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허파이자 생명의 숲인 곶자왈에 대한 법규적 정의가 9년 만에 재정립된다. 토지주의 청구 매수권도 보장받는 길이 열린다. 제주도는 5일 ‘제주특별자치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하고 오는 25일까지 조례안 개정에 대한 의견수렴을 받는다고 이날 밝혔다. 곶자왈 조례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곶자왈 지역을 효과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해 2014년 4월 제정됐다. 이후 2차례 조례 개정이 이뤄졌다. 이번 전부개정은 지난해 마무리된 ‘제주 곶자왈지대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 용역’ 결과와 제주특별법 개정에 따른 조례 위임 사항을 반영한 결과다. 이번 개정 조례안은 ▲곶자왈의 정의 재설정 및 보호지역·관리지역·원형훼손지역 구분 ▲도지사 및 도민·사업자의 책무 ▲곶자왈보전·관리위원회 설치, 기능 및 구성·운영 곶자왈 보호지역 등의 지정 ▲곶자왈 자연휴식지 지정·관리계획 수립에 관한 사항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 체결에 관한 사항 등을 담고 있다. 곶자왈 정의는 보다 구체화 됐다. 현행 조례상 곶자왈은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 숲과 덤불 등 식생을 이루는 곳’으로 정의돼 있다. 여기에 개정안에는 ‘곶자왈의 생성기원에 근거한 화산분화구에서 발원해 연장성을 가진 암괴우세용암류와 이를 포함한 동일기원의 용암류 지역’이라는 내용이 추가로 담겼다. 식생보전의 가치와 식생상태에 따라 보호지역과 관리지역, 원형훼손지역으로 구분했다. 제주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설정된 전체 곶자왈 99.5㎢로 중 보호지역은 35.6㎢, 관리지역은 32.4㎢, 원형훼손지역은 31.5㎢다. 토지주에 대한 토지 매수 청구권 부여도 이번 개정안에 포함됐다. 현행 조례상 곶자왈 보호지역에 대한 토지 매수는 도지사가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보호지역 내 토지주가 직접 도지사에 매수 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도지사는 청구를 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 수용 여부와 예상 매입 가격을 알려야 한다. 또 곶자왈 보전·관리를 위해 도지사와 도민·사업자의 책무에 관한 사항을 포함했다. 특히 도지사는 5년마다 주기적으로 곶자왈 보전·관리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에 따라 매년 곶자왈 보전.관리 시행계획을 매년 수립해 계획에 따른 추진실적을 제주도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아울러 곶자왈 보전위원회를 보전·관리위원회로 재편하고 곶자왈의 보전·관리에 관한 기본계획 수립·변경, 보호지역 지정·변경, 보호지역 내 사유지 매수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도록 한다. 또 오영훈 지사의 공약인 생태계서비스지불제에 대한 법적근거도 명시했다. 해당 조항을 보면 도지사는 곶자왈이 주는 수자원 제공·대기 정화·탄소흡수·생태관광 및 휴양 등 생태계서비스의 보전 및 증진 활동을 하는 토지소유자 및 주변 지역 마을 등과 생태계서비스지불제 계약을 체결하여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 이 밖에 곶자왈생태체험관의 설치·운영, 곶자왈 공유화 사업에 관한 사항, 곶자왈 자연휴식지 지정·관리 내용이 조례 개정안에 포함됐다. 도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조례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에 필요한 사항, 곶자왈 보호지역 등의 지정 등 체계적인 보전·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 이번 조례 전부개정에 나섰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25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2월 중 전부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한다. 이와 함께 ‘제주특별자치도 곶자왈 보호지역 지정고시’를 위한 절차도 재개한다. 곶자왈 고시는 보호지역 지정에 따른 재산권 침해 논란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2021년 8월 지역 순회 주민설명회를 진행했지만 토지주들 반대로 파행을 겪었다. 이에 제주도는 보호지역을 축소해 곶자왈 면적을 99.5㎢에서 95.1㎢로 재조정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곶자왈? = ‘곶’은 숲을 뜻하고 ‘자왈’은 자갈이나 돌멩이를 가리킨다. 한마디로, 용암이 쪼개져 생겨난 크고 작은 자갈들이 뒤섞여 있는 숲이다. 돌들은 요철처럼 쌓여 ‘숨골(풍혈)’을 만들어낸다. 이 구멍에선 사시사철 바람이 불어나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습도는 연중 100%, 온도는 여름엔 21도, 겨울엔 18도 정도다. 에어컨·난로 없이 살 수 있는 지상낙원인 셈이다. 선흘 곶자왈엔 숲과 습지, 한대와 열대식물이 공존하는데, 2011년 람사르습지에 등록될 정도로 생태학적 가치가 높다. 