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의과대학에서 중도에 이탈한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의대 간 이동’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9개 의대에서 중도 이탈한 학생은 모두 389명이다. 지난해(201명)보다 92% 증가했다. 중도 이탈은 자퇴, 미등록, 미복학, 유급 등으로 학교에 복귀하지 않은 경우를 뜻한다. 제주의 경우 2023년 4명에서 지난해 12명으로 늘어나 200% 증가율을 기록했다. 도내 의대 중도 이탈자는 2020년 3명, 2021년 5명, 2022년 2명, 2023년 4명으로 소폭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처음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종로학원은 지난해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상위권 대학으로 옮겨가는 '의대 간 이동'이 증가한 것이 중도 이탈자의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이 크게 늘어 '의대에서 의대로 이동'한 학생이 늘어난 것이 의대 중도이탈자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며 "상위권 대학에서의 이동은 선호하는 의대 전공으로의 이동 및 부적응 등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관광공사가 제주도 노사민정협의회가 주관하는 '노동존중 문화 조성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제주관광공사는 ▲신뢰 기반의 노사관계 정착 ▲근로자 고충 처리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체계 마련 ▲차별 없는 채용과 고용 안정 ▲일·생활 균형 실현 ▲지역사회와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 등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노동존중 문화 조성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특히 2022년부터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전략 과제로 설정하고 무분규·무쟁의를 이어오며 모범협약 체결을 지속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또 최고경영자와 근로자 대표가 함께하는 '노사협력 선언'을 정례화해 협력적 조직문화를 강화한 부분도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모성보호와 육아 지원 제도를 활성화해 여성 직원의 퇴사율을 줄이고, 전 직원의 근무 만족도를 높인 점 역시 주요한 공로로 꼽혔다. '노동존중 문화 조성 우수기업'은 매년 도내 기업 중 노사 상생과 협력, 고용 안정, 근무환경 개선, 사회적 책임 이행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이 선정된다.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노동 존중의 가치를 실천하고 근로자와 함께하는 일터 혁신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도민들의 욕구는 분명히 높지만 당장 추진하기보다는 충분한 의견 수렴과 정보 제공, 상황 변화 등을 고려해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합리적인 민심"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2일 오전 11시 15분 도의회 열린의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문가와 정치권은 분권 강화의 장점을 강조하지만 도민들은 기초단체장이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는 점에는 긍정적이면서도 제주시 분할 등 구역 설정 문제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그런 복합적인 민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의회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0.2%는 '제주시·서귀포시 2개 구역'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반면 도정이 추진 중인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구역'은 28.4%에 그쳤다. '반대'는 20.1%, '잘 모르겠다'는 11.3%였다. 또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6.4%가 '도민 의견 수렴과 상황 변화를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2026년 7월 도입 목표로 신속히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는 응답은 23%였다. 이 의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추진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며 "이제는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주민투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정부 지원 방안도 단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논의는 차기 도정이 맡아야 할 과제"라며 "다만 보다 다양한 개편 방안을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여론조사 공개와 결과를 두고 "이번 조사를 통해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도민 욕구가 확인됐고, 참여한 도민들이 합리적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조사 결과는 이날 오전 10시에 도의회 의원들과 제주지사에게 동시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고, 민생과 경제 회복에 도민사회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의 무형유산 28개 종목이 한자리에 모인다. 제주도는 오는 5, 6일 이틀간 제주목 관아 일원에서 ‘2025 제주 무형유산 대전’을 연다고 2일 밝혔다. 국가 지정 6개, 도 지정 22개 종목의 전승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공연과 시연, 체험을 통해 제주 무형유산을 경험할 수 있는 축제다. 특히 올해는 기존 공연 형식을 벗어나 관객 참여형 마당극으로 진행해 전통의 흥과 해학을 더욱 친근하게 만나볼 수 있다. 첫 날인 5일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칠머리당 영등굿’과 국가무형유산 ‘제주큰굿’의 의식재현이 펼쳐진다. 농업활동에서 불렸던 제주농요와 제주를 대표하는 민요 공연도 이어진다. 6일에는 해녀노래, 방앗돌 굴리는 노래 등 제주의 노동요와 영감놀이, 행상소리, 제주시창민요 등 다양한 전통문화 공연이 펼쳐진다. 