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일부 주민들이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사업 과정에서 문화재 보호 절차가 무시됐다며 제주지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월정리 용천동굴과 동부하수처리장 문제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가 문화재청의 정식 허가 없이 용천동굴에 대한 현상변경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당초 문화재청이 발급한 현상변경 허가서에는 용천동굴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 12월 제주지사가 당처물동굴의 현상변경 허가 기간을 연장하면서 새로운 대상인 용천동굴을 이 연장 허가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예정 부지에 위치한 용천동굴은 독립된 문화재로 별도의 현상변경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당처물동굴에 대한 연장 허가 범위에 무단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용천동굴은 허가 연장이 아닌, 신규 허가가 필요한 대상"이라며 "제주지사가 이를 자의적으로 포함시킨 것은 권한 남용이자 ‘셀프 허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월정리 주민들은 지난 16, 17일 제주지사가 내린 2022년 12월 문화재 현상변경 연장 허가 처분의 무효를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제출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서귀포시의 대표 봄 축제인 '서귀포유채꽃축제'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조랑말체험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서귀포시가 주최하고 서귀포유채꽃조직위원회이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가슴 설레는 시간, 봄이 오는 소리’라는 부제 아래 오는 29·30일 양일간 펼쳐진다. 시는 약 8만㎡ 규모로 조성된 광활한 유채꽃광장과 과거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녹산로 일부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조성했다. 방문객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봄의 정취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유채꽃과 봄을 테마로 한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 편의시설 등이 마련됐다. 축제 첫째 날에는 마을 동아리와 버스킹 공연을 시작으로 제주도립무용단이 꾸미는 개막공연, 퓨전 국악밴드 그라나다가 꾸미는 흥겨운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둘째 날에는 반려동물과 견주가 함께 즐기는 토크콘서트, 제주와 전라지역 청년들이 꾸미는 청춘마이크 등의 프로그램과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색놀이 경연대회 및 O·X퀴즈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축제 기간 깡통기차, 가시리 말빵 만들기, 말도자기 그리기, 유채꽃다발 만들기, 유채꽃갈피 만들기, 유채꽃압화 그립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제주와 봄을 주제로 한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도 마련됐다. 시는 오는 28일 오후 6시부터 30일 오후 6시까지 48시간 동안 유채꽃 광장 인근 녹산로 일부 1.5km 구간에 차량을 전면 통제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평년보다 추운 2월을 보내며 유채꽃과 벚꽃이 만발하지는 못한 상황이지만, 다양한 공연·체험 프로그램 등 즐길 거리를 준비해 많은 방문객이 만족할 수 있는 축제를 열겠다”며 "남은 기간 안전 관리와 쾌적한 관람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경제가 관광 침체의 그늘에 깊이 빠지고 있다. 내국인 이탈에 외국인 분산, 소비 위축과 상권 붕괴까지 겹치며 관광 중심 경제모델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제주 경제동향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 경기는 지난해 4분기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산업인 관광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지표가 동반 하락한 것이다.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대형 호텔은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내국인 관광객 중심의 농·어촌 민박과 중소형 숙박업소는 매출 급감으로 '빈방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음식점업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1분기 지역 내 음식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11.1%나 줄어들었다. 