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산업 구조가 서비스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종 생산을 위한 타지역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으로 분석됐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지역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산업 부가가치율은 54.1%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산업 생산에서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제주처럼 서비스업 비중이 큰 지역에서 높은 경향을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취업유발계수도 제주가 12.5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제주에서 국산품 최종 수요 10억 원이 발생할 때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 수가 약 12.5명에 이른다는 뜻이다. 대구(11.5), 전북(11.5)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도내 부가가치의 타지역 의존도는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제주 부가가치 중 지역 내부에서 유발된 비중은 41.0%로 서울(43.3%)과 세종(42.3%)보다도 낮아 상대적으로 외부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지역은 자체 산업기반이 취약하고, 공산품 생산보다는 관광과 서비스업 중심의 구조를 지닌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역 간 중간재 교역 구조를 보면 제주에서 생산된 재화가 도내에서 소비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최종 수요에 의한 생산 유발계수 역시 제주가 속한 지방권보다 수도권(1.037), 경기(1.090), 울산(1.073) 등의 생산 파급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지역 간 전체 교역 규모는 1719조8000억원으로 수도권과 충청권, 동남권 간 교역이 전체의 절반 이상(50.2%)을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지역산업연관표를 통해 지역별 산업 구조와 상호 의존관계를 정밀 분석해 지역균형 발전과 산업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지역 공공배달앱 '먹깨비'의 배달비 쿠폰 지원이 이달부터 중단됐다. 도민 이용이 급증하며 6개월 만에 연간 예산이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3일 "먹깨비 배달비 쿠폰 예산이 조기 소진됨에 따라 이달부터 지원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당 쿠폰은 1인 1일 1회 3000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도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소상공인 외식업체 소비 활성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집행해 왔다. 먹깨비 이용은 빠르게 늘어났다. 월별 매출은 1월 7억원에서 5월 26억원 수준으로 약 3.71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배달비 쿠폰에 투입된 지원금도 3.7배 넘게 늘며 올해 책정된 예산 6억3000만원이 모두 소진됐다. 도는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시 관련 예산을 확보해 배달비 쿠폰 지원을 재개할 계획이다. 김미영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먹깨비 활성화를 위한 배달비 지원 사업을 지속 추진할 수 있도록 추경에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1만원 소비 쿠폰' 사업은 기존대로 유지된다. 해당 사업은 2만 원 이상 포장 또는 배달 주문 시 월 1회, 1만원 상당의 소비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유통하는 제주삼다수가 국제숙련도 평가에서 7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세계적 수준의 수질 분석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3일 제주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국제표준화기구(ISO/IEC 17043) 인증을 받은 미국환경자원협회(ERA, Environmental Resource Associates)가 주관했다. ERA는 전 세계 정부기관과 시험분석기관을 대상으로 분석 능력을 평가하는 국제숙련도 기관이다. 제주개발공사는 먹는 물 분야 모두 17개 항목, 즉 중금속류 6종, 음이온류 4종, 일반 항목 7종에서 모두 '만족(Satisfactory)' 판정을 받았다. 평가는 미지의 시료에 대한 시험 분석 결과를 기준으로 만족, 주의, 불만족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2021년 국내 생수 업계 처음으로 환경부 공인 '먹는 물 수질검사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고도화된 자체 분석 시스템을 통해 공신력 있는 검사 체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1998년 출시된 제주삼다수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수질 관련 행정처분 없이 꾸준히 소비자의 신뢰를 얻으며 국내 생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소비자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국내외 공인기관의 검사 결과와 분석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믿고 마실 수 있는 최고 품질의 제주삼다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내 해수욕장에 이어 마을 해수풀장도 이용료를 인하하며 '착한 가격' 행렬에 합류했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주말부터 순차적으로 개장하는 도내 마을 해수풀장 3곳(남원, 태흥2리, 신천리)은 기존 4000원이던 입장료를 3000원으로 1000원 인하해 통일된 요금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평상 대여료도 주중 요금을 5000원 인하(태흥2리)하고, 주말 할증요금을 폐지해 주중 요금으로 일원화했다. 