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가 제주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예산안 재의 요구 항목중 "99%는 타당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예산삭감 사태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제주도의회는 2일 제주도가 지난달 19일 27건 171.6억 원에 대해 제출한 ‘2015년도 제주특별자치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 재의요구안’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재의요구 대상사업 중 99.4%에 해당하는 170억여 원은 위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도의회는 재의요구 대상사업에 대하여 "소관 전문위원실에서 삭감사유를 재검토했고, 입법정책관실이 이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법적 검토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 결과 "폐기물처리시설확충에 따른 주민지원사업 1건 60억 및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액 24건 110억4000여 만원을 합한 총25건 170억여 원은 법령에서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할 경비에 해당하지 않아 이에 대한 삭감은 위법하지 않다"는 검토결과를 내놓았다.
도의회는 다만, 사회복무요원의 여비 등과 관련한 예산 2건 2390만원 중 1160만원(재해보상금 지급을 위한 보험가입비 320만원은 제외)을 삭감한 것은 병역법 제31조제5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62조제2항에 따라 도지사가 지급해야 할 경비를 삭감한 것으로 보았다.
특히 폐기물처리시설확충에 따른 주민지원사업에 대한 60억 삭감과 관련,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2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시설을 ‘주민편익시설’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도의회가 삭감한 예산은 법정의무 시설을 위한 예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도의회는 "주민지원사업은 폐기물 시설 착공 후 5년에 걸쳐 지원되는 것으로 해당 기간 내에 충분히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2015년도 지원예산 중 일부가 삭감됐다해도 이것이 바로 위법하거나 현저히 공익을 해한다고 볼 수 없어 도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도의 재의요구 사유를 반박했다.
또한 국비보조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액 24건 110억4000만원 삭감과 관련, 도의회는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보조사업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지방비 부담액을 다른 사업에 우선하여 해당 연도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 계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해당 규정은 지방비 부담액을 다른 사업에 우선하여 해당 연도 예산에 편성하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의무를 부여한 것에 지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지방자치법상 의결기관과 집행기관 사이의 권한의 분리 및 배분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수반하는 국·시비 보조금의 사업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통하여 사후에 감시·통제할 수 있고(대법원 1996. 5. 10. 선고 95추87 판결 참조), 적어도 군비에 관한 한 지방의회는 계상된 예산을 삭감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23265 판결),
이를 근거로 도의회는 "국비보조사업이라도 지방의회가 해당 사업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지방비 부담액을 삭감할 수 있고, 이러한 삭감은 지방의회의 정당한 예산심의권 행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비보조금 대비 지방비를 삭감한 부분은 정당한 도의회의 예산심의권 행사로서 위법하지 않다"며 도의 재의요구 사유를 반박했다.
도의회는 전체의원 간담회를 통해 이번 검토결과를 토대로 향후 재의요구안의 처리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