관광객 감소와 소비 위축이 겹치며 해산물 전문점과 전통시장 등 주요 관광 상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절대적인 도소매업과 면세점도 회복 기미 없이 추락 중이다. 면세점의 경우 올해 1월 기준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48% 급감했다. 단체관광객 회복을 기대하던 업계는 이제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관광과 맞물린 교통업도 예외가 아니다. 전세버스 가동률은 1월 기준 9%에 그치며 지난해보다 2.3%p 하락했고, 렌터카 가동률은 무려 8.9%p 급락했다. 단체관광 붕괴의 여파가 교통 인프라 전반을 덮치고 있다. 농수산업 피해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참조기·갈치 어획량이 줄고, 양식 넙치 수요 부진까지 겹치며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유커 소비 비중이 높았던 감귤 가공품과 특산품 매출까지 줄어들며 농가와 유통업체는 연쇄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관광 전문가들은 지금이 제주 경제의 가장 위험한 지점이라고 경고한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제주는 관광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관광이 흔들리면 지역경제 전반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구조"라며 "내국인 관광객 감소에 유커 분산까지 겹치면 2분기 회복 가능성조차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선 단순한 일시적 침체가 아닌 '구조적 위기'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물가통계팀 관계자는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과 고부가가치 콘텐츠 개발, 내국인 유입을 위한 국내선 노선 확대 등 전면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제주도내 여행사 대표 최모씨(48·여)는 "유커 전국 분산이라는 악재를 프리미엄 시장 개척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머무르며 소비하는 관광지로의 전환 없이는 제주 관광의 장기 침체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낭과 함께 등장하는 단어가 ‘올레’다. 올레는 몇 집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진입로다. 제주도 올레는 먼 올레를 가운데 두고 마을 큰길, 즉 ‘가름 질(마을 길)’과 이어진다. 먼 올레에 맞닿은 집이 모여 ‘올레 집’이라 한다. 올레 집은 지역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제주도 공동체는 집-골-가름-마을로 전개된다. ‘골’은 뿌리에 달린 감자처럼 골목길로 연결되는 길을 말한다. 감자 뿌리 큰 줄기에 해당하는 ‘가름 질’, 가름에서 골로 이어지는 길인 ‘먼 올레’, 골에서 각각 집 마당으로 이어지는 진입로를 ‘올레’라 했다. 제주 기후는 취사와 난방 문화에도 영향을 줬다. 거센 비바람 때문에 부엌은 집 밖을 벗어나지 못했다. 또 집을 크게 짓지 않았다. ‘굴묵’과 ‘솟덕’은 이런 지리적 특성화 문화를 잘 볼 수 있는 시설이다. 보통 육지에서는 부엌 아궁이가 취사와 난방 겸용이다. 그러나 제주도에서는 취사와 난방시설이 분리된다. 각각 ‘솟덕’과 ‘굴묵’이라고 불렀다. 성읍민속마을보존회 강희팔 이사장은 “집을 크게 짓지 못하게 되자 부엌 구조도 육지와 다르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무더운 기후도 전통가옥 형태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육지에서는 부엌과 안방이 붙어 있지만, 제주도 정지(부엌)와 큰 구들은 상방(上房·주인이 거처하는 방) 좌우에 따로따로 설치한다. 정지의 솥단지도 돌 3개 위에 올려놓는다. 땔감을 태우고 난 뒤 남은 재를 쉽게 처리하기 위해 이렇게 고안됐다. 제주도 전통가옥에는 굴뚝이 없다. 이 역시 강한 비바람 때문이라고 한다. 비바람이 굴뚝 안으로 향하면 연기가 역류해 오히려 피해가 발생하는 탓이다. 제주도에서 난방을 위해 불 때는 일을 ‘굴묵 짓는다’라고 한다. 표준어 ‘군불 때기’ ‘군불 지피기’에 해당한다. ‘군불’이란 밥하기 위한 불이 아닌 방을 데우기만 하는 군더더기 불이란 의미다. ‘굴묵’을 지피며 잡일 도맡아 하는 사람을 ‘굴묵 지기’라고 한다. 제주도에는 굴묵 지기에 관한 설화가 많다. 제주시 용담동에서 전해지는 민담인 '굴묵지기'는 가난한 집 아들이 부잣집 셋째 딸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았는데, 어찌나 가난한지 아들이 성장하여 장가갈 나이가 되었으나 시집을 오겠다고 나서는 여자가 없었다. 어느 날 아들이 어머니에게 명주옷 한 벌만 해주면 색시를 구해 오겠다고 하였다. 어머니는 어디 가서 색시를 구하느냐며 들은 척도 하지 않았으나, 몇날 며칠을 졸라대므로 할 수 없이 명주로 저고리와 바지, 그리고 두루마기를 만들어 주었다. 아들은 그 옷을 보따리에 싸서는 집을 나섰다. 아들은 길을 가다 어떤 마을의 부잣집 앞에 이르렀다. 그 집에 들어가 "굴묵지기라도 좋으니 써주시면 부지런히 일하겠습니다"하고 간청하였다. 집주인이 보니 매우 똑똑하고 영리하게 생겼으므로 시킬 일은 없지만 굴묵지기나 하라며 받아들였다. 그 집은 부자인데 딸만 셋이 있는 집이었다. 아들은 그날부터 굴묵에 불을 잘 때 집안 식구들의 호감을 샀다.' 굴묵 입구는 가로 30㎝, 세로 20㎝ 정도였다. 굴묵 연료는 말린 쇠똥이나 말똥과 보릿대·까끄라기 등이었다. 