이번 이용료 인하는 도가 역점 추진 중인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 정책의 일환이다. 제주 관광의 가격 만족도를 높이고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고 도는 설명했다. 해수풀장은 바닷물을 끌어와 조성한 인공 수영시설로 파도나 조류의 영향을 받지 않아 어린이나 수영 초보자도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3개 해수풀장에는 도민과 관광객을 포함해 약 3만명이 찾았다. 올해는 이른 폭염과 성수기 효과로 방문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작품의 서사 초반과 후반에 걸쳐 '제주 설화'가 핵심 배경으로 등장하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제주의 고유한 무속신앙과 여신 설화가 콘텐츠의 주요 모티브로 활용된 이번 작품은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초자연적 악령과 맞서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이들이 신의 계시를 받아 데몬 헌터로 각성하는 첫 장면과, 주인공이 정체성 혼란을 극복하는 결심의 장소가 모두 제주로 묘사된다. 작품 초반 주인공들이 신비로운 존재로부터 능력을 부여받는 장면에서는 제주의 전통 묘역인 '산담' 형태의 돌담이 배경으로 그려진다. 이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매장 문화다. 방목 중인 말이나 야생동물이 묘소를 훼손하지 않도록 무덤 주위를 돌로 둘러싼 구조물이다. 후반부에도 이 장소는 반복 등장한다. 돌하르방들이 서 있는 모습과 함께 루미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결단을 내리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작품은 여신 설화의 땅인 제주를 '헌트릭스'의 시작점으로 설정하면서 설문대 할망, 자청비, 금백조 등 제주의 창조와 풍요의 여신들로부터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전통 설화는 K-팝과 결합해 무당, 저승사자, 도깨비 등 다양한 민속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기반이 됐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전 세계 41개국에서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태국 등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전 세계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한편 최근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이어 제주를 배경으로 한 글로벌 콘텐츠가 연이어 주목을 받으면서 제주 고유의 신화와 문화, 생활양식이 콘텐츠 경쟁력의 원천으로 부각되고 있다. 문화계 안팎에서는 "제주는 설화와 신앙이 살아 있는 지역으로 K-콘텐츠의 새로운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 최적의 소재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롯데면세점 제주점 직원들이 긴급 상황에서 고객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제주점을 방문한 한 중국인 고객이 주차장에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김동진 사원이 신속하게 기도 확보 조치를 시행했고, 김정우 대리는 심폐소생술(CPR)을 진행해 초기 응급 대응에 나섰다. 약 3분 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가 확인했을 때 고객은 이미 맥박과 호흡을 되찾은 상태였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월 28일에는 제주공항 국제선 출발 대합실에서 70대 여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목격한 윤남호 롯데면세점 제주공항점 점장이 곧바로 응급처치에 나섰고, 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 약 10여분 동안 환자의 의식 회복을 도왔다. 윤 점장은 이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공항공사 고객서비스 최우수상, 제주관광공사 감사패,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하트세이버 인증서를 수여받았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민 안전 파수꾼' 교육을 운영해왔다. 이 교육은 재난 대피 훈련과 심폐소생술,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등을 포함하며, 실제 상황에 대비한 현장 중심의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박상호 롯데면세점 경영지원 부문장은 "체계적인 교육과 현장 훈련을 통해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 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한국 프로야구의 산증인이자 제주 야구 발전의 숨은 주역이었던 이광환 전 감독이 2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2일 유족에 따르면 이 전 감독은 평소 폐섬유증을 앓아왔다. 이날 오후 제주도 한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생전 제주 야구와 깊은 인연을 맺어온 인물로 서귀포시 강창학구장을 제주도 '야구 교육의 현장'으로 만들어낸 상징적인 존재였다. 2005년 강창학체육공원 내 야구장 조성 당시 자문을 맡아 사실상 산파 역할을 한 이 전 감독은 2008년 창단한 우리 히어로즈의 첫 전지훈련지로 강창학구장을 택했다. 이후 서울대 야구부 감독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매년 이곳을 전지훈련지로 활용하며 "강창학구장에 오면 마음이 편안하다"는 말을 자주 남겼다. 야구인생 43년을 관통한 그는 1982년 OB 베어스 타격코치로 프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1988년부터 1992년까지 OB, 이후 LG 트윈스 감독을 맡아 1994년 '신바람 야구'로 LG를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승엽, 김용수, 유지현 등 수많은 스타 선수들과 함께 했고, 이후 한화, 우리 히어로즈 사령탑과 서울대 야구부 지도자, KBO 육성위원장 등을 지내며 '야구 교육자'로 존경을 받았다. 제주에 남긴 발자취는 지도자로서의 족적을 넘어선다. 