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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한상범이 본 제주찰나(11)] '공즉시색 색즉시공'...서로가 나와 다르지 않다

 

제주로 돌아오긴 전 서울살이 마지막 전시작품이다. 2017년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스페이스 ‘정글’ 프로젝트 ‘환대의 식탁’ 전에 출품한 두 점 가운데 하나다.

 

서울살이가 한창인 고향친구들이 찾아와줬고, 흥겨웠던 뒤풀이가 내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우울한 코로나 상황으로 닥친 지금의 세태와 비교해보면 시끌벅적한 그때의 뒤풀이 문화가 새삼 그리워진다. 사소한 일상의 행복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의 방증이다.

 

이 작품은 반야심경의 ‘공즉시색 색즉시공’이라는 글자를 캔버스 바탕에 쓰고 지운다음 그 글자의 흔적을 바탕으로 삼고 그 위에 시간의 흔적을 회색 세로띠의 이어짐과 끊어짐으로, 그리고 뜯겨지고 벗겨지고 상처난 흔적의 추상적 표현을 통해 지금 이순간 마음의 사유를 통해 물질의 유한함을 벗어나 물질적 행복보다 영혼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나름의 의지를 표현해 보려한 것이다.

 

서양조각품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동양의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그림속에 차용하고, 인간과 신의 형상을 대비시켜 현실과 이상의 불일치를 표현하려 하였다. 

 

동시에 인간이 갖고 있는 유한한 물질적, 육체적, 정신적 한계 안에서 살아있는 동안 늘 겪는 영육간의 불행과 그 유한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소승적 사고가 아닌 대승적 사고의 사유를 통해서만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제작해 본 그림이다.

 

즉 바탕의 글자인 '공즉시색 색즉시공'처럼 '너와나'라는 이분법적 사고와 분별심에서 벗어나 서로가 나와 다르지 않고 곧 하나임을 알고 연결지어져 있음을 알고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이 인간 행복의 지름길이자 인간이 향상 발전할 수 있는 단계라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림 오른쪽 위로는 신적 상징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배치하고 아래로는 생각하는 사람 형상을 배치하여 기울어진 무지개색 선위에 올라앉아 사유하는 불안한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인간이 갖고 있는 물질적 육체적 한계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대조를 통해 어떻게 정신과 육체가 조화로운 합일을 이루어 현실적 빈곤과 투쟁과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절망가운데 희망의 인간적 바람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지나보면 알게 된다. 물질적 유한적 한계를 지닌 인간이 생을 사는 동안 겪는 고통, 그리고 지나간 시절의 후회를 넘어 참회와 속죄가 필요하다. 타인에게 말로 생각으로 행동으로 상처를 주고 살아옴을 반성한다. 좀 더 나은 삶의 방향이 어떤 건지 생각하며 삶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여 바르고 올바르게 사는 것인지 고민하던 시절이었다.

 

아울러 당시의 힘든 현실에서 희망을 얘기하고자 하였던 것 같기도 하다.

 

누구나 그러하듯 나 또한 아직도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고 있다. 어느 정도 그동안의 영육 간의 고통을 겪고 지나오면서 참회, 타인을 위한 기도, 그리고 매순간 존재에 대한 감사의 일상도 반복한다. 그러면서 과거 다분히 이기적이고 관념적이고 비현실적인 사고에서 조금은 벗어났다. 지금 이순간 행복과 희망, 그리고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으로 삶을 바라보는 시야나 태도로 점차 스스로가 바뀌고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인간에게 주어진 사유와 선택의 자유의지에 감사할 일이다.

 

연결된 모든 이들의 행복을 오늘도 기원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상범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담묵회 창립회원, 아티스트그룹 '정글' 회원, 민족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회원, 디자인 출판 일러스트작가, 한강원 조형물연구소 디자이너, 서울 제주/홍익조형미술학원 원장, 애월고 한국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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