최근 인기를 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K)팝 데몬 헌터스’에서 ‘갓’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국가유산 ‘갓일’ 전승자들이 직접 시연하고 관람객들은 ‘갓 쓰기 체험’을 통해 전통공예의 멋을 경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탕건·망건 제작 시연, 제주 전통주 고소리술·오메기술 시음, 고분양태·정동벌립 체험 등 제주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해 전통놀이 체험강사가 지도하는 전통놀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오는 4일에는 사전 행사로 송당리 마불림제와 성읍 오메기술 등 무형유산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제주도는 폭염을 고려해 5일에는 오후 3~7시, 6일에는 오후 4~7시 행사를 진행하며, 17개 전시체험 부스를 별도 운영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내 식품·맥주기업의 판로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식품대전이 맥주축제와 함께 펼쳐진다. 제주도는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서귀포 중문 여미지식물원에서 ‘2025 제주식품대전 with 맥주축제’가 열린다고 2일 밝혔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도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전시·판매관과 6차산업 홍보관, 사회적경제기업관, 제주물홍보관, 도정홍보관 등 다양한 테마관으로 구성된다. 전시·판매관에는 도내 1차 농수산물, 가공식품 등 80여개 부스가 마련된다. 판로 확대를 위해 국내 바이어를 초청한 구매상담회도 열린다. 현장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판매도 이뤄진다. 또 친환경 축제를 위해 행사장 내에서는 다회용기와 친환경컵을 사용하고, 매일 선착순으로 다회용컵과 장바구니를 증정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동참을 유도한다. 맥주축제에는 제주 4개 브랜드(제주맥주, 맥파이, 탐라에일, 고부루비어)와 함께 13개국 2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제주 안주관, 맥주게임 등 다채로운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준비된다. 맥주 브랜드별 경품 행사에서는 맥주 1박스를 비롯해 티셔츠, 맥주잔 등 다양한 상품들이 마련돼 있다. 이번 식품대전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제주식품대전 누리집(www.jejufoodshow.kr)에서 사전등록하면 된다. 이번 식품대전 참가자는 여미지식물원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메기떡·기름떡 만들기 체험, 인물 그림 체험, ‘맛생네컷’ 등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제주도는 행사 기간 음주 운전을 예방하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권장하며, 행사장 주변에 임시 주차장을 운영해 교통 혼잡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에서 화재가 나 실험실이 불에 탔다. 3일 제주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시 6분 제주시 아라동 제주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 1층에서 연기와 불꽃이 보인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불은 40여분 만에 꺼졌다. 그러나 실험실 내 에어컨과 환풍기·책장 등 집기류가 불에 타고 실험실 내부 27㎡에 그을음이 생기는 등 59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올해 처음 제정한 '제주청년대상'의 첫 수상자로 4명의 청년 인재가 선정됐다. 제주도는 제1회 제주청년대상 수상자로 ▲혁신역량 부문 이원재(29, 비영리단체 감귤국립대학) ▲도전정신 부문 곽현주(24, 제주대 국어교육과) ▲사회기여 부문 고시연(28, 잇지제주) ▲특별공로 부문 오예진(20, IBK기업은행)씨를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원재씨는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브랜딩 특강과 네트워킹을 추진하고, 농업 특화 홈페이지를 제작·배포하며 농업 분야 혁신을 이끌었다. 곽현주씨는 신체적 한계를 넘어 소설 '두잇커피, 마음을 내립니다'를 출간하고 실습학기제 자원 활동에 참여하는 등 도전 정신을 보여줬다. 고시연씨는 청년 네트워크 플랫폼 '잇지제주'를 창립해 일자리·창업·교육 정보를 제공하며 청년 목소리를 발굴·공유해왔다. 오예진씨는 제주 출신 첫 올림픽 사격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 대한민국 사격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점을 인정받았다. 제주청년대상은 '제주특별자치도 청년대상 조례'에 근거해 제정된 상이다. 지역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을 발굴·격려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됐다. 도는 지난달 25일까지 도내 기관·단체장의 추천을 받아 각 부문 후보자를 접수했다. 이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0일 '제주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열릴 예정이다. 양기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앞으로 제주를 이끌어갈 숨은 인재들을 적극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해안 지역에 밤사이 열대야가 이어지고, 일부 지역에는 강한 비까지 내리면서도 낮 더위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저녁부터 이날 아침 사이 지점별 최저기온은 제주(북부) 26.5도, 서귀포(남부) 25.5도, 성산(동부) 25도, 고산(서부) 27.5도로 모두 25도를 웃돌며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들어 열대야 일수는 서귀포 60일, 제주 57일, 고산 44일, 성산 39일로 집계됐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무더운 밤을 상징하는 지표다. 기상청은 "밤사이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제주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제주 곳곳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서부와 북부 지역에는 시간당 10㎜ 안팎, 남부에는 시간당 5㎜ 안팎의 비가 내리고 있다. 제주시 북부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오전 5시 10분 기준 강수량은 제주시 한림 23㎜, 외도 11㎜, 서귀포 4.9㎜다. 하지만 비가 내려도 더위는 여전하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3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산지를 제외한 전역에 폭염특보가 유지된다. 기상청은 "강수 강도와 지역별 강수량 차이가 크겠다"며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무더위 건강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 정책 추진을 강화하기 위해 김영환 전 한국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59)을 에너지특보로 임용했다. 2일 제주도에 따르면 김 신임 특보는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을 지내며 도내 전력계통의 특수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전문가로 꼽힌다. 