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다. 지난 6.13지방선거와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는다.
27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7일 오후 8시 원희룡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서귀포경찰서에 출석한다. 이어 28일 오후에도 제주지방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원 지사가 받고 있는 혐의는 모두 5건이다. 사전선거운동 혐의가 2건, 허위사실공표 혐의가 2건, 뇌물수수 혐의가 1건이다.
서귀포경찰서에서는 사전선거운동 혐의 1건에 대해서 조사를 한다. 나머지 4건은 제주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할 예정이다.
원 지사는 지난 5월23일 예비후보 신분임에도 서귀포시 한 웨딩홀에서 열린 모임에서 약 15분간 자신의 공약을 발표하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다음날인 24일에도 제주관광대 축제 현장에서 자신의 공약을 발표하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도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의 경우 공식선거운동은 선거일로부터 2주 전인 5월31일부터 시작됐다.
공직선거법 제 254조에 따르면 공식선거운동 기간 이전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정견발표회・좌담회・토론회・향우회・동창회・반상회 및 그 밖의 집회 등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원 지사는 이밖에 지난 5월25일 KCTV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불거진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 의혹과 관련, 비오토피아 주민회로부터 특별회원권을 받았다는 내용의 뇌물수수 의혹도 받고 있다.
25일 이 의혹이 불거지자 원 지사는 그 다음날인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원권을 받은 적도 없고 (비오토피아에) 가본 적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은 원 지사가 이 의혹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들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사안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원 지사가 지난 5월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했을 당시 문 후보가 제주도의회 의장 시절 드림타워 개발사업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
원 지사는 당시 방송에서 “중국 대규모 자본을 끌어와 제주 중산간에 대규모 사업을 촉발시켰던 것은 우근민 도지사 시절”이라며 “또 당시 도의회 의장을 했던 문대림 후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원 지사에게 뇌물죄가 적용될 경우 징역 5년 이하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 또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허위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 및 허위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허위사실 공표의 경우만 보더라도 법정 최저형량이 500만원이다.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해질 경우 당선이 무효가 되는 점을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서 당선무효 사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한편, 제주지사가 경찰에 출석을 하는 것은 2010년 9월 당시 우근민 지사 이후 8년만이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