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본격적인 선거모드에 들어갔다. 6.13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등록을 공식화한 뒤 "'조배죽' 시대로 되돌아가선 안된다"며 민선 5기 우근민 도정 세력으로의 회귀를 경계했다.
원 지사는 ‘조배죽’을 언급하며 “제주가 다시 적폐로 돌아가면 안된다”고 문 예비후보와 우근민 전 지사와의 관계를 에둘러 비판했다.
원희룡 지사는 24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24일) 오후 1시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겠다”며 지사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원 지사의 예비후보 등록으로 제주도정은 전성태 행정부지사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원 지사는“도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이 보도된 시점에서 지사직을 잠시 떠나게 됐다”며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고 도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4년간 노력했던 것 이상으로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꼭 승리하겠다. 부족했던 점도 많았던 만큼 더 열심히 도민속으로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어 “제주의 지난 4년은 적폐와 싸운 4년이었다”며 “제주가 다시 ‘조배죽(조직을 배신하면 죽음)’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와 우근민 전 지사와의 연계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배죽’은 우근민 전 지사가 민선 5기 시절 제주도정 실·국장들이 참석하는 회식에서 외친 건배구호로 알려져 있다. <제이누리>에 의해 첫 기사화, 도민사회의 공분을 산 사안이다.
원 지사는 “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 대통령의 적폐청산을 적극 지지한다”며 “적폐가 적폐를 청산할 수 없다. 과연 제주의 적폐는 무엇이고 누구냐”고 되물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곶자왈을 훼손하고, 송악산과 주상절리 등 경관 좋은 곳에 난개발을 인.허가해주고, 제주의 귀중한 땅을 중국 등 외국에 팔아 넘긴 것, 그 중심에는 부동산 투기가 있고 일부 공직자와 사회지도층의 이권개입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부동산 투기로 젊은이들은 시집장가도 미루게 됐다. 농민들은 농사 지을 땅도 없어 한숨을 쉰다. 일부 사회지도층도 부동산 투기에 뛰어들어 수십억을 손쉽게 차지, 땀흘려 일하는 서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공직 배제 기준 중 부동산 투기는 핵심기준이다”라며 “부동산 투기로 번 돈을 누리면서 어떻게 촛불혁명을 이야기하고 적폐청산을 내세우느냐”며 문 예비후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원 지사는 “공직사회의 편가르기와 줄세우기, 이권개입 등의 핵심이 '조배죽' 구호를 외치고 공직사회를 눈치보게 만드는 바로 이것”이라며 “조배죽이 제주의 적폐다. 지난 4년은 이를 정리하기 위한 4년이었다. 제주가 과거의 적폐로 돌아가야 하는지 이를 청산하고 새로운 제주로 나아가야 하는지 도민의 방향 감각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어 “저는 이제 도민 속으로 깊이 들어가겠다”며 “많이 소통하겠다. 부족했던 만큼 도민들의 질타를 듣고 반성하고 거듭나는 마음으로 도민들의 소리를 듣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갈등 현장, 도민들의 마음이 상한 현장부터 찾아가겠다”며 “그 속에서 앞으로 도민과 하나되고 소통하고 새로운 행정을 이끌어갈 실질적인 답을 찾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저는 제주도민당 소속”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지금의 정치구조와 지금의 정당정치 대결구도 속에서 제주의 민생이 정쟁에 휘말릴 수 있는 부분을 배제하겠다”며 “진보와 보수를 뛰어 넘겠다. 당리당략도 다 뛰어넘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도민들의 민생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안들을 필요할 때 도민들에게 말씀드리고 구체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이어진 기자들이 질의응답에서 앞으로의 활동계획이나 찾아 뵙고 싶은 분이 누군지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 “짧은 시간이지만 언론사부터 방문하겠다”며 “이어 종교지도자 등 제주의 상징적인 어른들을 빠른시간내 찾아 뵙고 인사드리겠다. 내일부터는 갈등 민생현장, 그리고 저에게 실망하고 마음 상한 분부터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지사직을 좀 더 수행할 수 있음에도 지금 시점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도지사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결정해야 하는 사항들은 대부분 정리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아시다시피 저는 공무원 편가르기나 이 쪽에 앉아 있어도 밖에서 조직이 굴러가는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도민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도민분들이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최선의 자세가 무엇인지 고민과 의논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조배죽’을 언급하는 등 초반부터 강하게 말씀하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진실은 승리하고 제주 미래의 방향은 누구도 되돌릴 수 없다”며 “뒤에 숨어서 남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제주를 만들기 위한 소신 속에서 이 부분을 뺄 수 없어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