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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 익괘(益卦)

 

익(益)은 위에서 덜어내어 아래에 보태주는 것이다. 군주를 감손해 신하에게 증익시키는 것이 익(益)이다. 이익이 생겼을 때 자기 사람을 생각하여야 한다. 적당하게 자신의 이익을 덜어서 다른 사람에게 주면 행복이 따라온다. 선행하여야 한다. 즐거이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 교양 있고 사리에 밝아야 한다. 베풀면 복이 온다. 정도를 걸으면 큰돈을 벌 수 있다. 바로 이른바 ‘군자는 재물을 좋아하되 정당한 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다른 뜻이 없이 사람을 도우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주역』은 우리에게 말한다. 당신이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이 생기거들랑 바로 행동으로 옮기라. 그것이 당신이 이익을 얻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음을 열어 천하에 베풀면 천하가 베풀려는 마음을 갖는다.

 

인정이 바로 재산이다.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인정을 얻고 인연을 맺기 위한 것이다. 타인이 당신에게 인정을 빚졌으면 타인에게 쉽게 일을 부탁할 수 있다. 어떤 때에는 당신이 말을 꺼내지 않았는데도 도와준다. 사람됨이 그처럼 훌륭하게 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인정 넘치게 친교를 맺기를 잘하고 즐거이 타인을 도와주는 것과 관련이 있다.

 

다른 사람을 도와줄 때 다음 기본 사항을 파악하여야 한다.

 

1. 인정을 베풀고 퇴로를 마련해 둬야 한다.

 

속담은 말한다.

 

“집에서는 부모에게 의지하고 밖에서는 친구에게 의지한다.”

 

집 떠나서는 친구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던가. 인간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친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여러 갈레 길이 존재한다.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거들랑 먼저 타인을 사랑하면 된다. 즐거이 타인에게 베푸는 마음, 타인을 도와서 성공시키려는 마음을 마음속에 새겨둬야만 자신을 위한 인정의 채권을 많이 보관하고 있게 된다. 예측할 수 없는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여야 은혜로운 인정을 얻을 수 있을까? 정해진 규칙은 없다.

 

정직한 행동에 믿음 있는 눈빛을 보내는 것, 이 눈빛이 무형 중에 정의감이 강한 동력이 될 수 있다. 참신한 견해에 찬성하는 박수를 보내는 것, 이 박수소리가 무형 중에 혁신적인 사상에 대한 거대한 지지가 될 수 있다.

 

낯선 사람에게 아무 생각 없이 도움을 주는 것은 어쩌면 그 낯선 사람이 갑자기 선을 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과 진정성이 귀하다는 점을 깨닫게 만들 수도 있다. 그가 어느 날 타인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을 보고는 자신이 일찍이 도움을 받았던 기억 중에서 용기와 인자한 마음을 꺼낼 가능성도 있다.

 

사실 여행 중인 사람은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고 타인을 도와 줄 필요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도움은 선을 쌓는 것이다.

 

전국시대에 중산국(中山國)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다. 한번은 중산국의 국군(國君)이 연회를 베풀어 국내의 명사들을 접대하고 있었다. 당시 양고기 죽이 조금 부족해 연회석상의 손님들이 충분하게 다 먹을 수 없었다. 죽을 먹지 못한 사람 중에 사마자기(司馬子期)가 있었다. 죽을 얻어먹지 못한 것에 원한을 품고 초(楚)나라로 가서 초왕에게 중산국을 공격하도록 권했다. 중산국이 공격을 받아 패하자 국군은 나라 밖으로 도망쳤다. 도망치기 전에 두 사람이 무기를 들고 자신을 쫓아오자 물었다.

 

“당신들, 뭐하자는 것인가?”

 

두 사람이 대답하였다.

 

“예전에 국군께서 내려준 음식으로 굶어죽지 않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사람의 아들입니다. 부친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당부했습니다. 중산국이 사변이 일어나거들랑 전심전력을 도우라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목숨을 걸고 국군을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중산국 군군이 듣고는 감탄해 말했다.

 

“원한은 깊으냐 얕으냐에 있지 않고, 마음을 상하게 했으냐에 있구나. 나는 죽 한 사발 때문에 나라를 잃게 됐구나.”

 

베풂은 수량이 많고 적음을 따르지 않는다. 타인이 필요하냐 하지 않느냐에 따른다. 원망은 크고 작음에 있지 않다.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했느냐 여부에 있다. 중산국 국군은 죽 한 사발 때문에 나라를 잃었지만 타인에게 건넨 음식 한 조각으로 두 명의 용사를 얻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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