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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 환괘(渙卦)

 

환(渙)은 풀어지다, 흩어지다 뜻이다. 사람은 침착하고 평온하여야 큰일을 해낼 수 있다. 경박하고 흩어지려는 사상이 있으면 안정할 수 없다. 단결할 수 없다. 성취를 이뤄낼 수 없다.

 

온 쟁반에 흩어진 모래처럼 산만하여 단결력이 없는 오합지중(烏合之衆)을 어떻게 하여야 할까?

 

마음이 분산되면 힘을 집중할 수 없다. 학업과 사업을 그르치게 된다. 청춘을 허비하게 된다. 한 무리의 마음이 분산되면 단결할 수 없다. 분열하게 되고 손해를 입게 되면 갈등이 생긴다. 한 국가의 민심이 흩어지게 되면 국가는 사분오열하게 되고 망국의 위기에 직명하게 된다.

 

『주역』은 말한다.

 

“환(渙)은 형통하니, 왕이 사당에 이르며 큰 내를 건넘이 이로우니, 정고함이 이롭다.”

 

무슨 말인가? 흩어질 때에 제사를 거행하고 천자가 종묘에 내려온다. 감화력이 지극하면 흩어졌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 새로이 단결할 수 있다. 큰 강을 건너기에 알맞다. 정도를 견지하기에 적당하다.

 

여진족을 통일하고 나서 태종 홍타이지는 기인(旗人)에 대한 제약을 강화하기 위하여 팔기제의 군사 기능을 강화하였다. 더불어 군사 동력을 확대하고 민심을 구슬리기 위하여 한족 팔기와 몽골 팔기를 세웠다. 청나라 초기 제왕들은 총포 무력 등 실전 영역을 중시하면서 팔기군은 삼번의 난을 평정하고 대만을 복속시켰으며 제정러시아의 침략을 억제하는 등 전투 중 빛나는 전공을 쌓았다.

 

대택향(大澤鄕) 녹림호걸 진승(陳勝)은 소리 높여 외쳤다.

 

“왕후와 장상은 어찌 씨가 있다는 말인가!”1)

 

경천동지하는 소리였다. 세상을 뒤흔들어 자신과 생사를 같이 할 수천수만의 궁핍한 대중을 끌어들였다.

 

당신이 경영자가 되었거들랑 아랫사람에게 관심 갖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랫사람을 단결시켜야 한다. 아랫사람의 고통을 이해하여야 한다. 진정으로 당신이 그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아랫사람이 알게 하여야 한다. 그러면 인심을 얻고 아랫사람도 감동받아 기꺼이 회사를 위하여 일할 것이다. 흩어지려는 생각을 없앨 수 있다. 당신의 기업을 위하여 단결할 것이다.

 

동시에 ‘고인(高人)’을 끌어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것은 기업 성공을 위한 중요한 담보다. 좋은 격려 체제를 창조하고 업체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를 받아들여야 한다. 일류의 인재를 끌어들여만 회사의 종합적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주역』은 말한다.

 

“바람이 물 위에서 부는 것이 환(渙)이니, 선왕이 이것을 본받아 상제에게 제향하고 사당을 세운다.”

 

무슨 말인가? 바람은 물 위로 분다. 흩어지다, 헤어지다를 상징한다. 선왕이 민심을 구슬려 국가의 힘을 증강시키려고 천지에 제사지내고 종묘를 건립하였다.

 

나중에 이러한 형식은 점차 민간에 전파되었다. 동족 간에 의견이 상충하고 인심이 흩어질 때 백성은 단결하고 동족 사이의 응집력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조상에게 제사지내고 연회를 베풀었다.

 

영웅 사이에는 의기투합한 후 의형제를 맺었다. 충실하고 성실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마찬가지로 신령에게 제사지내고 서로 가까이 했다.

 

『수호전』 제19회 「양산박 의사(義士)가 조개(晁蓋)를 존중하다」의 내용이다 :

 

양산박(梁山泊)은 이때부터 “12명의 호한이 자리 잡아 앉았다.”

 

양산에는 전후로 칠팔백 명이 참배하러 와 양쪽에 분립하였다. 조개가 말했다.

 

“너희 여럿이 여기에 있다. 오늘 임교두(林敎頭)가 나를 산채의 주인으로 세웠다. 오학구(吳學究)를 군사로 하고, 공손(公孫)선생과 함께 병권을 맡는다. 임교두 등과 함께 산채를 관리한다. 너희 여러 사람은 예전 직책에 따라 산 앞과 산 뒤 사무를 관장하여 영채 모래사장을 수비하여 실수 없게 하라. 각자 힘을 다하고 같은 마음으로 함께 대의를 모아야 한다.”

 

다시 양쪽 방을 수습하게 하고 두 가족을 거주토록 했다. 탈취한 생진강(生辰綱)2) ― 금은보화 ―과 백가장에서 일해서 번 금은 재화를 꺼내어 즉석에서 여러 소두목과 여러 부하에게 상으로 나누어 주었다.

 

현장에서 소와 말을 잡아 천지신명에게 제사지내고 새로이 거의(擧義)하는 것을 경축하였다.

 

이때부터 양산의 상하 영웅 호한은 서로 화목하였다. 한마음 한뜻으로 협력하였다. 서로 의심하고 능력자를 질투하며 생각조차 서로 달랐던 예전 상태를 일소하였다.