늦은 봄보리를 수확할 때 이삭에서 낱알이 떨어진 까끄라기를 모아 쌓아둔다. 이를 겨울철에 굴묵 땔 때 사용했다. T자 모양 ‘굴묵 근대’로 ‘ᄀᆞ시락’을 굴묵 안으로 밀어 넣고 ‘굴묵 어귀’ 쪽에 불붙였다. 그런 다음 넓적한 돌멩이, ‘굴묵 돌’로 굴묵 어귀를 막는다. 젖은 쇠똥으로 굴묵 어귀와 굴묵 돌 틈새를 막기도 했다. 이를 ‘굴묵 막는다’고 한다. 이렇게 막아야 굴묵 불기운이 저녁부터 아침까지 지속할 수 있다. “굴묵 때려고 하면 말똥을 주로 주웠지. 남보단 일찍 주우려고 막 애썼어. 온 가족이 따뜻하고, 방이 너무 뜨거워 장판이 다 탈 정도로 뜨겁게 했었지" 강희팔 이사장의 어릴 적 기억이다. 강 이사장은 “쇠똥이나 말똥 성분의 건조 상태에 따라 화력이 달랐다”며 “가축 먹이가 되는 식물별로 차이가 있어서 그런 듯하다”고 했다. 굴묵 땔 때 아래로 퍼지는 연기와 그을음이 방 안으로 들어오는 온갖 벌레와 곤충을 막아주는 부차적 효과가 있다. 특히 뱀이나 지네 등 곤충을 퇴치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신석하 제주국제대 교수는 말한다. 하지만 난 이 연기를 아주 싫어한다. 너무 맵고, 눈물 나서 더 그렇다. 초등학교 시절 방학만 되면 어머닌 나를 서귀포 할머니 댁에 보내곤 했다. 그곳은 내가 살던 면 소재지 마을 중문보다 더 시골인 ‘예래’라는 마을이다. 지금에야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단지의 핵심지역이지만, 예전에는 비포장도로에 시외버스는 하루 네 번 정도 다녔고, 텔레비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놀 거리가 없었던 터라 정말 가기 싫었다. 그나마 여름방학은 지낼 만했다. 하지만 방에만 있어야 하는 겨울방학 기간은 너무 힘들었다. 굴묵 연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께서는 저녁마다 굴묵을 지피셨다. 이때 몰려오는 방 안 가득한 연기가 어린 나의 눈과 코·목구멍을 가만두질 않았다. 군대 화생방 훈련 때 조교가 방독면 벗고 ‘어머니 은혜’를 부르라고 했을 때 느꼈던 참혹한 기분만큼은 아니지만, 계속 눈물이 나는 건 비슷했다. 굴묵을 막기 위해 굴묵 어귀에 발랐던 촉촉한 쇠똥은 이틀 동안 쓰고 나면 바싹 마른다. 그 쇠똥을 다시 굴묵 연료로 이용하기도 한다. 5일에 한 번 굴묵 근대로 굴묵에 있는 재를 긁어내어 솟덕(솥단지)에서 나오는 재거름과 같이 일정한 곳에 저장했다가 메밀 파종할 때 밑거름으로 쓴다. 굴묵 짓는 일은 동짓달에서부터 음력 2월까지 3~4개월 동안 해야 했다. 보리농사에는 통시(변소)에서 나오는 돼지거름을 사용했다. 반면 조나 메밀·유채에는 재거름을 썼다. 재거름은 ‘뜬 밭’ 같은 산성 토양에 알맞다. 산에 가서 고사리를 태워 ‘불치(재)’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유채나 메밀은 오줌 서너 바가지 뿌린 재에 씨앗을 버무려 수제비 뜨듯 손으로 떠서 파종했다. 화산회토(화산분출물로 이뤄진 토양)가 많은 제주도에서 메밀은 소중한 작물이다. 제주 신화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다룬다. 메밀은 척박한 토양에서도 단기간에 잘 자라며 구황작물로도 적합하다. 메밀로 만든 대표 음식은 빙 떡과 꿩메밀칼국수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다. 할머니는 가끔 보리와 메밀을 섞어 만든 죽을 내게 만들어 주셨다. 요즘으로 치면 건강식이라 할 수 있다. 정낭과 굴묵 문화는 해방 이후 근대화 물결 속에 차츰 사라졌다. 다만 요즘도 제주도 밭에 개량한 정낭이 놓여 있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굴묵을 갖춘 가옥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민속마을(중요민속자료 제188호)에 보존하고 있다. 이곳에 제주도 옛 민가 600여 동이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천사나래 주간활동센터 시설장을 맡아 일하며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제주한라대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국가유산 산방산에 무단 입산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적발된 9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산방산은 명승 제77호로 지정된 국가유산이다. 자연유산 가치 보전을 위해 2012년부터 2031년까지 일부 구역에 대한 출입이 제한돼 있다. 일반인들은 공개된 구역만 출입할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피의자들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등산 관련 사회관계망(SNS)에 게시된 애플리케이션의 산방산 등산경로를 따라 무단으로 입산했다. 이후 이들은 산방산 등반 성공 사실을 해당 앱에 등록하고 게시했다가 적발됐다. 자치경찰단은 2023년 9월 7일 50대와 60대 2명이 산방산 출입 제한구역에 무단 입산해 비박(동굴, 나무 밑, 바위 그늘 등에서 눈, 비를 피해 잠을 자는 행위) 중 길을 잃어 다음날 소방구조 헬기에 의해 구조된 이후 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건을 계기로 수사를 진행했다. 이번 수사는 자연보호 중점청으로 지정된 제주지방검찰청과의 협력과 공조를 통해 이뤄졌다. 그 결과 추가 위반자들이 대거 적발됐다.