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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4. 맹호 두 마리가 싸우면 한 쪽은 다치게 마련이다.

 

부부지간의 싸움은 작은 일에서 시작되는 게 일반적이다. 상대방은 자그마한 과실이 있을 뿐인데 한 쪽에서 용서하지 않고 지나치게 몰아붙이면 ‘전쟁’까지 불사하게 된다. 다음 부부의 싸움은 어떤가? 참고할만하다.

 

아내 왕 씨는 찻상을 치울 때 잠시 부주의해서 남편이 놓아둔 찻잔을 바닥에 떨어뜨려 깨뜨렸다. 남편이 가장 아끼는 찻잔이었다. 거의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 하필이면 어제 찻잔 하나를 깨뜨렸는데 오늘 또 한 개를 깨뜨렸으니 남편은 기분 나쁜 표정으로 얼굴을 붉혔다. 왕 씨도 화가 났다.

 

“찻잔 두 개에 불과한데, 뭐 그래. 가슴 아파하는 걸 보니, 찻잔 두 개보다 내가 못하다는 것 같아. 밖에서 욕먹고 집에 와서는 하루 종일 좋지 않은 낯빛으로 날 보면서. 그렇게 하지 말아요. 아내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남자가 무슨 영웅호걸이라고. 능력 있는 사람은 찻잔 두 개를 아내보다 더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고요.”

 

이렇게 되자 벌통을 건드린 꼴이 되었다. 남편이 화를 내면서 말했다.

 

“내가 능력이 없다고? 그래, 밖에 능력 있는 사람들 널렸지 널렸어. 유감인 것은 당신이 그런 복을 누릴 운이 없는 게지. 그래서 나같이 능력 없는 사람은 만난 거 아니겠어.”

 

아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것도 꼭 그렇다고는 말하기 어렵지. 언젠가는 내가 능력 있는 남자를 데리고 와서 당신에게 보여줄 수도 있거든.”

 

이미 이성을 잃을 대로 잃어버린 남편은 찻상 위에 놓은 물병을 들고는 세차게 던졌다. 왕 씨도 이성을 잃은 지 오래였다. 울며 소리치며 난리 쳤다. 결국 남편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서는 아령을 들고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텔레비전을 깨뜨려 버렸다.

 

이렇듯 작은 문제에서 비롯되어 격렬하게 충돌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는 일은 비단 부부사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자질구레한 일로 끝내 비극적인 결말로 전개되는 일이 신문지상에 비일비재하게 보인다. 생활에서 유사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상대방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어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말이 귀에 거슬리는 상태까지 왔다면 우리는 냉정을 찾고 기름에 불을 붓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꼭 기억해 두시라 :

 

“강자 둘이 서로 싸우면 한 쪽은 반드시 다치게 마련이다.”

 

5. 한걸음 물러서는 것은 낮춤이 아니다.

 

미국 전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William McKinley)는 용인 문제에서 강한 반대에 부딪쳤다. 한번은 국회 회의석상에서 한 의원이 면전에서 그를 욕했다. 그는 끝까지 인내하면서 화를 내지 않았다. 상대방이 욕을 다 끝내자 온화한 말투로 얘기하였다.

 

“지금은 노기가 좀 수그러졌겠지요. 이치대로 하면 그렇게 나를 힐문할 권리가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내가 더 상세하게 설명을 드리지요.……”

 

이런 물러서는 태도는 의원의 얼굴을 붉히게 만들었다. 갈등도 다소나마 누그러졌고. 생각해보자. 매킨리라 일리가 있다고 지나치게 몰아붙이면서 자신의 직위의 우세를 이용해 기세등등하게 반격하는 말을 했다면 상대방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쌍방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이치에 맞는 인물이 참고 양보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상대방의 적대감은 완화될 것이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하면, 사람됨이 너무 고집스러워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당신이 도리로 보아 당연하다 할지라도 유감의 뜻을 전하고 융합하라는 말이다. 이치가 설 때 한걸음 물러서는 것은 낮춤이 아니다. 사람들은 결국 당신이 옳다고 인정하게 되고 당신이 대범하고 관대하다고 칭찬할 것이다.

