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의례)은 의례 공간, 집전자(매개자), 대상자(주체), 내용(주제)과 형식(절차별 퍼포먼스) 등으로 이루어진다. 제주에서 행하는 공동체 의례인 본향당(本鄕堂)은 마을 공동의 신당(聖所)인데 일종의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곳이다. 마을신의 이름은 ‘본향’ 또는 ‘본향한집’으로 불리는데 해당마을의 조용한 곳에 좌정하여 마을을 지켜준다. 이 신은 호적, 물고(物故, 재물), 인명과 가축의 보호, 아이들의 생육, 출타하는 사람들의 안전 등 마을의 생명, 재산을 재앙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본향당에서는 정기적으로 굿(의례)을 행하는데 산간지역(목축신)과 해안지역(용왕신)이 산업적인 차이가 있어서 굿 내용이 조금 달라지지만, 전체적으로 의례는 신당(성소:의례 공간), 집전자(심방), 단골(마을 신앙만), 신화(신들의 이야기), 점복(占卜, 예언적 퍼포먼스), 신과 단골의 어울림(난장)으로 의례가 끝이 난다. 먼저 심방은 하늘에 있거나 만물에 깃든 신을 불러들이고, 그 신들을 배불리 먹인 후 무악으로 회포를 푼 뒤 단골 신앙인들이 요구를 제시하고, 신은 이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마을의 닥쳤던 재앙이나 다가올 액(厄)을 미리 막아준다. 이 과정에서 심방은 춤과 사
제주도가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지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화예술 교류 행사가 열린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행사는 '평화의 섬 제주, 문화예술로 잇는 기억과 연대'를 주제로 오는 7∼9일 사흘간 제주문예회관에서 열린다. 첫날인 7일 오후 7시 30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 창작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이 공연된다. 작은 마을 북촌을 배경으로 도시 개발 속에서 제주4·3과 맞닿은 주인공 '분임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8일 오전 10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는 '아픔을 예술로, 기억으로 평화를 잇다' 주제로 광주민예총 정찬일 이사장 등 도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예술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논의한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제주칠머리영등굿보존회가 '기억과 치유, 공동체의 연대'를 주제로 한 차사영맞이 해원굿을 선보인다. 마지막 날인 9일 오후 6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가 열린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항쟁의 아픔과 슬픔을 나누고 극복하는 과정을 창작탈굿, 소리, 춤 등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뮤지컬과 마당극은 6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무료다. 제주문화예술진흥원 누리집(http
제주 섬을 지키고 키워온 해녀를 따뜻하게 품어준 곳 불턱,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그 불턱을 알리는 불턱문화제가 펼쳐진다. '가름돌듯'은 다음달 16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방망세기 불턱 일대에서 불턱문화제를 연다. 가름돌듯은 2024년 창립 이후 제주포구의 인문학적 가치를 탐구하는 포구기행을 월 1회 진행하고 있다. 과거 제주 해녀는 살을 에는 듯이 차가운 바다에서 면으로 된 물소중이 하나만을 입고 물질을 했다.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준 곳은 불턱이었다. 바람 많은 제주 섬에서 바람을 막아주고 고달픈 삶의 속내를 꺼내면 다독여주고 험한 바다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 곳도 불턱이다. 1970년대부터 고무 잠수옷이 보급되고 현대식 해녀탈의장이 생기면서 불턱은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고 있다. 이번 불턱문화제에서는 고광민 제주생활사 연구자가 마을 해설을 맡는다. 또 방망세기불턱에서 불턱 문화가 재현된다. 아울러 해녀의 딸이기도 한 종달 출신 국악인이자 방송인인 고다경의 진행으로 종달리 은퇴 해녀와 현직 해녀 등이 불턱 음식을 나눠먹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특히 허벅장단에 맞춰 해녀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불턱체험을 함께 할 계획이다. 참가 신청은 QR코드나 네이버폼(
김향기 주연의 제주4·3 영화 '한란'이 개봉 전 제주에서 특별 상영된다. 제주콘텐츠진흥원(JCA)은 김향기가 주연을 맡고 하명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4·3 소재 119분짜리 장편영화 '한란' 특별상영회를 한다고 27일 밝혔다. 30일 오후 7시 15분 롯데시네마 제주 연동점 5관에서 상영되는 이 작품은 1948년 4·3 당시 군경 토벌대를 피해 한라산으로 피신하는 과정에서 생이별한 아진(김향기)과 딸 해생(김민채)의 살아남기 위한 여정을 그렸다. '정말로 좋은 세상 오는 겁니까?'라는 영화 카피는 1948년 제주 섬에서 벌어진 혼란과 역사적 비극을 다시 한번 돌아다보게 한다. 한란은 겨울에 꽃을 피우는 한라산 자생 난초로, 영화의 제목에 한란과 같은 강인한 인간의 의지와 생명력을 담았다. 이 작품은 2024년 제주콘텐츠진흥원 제주다양성영화 제작지원작에 선정됐다.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예술영화제작 지원 신인 부분에 선정됐다. 올해 경기도의 독립영화 제작비 조달 과정을 지원하는 '인디시네마 프로슈머 조각투자' 사업의 첫 번째 작품으로도 선정됐다. 지난 9월 제30회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번 특별상영회에 참여하려면 28일 오후 5시까지 유튜브
