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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범행 입증할 증거, 증거능력 인정여부 ... 제주지법, 국참 여부 결정

 

'이승용(당시 45세) 변호사 피살사건'의 피의자가 사건 발생 22년만에 법정에 선다. 

 

제주지법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6일 오후 2시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55) 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을 듣고, 증거채택 등 입증계획을 정하는 절차다. 

 

이번 공판준비기일에선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 여부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의 입장을 듣고, 허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김씨는 앞서 지난달 말 국민참여재판 의사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부터 시행된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의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 참여하는 제도다. 배심원들은 재판부에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와 형량 등에 관한 의견을 낼 수 있다.

 

배심원의 결정사항은 법원의 판결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그러나 재판부가 배심원과 다른 판결을 내린다면 사유를 밝혀야 한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김씨의 범행을 입증할 증거와 해당 증거들의 증거능력 인정여부다.

 

김씨는 1999년 11월 5일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등학교 인근 승용차에서 흉기에 찔린 채 숨져있던 이 변호사 살해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27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터뷰에서 1999년 10월 당시 조직폭력 두목인 백모 씨로부터 범행 지시를 받고, 동갑내기 손모 씨에게 교사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씨가 이 방송에서 한 진술 등을 토대로 이 변호사 피살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김씨는 막상 경.검찰조사에서는 '이 사건에 개입한 적이 없다', '손씨의 단독 범행이다' 등 진술을 계속 번복하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문제는 김씨 진술이 계속해서 바뀌는 상황에서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직접증거도 없다는 점이다.

 

현재 이 변호사 양복 외에 직접 증거가 발견될 만한 물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김씨가 '이 변호사를 왜 죽였는지' 범행동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내용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김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배후 또는 윗선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었던 공범 손씨는 2014년 8월 숨졌다.

 

경찰은 다만 김씨가 자신의 주장대로 당시 조폭 두목인 백씨의 범행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범행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시기에 백씨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였기 때문이다. 백씨는 현재 사망한 상태다.

 

아울러 전 제주도지사와 도내 대형 나이트클럽 운영자 배후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현재 이에 대해선 함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살인범행을 공모했는지 뿐 아니라 '실제 손씨가 이 변호사를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도 입증이 필요하다.

 

제주지검은 앞서 지난달 14일 이 변호사 살인 범행을 공모한 혐의(살인 등)로 김씨를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범행에서 피의자의 역할, 공범과의 관계, 범행방법, 범행도구 등에 비춰 김씨에게 살인죄의 공모공동정범 법리를 적용했다. 경찰은 당초 살인교사 혐의를 적용, 송치한 바 있다.

 

여러 명이 범행을 공모하고, 이 중 일부만 범행을 실행했다고 하더라도 공모자 역시 공동정범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손씨가 이 변호사를 살해했다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로는 현재 김씨의 진술밖에 알려진 것이 없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공범인 손씨, 주변 인물의 금융거래내역 추적을 비롯해 피의자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한 상태"라면서 "또 전국 곳곳에서 김씨 주변인들을 만나 한 의미 있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제주지역 조직폭력배 유탁파의 전 행동대원인 김씨는 1999년 8∼9월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 동갑내기 손모 씨와 이 변호사를 미행하며 동선을 파악하고, 가해방법을 구체적으로 상의하는 등 범행을 공모했다.

 

손씨는 1999년 11월 5일 오전 3시 15분에서 6시 20분 사이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등학교 인근 노상에서 흉기로 피해자의 가슴과 복부를 3차례 찔러 피해자를 살해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증거물 보관실에 이 변호사가 사망했을 당시 입고 있던 양복 등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DNA) 검사를 여러 차례 의뢰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 외에 다른 DNA는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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