다량의 빗물 등이 이 천연원시림 지대를 통해 땅 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제주도의 대표적인 지하수 함양지대이자 산소 생성지로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제주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 신규 확진자가 4개월 여 만에 1000명을 넘었다. 제주도는 지난 3일 하루동안 103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 수가 36만8665명으로 늘었다고 4일 밝혔다. 제주에서 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31일 1047명 이후 126일 만이다. 제주에서는 최근 일주일간 ▲2022년 12월28일 749명 ▲29일 606명 ▲30일 691명 ▲31일 588명 ▲2023년 1월1일 481명 ▲2일 604명 ▲3일 1033명 등 하루 평균 67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직전 주(2022년 12월31~27일) 일 평균 652명 보다 27명 늘었다. 제주에서는 지난해 9월 1만190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0월 5444명, 11월 9764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만7409명이 확진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여기다 지난 3일 코로나19 확진 환자 2명이 숨지면서 도내 코로나19 관련 누적 사망자도 243명으로 늘었다. 도내 코로나19 병상 가동률은 22.73%다. 지난 3일 기준 제주에서 재택 격리중인 확진자는 1030명이고, 위중증 환자는 19명이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재추진 입장을 공식화하자 제주 지역사회가 강한 반발로 들끓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와 제2공항 백지화 전국행동은 5일 이와 관련해 긴급성명을 내고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사업추진에 제주도와 도민사회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음이 명확해졌다"면서 "비밀작전하듯 제2공항을 강행추진하는 국토부는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용역 결과 공개를 미루면서 환경부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재개 여부도 함구하던 국토부가 기습적으로 오늘(5일)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제출했다"면서 "제2공항을 핵전략기지화 하겠다던 국민의힘의 야욕처럼 윤석열 정부도 마치 비밀군사작전하듯 제2공항을 강행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을 위해 현지 추가 세부조사와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며 애써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고작 6개월에 불과한 용역 기간 동안 제대로 된 조사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주장 자체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가 축약해서 공개한 보완내용의 요지를 보더라도 이해 안 되는 내용투성이"라면서 "철새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대체 서식지를 만들어 기존 서식지에서 철새를 내쫓는 내용이 버젓이 들어가 있는가 하면 철새의 이동 고도를 파악했다며 철새에 GPS 신호장치를 부착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2공항 철새도래지를 찾는 겨울철새만 90여종에 이르고 종마다 비행고도가 상이할텐데 그 짧은 시간에 도대체 어떻게 철새별 비행고도를 조사하고 반영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이 지역에 멸종위기종만 32종이 분포하는데 이에 대한 조사가 그 단시간 내에 가능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리고 제주도내 맹꽁이의 서식밀도와 제2공항 입지 간의 서식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면서 맹꽁이를 집단이주해도 문제가 없다는 식의 내용도 들어가 있다"면서 "맹꽁이에 대한 조사가 가능한 시기는 6월 이후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용역이 사실상 종료된 시점인데 어떻게 그런 조사가 가능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국토부가 제2공항 주변지역의 화산지질과 지형에 대해 평가한 부분"이라면서 "자신들이 직접 숨골의 정의를 내려 숨골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가 하면, 성산읍 지역에 하천이 발달하지 않은 이유가 지하의 용암동굴 등 화산지질의 특수성에 기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2공항을 지어도 지하수 수위나 지표수가 지하로 함양되는데 문제가 없다는 주장까지 집어넣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은 이미 국토부가 존중하겠다던 도민의 공론으로 반대가 확인된 사업"이라며 사업의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패싱하면서까지 이번 사업이 추진돼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말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다면 지금이라도 강행추진을 