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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곤 교사의 우리말 톺아보기(9)]쇠고기로 개장국처럼 끓인 음식 육개장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우리말 톺아보기’입니다. 톺아본다는 건 샅샅이 살펴보는 것입니다. 늘상 쓰는 우리말이지만 사실 경우에 안맞게, 본뜻과 다르게, 잘못된 표기로 혼탁·혼란스러운 일이 많습니다. 말과 글은 곧 우리의 문화입니다. 우리의 정신을 만들어가는 숨결입니다. 세계시장에서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말과 글, 그 언어의 품격을 되돌아봅니다. 올바른 우리말과 글의 사용례를 ‘쪽집게’식으로 진단합니다. 30여년 서울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며 숱한 ‘우리말 바로쓰기’ 강좌·연재를 한 우리말 전문가 김효곤 교사가 연재를 맡았습니다. /편집자 주

 

 

학교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다 보면 가끔 육개장이 나옵니다. 육개장은 고기도 고기지만 대파를 비롯하여 고사리, 숙주나물, 토란대와 같은 채소를 푸짐하게 넣고 푸욱 끓인 다음 고추기름을 넉넉하게 쳐서 내놓아야 얼큰한 제 맛이 나는 법인데, 구내식당 육개장은 어째 멀겋기만 한 것이 선뜻 숟가락이 가지 않습니다.

 

이 육개장은 예전에 고기가 귀했던 시절, 개장국을 나누어 먹던 풍습에서 유래한 음식입니다.

 

복날, 아무리 고기가 먹고 싶다 해도 당장 일해야 하는 소를 잡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돼지는 늦가을 시제에 써야 하니 또한 함부로 잡을 수 없지요.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만만한 게 마루 밑에서 죄 없이 눈 끔뻑이고 있는 황구입니다.

 

그런데 모처럼 개를 잡았다 해도 온 동네에 고기 삶는 내가 풍겨 놓고 저 혼자 먹잘 수는 없습니다. 옆집만 살짝 주자니 또 그 옆집이 눈에 밟히고... 그러다 보니 개 한 마리로 동네잔치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개는 조막만 한데 온 동네 사람들이 나누어 먹자니 그 고기가 턱없이 부족하겠지요?

 

해서 꾀를 냅니다. 큰 가마솥을 걸고 거기에 고기를 결 따라 잘게 찢어 넣은 다음(칼로 썰어 넣으면 안 됩니다. 찢어 넣어야 고기가 더 많아 보입니다) 갖가지 여름 채소를 숭덩숭덩 푸짐하게 곁들여 끓여서 한 대접씩 나누어 훌훌 들이킵니다. 그것이 바로 ‘개장’ 또는 ‘개장국’입니다.

 

그런데 때로는 잡을 개도 없는데 그 삼삼한 개장국 국물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개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고요.

 

바로 이때 개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고 똑같은 방식으로 끓인 것이 바로 ‘육개장’입니다.(일반적으로 ‘육’은 ‘고기’ 중에서도 특히 ‘쇠고기’를 뜻합니다) 육개장은 그러니까 ‘쇠고기를 가지고 개장국 끓이듯 끓인 음식’인 셈입니다. 따라서 ‘육계장’이라고 써서는 안 됩니다.

 

쇠고기도 없을 때는 닭고기를 넣기도 하는데, 이때는 ‘닭개장’이라고 하면 됩니다.  [김효곤/ 서울 둔촌고등학교 교사]

 

☞김효곤은?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35년여 고교 국어교사를 하고 있다. 청년기 교사시절엔 전교조신문(현 교육희망)의 기자생활도 했다. 월간 <우리교육> 기자와 출판부장, <교육희망> 교열부장도 맡았었다. 1989년 이후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학언론 강좌를 비롯해 전국 여러 대학 학보사와 교지 편집위원회, 한겨레문화센터, 여러 신문사 등에서 대학생·기자·일반인을 상대로 우리말과 글쓰기를 강의했다. <전교조신문>, <우리교육>, <독서평설>, <빨간펜> 등 정기간행물에 우리말 바로쓰기, 글쓰기, 논술 강좌 등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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