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탁 제주도 감사위원장이 연이은 SNS 게시글로 논란을 빚고 있다. 강 위원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영훈 제주지사가 한 향토음식점을 찾아 '가성비 제주관광'을 위한 갈치요리 가격 개선 현장을 방문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글을 올렸다. 그러나 홍보성 논란이 일자 곧바로 삭제했다. 그는 "제주 관광 위기 속에 좋은 의미로 올렸지만 민감한 시기에 오해 소지가 있었다"며 "생각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강 위원장은 지난 22일 서귀포 관광극장 철거와 관련해 "안전진단 E등급 건축물은 보존이 불가능하며 즉시 철거 또는 재축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비판이 제기되자 삭제하고 "경솔했다, 자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화계와 정치권에서는 감사위원장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비판이 커지고 있다. 홍명환 전 제주도시재생센터장은 "감사위원회는 도지사 산하가 아닌 독립기구로 정치적 중립성과 행정 감시 기능이 핵심인데 오히려 편향된 발언을 하고 있다"며 "도민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강치균 문화해설사는 "파괴현장을 보고 해명하라"며 "그날 포크레인으로 두들겨 패도 돌집이 좀처럼 넘어 지지않아 애먹는 현장을 보았다. 공직자들이 각성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서귀포 관광극장은 1963년 문을 열어 지역 첫 현대식 극장으로 자리 잡았다. 1999년 폐업 뒤 방치되다가 2015년 노천극장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고, 2021년에는 '제주다운 건축상'을 수상했다. 제주도의회는 이중섭미술관 확충을 위해 부지 매입을 승인하면서 '역사적 가치를 고려한 보존 방안 마련'을 조건으로 달았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안전진단 E등급 판정을 이유로 지난 22일 철거에 나섰다. 현재 철거 공사는 중단됐지만 야외무대 정면과 우측 벽체 일부가 이미 허물어진 상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서귀포혁신도시가 민간 연구기관이 실시한 첫 전국 혁신도시 상생지수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혁신도시정책연구원은 24일 전국 10개 혁신도시를 대상으로 한 상생지수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는 ▲성장(경제·산업·인구·미래 혁신, 200점) ▲활력(주거·교통, 교육, 의료·복지, 문화·환경, 300점) ▲협력(인재·사회·혁신 협력, 500점) 등 세 지표를 합산한 1000점 만점 기준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나주 혁신도시가 유일하게 B등급을 받았고, 김천·대구·진천·음성 3곳이 C등급, 부산·울산·원주·전주·진주 5곳이 D등급에 머물렀다. 서귀포혁신도시는 최하위인 E등급으로 평가됐다. 서귀포혁신도시는 총점 382.10점으로 성장 C등급, 활력 D등급, 협력 E등급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8개 공공기관이 이전했으나 당초 포함됐던 재외동포재단은 2023년 재외동포청 승격과 함께 수도권으로 복귀해 현재 이전 기관은 줄어든 상태다. 연구원은 "혁신도시가 이름과 달리 상생 없이 고립된 섬으로 남아 있다"며 "근본적인 제도 보완과 정책 혁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지표별 총점과 등급만 공개됐다. 지역별 세부 내용은 민감성을 이유로 비공개 처리됐다. 연구원은 향후 정책 과제에 대해 "공공기관 2차 이전을 통해 균형 발전의 기반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며 "이전 기관장 임명 시 지역 상생 계획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성과를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혁신도시 상생 수준을 정기적으로 조사·발표해 성과를 낸 도시는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소극적인 도시는 강력히 질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제주와 다른 지방을 오가는 항공권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항공권 가격은 편도 12만~20만원까지 치솟았고, 연휴 초반에는 매진돼 도민들이 병원 진료나 긴급한 일정이 있어도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24일 홈페이지 '도지사에 바란다' 게시판을 통해 "제주국제공항 슬롯(시간당 항공편 운항 한도, 시간당 34회 이·착륙 가능)이 대부분 포화 상태여서 운항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공항공사 자료를 확인한 결과, 추석 연휴 기간 제주공항의 시간대별 슬롯은 대부분 최대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10월 2일 낮 12시와 오후 5시대는 각각 35회·34회, 3일 오후 5시와 밤 8시대는 35회로 편성됐다. 같은 날 낮 12시, 오후 1시와 2시, 밤 8시대도 34회까지 채워졌다. 4일과 5일 역시 오후 5시와 밤 8시대가 35회로 배정됐고, 추석 당일인 6일 오전 7시도 35회에 달했다. 나머지 시간대 역시 31~33회 수준으로 사실상 최대치에 가까웠다. 