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전 제주지사가 행정시장 직선제를 놓고 특별자치도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또 우근민 제주도정 3년을 ‘주춤거린 특별자치도호’로 표현, 우 도정을 공박했다.
오는 30일 출판기념회를 갖는 김 지사가 출간의 변을 밝혔다.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서다.
그는 책을 낸 이유에 대해 “특별자치도의 기본정신이 더이상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초심을 얘기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환 전 지사는 20일 자신의 저서 [특별자치도 허난 무신거라] (특별자치도 하니 어떤거라)의 집필 동기와 출판기념회 행사계획을 알렸다.
김 전 지사는 “지난 3년 동안 많은 도민들을 만났는데 도민들 대다수가 ‘제주특별자치도하니까 무엇이 달라지고 있느냐’는 질문이 뒤따랐다”며 “특히 아직도 풀리지 않은 현안들에 대한 미래방향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인 나에게 해결방안도 없으면서 저지른 것이 아니냐 하는 질책에 가까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저런 문제에 대한 소신을 종합적으로 알리는 게 도리임을 직시했다”며 “투병중인 아내 곁에서 대강의 원고를 쓰게 됐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그는 “성원해주는 지인에게 내 생각과 철학이 편협하지 않을지를 점검해달라고 부탁했고 그런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이어 “분명한 것은 ‘특별자치도를 왜 하게 됐느냐’하는 점과 ‘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운용하는 측면에서의 저의 소신을 확실하게 밝히고 있다’는 것”이라며 책의 요점을 강조했다.
그는 “(집필 과정에서) 도지사직을 내려놓으며 정리했던 ‘되돌아 본 삶의 여정’을 넣거나 삭제했다. 현재와 미래 상황분석을 하면서 석학들의 책의 일부를 그대로 인용해 내 생각들과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지사는 특히 우근민 지사의 행정시장 직선제 공약 실천 논의에 대해 의미심장한 말도 꺼냈다.
그는 “이 책의 출간을 여러 가지로 해석할 소지가 있다”고 밝힌 뒤 “지금 특별자치도호의 주춤거림과 시장직선제를 놓고 도민설명회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당초 특별자치도를 어렵게 출범시킨 장본인인 저는 비록 지금 자연인이지만, 그 기본정신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초심의 얘기를 하려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지난 6월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우 도정에서 특별자치도가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의 연장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행정시장 직선제’ 자체가 특별자치도 기본정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지사는 이어 “물론 발전시킬 부분이 있다면 수정, 보완돼야 함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정체성이 훼손돼 왜곡된 길을 가서는 특별자치도 출범의 의의가 상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된 출판기념회라는 시각을 의식한 듯 “많은 도민과 언론에서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도민들에게 미래를 열어 나가는 길라잡이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본다”며 “관심 있는 도민들께서는 누구나 참석해 따뜻한 충언의 말씀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의 저서 [특별자치도허난 무신거라]의 출판기념회는 오는 30일 오후 5시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열린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