그는 사비를 들여 야구 박물관 건립을 추진했고, 실제로 제주시 애월읍 가문동에 '한국야구명예의전당'이란 작은 사설박물관의 문을 열기도 했다. 아울러 리틀야구와 티볼 육성에도 적극 나섰다. 제주 리틀야구단을 찾은 뒤에는 "이 아이들 안에 미래가 있다"며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올해 3월에는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 창단 30주년 기념 개막전에 시구자로 등장해 건재한 모습을 보였지만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제주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제주도체육회 관계자는 "이광환 감독은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제주 야구의 큰 어른이었다"며 "제주 야구가 지금의 틀을 갖추는 데 있어 그분의 헌신이 컸다. 애도의 뜻을 깊이 표한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와 장례 절차는 유족 뜻에 따라 조율될 예정이다. 고인의 야구 인생만큼이나 성실하고 진중했던 삶은 제주 그라운드 위에 조용한 유산으로 남게 됐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 불볕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며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제주도 동부지역인 제주시 구좌읍 일 최고기온이 36도를 기록했다. 그외 지점별 일 최고기온은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34.4도, 제주시 한림읍 33.4도,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 32.5,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송당리 각 32.3도, 서귀포시 표선면 32.2도 등이다. 현재 제주도 동부지역에 폭염경보, 동부와 산지·추자도를 제외한 제주도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제주도 동부지역은 지난달 28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이튿날 폭염경보로 강화된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북부와 중산간지역은 지난달 29일, 남부와 서부지역은 지난달 30일부터 각각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7명이다. 이날 오후 1시 7분께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에서 밭일을 하던 20대 남성이 의식 저하 증세로 응급처치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1일 오전 10시 52분께는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서 야외작업을 하던 60대 남성이, 지난달 30일 오후 2시 24분께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서 공공근로를 마친 50대 여성이 각각 열탈진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기상청은 당분간 제주지역 낮 최고기온이 29∼32도로 평년(25∼28도)보다 높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지역을 중심으로 뜨겁고 습한 남풍류가 유입되고, 낮 동안 강한 햇볕이 내리쬐면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올라 매우 덥겠다고 예보했다.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무더운 날씨로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분과 염분을 자주 섭취하고 야외활동과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유네스코 5대 분야 유산을 모두 보유한 '유네스코 5관왕'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내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유치에 실패했다. 개최지는 세계유산이 전무한 부산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 실패에 이어 연속된 낙마에 대해 선정 과정의 정무적 판단 개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2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후보 도시 선정위원회는 지난 30일 부산을 제48차 회의의 한국 측 유치 후보지로 최종 선정했다. 앞서 제주, 서울, 부산, 경주 4곳이 공모에 참여했고, 제주와 부산이 1차 평가를 통과해 최종 경합을 벌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는 세계유산협약(1972년)에 따라 매년 열리는 최고 수준의 국제 회의다. 세계유산센터 사무총장, 자문기구, 유네스코 협약국 196개국 대표단과 전문가 등 2500명 이상이 참석한다. 등재 심사와 보존·관리 정책을 결정한다. 도는 한라산·성산일출봉·용암동굴을 포함한 세계자연유산과 함께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 등 유네스코 5대 분야 유산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 지역이다. 국제회의장(ICC JEJU), 5성급 숙박시설, 국제공항 등 회의 인프라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도는 내부적으로 개최지 선정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분위기까지 형성했으나 결과는 부산이었다. 부산은 세계유산을 보유하지 않은 대신 벡스코(BEXCO) 회의장, 해운대 숙박·쇼핑 인프라 등을 내세웠다. 울산 울주군의 반구천 암각화 등재 추진을 인근 자산으로 소개했으나 이는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유네스코의 취지를 고려하면 세계유산이 있는 지역에서 회의를 여는 것이 상식"이라며 "제주는 회의와 함께 유산축전을 동시 개최할 계획까지 준비했지만 개최지는 유산 없는 지역으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정계 일각에서는 "부산이 세계유산이 없음에도 선정된 배경에 정치적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특히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산 지역 여당 의원의 '막판 지원설'도 회자되고 있다. 