다만 일부 시간대에는 여유가 확인됐다. 2일과 3일 오후 6시대는 각각 8회와 4회, 5일 오후 6시대는 5회의 슬롯이 남아 있었다. 2일부터 6일까지 낮 2시대에도 2~3회의 여유가 있어 항공사가 임시편을 투입할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한다. 날짜별로는 2일이 31회로 여유가 가장 많았고, 4일 23회, 5일 22회, 6일 16회의 여유가 남아 있었다. 제주도 공항확충지원과는 "추석 연휴 제주공항 슬롯이 한계치에 근접해 추가 운항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간대에 남아 있는 여유를 활용해 임시편이나 대형기 투입을 검토하도록 항공사·국토부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연휴 기간 배정된 슬롯이 대부분 포화 상태라 추가 증편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남아 있는 일부 슬롯은 국토부 승인을 거쳐야 활용이 가능해 항공사 판단에 따라 임시편 투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매년 설, 추석, 연말 등 3회씩 쌀 나눔을 실천해 온 '노고록 아저씨'가 올해 추석에도 빠짐없이 훈훈한 미담을 이어갔다. 24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23일 '더워도 추석명질은 왐수다. 더워도 노고록허게 살아사허고 명질도 노고록허게 보냅서'라는 메모와 함께 10㎏들이 쌀 100포대가 서홍동 주민센터에 기탁됐다. 이는 기나긴 더위에도 불구하고 찾아온 추석 명절을 맞아 더위에 지친 몸은 편안하게 마음은 넉넉하게 명절을 보내라는 '노고록 아저씨'의 바람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 설에도 ''어르신, 명절 촐영 먹어난 생각허멍 노고록허게 명절 잘 보냅서'라는 메모와 함께 쌀을 보냈다. 명절에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가족, 이웃과 즐겁게 나눠 먹었던 것을 기억하며 설 명절을 따뜻하게 잘 보내라는 뜻의 메시지다. 서홍동 주민센터는 배달업체를 통해 익명으로 전달 받은 이 쌀을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노고록 아저씨'라는 이름은 그가 기부할 때마다 '노고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메모를 함께 보내오면서 붙은 별명이다. 1999년부터 26년째 익명으로 매년 설과 추석, 연말에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쌀을 기부해온 서귀포의 '노고록 아저씨'는 지역사회의 숨은 천사다. 제주말 '노고록'은 '넉넉하고 여유롭다' 등으로 해석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삼다수 유통권 입찰을 앞두고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이 '골프 동맹'을 맺은 정황이 문건으로 확인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제주개발공사의 업무보고와 도의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골프대회 운영비는 2021년 8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2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예산은 상금을 포함해 30억원에 달했다. 제주도의회가 "운영비 관리에 철저를 기하라"고 지적하자 개발공사는 "광동제약과 공동 부담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답했다. 실제 예산표에는 2022~2023년은 '공사 부담'으로 작성돼 있었으나 지난해부터는 '공동 부담(공사+위탁판매사)'로 변경됐다. 광동제약은 그 이전 후원사에서 지난해부터 공동주최사로 격상됐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개발공사가 지난해 2월 '향후 계획' 문건에서 이미 '동반협력사(광동)와 마케팅 예산 분배를 통한 효율적 운영비 관리' 방침을 세운 사실이다. 이는 광동제약의 공동 주최 격상이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커넥션 카드'였음을 드러낸 것이다. 문제는 이 시점이 삼다수 유통 입찰을 불과 1년 앞둔 때라는 점이다. 이번 입찰은 정성평가 70%, 정량평가 30% 구조로 진행됐는데 정성평가 항목에는 브랜드 기여도와 공동 마케팅 실적이 포함돼 있었다. 따라서 광동제약의 공동 주최 전환이 평가에서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록 블라인드 평가라 회사명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제주개발공사와 공동 마케팅 수행' 같은 실적은 특정 업체만 내세울 수 있는 조건이었다. 결과적으로 광동제약은 외부 평가위원 7명 중 4명에게 최고점을 받으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광동제약은 2012년부터 이어온 삼다수 도외 유통 독점을 2029년까지 17년 동안 이어가게 됐다. 하지만 탈락 업체들은 "평가 자체가 형식에 불과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출발선부터 달랐다. 우리는 절차상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한 기업 관계자는 "삼다수가 해외 수출 확대를 평가 중점이라 밝히기에 그에 맞춰 전략을 세워 참여했지만 결국 유통의 다양성이나 수출 확대라는 비전은 말뿐"이라며 "모든 과정은 기존 계약자에게 명분을 쥐여주는 데 집중돼 있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유통을 통해 지난해 319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33%에 달한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이어질 유통 사업 규모는 연간 4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제주개발공사는 "골프대회 공동 주최는 효율적 예산 운용을 위한 합리적 조치일 뿐 입찰과는 무관하다"며 "평가위원 구성에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도민사회에서는 "입찰 직전 맺어진 골프 동맹이 사실상 결과를 좌우했다"는 비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진보당 제주도당이 정진홍 JIBS 대표이사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정 처벌을 촉구했다. 