중단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에 대한 공개검증의 장에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주지역 국회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제2공항 강행추진에 분명한 반대 입장과 함께 국토부가 작성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의 공개와 그에 따른 검증을 강력히 요구하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5일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서를 환경부에 제출, 제주 제2공항 재추진 입장을 공식화했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해 사전협의나 공유가 없었다며 유감을 표하고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연구용역 결과 전체 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내년 1월1일부터 제주도 구축 개방형 충전기 충전요금이 인상된다. 제주도는 내년 1월1일부터 도에서 구축한 개방형 충전기 충전요금을 50㎾ 기준 ㎾h당 292원에서 320원으로 인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한국전력의 전기차 충전기 전기요금 특례 할인이 폐지되고 전기요금 상승 등에 따른 것이다. 앞서 환경부와 민간충전사업자는 지난 9월1일부터 충전요금을 인상한 바 있다. 도는 전기차활성화심의위원회를 거쳐 각종 소비자 물가상승에 따른 도민 가계부담을 고려해 제주도가 구축한 개방형 전기차 충전요금을 올해 인상없이 유지하고 내년부터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김창세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은 “충전요금 조정은 충전기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이라면서 “앞으로 충전인프라 이용편의 및 서비스 품질을 더욱 높여 불편을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역 개방형 충전기는 모두 5733기다. 제주도 627기, 한국전력 525기, 환경부 316기, 민간충전사업자 4265기가 운영되고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경찰이 제주지역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3명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제주경찰청은 27일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주 모 음식점 대표인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피의자 3명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한다고 26일 밝혔다. 검토 대상은 지난 16일 제주시 오라동 A씨 주거지에 침입해 둔기로 A씨를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50대 김모씨, 범행을 공모한 혐의(살인)를 받는 김씨의 아내 40대 이모씨, 살해를 지시한 혐의(살인 교사)를 받는 A씨의 지인 50대 박모씨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으면 피의자의 이름과 나이, 얼굴 등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4가지 요건은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인 경우, 범행에 대한 증거가 충분한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나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닌 경우 등이다. 제주에서 신상정보가 공개된 사례는 2016년 성당에서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 천궈루이, 2019년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 2020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 착취물 1300개를 제작해 음란사이트에 연재한 배준환, 지난해 중학생을 살해한 백광석·김시남 등이 있다. 2018년 게스트하우스에서 투숙객을 살해한 한정민의 경우 공개수배를 통해 신상이 공개됐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제주 지역화폐인 '탐나는전' 카드형 사용이 내년 1월1일부터 1월4일까지 일시 중단된다. 탐나는전 운영대행사가 바뀌면서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탐나는전 운영을 제주은행-나이스정보통신 컨소시엄이 대행한다. 이에 따른 전산 시스템 이관 작업으로 탐나는전의 카드형은 내년 1월 1일부터 4일까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운영대행사가 달라진 만큼 '탐나는전' 애플리케이션도 다시 내려받아 기본인증을 거치고 카드 정보도 등록해야 한다. 도는 내년 1월5일 오전부터 탐나는전 카드형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제주 '탐나는전'은 2020년 11월 30일 200억원 규모로 처음 발행됐다. 누적 발행액도 지난 18일 기준 9000억원을 넘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제주를 찾은 사람이라면 어디를 가든 쉽게 볼 수 있는 게 밭담이다. 