유치 실패의 허탈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제주도는 APEC 정상회의 유치에 나섰지만 경주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도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2009년), 한·중·일 정상회의(2010년) 등 국제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을 강조하며 "의전과 숙박, 회의 운영 측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고 홍보해왔지만 결국 낙마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30년 가까이 제주에서 열렸던 경제계 주요 포럼 'KMA 최고경영자 하계 세미나'도 올해부터 부산으로 개최지를 옮겼다. 이 같은 사례들이 잇달면서 제주 내부에서는 "중앙과의 정책 조율력, 정무적 대응력이 부족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 세계유산위원회 최종 개최지는 이달 중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47차 위원회에서 공식 확정될 예정이다. 유치 도시가 공식 발표되면 해당 국가는 개최 준비를 위한 공식적인 국제 일정에 돌입하게 된다. 한편 도는 이번 유치 실패에 대한 원인 분석과 후속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 차원의 국제행사 유치 전략과 중앙정부와의 협력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민선 8기 제주도정이 출범 4년 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제주산하 주요 기관장 교체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경제통상진흥원을 시작으로 제주신용보증재단, 제주에너지공사, 제주한의약연구원,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 5개 기관에서 차기 기관장 인선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우선 임기가 가장 먼저 만료되는 곳은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이다. 오재윤 제주경제통상진흥원 원장의 임기는 오는 8월 15일 종료된다. 오 원장은 과거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을 지낸 뒤 오영훈 캠프를 거쳐 2022년 원장으로 선임됐다. 진흥원은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달 10일까지 차기 원장의 공개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말 면접 심사를 거쳐 복수 후보를 선정한 뒤 오 지사에게 최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어 제주신용보증재단도 오는 9월 19일 김광서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재단은 이달 중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임 이사장 공모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재단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신용보증 정책의 핵심 창구인 만큼 지역 금융 생태계와 밀접한 인물이 기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오는 9월 28일 김호민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의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김 사장은 임기 종료 후 원 소속 대학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에너지공사는 최근 '공공주도 2.0 풍력개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주도정과 시각차를 보여 왔다. 이에 따라 후임 인선은 도정의 정책 철학을 공유할 공직자 출신 또는 내부 출신 인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한의약연구원은 오는 10월 3일 송민호 제주한의학연구원 원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해당 기관은 지난 2022년 제주도정 조직진단에서 통폐합 검토 대상으로 분류된 바 있다. 후임 인선과 더불어 조직 구조 재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역시 기관장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선화 ICC JEJU 대표이사의 임기는 오는 10월 16일까지다. 대표이사는 공개모집을 거쳐 이사회에 최종 후보가 추천된다. 제주지사가 사실상 지명권을 행사하는 구조로 주주총회 및 이사회 최종 승인을 거쳐 선임이 이뤄진다. 이들 기관 중 제주에너지공사 사장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에 따라 도의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편 전문성과 자질을 갖추지 못한 인사를 지사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임명하는 이른바 '선거 공신 인사'는 이제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정식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은 "정책적 코드가 맞는 인사를 중용하는 것은 임명권자의 권한이지만 이는 절차상 하자가 없고 전문성이 확보됐을 때의 이야기"라며 "전문성 부재와 보은 인사 논란은 결국 '지사 찬스'로 도민을 우롱하는 것에 불과하다. 도민의 눈높이가 곧 도정의 눈높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관별 특성과 역할을 고려해 도정 철학을 반영할 수 있는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계획"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공기관 운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미래 전략과 제주 준모항 실현 방안을 논의하는 '2025 제1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이 이달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올해 포럼은 글로벌 선사 CEO들이 대거 참석하고, 산업 연계 전시까지 확대된다. 