진보당 제주도당은 25일 성명을 통해 "제주 JIBS 사용자 측의 불법 부당노동행위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짓밟고 있다"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관계기관은 이를 엄중하고 신속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당에 따르면 JIBS 노사협상은 지난 2022년부터 24차례 이어졌으나 올해 1월 정 대표이사 취임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 이후 사측이 노조 활동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노조 대표자와 조합원을 탄압하는 행위가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도당은 "노조 홍보물을 폭력적으로 철거하는 등 명백한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됐다"며 "노조 대표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비방과 중상모략, 명예훼손 등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는 민주노총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방하며 전근대적 노무 관리 방식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제주도당은 "노조는 지난 6월 정 대표이사 등을 노동청과 경찰에 고발했다"며 "그럼에도 법 위반 행위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청과 관계기관이 즉각 나서지 않는다면 강력한 항의 행동과 국회 국정감사 추진, 범도민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외국인 투자기업 람정제주개발이 추진 중인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의 제주 개점이 다시 도민 사회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개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24일 제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일부 언론에 따르면 코스트코가 국내 점포 확장을 가속화하면서 평택점 개점에 이어 익산·청주 신규 출점을 확정했고, 내년 상반기 제주 개점도 추진 중이다. 이에 도민들 사이에서는 "무산된 줄 알았는데 반가운 소식"이라는 환영론과 "행정 절차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이 아니다"라는 반론이 엇갈렸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제주도의 상황을 두고 아쉬움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창고형 마트의 인기는 여전히 높고, 전국적으로 입점을 원하는 지자체가 줄을 서 있는 상황인데 제주도는 되레 호재를 놓치고 있다"며 "관광객 기반과 물류 여건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데 사업 추진 동력이 꺾이는 점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 특성상 지역 상권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며 "지속가능한 유통 환경을 위해선 단순한 유치 논리보다 도민 사회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람정제주개발은 2023년 8월 22일 코스트코코리아와 기본협약을 체결하며 제주신화역사공원 부지 내 코스트코 입점을 공식화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코스트코코리아가 사업성 재검토를 선언하면서 내년 상반기 개점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초기 예상보다 30~40% 오른 공사비와 인구 감소, 관광객 수 정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주된 이유였다. 그럼에도 람정제주개발은 현재까지 코스트코코리아와 협상을 이어가며 사업성 보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지역 상권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의 반발도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설령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건축물 착공과 인허가 절차에 시간이 소요돼 내년 개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주신화월드 관계자는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제주와 함께 가는 방향에서 추진할 것이며 지역사회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강행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코스트코는 전국에 2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와 호남·강원권에는 매장이 없다. 