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에서 탈락한 오영훈 제주지사가 정치 인생의 마침표를 언급하며 민선 8기 도정의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짚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 부재와 BRT 섬식정류장 논란을 민선 8기 도정의 주요 과제로 꼽으며 차기 도정에 숙제를 남겼다.
오영훈 지사는 14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예정에 없던 차담회를 갖고 경선 탈락 이후 심경과 향후 계획, 민선 8기 정책 평가 등을 밝혔다.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오 지사는 정치 인생에 대한 소회를 먼저 털어놨다.
오 지사는 “처음 도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을 때가 만 33세였다”며 “3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정치인으로 살아왔고, 도의원과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봤기 때문에 정치에 대한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휴식이 필요하다”며 “향후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정치가 아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서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지만 민선 8기 도정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오 지사는 “설계된 정책 대부분은 민선 9기에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정책은 법과 제도에 기반해 설계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면 되고, 도민 체감도가 낮은 정책도 실행을 통해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제주포럼과 도민체전·장애인체전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민선 8기를 잘 마무리하고 민선 9기로 정책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도록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선 패배의 배경과 관련해서는 제주 행정 구조의 한계를 언급했다. 오 지사는 “도정을 운영해 보니 기초자치단체가 없는 구조가 상당히 버겁게 느껴졌다”며 “행정 사무가 기초·광역·국가 사무로 나뉘어 있는데 이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정책 설계와 산업 전략 논의는 흥미롭지만 민원 해결을 위해 지역을 다니며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갔다”며 “특별자치도 체계에서는 기초 사무까지 도청이 수행해야 해 행정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청은 기획에 집중해야 하는데 집행까지 담당하고 있고 행정시는 도정과의 정책 연계가 쉽지 않은 구조”라며 “기초자치단체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초자치단체 도입은 민선 8기 핵심 정책 중 하나였지만 행정권역 조정안 논란이 이어지면서 추진 논의가 중단됐다.
민선 8기 대표 논란 중 하나였던 서광로 BRT 섬식정류장 정책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오 지사는 “BRT는 혁신적인 사업으로 인도 축소와 가로수 훼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섬식정류장 방식을 도입했다”며 “대한민국 최초로 인도 폭을 줄이지 않고 추진한 사례”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정책 체감도가 엇갈린 이유에 대해서는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만족도가 높았지만 자가용 이용자들은 정체로 인해 불편을 느꼈다”며 “이러한 체감도 차이가 정책 평가를 낮춘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섬식정류장 외관 논란에 대해 “정류장이 너무 멋지게 만들어져 예산이 많이 들어간 것처럼 보였을 수 있다”며 “실제는 상대식 정류장보다 비용이 적게 들었지만, 보여주기식 사업이라는 오해를 사게 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향후 교통 혼잡 문제와 관련해서는 “버스베이 설치가 완료되면 차량 정체가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 효과가 더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선 탈락 직후 위성곤 후보 지지 선언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지사는 “지지 표명 당시 신분이 달랐고 선관위에 사전 확인을 거쳤다”며 “문제가 있다면 법적으로 판단하면 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