밭을 따라 구불구불 길게 뻗어나간 검은 돌담은 철마다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입고 맵시를 뽐내며 도민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이면엔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제주 사람들의 고된 삶과 애환이 묻어있다. ◇ 자연이 그린 미술작품 '밭담' 제주행 비행기에 앉아 창밖 너머 제주 풍경을 바라보면 저절로 외마디 탄성을 지르게 된다. 섬 전체를 캔버스 삼아 검은 돌담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그 안을 유채꽃, 청보리 등으로 색칠한 제주는 그야말로 사람과 자연이 함께 그린 미술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는 할머니가 자투리 천 조각으로 정성스럽게 바느질해 만든 조각보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외국인들이 보면 '퀼트' 같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어린아이가 그린 듯 다소 엉성하게 모양도 색도 가지각색이지만, 하늘에서 전체를 바라보면 미술의 거장도 무시하지 못할 조화로움과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점, 선, 면의 조화다. 밭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과 돌로 경계를 가른 밭담, 그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농작물이 점·선·면으로 조화를 이룬다. 게다가 사시사철 끊이지 않고 제주의 색은 변화한다. 노란 유채꽃과 청보리의 푸른 청록색,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한 하얀 메밀꽃, 수확을 마친 밭의 검붉은 흙, 그리고 온 섬을 순백으로 뒤덮은 눈…. 같은 듯 다른 색감의 조화가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 모든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속 밑바탕에 '밭담'이 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단순한 '돌담'으로 보이겠지만, 돌로 대부분의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했던 제주 사람들에게 돌담이라 해도 다 같은 돌담이 아니다. 제주 사람들은 집이나 밭, 무덤 등의 경계를 돌을 쌓아 만들었다. 집 울타리의 돌담을 '집담', 밭의 돌담을 '밭담', 무덤의 돌담을 '산담', 바닷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에 쌓은 돌담을 '원담'이라 일컬었다. 그중에서도 제주의 대표적 돌 문화인 밭담은 지난 2013년 1월 국가중요농어업유산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4년 4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에 등재되는 등 그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 척박한 환경 이겨낸 지혜의 산물 제주 밭담에는 흑룡만리(黑龍萬里)라는 별칭이 붙었다. 시커먼 현무암이 구불구불 끝도 없이 이어져 있어 마치 검은 용이 용틀임을 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밭담의 길이는 얼마나 될까. 오랜 기간 제주 전역에 쌓인 밭담의 정확한 길이를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시도가 이뤄졌다. 지난 2007년 일부 지역을 샘플링해 전체 길이를 추정해본 결과 총 길이는 2만2천10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9년 농촌계획 제25권 제3호에 실린 '지적 정보를 이용한 제주 밭담 길이 추정'(박종준·권윤구) 논문을 보면 제주 밭담의 길이는 최소 2만3938㎞로 추정했다. 지구 둘레가 대략 4만㎞이니 지구 반 바퀴를 돌고도 남는 길이다. 이 엄청난 길이의 밭담은 돌투성이인 척박한 환경을 딛고 이겨낸 제주 사람들의 의지와 노력, 지혜의 산물이다. 그저 땅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밭을 일구다 나오는 돌덩어리를 한쪽 편에 쌓다가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 밭담이다. 제주에서 농경을 제대로 시작한 시점부터 족히 1천 년은 넘게 이어왔다. 우연히 쌓은 밭담은 제주의 거센 바람으로부터 곡식을 지켜줬고, 방목해 키우던 말과 소가 애써 키운 작물을 뜯어먹지 못하도록 막았다. 또 농경이 발달하면서 토지의 경계를 명확히 해 농지를 둘러싼 다툼이 생겨나지 않도록 했다. 이외에 밭담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흙을 보호하는 것이기도 했다. 용암이 분출해 굳어 형성된 화산섬 제주에서 흙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바위가 부서져 돌이 되고, 돌가루가 동식물의 유기물과 함께 섞여 흙 1㎝ 정도의 표토를 이루는데 200년 이상의 긴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푸석푸석하고 바람에 날리기 쉬운 가벼운 화산회토로 이뤄진 제주의 토심은 깊은 곳이 대략 35㎝ 정도, 가장 얕은 곳은 7㎝에 불과하다. 한 줌의 흙도 애지중지 귀하게 여긴 곳이 제주다. 척박한 땅에서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한 번 경작하고 나면 지력이 떨어져 같은 땅에서 바로 농사를 지을 수도 없었다.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새로운 땅을 경작해야 했고 자연스레 밭담은 끝도 없이 길게 이어졌다. 