호남권의 경우 전북 익산시가 지자체 차원에서 TF를 꾸려 유치에 나서면서 내년 개점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도입한 디지털 관광증 '제주 나우다'가 발급 개시 한 달여 만에 2만명을 넘어서며 외형상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참여 업체 수와 할인 혜택이 제한적이어서 막대한 예산 투입 대비 소비자 체감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본격 발급을 시작한 나우다는 이달 20일까지 관광객 2만여 명이 가입했다. 나우다는 만 14세 이상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와의 약속(보전·공존·존중)' 서약을 하면 발급받을 수 있는 디지털 멤버십 카드다. 현재 도내 관광지·체험시설·식음료점·소품가게 등 160여 개 업체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연휴 기간 제주공항 부스에서 발급 이벤트를 진행하고, 내년에는 쓰담달리기(플로깅)·고향사랑기부·탐나는전과 연계해 '제주 사랑 마일리지(가칭)'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장의 평가는 다르다. 제주 관광업계 업체 중 160여 곳만 참여하고 있어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할인 폭도 크지 않아 관광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도가 올해부터 3년간 11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 점을 고려하면 정책 설계가 소비자 수요와 괴리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참여율이 이 정도라면 단순히 보여주기식 사업에 머무를 수 있다"며 "가격 투명성과 환불 규정 개선 같은 근본적 문제 해결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서귀포시가 옛 서귀포 관광극장 철거에 나서자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오순문 서귀포시장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철거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졸속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24일 서귀포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관광극장은 설립 후 65년 동안 보강 공사를 거듭했지만 안전사고 위험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주민, 도의원, 문화예술단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전반적으로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또 건축사회 등이 제기한 보존 필요성에 대해선 "희소성과 미학적 가치가 있다는 주장에 공감하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철거 과정에서 공유재산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멸실은 1억 미만 행정재산이라 심의를 받지 않았다"며 "담당자가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극장 내 남아있던 영사기와 필름 자료가 철거 과정에서 함께 사라진 것에 대해선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홍명환 전 제주도시재생센터장은 이에 대해 "도시재생 차원이라기보다는 다른 의도와 계획이 작동하는 것 같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적을 내세우려는 졸속 행정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목적 등 주요기능(야외공연)이 변경되거나 멸실을 하는 경우 마찬가지로 도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만약 행정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도의회를 패씽하고 진행된 행정행위는 무효행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미 6월에 오영훈 도지사에게 철거보고가 되었다면 오지사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옛 서귀포 관광극장은 1963년 개관해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되다 1999년 문을 닫았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말 부지와 건물을 매입했으나 정밀 안전진단에서 E등급 판정을 받자 지난 20일 철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민사회 반발로 현재 공사는 정면과 우측 벽 일부가 허물어진 채 중단된 상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조천체육관 지붕에서 구조적 결함이 발견되면서 올해 말까지 예정된 모든 행사가 취소됐다. 내년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와 장애인체육대회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24일 제주도와 제주시 등에 따르면 조천체육관 천장에서 균열과 처짐 현상이 의심돼 긴급 안전진단을 진행하기로 했다. 조천체육관은 내년 제주에서 열리는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농구 경기와 제4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슐런 경기가 예정된 주요 경기장이다. 