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의 비극을 문학으로 기록한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미국 문학계의 권위 있는 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수상했다.
한국 문학 작품이 이 상을 받은 사례는 2024년 김혜순 시인의 시 부문 수상이 있었지만, 소설 부문에서 한국 작품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 'We Do Not Part'를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이 작품은 2021년 9월 국내에서 출간됐다. 영어판은 지난해 1월 출간돼 해외 독자들에게 소개됐다.
특히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지난 1월 최종 후보 5인에 오른 데 이어 최종 수상까지 이어지며 국제 문학계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소설과 논픽션, 전기, 자서전, 시, 비평 등 6개 부문에서 매년 영어로 출판된 최고의 도서를 선정하는 상이다. 미국 언론과 출판계 평론가들이 직접 선정하는 상으로, 퓰리처상·전미도서상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평가된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세 여성의 시선을 통해 제주4·3 사건의 기억과 상처를 따라가는 작품이다. 소설가 경하는 사고로 입원한 친구 인선을 대신해 제주 빈집을 찾게 되고, 인선의 어머니가 남긴 기억을 좇으며 4·3의 비극적인 역사와 마주하게 된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수상 이유에 대해 “제주4·3 사건이 남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상실과 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며 “몽환적인 분위기와 압도적인 여운을 남기는 예술적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2026년 소설 부문 심사위원장 헤더 스콧 파팅턴 역시 뉴욕타임스를 통해 “눈부신 우울과 암울한 풍경, 중얼거리는 듯한 문장이 인상적”이라며 “꿈처럼 오래 남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한강 작가는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출판사를 통해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한국어에서 영어로 작품을 옮겨 준 번역가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에게 깊이 감사한다”며 “우리 안에 여전히 깜빡이는 빛이 있다고 믿고, 그 빛을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