끝없이 길게 이어졌다는 의미를 담은 관용어구 '만리'(萬里). '흑룡만리'라는 말속에는 제주 농민들의 이 같은 삶의 애환이 담겼다. ◇ 사라지고 훼손되는 밭담 제주 밭담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제주 사람들의 삶과 함께 이어온 오랜 역사는 물론 그 규모와 다양성, 경관적 가치 등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띤다. 무엇보다 제주의 돌 문화 중 그 기능을 유지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오는 거의 유일한 농업·문화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사회·경제·농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밭담 역시 변형 또는 훼손되고 있다. 지난 15일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열린 '제주 돌 문화 연구 성과와 과제' 심포지엄에서 제주 밭담을 연구해 온 강성기 제주도교육청 장학사는 '지리경관으로 본 제주 밭담'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밭담의 위기를 지적했다. 강 장학사는 "1970년대 전통농업사회까지만 해도 밭담은 오래전 경관을 유지해왔으나 이후 사회·경제적 영향으로 인해 그 형태와 주민 인식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밭담의 변화 원인으로 크게 농업환경과 도시화가 있다"며 "작물의 변화, 농업의 기계화, 경지정리사업, 과학 영농, 농업인구 감소·고령화 등 농업환경 변화로 인해 밭담의 높낮이가 변화하고 직선화되거나 사라지는 밭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임차농이 증가하면서 농기계 이용 등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밭담을 일부 헐어 출입구를 만들고, 밭담이 훼손되더라도 보수는커녕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이다. 또한 도시개발 등 도시화로 인해 경작지와 함께 밭담이 사라지고, 도로 개설 등으로 인해 구불구불 이어진 밭담이 도로를 따라 직선화하는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장학사는 "특정 지역을 설정해서라도 밭담 친화적인 농업환경을 조성해 전통 밭담경관을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정효 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지난 5월 열린 '제주 돌담의 보전 및 전승 방안 세미나'에서 밭담의 문화재 지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 전 이사장은 "한라산과 돌담이 갖는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며 그중 하나가 "동네 심방('무당'을 뜻하는 제주어) 알아주지 않는 것처럼 한라산이나 돌담도 흔하게 여겨 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전 이사장은 "흔히 돌담이라 하면 밭담이나 집 울타리 개념의 울담을 떠올리게 되는데, 문화재에 제주 돌담의 대표 격이라 할 밭담이나 울담은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6년 10월 문화재청이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의 돌담을 등록문화재로 지정 예고까지 했지만, 마을 주민들의 반발로 문화재 지정이 무산된 바 있다"며 "당시 마을 주민들은 마을 안에 초가와 연자방아가 문화재로 지정돼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마을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되면 생활의 불편이 심하다며 반대했었다"고 설명했다. 강 전 이사장은 "지역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또는 직접적으로 주민들과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곳을 찾아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변지철 기자]
제주지역 화폐인 '탐나는전'이 지역사랑상품권 우수사례 평가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제주도는 탐나는전이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신장 등 지역경제 선순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우수사례로 선정, 국무총리상과 함께 특별교부세 2억 3000만원을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행안부 지역사랑상품권 우수사례 평가는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는 전국 232개 지방자치단체 대상으로 이뤄진다. 각 시도별 1차 평가를 통해 추천된 4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서면 심사와 발표 심사를 거쳐 효과성, 독창성, 노력도, 파급효과 등을 평가했다. '탐나는전'은 지난달 발표 심사에서 연매출액 1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 가맹점 이용을 장려하면서 대형매장 쏠림현상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골목상권과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 신장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탐나는전은 2020년 11월 30일 200억원 규모로 첫 발행됐다. 