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주도당이 행정체제 개편을 다음 도정으로 넘길 것을 요구했다. 특히 최근 추진하고 있는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고희범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2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고 위원장은 “행정체제 개편은 도민생활과 자치수준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도민의 총의에 의해 결정돼져야 한다”면서 “물론 행정시장 직선제도 현행 체제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대안이지만 지금 그것의 추진이 정상적인지 매우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행정 구조를 바꾸는 중대한 문제를 오직 한 가지 대안만으로 찬·반을 묻는 방식은 그 자체로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 정작 도민이 원하는 최적의 대안을 결정하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행정구조 조정 문제도 행정체제 개편위원회의 권고안에 포함된 만큼 행정체제 개편과 함께 구역조정 등도 동시에 다뤄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검토, 민주적 도민의견 수렴 절차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당과 도의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편법적인 여론조사를 통해 중대한 결정을 하는 것은 민주적이지 못한 일”이라며 “더구나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한 종전의 여론조사 결과내용을 왜곡시켜 도민 다수가 행정시장 직선제를 선호하는 것처럼 꾸민 홍보 팸플릿을 대량 배포하는 것은 도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꾸짖었다.
고 위원장은 “행정체제개편 문제의 본질은 소위 제왕적 도지사의 권력분산을 통한 주민자치 강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어떻게 이를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현재로서는 지난해 말 도의회의 권고대로 조례 개정을 통해 인사권, 예산 편성권 이양 등 권한배분을 통한 행정시 권한 강화가 현실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검토가 있어야 한다. 때문에 차기 도정으로 넘기는 것이 순리이고 도리”라며 차기 도정으로 넘길 것을 촉구했다.
그는 여론조사와 관련 “우 도정의 행정시장 직선제 개편의 현재 양상은 ‘졸속’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여론몰이와 밀어붙이기식 추진 끝에 시행하려는 여론조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도의회와 협의를 통해 현실 가능하고 도민의 공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법 찾기에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은 “박희수 의장과 이 문제에 대해 깊이 논의했고, 동의했다”며 “도의회에서 전체의원의 의견을 조정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행정시장 기능 강화는 당장에 할 수 있고 아직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제시한 것”이라면서도 “행정체제 개편의 대안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안에 대해서는 “여기서는 대안에 대해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차기도정으로 넘기면 지금보다 더 바람직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 역설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