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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곤 교사의 우리말 톺아보기(8)] 일본 말투 흉내 낸 기미독립선언문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우리말 톺아보기’입니다. 톺아본다는 건 샅샅이 살펴보는 것입니다. 늘상 쓰는 우리말이지만 사실 경우에 안맞게, 본뜻과 다르게, 잘못된 표기로 혼탁·혼란스러운 일이 많습니다. 말과 글은 곧 우리의 문화입니다. 우리의 정신을 만들어가는 숨결입니다. 세계시장에서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말과 글, 그 언어의 품격을 되돌아봅니다. 올바른 우리말과 글의 사용례를 ‘쪽집게’식으로 진단합니다. 30여년 서울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며 숱한 ‘우리말 바로쓰기’ 강좌·연재를 한 우리말 전문가 김효곤 교사가 연재를 맡았습니다. /편집자 주

 

 “오등(吾等)은 아(我) ‘조선의 자주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 기억이 있을 문장입니다.

 

기미독립선언문.

 

이 선언문은 굳은 독립 의지를 격정적이면서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우리들 머릿속에 감동적인 ‘명문(名文)’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표현만 따진다면 한문 투라는 근본 한계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일본 말투까지 흉내 낸 엉터리 문장이 수두룩한 ‘악문(惡文)’입니다.

 

특히 눈에 거슬리는 것이 바로 조사 ‘의’입니다. ‘이(가)’나 ‘을(를)’을 써야 할 자리에 멋대로 ‘의’를 집어넣었습니다. 이는 주로 일본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인 당시 지식인들이 쓴 글에서 흔히 나타나는 병폐인데, 지금도 여전합니다.

 

‘조선의 자주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 을 ‘조선이 자주 독립국이며 조선인이 자주민임’으로 고쳐 봅시다. 한결 낫지 않은가요?

 

누구나 다 아는 동요 ‘고향의 봄’ 첫 구절도 ‘나의 살던 고향’이 아니라 ‘내가 살던 고향’이라야 옳지요.

 

이렇게 ‘의’를 줄이거나 다른 말로 바꾸면 글이 훨씬 읽기 편해집니다. 그것이 바로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쓰는 입말이기 때문이지요. 예컨대 ‘발상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식의 어색한 문장은 아예 ‘먼저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로, ‘의’뿐 아니라 전체를 뜯어고쳐야 자연스럽습니다.

 

이 글에서는 예문을 제외하고는 ‘의’가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써 봤는데 괜찮지 않습니까? [김효곤/ 서울 둔촌고등학교 교사]
 

 

☞김효곤은?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35년여 고교 국어교사를 하고 있다. 청년기 교사시절엔 전교조신문(현 교육희망)의 기자생활도 했다. 월간 <우리교육> 기자와 출판부장, <교육희망> 교열부장도 맡았었다. 1989년 이후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학언론 강좌를 비롯해 전국 여러 대학 학보사와 교지 편집위원회, 한겨레문화센터, 여러 신문사 등에서 대학생·기자·일반인을 상대로 우리말과 글쓰기를 강의했다. <전교조신문>, <우리교육>, <독서평설>, <빨간펜> 등 정기간행물에 우리말 바로쓰기, 글쓰기, 논술 강좌 등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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