지난 18일 기준 누적 발행금액이 9000억원을 넘어섰다. 연초 지역화폐 예산 조기소진과 국비 지원 중단으로 할인발행이 조정되면서 전통시장·상점가·착한가격업소 및 사회적경제기업 등 가맹점에 한해 매출액 기준별로 결제시 현장할인이 이뤄지고 있다. 연매출 10억 원 이하 가맹점은 5%, 5억원 이하의 가맹점은 10% 현장할인이 적용된다. 제주지역 탐나는전 결제가능 가맹점은 지난 18일 기준 3만 9700여곳이 등록돼 있다. 이 중 연 매출액 10억원 이하의 탐나는전 가맹점은 모두 3만 8500여 곳이다. 탐나는전 전체 결제액 중 연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의 결제액 비중은 발행 초기 49%에서 최근 75%까지 상승했다. 도는 사용자 편의를 위해 농축협 하나로마트에서 탐나는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도민 재난지원금을 탐나는전으로 지급했다. 농민수당, 어업인 수당 등 각종 정책수당 역시 탐나는전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달 기준 제주 전체인구 67만 8373명의 약 78%인 53만여명이 가입된 상태다. 다만, 통계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 중 일부는 관광객 등 타 시.도민이다. 도는 운영대행사 고향사랑기부금 답례품과 각종 복지수당 등으로 탐나는전을 지속 발행하고 소상공인 가맹점 이용 장려 정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연의 취지를 달성하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최명동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탐나는전 시행 2년간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역경제 선순환 고리를 만들고자 다양한 시도를 해온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며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고 지역의 소상공인과 도민들에게 사랑받는 지역사랑상품권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지역 공약인 해녀의 전당 건립사업이 내년부터 추진된다. 제주도는 제주 해녀문화를 보존·전승하기 위한 해녀의 전당 건립사업을 위한 실시설계비 9억원이 국회 새해 정부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신규 반영됐다고 25일 밝혔다. 해녀의 전당 건립사업은 국가어업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해녀문화를 보전하고 안정적 전승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2016년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이후 아시아·태평양 일대에 해녀문화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실감형(AR·VR) 콘텐츠 체험·전시, 교육, 생태관광,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한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내년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2026년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 여유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 면적 6000㎡ 규모로 계획중이다. 특히 전체 예산 482억원 중 절반인 241여억원을 국비로 지원받는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심의의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 제주지역 공약으로 선정돼 문화재청의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으나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로 국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증액돼 최종 확정됨에 따라 건립에 탄력을 받게 됐다. 고종석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2018년도부터 추진했던 해녀의 전당 건립사업이 국비로 실시설계비를 확보해 드디어 본 궤도에 올라가게 됐다”며 “제주 동북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감귤박을 활용해 성분 등록까지 마친 사료첨가제가 개발됐다. 처리난 해소와 함께 친환경 사료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제주테크노파크(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사료 생산전문업체인 이안스 주식회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감귤박 활용 사료첨가제인 ‘에코만다(EcoManda)’를 개발해 사료 성분등록을 마쳤다고 26일 밝혔다. 사료첨가제인 ‘에코만다’에는 감귤박 함량이 65%에 달한다. 제주에서 매년 5만 톤 가량 감귤박이 발생하고, 처리하는데 12억원의 비용이 발생해 이번 사료첨가제 개발은 감귤박 처리난 해소는 물론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연구소가 공동연구기관인 이안스 주식회사에 ‘감귤 부산물을 이용한 돼지 증체용 사료 조성물(10-2020-0180303)’특허 기술을 이전해 개발된 감귤박 사료첨가제는 본격 시판을 앞두고 있다. 