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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한우섭이 본 제주찰나(40)] 차별 없이 순수한 사랑과 무한한 비상

 

2006년은 제3회 개인전을 했던 한 해였다. 그 이후로 이런 저런 핑계로 혹은 기회가 있어도 개인전을 하지 못했다. 

 

사실 개인전이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가 되지 않으면 할 수가 없거니와 또 다른 여러 가지 조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말은 꼭 정답이 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느닷없이 다가오기도 하는 일이 있기도 하니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 기회도 오는 법이다.

 

서울 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개인전 형식의 부스를 할당받고 작품 열 몇점을 걸었던 전시였다.

 

마지막 날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당시 외국계 은행을 다니고 있던 친구가 오랜만에 찾아와줬다. 더구나 그림 한점을 즉석에서 매입까지 해주었던 고마운 기억이 남아있다.

 

그 전시작들 중 한 작품이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흔적에 관한 추상표현 연구에 집중하던 때라 열몇점의 작품을 단기간에 제작할 수 있어서 가벼운 개인전이라 생각하고 진행된 전시였다.

 

큰 공간에 많은 부스를 나누고 관람객들을 상대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전시이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바탕에 물감(분채)을 칠하고 흩뿌리고 나타나는 중첩과 우연성에 즉흥적인 감흥을 넣어 예기치 않은 순간의 무의식적 표현 위에 나타나는 붓자국과 얼룩의 흔적을 나름의 상징인 새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그림이다.

 

표면의 파여있는 입체적 표현은 심층의 깊이 잠자고 있는 무의식과 잠재의식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깔려진 색감의 얼룩을 통해 파여진 느낌을 묘사정리하며 새의 형상으로 변환하였다.

 

한 쪽은 멈춰있는 새의 형상을 그리고 다른 한쪽은 비상하는 새의 형상을 그려 대비를 주고 있다. 색깔도 달리하여 푸른색은 새 형상과 더불어 현실의 비상을 표현하는 의미로 만들어져 있다.

 

그 위의 종이가 뜯겨져 있는 형상은 조형적 구성의 변화를 더하고 매순간 부조리하고 불편한 현실을 얘기하고 있다. 현실은 마음대로 안되고 뜻대로 안되지만 그런 현실적 불편 속에서도 늘 희망의 백지처럼 헐고 낡은 벽지를 새롭게 도배하듯이 다시 극복해가려는 의지의 발현 같은 의미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또 다른 상처가 만들어지고 생기기를 반복한다.

 

쳇바퀴 돌 듯이 반복되는 일상, 늪같은 현실은 곧 자신이 선택하고 만든 에고(ego)와 잠재의식의 발현이기도 하지만 더 깊은 잠재의식 안에는 흐림, 어두움, 무거움이 없는 차별없이 순수한 사랑과 무한한 비상, 도약, 성장을 꿈꾸는 그런 세계가 있음을 믿고 지향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얘기하고자 한 작품이다.

 

그림이 어둡다고 내용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어둠을 통해 밝음을 두드러지게 하는 일종의 환기장치로 보면 되겠다. 미추(美醜)의 구별은 그래서 중요하지 않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우섭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담묵회 창립회원, 아티스트그룹 '정글' 회원, 민족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회원, 디자인 출판 일러스트작가, 한강원 조형물연구소 디자이너, 서울 제주/홍익조형미술학원 원장, 빛 힐링명상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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