재직 시절 전력 수급 불균형 문제 해소와 신재생에너지 출력 제한 완화 방안을 마련해 제주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했다. 김 특보는 앞으로 세 가지 핵심 과제에 집중한다. 첫째,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로 조성되는 추자해상풍력단지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안정적 전력 공급원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둘째, 제주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해 지역 단위 소규모 분산전원을 확대하고 중앙 집중형 전력망의 한계를 보완한다. 셋째, 태양광·풍력 발전 비중을 늘리고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병행해 탄소중립 실현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김 특보는 인하대 전자계산학과를 나와 제주대에서 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 한국전력공사 제어전산과장을 역임했다. 제주도는 "전력 분야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김 특보의 임명을 통해 에너지 대전환 정책 추진에 한층 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대출로 마련한 100억 원을 사재 출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가맹점들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백 대표는 보유 주식 92만여 주를 담보로 담보대출 20억원, 한도대출 100억원 등 모두 120억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이 중 100억원은 지난 6월 출범한 상생위원회 운영과 안건 실행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된다. 더본코리아 측은 "공시된 120억원 중 100억원의 한도대출 약정 금액은 백 대표의 사재 출연 자금"이라며 "지난 6월 30일 발족한 상생위원회 운영 및 안건 실행 비용 등에 순차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상생위원회는 가맹점 대표·본사 임원·외부위원이 함께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다. 배달 매출 수수료 50% 감면, 월세 카드 결제 서비스 도입, 마케팅 지원 확대 등 가맹점 부담 완화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제주에는 빽다방, 홍콩반점, 빽보이피자 등 수십 곳의 매장이 운영 중이다.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만큼 매출 감소 여파가 크게 작용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재 출연이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도내 한 가맹점주는 "배달 수수료 감면이나 임대료 카드 결제 서비스 같은 조치가 실제 적용되면 체감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 본사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 사재 투입이 근본적인 해법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백 대표는 상생위원회 발족 당시 "점주와 고객의 신뢰를 위해 묵묵히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결정이 제주 가맹점주들의 실질적 경영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골목상권은 경기 침체와 관광 의존 구조, 낮은 창업 생존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가치소비'와 '경험'을 중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주도는 민간 전문기업과 손잡고 메뉴 개발, 공간 디자인, 위생·시설 개선, 온라인 홍보까지 지원하는 '로컬브랜드 활성화 지원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예산 투입 대비 지속 가능성, 관광산업과의 연계 효과 등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제이누리>는 로컬브랜딩이 제주의 상권·관광·문화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앞으로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 외식업계에 '로컬브랜딩'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가게를 여는 데 그치지 않고 메뉴 개발, 공간 디자인, 위생·시설 개선, 온라인 홍보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점포를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소비자는 음식을 넘어 '제주다움'을 경험하고, 점포는 브랜드로 다시 자리매김한다. 제주도는 지난해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본격적으로 로컬브랜드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가 운영을 맡고, 외식업 전문기업 CJ프레시웨이와 협업해 진행된다. 전통시장·상점가·특화거리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브랜드 리뉴얼, 메뉴 개발, 위생 및 시설 개선, 간판·로고 제작, SNS 홍보까지 통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주 외식업 매출은 관광객 의존도가 65% 이상으로 지역 주민 소비보다 관광객 지출에 크게 좌우된다. 그러나 도내 음식점업의 3년 생존율은 30%대에 머물러 전국 평균보다 낮다.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개별 점포가 장기적으로 버티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MZ세대의 가치소비·건강지향 트렌드까지 더해져 기존 창업지원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지역 특산품과 문화 스토리를 반영한 브랜드 구축, 온라인 기반 홍보, 디자인 혁신이 병행되는 새로운 방식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에서는 두 곳의 대표 외식업체가 참여했다.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오리정은 제주 전통 오리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고객층을 넓혔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5% 증가했다. 매출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무료급식 봉사까지 이어지며 상생 효과도 거뒀다. 제주시 건입동 서부두명품횟집거리 대진횟집은 제주 해산물의 특성을 살린 메뉴 개발에 나섰다. 컨설팅을 통해 '게우젓갈'과 '황돔장' 등 점심 메뉴를 선보였으나 횟집 특유의 고단가 한상차림 중심 구조와는 맞지 않는 한계도 드러났다. 