이안스 주식회사는 최근 개소한 제주TP미생물산업화지원센터에 입주했다. 구축된 장비를 활용해 사료 생균제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연구소는 지난 2018년부터 제주도에서 지원하는 ‘유기성 대량 폐자원 활용 산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감귤박을 재활용해 돼지 사료첨가제 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다. 2020년에는 감귤박 섭취 돼지와 미섭취 돼지를 비교하는 양돈농가 실증시험을 통해 감귤박 섭취군에서 돼지 면역력증가와 증체 효과에 따른 출하시기가 7일 단축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건조 후 보관되던 감귤박이 수분을 흡수해 성분이 변하고 감귤박 특유의 향 때문에 사육돼지들이 초기 약 3~4일간 감귤박 첨가 사료를 거부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해 올해 9월 24일부터 약 2달간 지역농가에서 ‘에코만다’섭취 현장실증시험을 진행한 결과 감귤박 첨가사료를 거부하거나 이상 반응을 보인 돼지가 발생하지 않았다. 도축했을 때 감귤오일 성분으로 인해 고기가 착색되는 현상도 없었다. 감귤박 첨가사료 섭취 돼지의 우수성은 서귀포시축협 산지육가공공장의 협조로 진행된 감귤박 섭취군과 미섭취군 돼지에 대한 등급 비교에서도 확인됐다. 감귤박 섭취군과 미섭취군 돼지 가운데 각 10마리를 무작위로 선정해 등급을 비교한 결과 미섭취군은 1⁺등급이 없었던 데 비해 섭취군에서는 1⁺등급이 5마리 나오는 등 평균적으로 더 높은 등급을 받았다. 이번 현장실증시험 결과는 단순히 감귤박 건조물이 아니라 돼지 맞춤형으로 제품화된 형태의 사료첨가제를 개발해 돼지에 섭취시켰을 때 더욱 우수한 품질의 돼지고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용환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은 “감귤박 처리가 큰 문제였는데, 제주도의 지원으로 우수한 사료첨가제로 개발됐다. 감귤박을 기반으로한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감귤박 건조 시범 시설 구축이 절실하다"면서 "연구성과가 산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협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23일 제주에는 강풍과 대설이 이어지면서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끊기고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에는 대설경보, 그 외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제주도 육상 전역에는 강풍주의보, 해상에는 풍랑경보(남부 앞바다 풍랑주의보)가 각각 내려졌다. 오전 6시 기준 한라산에는 사제비 75.9㎝, 삼각봉 70.7㎝, 남벽 49.7㎝, 어리목 44.4㎝ 등 많은 눈이 쌓였다. 그 외 지역도 가시리 26㎝, 태풍센터 15.3㎝, 송당 11㎝, 성산 10.5㎝, 유수암 8.3㎝, 중문 4.7㎝, 서귀포 3.8㎝, 제주 1.4㎝, 고산 1.3㎝ 등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산지 대설특보 발효로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또 적설과 결빙으로 도로 곳곳에서는 교통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오전 6시 30분 현재 1100도로, 516도로, 서성로, 제2산록도로는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비자림로와 제1산록도로는 월동장구를 갖춘 대형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번영로, 한창로, 남조로, 명림로, 첨단로, 애조로 등은 대·소형차량 모두 월동장구를 갖춰야 하며 평화로와 일주도로 등은 소형 차량의 경우 월동장구가 필요하다. 실시간 교통통제 상황은 제주경찰청 홈페이지(https://www.jjpolic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공항 항공기 출발·도착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무더기 결항한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제주공항 오전 항공편 대부분이 결항하는 등 이틀째 운항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운항 예정이던 항공편 중 294편(출발 142, 도착 152)이 사전 결항돼 180편(출발 91, 도착 89)만 운항될 계획이다. 제주공항에는 현재 강풍특보와 급변풍특보가 발효 중이다. 공항공사는 "기상 상황으로 인해 항공기 결항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니 공항 방문 전 항공사를 통해 결항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해상 기상 악화로 바닷길도 끊겼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제주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풍랑경보 발효로 이날 제주와 다른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강풍과 폭설 속 각종 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강풍과 대설 등으로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총 2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눈길 고립과 교통사고 등이 속출한 데 이어 이날 새벽 0시 46분께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서 눈길 교통사고로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오전 2시 10분께 안덕면 광평리에서 눈길에 차량이 고립돼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를 벌이는 등 각종 신고가 잇따랐다. 