕을 해댔다. “이 죽지도 않는 늙은이. 눈깔 삐었어? 그건 내가 내 돈으로 산 건데. 네가 줍긴 왜 주워. 꺼져!” 점원은 문제를 일으킬까 염려되어 급하게 늙은 거지를 밖으로 내보냈다. 만대야는 매일 교자관에서 교자를 먹었고 변함없이 소만 먹고 피는 바닥에 버렸다. 그해 가을, 산에 큰불이 났다. 만대야의 집까지 번져 만금의 가산이 몽땅 타버렸다. 며칠 사이에 빈털터리가 되어 버렸다. 어쩔 수 없이 걸식 주머니를 지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구걸하는 거지가 되었다. 어느 날, 그는 구걸하다 ‘노래향’ 교자관 문 앞에 이르렀다. 주머니에는 동전 몇 푼밖에 없어 교자를 사먹을 수 없었다. 배가 고파 꼬르륵 소리가 났다. 들어가 뭐 좀 먹고 싶었다. 점원이 그를 쫓아내려다 예전의 만대야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말했다. “당신은 우리 집의 단골이셨지요. 앉으세요. 먹을 것을 좀 드리리다.” 말하면서 만대야를 구석진 곳으로 데리고 가서 탁자에 앉혔다. 조금 기다리자 뜨끈뜨끈한 탕면 한 사발을 가지고 와서 건네주며 말했다. “드세요. 이것은 제가 그냥 드리는 겁니다.” 만대야가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던 점원이 맛있느냐고 물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점원이 말했다. “교자피로 만든 겁니다. 이 교자피는 예전에 만대야께서 바닥에 버린 것을 제가 하나하나 주워서 말려뒀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주기 위해서 그랬지요. 오늘 다행히도 만대야께서 한 사발을 드시네요.” 만대야는 멍하니 남아있는 탕면을 바라보았다. 탕면을 들고 있던 손이 떨렸다. 남아있던 탕면이 쏟아졌다. 빨리 나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두 다리가 너무 무거워 들리지 않았다. 온힘을 다하여 나아가려다가 바닥에 쓰러졌다.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중국에는 이런 유형의 전설이 많다. 검소함을 모르는 부자가 거지가 되어서야 부끄러움을 알고 각성한다는 민간 전설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전해온다. 동일하거나 비슷한 이미지이다. 미국 학자 정내통(丁乃通)의 『중국민간고사유형색인(中國民間故事類型索引)』의 ‘보통 이야기’ 중 ‘생활 이야기’에서 이와 유사한 내용이 보인다. 내용은 이렇다 : 한 부잣집 방탕한 아들이 거의 매일 쌀밥, 국수를 하수구에 버리면서 안중에 두지 않았다. 나중에 부친이 파산하자 그 또한 배고픔이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밖에서 구걸하고 있을 때 가난한 이웃이 맛있는 음식을 건네주었다. 그가 감격해 먹고 있을 때 가난한 이웃이 그것은 예전에 매일 하수구에 버렸던 음식을 주워서 보관해둔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유사한 사례를 고대 문인 필기에 기록돼 있다. 사람들은 한 세대 한 세대 이런 유형의 민간 전설을 가지고 후대에 전하며 알려주고 있다. 후세에 양식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부유할 때 사치하지 말라는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전설 중에 권고를 듣지 않으면 비참한 처지가 되는데 그것이 거지로 전락하는 것이라 결론짓고 있다. 음식은 인류 생명을 유지하고 연속시켜주는 가장 기본적인 필수 소비다. 이 기초 아래 형성된 여러 음식 습속은 대부분 어떻게 하면 잘 먹을 수 있고 건강에 유익한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좋은 음식 습속은 이외로 거지와 많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육고천(陸稿薦) 전설 강소성 장강 이남의 소남(蘇南) 지역에 ‘육고천(陸稿薦)’이란 상호를 가진 조제식품점이 많다. 어떤 음식점은 상호 앞에 ‘진짜(眞)’, ‘원조(老)’와 같은 글자를 덧붙여 구별하고 자신을 추켜세우기도 한다. 육(陸)은 성이다. 고천(稿薦)은 고천(藁薦)으로 짚으로 짠 자리, 즉 거적이다. 원래 가장 오래된 ‘육고천’은 소주(蘇州) 초방교(醋坊橋)에 있었다. 본래 이름은 ‘도영재(陶永齋)’이다. 원래 주인이 육(陸) 씨로 선행을 좋아해 많은 자선사업을 하였다. 어느 날, 남루한 옷차림에 병색이 완연한 거지가 구걸하러 찾아왔다. 점주는 그를 머물게 하고는 의사를 불러 병까지 치료해주었다. 거지는 병이 완쾌되자 새벽에 인사도 없이 침대 위에 거적 하나만 남겨두고 떠나버렸다. 주인은 사람을 시켜 잘 말아서 보관토록 하였다. 교묘하게도 그해 봄에 이상할 정도로 땔감이 부족하게 되었다. 주인이 거지가 남겨둔 거적을 가지고 와서 장조림을 하는 땔감으로 삼았다. 어린 일꾼이 그 거적을 아궁이에 넣자 갑자기 고기향이 사방으로 퍼져 나와 주위 사람들이 군침을 흘렸다. 모두가 이상하다 생각하였다. 혹시 그 거지가 전설에 나오는 팔선 중 한 명, 거지 행세를 하는 철괴리(鐵拐李)가 아니었던가 싶었다. 그가 잠을 잤던 거적도 분명 평범하지 않을 것이고. 그런 생각이 들자 곧바로 아궁이 속에 아직 다 타지 않은 거적을 끄집어내어 잘 보관하였다. 이후 장조림을 할 때마다 거적에서 짚 한 가닥을 뽑아내어 아궁이의 불쏘시개로 썼다. 효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때부터 그 음식점에서 만든 장조림이 유명해졌고 장사가 번창하였다. 고객을 불러오려고 점주는 원래 이름인 ‘도영재’를 ‘육고천’으로 바꿨다. 나중에 경쟁적으로 소주에 ‘육고천’이라는 상호를 가진 조제식품점이 생겨났다. 그렇게 ‘육고천’은 유명한 맛있는 고기를 파는 음식점으로 강남 지역에 이름을 떨쳤다. 신비한 거지, 신기한 거적이 맛있고 좋은 음식, 미식에 전기적인 색채를 덧붙였다. 미식에 대한 인류의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약자를 경시하거나 싼 물건을 무시하지 말라는 민속 미학 의식도 반영돼 있다. 그런데 누가 알았겠는가? 설 전후의 연말연시 시기 등 특정 환경 아래서 거지는 불길한 징조로 여길 뿐 아니라 거적조차도 흉물로 변했다. 당대 이상은(李商隱)의 『의산잡찬(義山雜纂)』 「불상(不祥)」 중에 ‘거적자리’가 하나를 차지한다. 멀리 『의례(儀禮)』에 나와 있는 ‘침점침괴(寢苫枕塊)’란 거적자리를 깔고 흙덩이를 베개 삼아 눕는 것으로 거상의 상복의 예로 보았다. 게다가 짚은 천지지간 만물 중에 천한 것이요 거지는 세간 중에 천민에 속했다. 좋고 맛있는 미식을 원천이 천한 물건, 천민에 억지로 갖다 붙였다. 사회심리 중 ‘천한 것이 아름답다’거나 ‘아름다움은 미천한 것에서 나온다’는 말에도 미학적 의미가 담겨있다. 민속 미학 심리의 이중성이다. 모순인 듯하지만 ‘아름다움’과 ‘천함’을 겸용하는 특징을 가진 미학심리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