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이후 국내 공항의 착륙유도장치(로컬라이저) 설치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공항은 철제 구조물로 설계된 로컬라이저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되며 안전 설계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공항의 로컬라이저는 철제 구조물(H빔) 위에 설치돼 있다.
이 설계는 비상 상황에서 항공기가 충돌할 경우 구조물이 쉽게 부서지거나 밀려나도록 만들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방식은 항공기의 진행을 방해하지 않고 충격을 완화해 안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다른 공항에서는 로컬라이저 설치 방식이 공항별로 다양하다. 무안공항, 여수공항, 광주공항 등 일부 공항에서는 콘크리트 둔덕 위에 로컬라이저를 설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무안공항의 경우 2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흙더미를 덮어 설치된 로컬라이저가 이번 참사의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제주공항과 김해공항은 안전 설계를 고려한 사례로 꼽힌다. 김해공항의 로컬라이저는 비상 상황에서 쉽게 부서지도록 설계된 금속 구조물을 사용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대구국제공항은 지면에 평탄하게 설치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로컬라이저는 공항 지형과 특성에 따라 설계돼야 하지만 일부 공항의 구조물은 비상 상황에서 오히려 피해를 키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제주공항과 같은 안전 설계를 모든 공항에 도입하고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로컬라이저 설치 기준과 공항 안전 설계 전반을 재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