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개가 제한되는 국가지정문화유산 지역에 출입하려는 자는 그 사유를 명시해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제주권 연구본부 설립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지원·육성하는 총괄관리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승인을 받아 ETRI 제주권 연구본부 설립을 위한 시범사업을 다음달 1일부터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ETRI는 정보·통신·전자 등의 분야의 기술 개발을 선도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다. 제주 현지 연구인력은 연구원 12명과 제주 소속 학연 연수생 3명으로 3년간 사업비 90억원이 투입된다. 제주도가 50%를 부담한다. 이번 시범사업의 주요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전환(AX) 기후테크’, ‘소버린 AX 관광’, ‘초저전력 지능형 반도체 및 인공지능 인력양성’ 분야 등이다. 또 저궤도 위성과 6세대(6G) 이동통신 등 분야에서 ETRI 본원과의 협력 연구도 진행된다. 시범사업 연구공간은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제주테크노파크 미래산업센터 3층에 마련된다. 도내 기업, 대학 등 지역 내 지·산·학·연과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게 된다. 제주도는 이번 시범사업으로 제주가 동아시아 인공지능(AI) 혁신 허브로 성장하고, ETRI 제주권 연구본부의 정식 설립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각종 민원을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는 '제주간편e민원' 서비스가 오는 28일 개시된다. 제주도는 오는 28일부터 행정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 첫 전자서명 기반 온라인 민원처리 서비스인 ‘제주간편e민원’을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제주간편e민원’은 그동안 읍면동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야만 처리할 수 있었던 각종 민원신청을 온라인으로 전환한 서비스다. 이번에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민원은 주민자치, 주민복지, 재무, 생활환경 등 8개 분야 59종이다. 자필서명이 들어가는 비교적 간단한 상시 민원서식과 공모, 한시적 사무 등 비상시 민원을 대상으로 했다. 노인과 장애인 대상 복지 지원 신청, 농어업인 지원사업 신청, 공유재산 사용 관련 신청, 재해보험 가입 신청 등 도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각종 생활민원이 포함됐다. 그동안 도민들이 자주 방문 신청했던 장수수당,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해녀수당 등 각종 지원금과 수당 신청도 이제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보건복지부의 ‘복지로’나 행정안전부의 ‘민원24’ 등 다른 시스템에서 이미 제공 중인 법정민원이나 수수료 납부와 필증 교부 등 불가피하게 방문이 필요한 민원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주도에 주소지를 둔 도민들은 제주도 누리집(jeju.go.kr)에서 ‘제주간편e민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민원신청 화면에서 필요한 서식을 작성해 제출하면 담당 공무원에게 즉시 이메일로 통보된다. 신청인도 이메일을 통해 처리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민원을 신청할 수 있어 도민들의 행정기관 방문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타지역에서도 온라인으로 민원을 신청할 수 있어 행정서비스 접근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도는 기대했다. 도는 우선 8개 분야 59종의 민원서비스부터 시작해 앞으로 다른 민원까지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도는 서비스 개시일인 28일 오후 2시 10분 제주문학관에서 ‘제주간편e민원’ 서비스 출범식을 연다. 이 자리에서는 도민들의 서비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용방법 동영상 상영과 현장 시연이 진행된다.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한글과컴퓨터와의 협약식도 함께 열린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결합한 프리미엄 휴식을 지향하는 엠버퓨어힐 호텔앤리조트가 지역 공동체와 손잡고 해녀문화 보존에 나선다. 엠버퓨어힐 호텔앤리조트는 이호서마을, 이호어촌계, 제주해녀문화연구원, 라반과 함께 '제주 해녀 문화 보존'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김봉철 엠버퓨어힐 호텔앤리조트 마케팅 팀장은 "이번 협약은 제주 지역 자산인 해녀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관광 콘텐츠로 확장하기 위한 협력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협약의 첫 결실로 엠버퓨어힐은 다음 달 9일부터 '제주 해녀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정기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오전·오후 하루 두 차례, 회차당 약 8~12명 규모의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된다. 