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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곤 교사의 우리말 톺아보기(6)] 일본에서 들어온 말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우리말 톺아보기’입니다. 톺아본다는 건 샅샅이 살펴보는 것입니다. 늘상 쓰는 우리말이지만 사실 경우에 안맞게, 본뜻과 다르게, 잘못된 표기로 혼탁·혼란스러운 일이 많습니다. 말과 글은 곧 우리의 문화입니다. 우리의 정신을 만들어가는 숨결입니다. 세계시장에서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말과 글, 그 언어의 품격을 되돌아봅니다. 올바른 우리말과 글의 사용례를 ‘쪽집게’식으로 진단합니다. 30여년 서울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며 숱한 ‘우리말 바로쓰기’ 강좌·연재를 한 우리말 전문가 김효곤 교사가 연재를 맡았습니다. /편집자 주

 

백묵(白墨), 흑판(黑板)... 이런 말을 무심코들 쓰시지요? 오늘은 이걸 한번 따져봅시다.

 

분필은 하양뿐 아니라 빨강 파랑 등 여러 가지 색이 있습니다. 이를 ‘빨간 백묵’, ‘파란 백묵’이라고 쓰자니 정말 어색합니다. ‘백묵’이란 말에 이미 빛깔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청묵', '홍묵' 하는 것도 우습고...

 

또, 요즘 교실 앞뒤의 칠판은 거의 다 초록색이지요? 이 또한 '흑판'이라고 하자니 안 맞고, 그렇다고 ‘녹판(綠板)’이라고 하기도 그렇습니다.

 

사실 이런 말은 일본에서 만들어 우리나라로 넘어온 것들입니다. 백묵, 흑판이라는 말이 일본에서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분필(粉筆)’, ‘칠판(漆板)’이라고 썼습니다. 이는 각각 ‘칠을 한 판자’, ‘가루로 만든 붓’이라는 뜻이니, 애당초 어떤 색이든 상관없습니다. (‘漆’은 원래 옻칠을 뜻하는 한자이지만, 굳이 한자가 아니라 순 우리말로 보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봅니다.

 

일본 사람들은 사물을 겉으로, 감각으로 받아들여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현상이 조금 변화하자 표현 전체가 부정확해졌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는 그 본질을 가지고 이름을 붙인 까닭에 겉모습이 웬만큼 변해도 그 내용을 정확히 드러냅니다. 심지어 요즘 새로 나온 화이트보드 같은 것도 ‘칠판’이라고 쓴다 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런 사소한 일로 거창하게 민족성까지 들먹이는 것은 물론 무리겠지만, 역사적 진실을 외면한 채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만 가지고 장난치는 일본 우익들을 보면서, 일본인들은 대체로 본질보다는 외면(명분)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김효곤/ 서울 둔촌고등학교 교사]

 

☞김효곤은?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35년여 고교 국어교사를 하고 있다. 청년기 교사시절엔 전교조신문(현 교육희망)의 기자생활도 했다. 월간 <우리교육> 기자와 출판부장, <교육희망> 교열부장도 맡았었다. 1989년 이후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학언론 강좌를 비롯해 전국 여러 대학 학보사와 교지 편집위원회, 한겨레문화센터, 여러 신문사 등에서 대학생·기자·일반인을 상대로 우리말과 글쓰기를 강의했다. <전교조신문>, <우리교육>, <독서평설>, <빨간펜> 등 정기간행물에 우리말 바로쓰기, 글쓰기, 논술 강좌 등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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