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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 점괘(漸卦)

 

점(漸)은 점차, 차츰차츰 뜻이다. 사람이 끊임없이 자신을 끌어올려 향상시키려 하는 것을 비유한다. 특히 자신의 도덕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향상은, 단번에 이룰 수 없다. 차례대로 첨차 나아가야 한다.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실어주는 것(厚德載物)’을 배워야 한다. 부단하게 자아를 향상시켜 목표를 실현하여야 한다.

 

조급하게 무모하게 돌진(突進), 분별없이 나아가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 전환기 때마다 난관에 부딪치지만 이외의 높은 곳까지 문명의 불꽃을 향상시켜서 신기원을 창출하였다. 거대한 전환기는 조그마한 변화에서 기원하였다. 하찮아서 말할 가치도 없는, 보잘 것 없는 기점에서 무한한 노정을 이끌어내어 다양하면서도 찬란한 역사를 엮어왔다.

 

기점이 만사만물을 배태했다고 말할 수 있다. 기점이 무궁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무한한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만약에 발단만 보유한다면 모든 것은 공허하다. 다시, 완전한 기점은 영원히 존재할 수 없다. 뚜렷하고 명백하게 착실하고 성실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밟아가면서 탐색하지 않는다면 어찌 내일의 찬란함이 있다고 말하겠는가?

 

인생길에서 기점이 낮은 것은 대수롭지 않다. 순서에 따라 차츰차츰 진행하고 조금도 느슨하게 하지 않고 끝까지 견지해 나가며 세월이 쌓이듯이 날을 거듭해 나간다면 결국에는 낮은 곳에서 이상적인 피안으로 올라갈 수 있다.

 

『주역』은 말한다.

 

“점(漸)은 여자가 시집을 가는 것이 길하니, 곧음이 이롭다.”

 

무슨 말인가? 여성이 시집갈 때 혼례 예절에 따라 순차로 행하는 것과 같이 일을 순서 있게 점차로 진행해 나가면 된다. 군자가 높은 산에 있는 나무가 점점 커다랗게 성장하는 상황을 보면서 덕행을 수양하고 사회의 풍모와 예절, 관습을 개선시켜 나간다.

 

일을 할 때 순서대로 점차 진행하여야 한다. 너무 조급하면 왕왕 서두르게 되고 일을 그르친다. 속히 이루려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 결국 아무런 수확이 없게 된다.

 

끊임없이 자아를 향상시키려면 목표를 정하고 순서대로 점차 진행하듯 일을 해나가면 된다. 목적 달성에 급급하지만 않는다면 마침내 성공하게 될 것이다.

 

순서대로 차례차례 일을 진행하고 견실하게 일을 해나가려면 조급한 심리를 벗어나야 한다.

 

조급함에 대처하는 첫 걸음은 자신을 아는 것이다. 정확하게 자신을 평가하여야 한다. 주위에 능력 있고 뜻이 있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 타인은 자신처럼 어리석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자. 어떻게 되든 간에 두각을 나타내려고만 하지 않으면 된다.

 

간절히 원하고 바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그것은 지향점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고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좋은 운이 있다하여도 결코 조급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일이 진선진미(盡善盡美)하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목표를 너무 높이 잡는 것을 피하려거든 모든 일이 진선진미하기를 바라지 마라.

 

첫째, 간명, 아담, 안정, 질서정연한 환경을 마련하여 정신적 긴장, 우울, 심리적 압박을 완화시키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색조를 선택해 방을 장식하자. 아름다운 시로 장식해도 좋다. 풍경화도 좋다. 서정적이 음악이 흘러나와도 좋다.

 

둘째, 일하는 데에 질을 강구하자. 너무 숫자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개인의 정력과 능력은 한계가 있다. 지나치게 욕심 부리면 감당해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 감당할 수도 없으면서 욕심만 내면 왕왕 마음이 번거롭고 정신이 산란해진다.

 

바빠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보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게 된다. 급하게 이루려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순서 있게 일을 처리하여야 한다. 한 가지 일을 정확하게 완성하는 것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

 

셋째, 구체적이 일을 안배할 때에는 여지를 남겨두자. 예를 들어 3일이면 끝낼 수 있는 일이 있다할 때 4일이란 여유의 시간을 안배해 보자. 그 사이에 다른 일이 생길지는 모르지만 바빠서 두서없이 일을 처리하다 조급해지는 경우는 없게 된다. 오후 2시까지 처리가 가능한 일을 상대에게 승낙할 때에도 오후 3시까지 할 수 있다 얘기해 보자.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는 있겠으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여 난처한 지경에 빠지지는 않게 된다.

 

이외에 고독을 즐겨라. 적막함을 이겨내라.

 

현대인은 대부분 화려함을 쫓고 번화한 것을 즐긴다. 적막함이나 고독을 참지 못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창조적인 업무, 대대로 전해지는 명작은 대부분 적막한 환경, 고독 속에서 완성되었다.

 

헨리크 입센(Henrik Ibsen)은 『민중의 적』에서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인간이란 고독하고 혼자 사는 인간이다.”

 

성공한 사람 대부분은 장기적인 이익을 중시한다. 단기적인 향유를 버리고 큰 이익을 위하여 종사한다. 그런 일은 무미건조하고 단조로우면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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