참여 대상은 엠버퓨어힐 호텔 투숙객이다. 사전 예약이 필수다. 체험은 제주 이호해안 일대와 이호 어촌계 마을 공간에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제주 해녀와 함께 물질 체험을 직접 경험하고, 지역 레스토랑 '라반'에서 해녀 밥상을 맛보며 해녀 공동체의 삶과 문화적 가치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실제 현역 해녀들이 직접 참여해 단순한 관광 체험을 넘어 해녀문화 전승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로대해 엠버퓨어힐 호텔앤리조트 총괄지배인은 "엠버퓨어힐이 지향하는 진정한 웰니스는 자연과 사람, 문화가 조화를 이룰 때 완성된다"며 "해녀문화와의 만남은 여행자에게 깊은 울림을, 지역에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라산 해발 520m에 위치한 엠버퓨어힐 호텔앤리조트는 제주 전통 건축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과 자연 속 휴식 콘셉트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호텔 투숙객 대상의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된다. 예약은 엠버퓨어힐 공식 홈페이지 또는 프런트 데스크(064-301-3333)를 통해 가능하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원주(횡성)공항의 올해 하계(3월 30∼10월 25일) 제주 항공편이 동계와 같이 오전·오후 시간대 편성으로 유지된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주공항에 취항한 진에어의 하계 항공기 운항 일정이 국토부의 최종 승인으로 확정됨에 따라 이전과 같이 오전·오후 시간대 편성으로 유지되며 출발시간만 변경된다. 오는 30일부터 원주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행 항공편은 종전 오전 10시 55분·오후 4시 55분에서 오전 11시 10분·오후 5시 20분으로 변경된다. 제주에서 원주공항으로 운항하는 항공편은 종전 오전 8시 50분·오후 2시 30분에서 오전 9시 5분·오후 3시 20분으로 조정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77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을 앞두고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국무총리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도는 25일 "오는 4월 3일 열리는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한덕수 국무총리 참석을 요청했으며, 현재 행정안전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4·3추념식은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도가 주관하는 국가 공식 행사다. 2014년 4·3사건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가 정부 대표로 추념사를 낭독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신분으로 제주4·3추념식에 직접 참석한 적이 없다. 지난해 제76주년 추념식에도 불참했다. 당시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 대표로 참석해 추념사를 낭독했다. 올해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심판 상황에 놓이면서 참석 여부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다만 그는 2022년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제74주년 4·3추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한 총리가 주빈 자격으로 추념사를 맡을 수 있도록 행안부와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 대표의 참여는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 총리는 다음 달 중 열릴 예정인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전체회의 참석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위원회는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회의에서는 1668명을 4·3희생자로 추가 인정하는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올해 회의에서는 추가 희생자 결정과 보상금 지급 관련 보완 조치, 유족 심의 확대 등 후속 과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한 총리가 직접 주재할 경우 상징성과 메시지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도내 유족단체 관계자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한덕수 총리가 이번 추념식과 위원회 회의에 모두 참석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급증하는 고령자 보행 교통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제주도자치경찰단이 보행신호를 연장하는 등 개선에 나선다. 25일 제주도자치경찰단에 따르면 도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감소세을 보였지만 65세 이상 고령자 사고 비율은 증가 추세를 보인다.