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원칙을 강조했다. 최근 제주지역 현안과 정치적 문제에 대해 원칙론을 재확인, '꼼수'가 횡행하고 있는 거세 대해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행정구조개편과 관련 여론조사는 결과와 관계없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제주판 3김'에 대해서도 3명의 전·현직 도지사에게 원칙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게다가 지하수와 풍력과 관련해서도 “남은 임기동안 원칙을 가지고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 의장은 4일 열린 제309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 같은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선 “남은 임기동안 의회가 추구해야 할 원칙은 두 가지가 있다”면서 “첫 번째는 지하수 보존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도민의 지하수가 사기업의 영리를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며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안에 대해서는 상정처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두 번째로 풍력자원의 공공적 관리원칙을 꺼냈다. 그는 “지난해 제주지역 전체 풍력발전 수입 491억 원 가운데 83%에 이르는 407억 원이 도외로 유출됐다는 시민사회 단체의 지적을 명심하고자 한다”며 “풍력 역시 도민 모두의 공공자원으로 인식하고 공유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천명했다.
박 의장은 이어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때로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려울 때 지켜내는 것이 바로 원칙이며, 그 원칙은 약속에 준거한다”며 '제주판 3김'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는 “최근 들어 '제주판 3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세 분 전·현직 도지사께 원칙을 지키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신구범 전 지사는 지난 2010년 '정치를 다시 할 생각이 전혀 없고 실제로 다시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김태환 전 지사도 지난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고 다시 자신을 포함한 전·현직 지사의 불출마를 제안했다”며 “우근민 지사도 지난 선거에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씀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원칙을 지키셔야 한다. 제주정가의 세대교체는 불가피하다”며 “세대교체는 단순히 젊은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지킬 줄 알고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준비된 세대로 교체가 돼야 한다. 그래야 제주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이어 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해서도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논의와 결정시기에 대해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제주도당의 입장은 다음 도정으로 넘기는 것을 공식화했다”며 “그 방법에 있어서는 기초자치단체를 없앨 당시에도 주민투표로 찬반을 물었듯이, 행정시장직선제 또한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게 최선의 원칙이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당초 용역을 통해 기초자치단체 폐지안의 단초를 마련하게 된 당시의 도지사는 현재 우근민 도지사였다. 그리고 특별자치도 시행 4년 만에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라는 착각을 할 정도의 공약을 제시한 것도 우근민 도지사였다”며 “하지만 지금 행정구조개편을 위해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언론 3사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다고 하고 있고, 많은 도민들은 혼란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여론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많은 도민들은 행정구조개편의 내용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여론조사의 방법과 절차, 그 내용 등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그 결과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어떤 형태든 이번에 선택이 된다면 당분간 바꾸기 힘들다. 졸속으로 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제도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도의 공동여론조사 제안을 거절한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우근민 도지사가 져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규정했다.
박 의장은 월동채소 항공운송과 관련해서도 말을 꺼냈다.
그는 “지난 2011년까지 아무 문제없이 순탄하게 운송처리가 돼 왔던 월동채소가 대한항공의 승객을 진에어로 분산시키고 중대형 항공기 축소운항을 계기로 불거지기 시작한지 2년째지만 여전히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거듭 도 당국의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주문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