 

천지신명에게 제사지내는 것은 형식이지만 진심, 성의를 표현하는 일이다. 피로 동맹을 맺었다. 맹약을 체결하면서 함께 피를 마시거나 서로 간에 상대의 피를 마셨다. 지금 관점으로 보면 옛날의 야만, 반야만적 행위를 상징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옛날 신앙에 따르면 피로 동맹을 맺으면 두 사람 혹은 여럿이 친밀하여 조금의 격의(隔意)도 없이 결합된다고 믿었다. 친형제와 마찬가지로 삶의 즐거움과 슬픔을 함께한다고 믿었다. 옛 사람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피차간에 정신적으로 확실한 안위와 승낙을 얻었다. 이렇게 쌓은 단결된 힘은 결코 경시하지 못했다.

 

오늘 날에는 천지신명에게 제사지내는 사람이 많지 않다. 피로써 동맹을 맺는 경우도 적다. 그러나 진정으로 믿고 단결하여 서로 도왔다는 점은 소중하다 할 것이다.

 

진정성이 있어야 더 많은 친구를 맞이할 수 있다. 친구가 있어야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재부를 쌓을 수 있다. 즐거움을 가져다주고 행복을 맛보게 해준다. 더 많은 인심을 얻고 더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면 당신의 사업은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다.

 

그렇기에 절대 자신의 사상을 흩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사상이 한번 흩어지면 소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냉담해지고 무정해진다. 진취성을 잃게 된다. 자기 사업에 백해무익하다. 당신의 앞길이 막막하게 변한다.

 

『주역』은 말한다.

 

“‘그 피를 흩음’은 해로움을 멀리하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흩어질 때에 위험은 멀어지고 안정하게 된다. 재앙을 피하는 길이다.

 

어떤 때에는, 흩어진 사상이 모르는 사이에 은연중에 감화(感化)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문제가 생기면 대면하여야 한다. 맞서서 시정하여야 한다.

 

사상이 흩어진 사람은 습관적으로 자기와는 관계없다며 무관심하여, 남의 일처럼 여긴다. 일에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자유주의가 범람한다. 이것은 환경에서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이때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은 심도 있게 재성찰해야 한다. 마음을 편하게 하여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러면서 자아의 마음을 연꽃처럼 맑게 하여야 한다.

 

“흙탕에서 나왔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하고 맑은 물결에 씻기어도 요염하지 아니하다. 가운데는 통하며 밖은 곧아, 덩굴 뻗지 않고 가지 치지 않으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깨끗하게 우뚝 서 있다.”3)

 

안정 속에서 부단하게 손질하면서 자시 심령을 씻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흩어질 때, 우리는 구슬리고 끌어당기는 법을 알아야 한다. 자기 자신이 문제가 생겼을 때 내수(內修) 외치(外治)4)를 이해하여야 한다. 안정을 취하고 태평을 추구하며 재난을 피해야 한다.

 

마음이 지극히 순하고 사무사(思無邪),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순결을 지키며 청렴결백한 덕성을 닦으면 예전처럼 찬란하게 될 것이다.

 

*****

渙卦 ䷺ : 풍수환(風水渙) 손(巽: ☴)상 감(坎: ☵)하

 

환(渙)은 형통하니, 왕이 사당을 지극히 두며 큰 내를 건넘이 이로우니, 정고함이 이롭다./ 환(渙)은 형통하니, 왕이 사당에 이르며 큰 내를 건넘이 이로우니, 정고함이 이롭다.(渙,亨,王假有廟,利涉大川,利貞.)

 

「상전」에서 말하였다 : 바람이 물 위에서 부는 것이 환(渙)이니, 선왕이 이것을 본받아 상제에게 제향하고 사당을 세운다.(象曰,風行水上,渙,先王,以,享于帝,立廟.)

 

상구는 흩어짐에 그 피가 제거되며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면 허물이 없으리라./ 상구는 피를 흩어서 제거하며 두려움에서 벗어남이니, 허물이 없으리라.(上九,渙,其血,去,逖(惕),出,无咎.)

 

「상전」에서 말하였다 : “흩어짐에 그 피”는 해로움을 멀리하는 것이다./ 「상전」에서 말하였다 : “그 피를 흩음”은 해로움을 멀리하는 것이다.(象曰,渙,其血,遠害也.)

 

 

[傳]

 

환괘(渙卦)는 「서괘전(序卦傳)」에 “태(兌)는 기뻐함이니, 기뻐한 뒤에 흩어지므로 환괘(渙卦)로써 받았다.”라고 했으니, 기뻐하면 펴져서 흩어진다. 사람의 기운은 근심하면 맺혀서 모이고, 기뻐하면 펴져서 흩어진다. 그러므로 기뻐함에 흩어지는 뜻이 있어서 환괘(渙卦)가 태괘(兌卦)를 이은 것이다. 환괘는 손(巽)이 위에 있고 감(坎)이 아래에 있으니, 바람이 물 위에 행해서 물이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기 때문에 환(渙)이라 한 것이다.

 

1) 王侯將相寧有種乎!

2) 생진강(生辰綱)은 대량으로 운송하는 생일 선물의 뜻이다. 여기서 ‘강(綱)’은 대량으로 운송하는 조직을 뜻한다. 예를 들어, 차강, 소금강 , 화석강 등이 있다. 당나라, 송나라 때에는 대오를 편성해 운반한 생일선물을 ‘생진강’이라 불렀다.

3) 出淤泥而不染,濯清涟而不妖.中通外直不蔓不枝,香遠益淸,亭亭淨植.(宋·주돈이(周敦頤)『애련설(愛蓮說)』)

4) 『대학』에서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은 ‘내수(內修)’고 ;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는 ‘외치(外治)’다. 그 중간에 ‘수신(修身)’이 있는데 ‘내수’와 ‘외치’ 양쪽을 연결하는 중추다. ‘수신’ 이전의 ‘내수’ 항목과 연결시켜 ‘독선기신(獨善其身)’하고 ; 나중의 ‘외치’ 항목과 연결한 것이 ‘겸제천하(兼濟天下)’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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