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2020년 43.4%, 2021년 43.7%, 2022년 52.9%, 2023년 66.6%, 2024년 76.9% 등이다. 특히 지난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26명 중 20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자치경찰단은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와 협업해 고령자 비율이 높은 지역과 고령 방문자가 많이 찾는 병원, 복지관 주변 교차로 횡단보도 등 219곳을 대상지로 선정해 보행신호체계 개선을 추진한다. 우선 초당 1m 속도에 맞춘 기존 횡단보도 보행신호 시간을 초당 0.7m로 걸음이 느린 고령자 평균 보행속도에 맞춰 연장한다. 20m 횡단보도의 경우 기존 20초 정도의 보행신호 시간이 28초 정도로 늘어난다. 자치경찰단은 또 교차로에서 보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보행 전 시간 기법'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이는 차량 신호 종료 후 1∼2초 정도 있다가 횡단보도의 녹색 보행신호가 표출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보행신호로 바뀌자마자 서둘러 건너는 고령자와 교차로를 미처 통과하지 못한 차량 간의 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 자치경찰단은 '제주도 노인 및 장애인 보호구역 교통안전에 관한 조례' 개정도 추진한다. 조례 개정안은 노인보호구역 외에도 교통약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조성하는 보행안전로에 보호구역에 준하는 교통안전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송악산 일대에 전지훈련복합시설과 숙박시설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과거 중국 자본 개발을 저지하며 공공 매입에 나섰던 부지에 다시 개발 논의가 불거지자 '보전이라는 원칙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다크투어는 24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제주도가 보전을 목적으로 매입한 송악산 부지에 숙박시설을 포함한 전지훈련장을 조성하려 한다"며 "이는 송악산 보전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개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송악산 일대는 지난 2010년대 중국계 자본 '신해원'이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추진했던 곳이다. 호텔 461실과 상업시설, 야외공연장 등이 포함된 37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사업이었지만 환경훼손과 경관 사유화 우려로 도민사회와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원희룡 전 도정은 2020년 '송악산은 지켜야 할 가치'라며 일명 '송악선언'을 발표했고, 도는 신해원이 소유하던 유원지 부지를 공적 예산으로 전량 매입해 보전에 나섰다. 당시 도는 해당 부지를 포함해 마라해양도립공원의 범위를 육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했다. 또 섯알오름과 동알오름 일대까지 보호 구역에 편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도는 이 일대에 축구장을 포함한 전지훈련복합시설 조성 계획을 내놓았다. 해당 부지에는 숙박시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보전을 이유로 매입한 땅에 다시 숙박시설을 짓는다면 그 자체로 매입의 명분이 무너진다"고 반발했다. 특히, 이 같은 개발 계획은 마라해양도립공원 확대 지정 용역이 진행되던 중 돌연 중단된 뒤 제시돼 논란을 키우고 있다. 도는 당초 계획에서 신해원 부지를 도립공원 구역에 포함할 방침을 밝혔으나 이후 일부 부지를 제외한 채 전지훈련장 조성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알뜨르비행장 일대에 대규모 스포츠타운 조성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송악산 일대가 보전보다는 '개발 수순'으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다크투어는 성명에서 "도민과 환경단체가 힘을 모아 지켜낸 송악산을 다시 개발 대상으로 삼는 것은 도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소중한 자연경관과 역사유적을 지키기 위해 매입한 땅이라면, 온전히 보전하는 것이 도정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신해원 개발사업을 막아낸 그 땅에 다시 숙박시설을 짓는 것은 송악산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도는 개발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송악산 일대를 온전히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도는 해당 전지훈련시설 조성과 관련해 별도의 설명이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