 

그렇기에 위험에 빠졌을 때, 물러서야 할 때, 양보를 배우고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마음을 가라앉히라. 칼끝을 너무 날카롭게 세우고 있는 것이 아닌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

 

『주역』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태양은 만물을 비춘다. 그런데 만약 빛발이 너무 세면 만물은 손상을 입게 된다. 그러면 만물은 빛발을 피하려고 한다.

 

송나라 심괄(沈括)은 『몽계필담보(夢溪筆談補)』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송나라 구준(寇準)이 재상에 임명될 때 조정에서 내린 조서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 큰일을 결정할 수 있고 사소한 것에 구애되지 않는다. 용장의 도량이 있으며 재능이나 포부 등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다. 만물을 비추는 밝음을 지니고 있어 참고 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속이 아주 깊다. 희로애락이 얼굴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큰일을 자신 있게 이룰 수 있다.

 

『채근담』은 말한다.

 

“군자의 마음씨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처럼 맑기에 남에게 모르게 하는 일이 없다. 군자의 재능은 소중히 간직한 보물과 같기에 남이 쉬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

 

군자의 마음이란 수양이 있는 사람의 마음씨이고 군자의 능력은 수양이 있는 사람의 재능이다. 마음씨는 맑은 하늘처럼 맑고 깨끗하게 하며 재능은 쉬이 드러내지 않게 하는 것,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사람은 태어나면서 평등하다. 사람마다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공평하고 안정되어 있으며 민주적인 사회가 돼야만 사람은 성심으로 타인을 대할 수 있다. 서로 속고 속이지 않게 된다. 더 나아가 조화로운 인간관계와 안정된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반면 시기심이 충만한 환경이라면, 재능이 질투를 불러온다는 교훈을 기억해둬야 한다. 역사에서 권신이나 소인이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보다 재능 있는 사람을 죽여 버린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잠시 명철보신하고 옥온주장(玉韞珠藏)하여야 한다. 영원히 소극적이어야 하고 의기소침 하라는 것이 아니다. 시기가 도래할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위험한 나라에는 들어가지 않고 혼란스러운 나라에는 거류하지 않는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타나고 도가 없으면 숨어버린다.”1)(『논어·태백』13)

 

그렇지 않던가. 어떤 때에는 자신을 숨기는 것도 일종의 경계의 방식이 되기도 한다.

 

“머리를 내미는 새를 총으로 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그렇지 않던가. ‘옥온주장’은 심사숙고하는 태도를 표현하기도 한다. 입이 가볍거나 근거 없는 의론을 하지 않는 것이다. 침묵했다가 말을 꺼내면 경천동지할 수 있는 경지! 그러면 자기의 원대한 포부를 실현시킬 수 있다.

 

*****

明夷卦 ䷣ : 지화명이(地火明夷), 곤(坤: ☷)상 리(離: ☲)하

 

명이(明夷)는 어려울 때에(어렵게 여겨서) 곧음이 이롭다.(明夷,利艱貞.)

 

「상전」에서 말했다 : “밝음이 땅속으로 들어간 것이 명이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군중을 

대할 때에는 어둠을 사용하여 밝게 한다.(象曰,明入地中,明夷,君子以,莅衆,用晦而明.)

 

 

명이괘는 「서괘전」에서 “진(晉)은 나아감이니, 나아가면 반드시 상처를 입기 때문에 명이괘로 받았으니, 이(夷)는 상처가 남이다”라고 했다. 무릇 나아감을 그치지 않아서, 반드시 상처를 입게 됨은 이치상 당연한 일이므로, 명이괘가 진괘(晉卦䷢) 다음에 오는 이유다. 괘는 곤괘(坤卦☷)가 위이고, 리괘(離卦☲)가 아래이니, 밝음이 땅속으로 들어감이다. 진괘를 뒤집으면 명이괘가 되기 때문에 그 뜻이 진괘와는 정반대가 된다. 진괘는 밝음이 융성한 괘로 밝은 임금이 위에 있고 여러 현자들이 나란히 나아가는 때인데, 명이괘는 어두운 괘로 어두운 임금이 위에 있고 밝음이 상처를 입는 때이다. 해가 땅속으로 들어가서 밝음이 상처를 입어 어둡기 때문에 명이가 된다.

 

1) 危邦不入,亂邦不居.天下有道則見,無道則隱.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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