문제는 시설 보강 작업 과정에서 불거졌다. 체육관 내부 폐쇄회로(CC)TV 연결 전선이 끊어진 사실이 확인됐는데 원인으로 천장 처짐 현상이 지목됐다. 현장을 점검한 시설 관계자들은 천장 일부에서 미세 균열을 발견했고, 지붕 남쪽 방향으로 움푹 들어간 외관상 처짐 현상도 확인됐다. 이에 제주시는 이달부터 11월까지 예약된 30건의 체육대회와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주최 측에는 일일이 연락해 사실을 알렸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2025년 제주시지회 지체장애인 두리모아' 행사는 부득이하게 인근 실내게이트볼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조천체육관은 1998년 제79회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건설된 체육시설이다. 연면적 1916㎡에 경기장 면적은 749㎡, 관람석은 378석 규모다. 당시 도는 전국체전을 위해 조천체육관을 비롯해 한림·한경·대정체육관 등 10개 체육관을 동시 건설했다. 그러나 준공 후 27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로 인한 보수공사가 매년 반복돼 왔다.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전면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내년까지도 체육관 사용이 어렵게 된다. 이 경우 조천읍 주민들의 체육 활동 불편은 물론, 전국체전 경기장 변경까지 불가피해진다. 전국체전기획단은 내년 9월부터 순차적으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와 장애인체육대회 일정에 맞춰 농구와 슐런 경기장 대체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체육관 지붕에서 결함이 발견돼 긴급 안전진단에 착수했다"며 "검사 결과에 따라 운영 재개 시점과 대회 준비 계획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필리핀 해상과 일본 남동쪽 해역에서 동시에 발생한 제18호 태풍 '라가사'와 제19호 태풍 '너구리'가 북상하고 있다. 한반도에 직접 영향은 없지만 전국에 가을철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한 '라가사'는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시속 210㎞에 이르며 강풍 반경만 400㎞에 달한다. 현재 중국 남부를 향해 이동 중이며 대만과 베트남 일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각 일본 남동쪽 해상에서는 '너구리'가 세력을 유지한 채 북상 중이다. 두 태풍 모두 강도가 강력하지만 북쪽에서 내려온 건조한 공기가 이들의 진로를 차단해 제주도와 한반도에는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태풍의 간접 효과다.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수증기가 맞물리면서 서해상에 정체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충남과 호남 지역에는 100㎜ 이상, 수도권과 강원 북부에는 최대 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기압부 이동 경로의 초입에 위치한 제주도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극한 강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철에도 국지성 집중호우로 피해가 컸던 만큼 이번 가을철 비 역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비상 대응 태세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20호 태풍 부알로이(BUALOI)는 이날 오전 9시경 중심기압 998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18m(시속 65㎞) 강풍반경 200㎞의 약한 세력으로 팔라우 북북서쪽 약 270㎞ 부근 해상을 지나 시속 29㎞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태풍 부알로이는 약한 세력으로 북상하다 오는 27일 오전 3시경 필리핀 마닐라 남남동쪽 약 100㎞ 부근 육상에 상륙한 후 서북서진 하다 29일 오전 3시경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32m(시속 115㎞) 강풍반경 280㎞의 중형급으로 몸집을 키운채 베트남 다낭 북동쪽 약 330㎞ 부근 해상까지 이동해 북서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남부와 동부 해안 지역에 밤사이 열대야가 이어지며 기록을 다시 썼다. 24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저녁부터 이날 아침 사이 성산(동부)은 최저기온 25.9도, 서귀포(남부)는 25.7도를 기록해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올여름 제주 지점별 열대야 일수는 서귀포 75일, 제주 70일, 고산 52일, 성산 47일 등으로 집계됐다. 서귀포는 1961년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을 매년 경신하고 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의 68일이었다. 고산 역시 지난해 경신한 최다 기록(51일)을 넘어섰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안팎까지 오르며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기온이 25도를 넘으면 수면에 어려움을 주는 등 무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