명실상부한 크루즈 산업 종합 플랫폼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포럼은 제주도와 해양수산부가 공동 주최하고 관광공사가 주관한다. '2035 아시아 크루즈의 비전 – 글로벌 시장의 9%에서 20%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확대 전략과 지역 기항지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공유하는 국제회의이자 산업 전반의 연계를 도모하는 박람회 성격으로 확대됐다. 포럼에는 MSC 크루즈, 로얄캐리비안, MOL 크루즈, 아도라 크루즈 등 주요 글로벌 선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해 발표에 나선다. 또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12개국의 항만 및 기항지 관계자와 국내외 크루즈 유관기관, 학계, 업계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개막 첫날인 10일에는 '글로벌 크루즈 선사의 아시아 전략'과 '크루즈 목적지의 미래'를 주제로 세션이 열린다. 글로벌 선사 CEO들이 아시아 시장의 성장 전략과 정책 연계 방안을 밝힌다. 같은 날 B2B 네트워킹 이벤트도 종일 운영돼 선사와 여행사, 선용품·관광업계 간 1:1 비즈니스 상담이 진행된다. 둘째 날인 11일에는 크루즈 워크숍, 한국크루즈발전협의회, 인재양성 특별세션, 산업별 역할 논의, 한일 크루즈 세미나 등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특히 '제주크루즈이슈포커스' 세션에서는 제주 준모항 상품의 운영 현황과 지역경제 파급 효과 등을 주제로 현장 개선안이 집중 논의된다. '제주크루즈이슈포커스'는 제주를 크루즈 준모항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 세션이다. 도·서귀포시청 관계자, 상인회, 세관, 검역소, 해운업계 등이 패널로 참여해 출입국 절차 간소화, 관광 콘텐츠 연계 방안 등을 다룬다. 또 크루즈 관광객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측정과 유통 연계 방안도 함께 모색된다. 올해 포럼은 기존의 회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해양·관광 산업을 아우르는 종합 박람회로 성격을 확대했다. 3층 전시장에는 국내외 기항지·상품·관광 콘텐츠가 전시되는 오픈형 부스가 운영된다. 지난해보다 대폭 확대된 35개 기관이 참가한다. 크루즈 탑승부터 기념품 구매까지의 여정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 동선도 구성된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선사에 근무 중인 한국인 항해사 3인과 전문 교수가 연사로 나서는 '글로벌 커리어 인재양성 특별세션'이 마련돼 해양 분야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을 위한 멘토링 기회도 제공한다. 이들은 과거 크루즈포럼 참가자로 시작해 현재 해외 선사에 취업한 실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글로벌 선사들과 기항지 간 협력을 강화하고, 크루즈산업의 지역 상생 모델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준모항 구축, 관광 연계, 인재양성 등 제주형 크루즈 산업의 비전을 현실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가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에게도 주휴수당, 연차유급휴가, 공휴일 유급휴일 등을 보장하는 제도 개편을 추진하자 제주도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심각한 고용 부담 우려가 번지고 있다. 2일 정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고용노동부는 최근 국정기획위원회에 관련 로드맵을 보고했다. 정부는 초단시간 근로자의 실태를 분석하고, 노사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2027년부터 근로기준법 개정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초단시간 근로자에게는 주휴수당과 유급휴가 의무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편의점, 음식점, 카페 등 영세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제주시에서 24시간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39)씨는 "하루 3시간씩 일하는 단기 알바에도 주휴수당을 줘야 한다면 인건비 감당이 어렵다"며 "기존 알바생들 근무일을 줄이거나 고용 자체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림읍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이미 최저임금 인상과 카드 수수료, 임대료 등으로 허덕이는데 법정 유급휴일까지 확대되면 주말 영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고용노동부 분석에 따르면 제도 도입시 전국적으로 연간 약 1조3700억원 규모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한다. 이 중 주휴수당이 8900억원, 공휴일 보장에 2840억원, 연차 유급휴가에 196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도내에서도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관광산업과 연계된 단기·시간제 일자리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비수기와 성수기 간 고용 탄력성을 유지해야 하는 도내 숙박업소와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미 아르바이트생 모집 자체를 줄이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제주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제도는 단순히 알바에게 유급휴일을 더 주는 수준을 넘어 소상공인 경영 구조를 송두리째 흔드는 문제"라며 "도 차원에서도 영세 자영업자 보호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제도 추진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함께 논의 중이다. 노사정협의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제도를 설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논의와 겹쳐 자영업계는 '인건비 부담의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업 현실을 고려해 충분한 노사 논의와 공감대에 기반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