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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한상범이 본 제주찰나(28)] 빛바래고 낡아버린 칠성통에 칠성의 빛 다시 임하길

지금 원도심 칠성통에는 '찾아가는 미술관, 첫번째 재생;칠성통'이라는 전시가 한창이다. 7월 3일 까지 진행된다. 위 그림은 이 기획전시에 출품된 작품이다.

 

전시되고 있는 공간은 일반 갤러리가 아니고 원도심 칠성통에 있는 4층 건물로 현재 비어있으며 오래되고 상징적인 건물이다.

 

벽과 바닥 천정이 거칠게 노출되어 있으며 벽에 작품을 걸 수 없는 상태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내 건축공사 현장에서 쓰이는 비계에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한 공간에 작품이 어울리려면 작품크기도 커야 하고 화면도 강한 질감과 붓질이 필요할 듯 해서 일부러 이호해수욕장의 제주자연모래를 퍼와 모래의 거친 질감을 바탕으로 표현해 보았다. 제주의 자연모래를 사용한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 하겠다.

 

그리고 아크릴을 이용하여 과감하고 즉흥적인 드로잉과 붓질을 통해 생명과 자연의 기운을 전달하려 한 작품이다. 전체적인 화면은 새로운 새벽이 시작된다는 의미로서 블루를 깔았고, 포인트는 하늘에 떠 있는 일곱색의 무지개 빛이다. 그 빛이 건물들 사이로 스며드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이 전시는 뉴미디어 아트를 포함, 다채로운 시각예술장르의 작가11인이 참여하여 함께 만든다.

 

낙후되고 쇠퇴한 원도심에 생기를 불어 넣고자 칠성통쇼핑타운 입구 4층짜리 비어있는 건물 전층을 활용한 뮤지엄급 전시라 자부한다.

 

오는 26일 일요일 오후 6시에는 전시 이벤트행사로 제주민요패 소리왓 공연이 펼쳐진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이 전시는 처음부터 이러한 취지의 전시로 기획되어진 것은 아니었다.

 

제주애월고 외부강사로 있었던 나를 포함하여 몇몇 사람들이 애월고를 관두게 되는 바람에 서로 그동안 정도 들고 헤어지기 아쉬워 의기투합, 만들어졌다. 다들 평소 작업에 갈증을 갖고 있던터라 흔쾌히들 수락하였다.

 

전시에 대한 여러 가지 담론을 모색하다가 중간과정에 먼저 입도한 건축가이면서 미술기획을 경험했던 고향선배와의 만남이 담소 레지던시 선배 작업실에서 우연히 이루어졌다. 뒤이어 또 제주에 내려와 있던 과거 내 제자 미술큐레이터의 적극적인 참여로 본격적인 이 전시기획이 시작되게 되었다.

 

전시기획이 확장되면서 서로 인연된 만남들이 또 귀한 인연을 낳고 새로운 만남이 이어졌고 무언가 필요한 상황이 될 때나 어떠한 순간에 함께할 사람들이 이 전시 프로젝트에 동참할 사람들이 나타나고 모이기 시작하였다.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프로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었다.

 

살다보면 사람이 상처도 주기도 하지만 사람이 용기와 희망을 주기도 한다. 사람이 있어 모든 일은 이루어지고 만들어진다. 사람이 곧 자산이기도 한 이유다. 내 일같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고마운 만남이 쉽지는 않을 터인데 '너영나영'이라는 제주어처럼 각자가 모여 함께 큰일을 만들어 가는 것 그 자체가 예술이 아닐까 한다.

 

이 전시는 이른바 문화예술지원금 없이 시작한 전시다. 그래서 오히려 더 값진 전시라 생각한다. 발로 뛰어다니면서 순전히 개인적인 후원과 협찬으로 이루어졌다.

 

600만원의 금액으로 모든 전시기획에 필요한 요소를 충족한 것은 기적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이 전시에 물적.심적으로 후원과 협찬을 통해 도움준 사람들, 친구들, 지인들 그리고 전시기획에 참여하여 프로기질로 자기 역량을 십분 발휘해준 사람들 등, 어느 한사람이라도 빠지면 이 전시는 성사될 수 없었다. 이 자리를 빌어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한다.

 

그래서 기적은 사람이 만들기도 하는 것이리라.

 

기획은 또 하나의 예술이다. 사람들이 모여 전체적인 짜임새를 갖춰가야 하고 하나의 기획을 실행하기까지 무수한 일들을 해결해야 한다.

 

여기까지 크게 무리없이 진행된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지만, 지나보면 모든 일들이 참 신기한 일들이 연속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고민하던 문제가 수월히 해결되고 오히려 의외의 성과를 낳는 것을 보면 모인 사람들이 탁월한 역량과 노력의 몫도 크지만, 모든 것이 우연같아 보이지만, 우리가 알 수 없는 필연적 운명같은 보이지 않는 힘들이 작용하고 있음 또한 부인할 수 없겠다.

 

억지로 되는 것보다 순리대로 된다는 것은 이기적인 욕심과 집착, 아집과 교만같은 자기의 억지힘보다 이타적인 배려, 감사, 사랑에 더 큰 부등호를 그릴 때 모든 일은 저절로 풀리기도 함을 배운다.

 

칠성통을 포함한 구제주 원도심이 예전의 영광도 찾고, 거주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활기와 생기를 찾아 함께 번영하길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이 전시의 목적과 취지 그리고 위 작품의 본래 내용을 기록으로 남긴다.

 

<찾아가는 미술관/첫번째재생/칠성통>을 시작하며

 

주요한 시대마다 형성기를 지나 번영기 그리고 쇠퇴기가 존재하듯 각 도시들도 마찬가지로 나름의 번영과 쇠퇴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구도시는 신생도시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추억의 한켠으로 자리한채 한 때의 번영은 서서히 옅어지고 만다. (찾아가는 미술관,첫번째 재생:칠성통)은 제주의 정치,경제,역사의 중심을 담당했던 원도심 칠성통 거리에 비어 있는 유휴공간을 지역주민과 예술,제주와 타 지역간 소통을 위한 기회의 자리로 만들고자 기획되었다. 숨을 쉬고자 물밖으로 뱉어 내는 해녀들의 거친 ‘숨비소리’처럼 예술가와 지역민들의 가쁜 삶의 숨소리를 이 전시를 통해 들려주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도시와 일상, 제주의 삶을 해석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여 문화예술로 제주 원도심의 재생을 꾀하고자 한다. 관람객들의 방문으로 칠성통 원도심거리에 생기를 불어넣고 다채로운 장르의 시각예술작품을 통해 ‘재생과 지속 가능한 공존의 길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고민해 나가고자 마련되었다.

 

............................................

일곱개의 빛.

 

이젠 빛바래고 낡아버린 과거의 추억속의 사진처럼 변해버린 내고향 제주 원도심 칠성통.

 

칠성의 빛 , 일곱개의 무지개 빛이 재생의 빛이 되어 칠성통에 다시 임하고 내려앉아

 

예전의 왕성하고 활력이 넘치는, 새로운 희망의 무지개가 뜨는 거리가 되기를 마음모아 그려본다

 

인간의 상상은 현실로 구현된다.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상범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담묵회 창립회원, 아티스트그룹 '정글' 회원, 민족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회원, 디자인 출판 일러스트작가, 한강원 조형물연구소 디자이너, 서울 제주/홍익조형미술학원 원장, 빛 힐링명상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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