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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곤 교사의 우리말 톺아보기(24)]규칙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발음 '의'

 


흔히들 “우리말은 소리글자이므로 적힌 대로만 발음하면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말을 하다 보면 늘 그렇지는 않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적힌 대로 발음하기가 생각보다 힘들거나, ‘자음동화’라든지 ‘구개음화’, ‘된소리되기’ 등 일정한 규칙에 따라 소리가 바뀌어 나는 경우도 적지 않지요.

 

그런데 이런 규칙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발음도 몇 가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중모음 ‘의’입니다.

 

‘의’는 소리 나는 대로 발음하는 게 원칙이지만 그렇게 발음하기가 힘든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민주주의의 의의’를 한번 발음해 보세요. 네 번 연달아 나오는 ‘의’ 자를 모두 표기대로 발음해야 한다면, 말하는 사람도 힘들겠지만 듣는 사람도 거북살스러울 것입니다. 표준발음법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의’의 발음을 몇 가지 경우로 나누어 정리해 놓았습니다.

 

먼저 첫음절에 나올 경우는 있는 그대로 [의]로 발음해야 합니다. ‘의사’, ‘의형제’, ‘의롭다’, ‘의식주’, ‘의자’ 등이 그 보기입니다.

 

그런데 첫음절이라도 자음을 먼저 발음하는 경우라면 ‘ㅣ’로 소리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흰색’은 표기대로 발음해서는 안 되고 [힌색]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늴리리’, ‘희망’, ‘무늬’, ‘하늬바람’, ‘(눈에) 띄다’, ‘(귀신에) 씌다’, ‘(바가지를) 씌우다’, ‘(눈앞이 탁) 틔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닐리리], [히망], [무니], [하니바람], [띠다], [씨다], [씨우다], [티다] 등으로 발음해야 합니다. 굳이 이중모음으로 소리 내려고 애쓰지 말라는 말씀이지요.

 

다음으로 둘째 이하 음절에 나올 때는 [의]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로 발음하는 것을 허용합니다. 그러니까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또는 [민주주이]로, ‘의의’는 [의의] 또는 [의이]로 발음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사 ‘의’는 역시 [의]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에]로 소리 내도 괜찮습니다. 이 규정은 이미 사람들이, 특히 서울 사람들이 거의 다 그렇게 발음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아야겠지요.

 

그러면 ‘민주주의의 의의’를 발음하는 방법은 모두 몇 가지일까요? ‘의의(意義)’의 첫소리를 제외하고는 각각 두 가지 발음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2의 3제곱이므로 모두 8가지로 소리 낼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의’ 네 개를 모두 표기대로 발음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저로서는 [민주주이에 의이]가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붙임>
그런데 아직도 좀 혼란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순우리말 ‘무늬’는 [무니]로 발음하면 되는데, 한자어 ‘문의(問議)’는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에서는 “‘문의(問議)’처럼 받침이 ‘의’와 결합되어 나타나는 음절에서는 연음시켜 [무늬]가 원칙이지만 [무니]도 허용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절의(節義)’는 [저릐] 또는 [저리], ‘설의법(設疑法)’은 [서릐뻡] 또는 [서리뻡] 둘 가운데 어떻게 발음해도 상관없습니다. [김효곤/ 서울 둔촌고등학교 교사]

 

☞김효곤은?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35년여 고교 국어교사를 하고 있다. 청년기 교사시절엔 전교조신문(현 교육희망)의 기자생활도 했다. 월간 <우리교육> 기자와 출판부장, <교육희망> 교열부장도 맡았었다. 1989년 이후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학언론 강좌를 비롯해 전국 여러 대학 학보사와 교지 편집위원회, 한겨레문화센터, 여러 신문사 등에서 대학생·기자·일반인을 상대로 우리말과 글쓰기를 강의했다. <전교조신문>, <우리교육>, <독서평설>, <빨간펜> 등 정기간행물에 우리말 바로쓰기, 글쓰기, 논술 강좌 등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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