제주도는 대설·강풍에 대응하기 위해 전날 오후 4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에서 비상 2단계로 상향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근무를 하며 재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학교장 판단에 따라 등하교 시간 조정 또는 임시휴업 등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안내했다. 이에 전날 오후 5시 기준 31개 학교가 이날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24일까지 제주에 비 또는 눈이 오는 곳이 있겠으며,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매우 춥겠다고 예보했다. 강한 강도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이날 아침까지와 이날 저녁부터 오는 24일 새벽까지다. 24일 저녁께 대부분 지역에서 비 또는 눈이 그치겠으나 산지에는 밤까지 눈이 이어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적설량은 산지 10∼15㎝(많은 곳 30㎝ 이상), 중산간 5∼10㎝(많은 곳 20㎝ 이상), 해안 3∼8㎝다. 또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 서부 지역에서는 초속 25m 내외로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으며 해상에는 물결이 2∼5m 높이로 매우 높게 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우 많은 눈이 내림에 따라 비닐하우스 등 구조물 붕괴와 시설물 피해에 유의해야 하며, 빙판길이 많겠으니 차량 운행과 보행자 안전에도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연합뉴스]
제주지역에 22∼24일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지방기상청은 북쪽에서 남하하는 차가운 공기 영향으로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에 찬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매우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21일 밝혔다. 예상 적설량은 산지(해발 600m 이상) 20∼30㎝(많은 곳 50㎝ 이상), 중산간(해발 200∼600m) 10∼25㎝(많은 곳 30㎝ 이상), 해안 5∼15㎝(남·동부 중심)다. 현재 내리고 있는 산지의 눈은 이날 오후부터 밤사이 약해졌다가 22일 새벽부터 다시 강해지기 시작해 산지에 대설특보가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 22일 오후부터 중산간, 밤에는 해안 지역에도 눈이 내리면서 대설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22일 밤부터 23일 오전 사이 매우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 이어 23일 밤부터 24일 오전 사이 다시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면서 장기간 적설이 이어짐에 따라 지역·고도별 적설량의 차이가 크겠다. 산지를 중심으로 크리스마스인 오는 25일 새벽까지 눈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또 22일부터 바람이 초속 10∼16m, 순간풍속 초속 20m(산지 초속 25m 이상)로 매우 강하게 불면서 강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겠다. 24일 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해상에도 풍랑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겠다. 기온도 뚝 떨어져 22∼24일 평년보다 2∼7도가량 낮은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특히 매우 강한 바람으로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2일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중산간 이상 도로(516도로, 1100도로, 평화로, 첨단로, 번영로 등)는 22일 낮부터 25일 오전 사이 빙판길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일부 해안 지역에서도 도로나 통행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겠으니 교통안전과 등산객 및 보행자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24일까지 많은 눈이 내리면서 비닐하우스 붕괴 등 시설물 피해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하고, 많은 눈과 강한 바람으로 항공편·여객선 결항·지연 가능성이 있으니 사전에 운항 정보를 확인하라고 전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