곽동영 대진횟집 업주는 "가게 이미지는 개선됐지만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물회나 단품 전문점처럼 특정 메뉴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업종이라면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업종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 필요성을 보여준다. 강원도는 '로컬푸드-관광 연계 모델'을 구축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평창·강릉 일대에서는 감자, 메밀, 한우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체험형 음식 관광 상품을 개발해 관광객 유입을 늘렸다. 실제로 평창군은 로컬푸드 기반 식도락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역 농가와 식당의 매출이 동반 성장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전남은 전통시장과 원도심 점포 리뉴얼을 통해 청년 창업 유입을 적극적으로 이끌었다. 목포·여수·순천 등에서는 낡은 점포를 리모델링해 카페·베이커리·로컬다이닝으로 탈바꿈시켰고, SNS를 통한 홍보로 젊은 층을 끌어들이며 '핫플레이스화'에 성공했다. 전통시장 안에 청년 점포가 늘면서 지역 상권 전반이 활력을 되찾는 선순환 구조도 나타났다. 부산 역시 '글로벌 푸드 명소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일대를 대상으로 해산물 특화 메뉴와 푸드투어를 결합해 외국인 관광객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현지 식재료와 글로벌 요리 기법을 결합한 브랜드 매장이 늘어나면서 지역 경제와 관광산업의 연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각 지역은 특산품, 전통시장, 원도심, 글로벌 관광 자원을 로컬브랜딩과 접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주 역시 감귤·흑돼지·해산물 등 풍부한 특산품과 해녀 문화, 원도심의 역사적 스토리를 결합해 외식업을 지역 문화와 관광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청년 창업가들은 로컬브랜딩을 단순한 창업 지원이 아닌 새로운 도전의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9기 청년참여기구 문화2분과 토론에서 이은정 분과장은 "지원금으로 가게 문을 여는 것보다 내가 만든 메뉴와 공간이 브랜드로 인정받는 게 더 큰 힘이 된다. 하지만 청년 창업가들은 홍보·마케팅 역량에서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브랜딩과 홍보 역량을 키워줄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제주 로컬브랜딩의 방향에 대해 "제주는 로컬의 강점과 특색이 분명한 곳이다. 이를 상품화하고 체험화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해져야 한다. 특히 지역을 잘 아는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지역다움을 살린 메뉴와 공간을 운영한다면 로컬브랜딩은 단순한 매장 리뉴얼이 아니라 제주 관광과 상권 회복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참여기구 문화2분과도 청년 창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 위해 올해 '커리어브랜딩데이' 행사를 기획·제안했다. 분과는 "제주 청년들의 일자리 인식이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편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창업도 단순히 지원금을 받아 유행하는 업종에 뛰어드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문제의식을 밝혔다. 실제로 청년 창업가보다 40대 창업가의 성공 비율이 높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문화2분과는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청년들이 어떤 사업을 선택하고 어떻게 지역 자원과 연결할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하도록 돕고, 창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전환하는 것이 커리어브랜딩데이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사업 효과는 일부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단기 성과에 머물지 않고, 사업 종료 이후에도 매출과 고객층이 유지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업종별 적합성, 관광산업과의 연계, 원도심 재생 효과 등은 앞으로 검증해야 할 과제다. 제주 로컬브랜딩은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지역경제와 관광·문화 자원을 아우르는 새로운 전략의 실험이다. 이 실험이 일회성 지원에 머물지 않고 중장기적 로드맵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다음 회에선 올해 상반기 선정된 매장의 변화와 성과를 현장에서 확인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제주도가 지역 산업과 동반성장이 가능한 첨단 로봇산업 육성에 나선다.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오는 4일 제주시 그랜드하얏트 제주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 제시 세미나'를 연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로봇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제주 1차산업과 관광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지역 맞춤형 로봇산업 발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다. 정부의 로봇 분야 과학기술 투자계획과 연계해 제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세미나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고등기술연구원, 한국로봇산업협회 전문가들이 참여해 국내·외 로봇산업 기술 동향과 국가 차원의 중장기 전략을 설명한다. 이어 제주 로봇산업 육성 방향과 생태계 조성 방안을 제시하고, 대구기계부품연구원과 제주대학교 전문가들과 심층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올해 농업인을 위한 첨단 ICT 웨어러블 로봇 실증사업,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며 지역 특화 로봇산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로봇과 AI가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추세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로봇산업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전문기관·산업계와 협력해 로봇산업을 제주 주력산업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