제주도내 첫 공공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인 '서귀포 꿈꾸는 예술터'가 오는 28일 문을 연다. 서귀포 꿈꾸는 예술터는 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 전용시설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된 뒤 옛 중문119센터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공간이다. 이 시설은 3층 규모의 교육 공간과 라운지를 갖췄다. 1층은 도민 누구나 머물며 교류할 수 있는 열린 라운지로 꾸며졌다. 2층에는 소형 교육실 3개와 대형 교육실 1개가 마련돼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3층은 신체 움직임 기반의 예술 활동이 가능한 교육실로 조성됐다. 개관을 기념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꿈꾸는 오늘, 예술이 되는 내일'을 주제로 한 개관 주간 행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28∼30일 도내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를 대상으로 제주형 문화예술교육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문화예술교육 정책 세미나와 문화예술인력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이뤄진다. 31일에는 전주, 성남 등 전국에서 운영 중인 꿈꾸는 예술터 지역 관계자들이 모여 운영 현황과 주요 사업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가 열린다. 다음달 1·2일에는 도민을 대상으로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한 파우치
제주의 땅이 품은 역사와 기억, 그리고 사라진 마을의 흔적을 예술로 풀어낸 전시가 원도심 한복판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고경화 작가가 '존재의 시간…지금 여기'를 주제로 한 개인전을 중앙로 원도심 창작오픈스튜디오 '뜰'에서 연다. 전시는 지난 16일 시작돼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오는 18일 오후 5시에는 오픈식이 예정돼 있다. 고 작가는 '존재의 시간'을 핵심 주제로 삼아 오랜 시간 '잃어버린 마을'과 숲이 품은 중산간 지역을 답사하며 그 과정을 회화, 판화, 설치 작업,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해왔다. 특히 현장에서 마주한 풍경과 이를 통해 얻은 사유를 예술 언어로 풀어내며 제주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또 제주 4·3과 신화, 역사적 사건 등을 주제로 한 전시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제주 사회와 생태환경에 대한 이해를 작품 세계에 녹여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에서 제작된 회화와 판화, 잃어버린 마을의 비문 탁본 등 모두 28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고 작가는 "환경과 역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탐구는 또 다른 '나'의 주체를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같은 주제로 창작을 이어가겠다"고 의지
의례에는 삶과 죽음이라는 갈림길에서 개인 중심으로 펼쳐지는 통과의례와 사회적 통합의 이데올로기를 작동시키는 사회적 의례인 세시 의례가 있다. 이 통과의례와 세시 의례 모두가 사회적 통합을 위한 하나의 이데올로기 국가 장치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의례를 사회의 모든 영역으로 확대해보면 무수한 제도 속에는 의례가 변형됐거나 의례의 본질을 내포하고 있는 의례적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예를 들면 제사, 기념식, 졸업식, 마라톤 대회, 스포츠 대회, 기획된 축제, 열병식 등이 있다. 전통사회의 윤리나 가치들이 자본주의적으로 변형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근본적으로 의례의 기능은 소멸하지 않는다. 오늘날 성인식과 다를 바 없는 과거의 관례(冠禮)나 계례(髻禮) 형식은 주민등록증으로 대체되었지만, 여전히 통과 의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성인식과 같이 주민등록증을 받는 순간 미성년자가 아니라는 것, 그 즉시 사회적인 효력(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고 미성년자 금지구역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은 통과의례가 제도화된 것일 뿐이다. 예전에는 개인의 생일 즉 왕이나, 대비, 왕세자의 생일(탄신)들은 국가의 대사(大事)로 생각하여,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과거를 치르거나
<제주를 여는 창! 제이누리>가 창간 14주년을 맞아 도민과 독자 여러분을 콘서트 무대로 모신다. '제주의 가을, 소리와 선율에 빠져들다' 가을콘서트다. 대중음악, 국악, 클래식 등 세 개의 장르를 조화롭게 아울러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무대에 제주도민과 독자를 모신다. 도민의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자 준비한 무대다. 기타와 함께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정온달, 국립전통예술고와 중앙대 예술대학을 나온 소리꾼 조은별, 제주대 예술디자인대학 음악학부 출신인 피아니스트 이지연 등이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주하며 개성 넘치는 무대를 펼진다. 다음달 8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제주시 동문로 김만덕기념관 만덕홀이 콘서트 무대다. <제이누리>가 주최하고, 제주도와 제주개발공사가 후원한다. 정온달은 때로는 감미롭게, 때로는 호소력있게 우리의 일상 속 반짝이는 순간을 기타와 함께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다. 2020년 제10회 전국오월창작가요제에서 입상했다. 2024·2025년 삼다공원 야간콘서트, 2024년 JIBS 문화광장 콘서트, 2025년 들불축제 마당스탁, 서귀포 유채꽃축제 등에서 공연을 펼쳤다. 현재 원뮤직스튜디오 대표로 활동중
2005년부터 이어온 ‘제주건축문화제’와 2016년부터 열린 ‘제주국제건축포럼’을 통합한 '제주국제건축문화제’가 처음 선보인다. 제주도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주국제건축문화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문훈 건축가(문훈발전소 대표)가 총감독을 맡은 이번 문화제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 대폭 강화됐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틀간 운영되는 ‘어른이(어른+어린이) 건축 놀이터’에서는 '달콤 하우스 짓기'(과자 집 제작), '상상 블록 동네 만들기'(블록 집 만들기), '랜덤 빌드'(랜덤 건축모형 조립)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유니버설 디자인(UD) 놀이터’에서는 웨어러블 로봇 전시·체험, UD 스탬프 미션, UD 참여 이벤트 등을 통해 누구나 차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 개념을 배우고 체험한다. 또 다음달 1일에는 ‘어린이 건축 사생대회’도 열린다. 건축을 주제로 한 영화 상영과 감독과의 대화도 마련됐다. 오는 31일 오후 2시부터 ‘시간의 건축’, ‘땅에 쓰는 시’, ‘정기용, 감응의 건축’ 등 세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다음달 1일 오전 11시에는 세 편의 영화를
제64회 탐라문화제의 핵심 행사인 탐라퍼레이드가 심사 방식 변경을 둘러싸고 참가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주민이 주인공'이라는 축제의 취지가 무색하게 총체적 난맥상을 노출했다. 13일 <제이누리>취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제주시 칠성로 일대에서 열린 탐라퍼레이드는 예년처럼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각 읍면동 민속보존회와 단체들이 전통 복식과 퍼포먼스로 거리를 가르며 행진했고, 시민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그러나 행진이 끝날 무렵, 현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퍼레이드 참가자 상당수가 심사 대기 문제를 호소한 것이다. 올해 주최 측인 한국예총 제주도연합회는 기존의 행진 중 심사 방식을 폐지하고, 별도로 마련한 탑동해변공연장 무대에서 팀당 3분간 공연을 펼치는 방식으로 심사가 이뤄졌다. 24개 팀이 참여한 이번 경연에서 참가자 일부는 수 시간 동안 대기해야 했고, 일부는 공연 시작 전부터 식사조차 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한 참가자는 "퍼레이드를 위해 오후 1시 반부터 모여 있었는데 밤 9시가 넘어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며 "무대 하기도 전에 기다리다 지칠 판이다. 이런 방식이라면 축제의 흥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용담
제주에서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막을 올렸다. 독립운동 현장에서 펼쳐졌던 태극기와 광복 이후 국민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태극기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다. 독립기념관은 국가보훈부와 함께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태극기, 바람 속의 약속' 특별전 지역 순회전을 제주에서 연다고 26일 밝혔다. 전시는 이날부터 오는 12월 21일까지 제주시 민속자연사박물관 수눌음관에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1부 '바람을 타고 외친 독립'과 2부 '광복, 우리가 그려가는 태극기'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자주와 독립의 상징이자 저항의 불씨가 됐던 태극기와 제주 항일운동을 소개한다. 주요 전시자료로는 '머지않아 국권을 회복한다'는 글귀가 새겨진 고광순(1848∼1907) 의병장의 '불원복(不遠復) 태극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주석의 친필이 담긴 '김구 서명문 태극기'가 공개된다. 또한 제주 한림 출신 한국광복군 문덕홍이 국내 공작을 위해 파견되기 전 김구 주석과 함께 찍은 사진도 선보인다. 2부에서는 광복의 기쁨과 태극기의 현대적 의미를 조명한다. 1945년 8월 15일 태극기와 함께 맞이한 광복의 순간부터 오늘날 국민 일상 속 국가 상징으로 자리한 태극기
제주 해녀들의 삶을 '노동'이 아닌 '쉼과 돌봄'의 시선으로 조명하는 특별 전시가 마련됐다. 제주시 이호동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들과 청년 해녀 이유정이 준비한 기획전 '이호해녀의 여름방학'이 해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12월 14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해녀들이 바다에서 직접 포착한 빛과 물결, 뿔소라, 성게, 숨비소리의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나온다. 생계와 가족을 위해 숨을 참아온 바다를 '여름방학'이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전시 기획자인 이유정 해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해녀돌봄'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그는 "해녀가 바다를 돌보듯, 바다도 해녀를 돌보아야 한다"며 "은퇴·고령 해녀의 삶을 사회적 돌봄의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늘 바다를 위해 숨을 참아왔다. 이번엔 우리 자신을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을 만들었다"며 "해녀돌봄은 그 시간을 사회가 제도와 문화로 보장하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작업 과정 또한 전시의 메시지로 포함됐다. 해녀들은 작업실을 '숨 고르기'의 공간으로 전환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자기돌봄의 시간으로 삼았다. 물질을 멈춘 손으로 물감을 올리고, 하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