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에서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Jeju) 본관 로비에서 ‘제주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국제학교 특별전시–제주4·3 기억과 화해의 길’을 열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시는 제주4·3의 역사적 배경과 진상규명 과정을 미래세대에 전달하고, 4·3이 지닌 화해·상생·평화·인권의 가치를 글로벌 교육 환경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물은 4·3 진상규명 노력, 기록물 보존 과정,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과정 등을 담은 사진과 설명 패널로 구성됐다. 국제학교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자료는 영어로 제공된다. 국제학교 학생 10명이 참여한 ‘어린이 4·3작가(4·3·2·1)’의 작품도 함께 전시됐다. 전시 기간 SJA Jeju를 비롯해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LCS), 한국국제학교(KIS), 브랭섬홀아시아(BHA) 등 제주 국제학교 학생들이 인솔자와 함께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SJA Jeju 권연우 학생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제주4·3의 역사적 진실과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얼마나 뜻깊은 일인지 알게 됐다”며 “4·3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이번 전시는 국제학교라는 글로벌 교육 공간에서 4·3을 세계 시민교육의 관점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더 많은 학생이 4·3의 의미를 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10일 서귀포시 토평동 소재 '서귀포 구룡사 대웅전 목조보살좌상 및 복장유물'을 제주도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이 보살상은 1643년(인조 21년) 경상남도 하동 쌍계사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1953년 구룡사 신도회가 쌍계사에서 옮겼다. 애초에는 쌍계사에서 석가여래 부처님 곁에 함께 모셔졌던 보살상(부처님 왼쪽에 모시는 보살, 좌협시)으로 추정된다. 높이 88㎝ 크기의 이 보살상은 여래형 복식(부처님처럼 간소하고 단정한 승복 차림)에 화려한 보관(불상이 쓰는 관)을 쓰고 있다. 손에는 꽃가지를 들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불상 내부를 열어본 결과, 1643년에 작성된 발원문(불상을 만든 이유와 제작자를 기록한 문서)과 후령통(불상 안에 넣는 통), 경전류 등이 거의 원래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불상 안에 넣는 이런 유물들을 '복장유물'이라고 한다. 이 발원문은 쌍계사 '목조석가여래좌상'의 대좌 묵서명 기록과 대부분 일치하면서도 서로 보완돼 불상의 역사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보살상은 제주로 옮겨진 조선시대 불상 중에서 서귀포 서산사 목조보살좌상(1534년 제작) 다음으로 오래된 것이다. 또 불상 복장유물이 완전하게 보존된 경우는 매우 드물어 17세기 조선시대 불교 조각과 신앙 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앞으로 30여일간의 예고 기간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먹거나 마시는데 지출한 비용이 도내 식음료 산업 전체 시장의 50%를 넘어 도민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제주 식음료업(F&B) 소비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관광객은 전체 소비의 41%를 먹거나 마시는데 지출했다. 이러한 관광객의 식음료 지출 규모는 제주도 식음료 산업 전체 시장의 52.2%(내국인 관광객 45.9%, 외국인 관광객 6.3%)를 차지해 도민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식당 이용고객 대상 배달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관광객은 33.2%로 나타났다. 현장 식당 방문객 중 59.1%, 배달앱 이용자 중 73.9%가 포장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관광객이 제주 음식을 경험하는 방식에 포장과 배달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포장을 이용하는 이유는 술과 함께 숙소에서 편히 먹기 위한 단체(49%)와 영유아 동반, 반려견 동반, 1인 손님 등 식당 이용에 제한이 있어 배달·포장을 이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관광객이 방문하거나 배달한 메뉴로는 ‘회’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 방문객은 ‘회’를 가장 자주 이용했고, 만족도 1순위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재방문 시 기대되는 메뉴로는 ‘생선 및 해물요리’(26.3%) 다음으로 ‘회’(15.0%)를 선택했다. 배달 이용자를 분석했을 때도 치킨(54%) 다음으로 ‘회’(37%)의 순위가 높았다. 다만 ‘회’의 배달 만족도는 5위로 기록돼 배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어 더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68.1%로 나타났다. ‘제주 외식비가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만족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전체 58.6%로 조사됐다. 관광객은 식당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맛(현장 32.2%, 배달 32%)을 1순위로 꼽았고, 카페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분위기(37.3%)를 1순위로 꼽았다. 관광객은 식당과 카페에 기대한 맛과 분위기가 실망스러울 때 가장 먼저 ‘가격’(현지 61.4%, 배달 14.3%, 카페 41.1%)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정가보다 비싸게 받는 바가지요금은 당연히 근절돼야 하지만, 판매 가격에 상응하는 서비스 제공이 이뤄진다면 제주 외식 가격 논란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본다"며 "이를 위해 어려운 일이지만 제주도민의 서비스 제공 수준을 관광객이 기대하는 서비스 수준보다 더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 식음료업(F&B) 소비 심층분석 보고서'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1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신용카드 소비금액을 기반으로 설문조사와 리뷰데이터를 분석해 작성됐다. 분석 대상은 제주에서 현장식사, 배달앱 주문, 포장주문 등 식사경험이 있는 관광객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초등학교에 몰래 들어가 수업 중인 교실을 촬영한 중국인 관광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건조물침입 혐의로 중국 국적의 20대 관광객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 40분께 제주시 한 초등학교에 후문을 통해 허가 없이 들어가 운동장과 수업 중인 교실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를 수상하게 여긴 교사가 A씨를 붙잡아 추궁했고, 학교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흉기 등 문제가 될 만한 물건을 소지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신체를 촬영하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 "호기심에 학교에 들어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 대금 수억원을 빼돌려 재판에 넘겨진 제주시청 공무직 직원에 대해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제주지검은 11일 제주지법 형사2부(임재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A씨에 대해 징역 5년과 추징금 6억106만6040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2018년 4월부터 지난 7월까지 제주시청 생활환경과에서 종량제봉투 공급과 관리 업무를 맡으며 3837차례에 걸쳐 6억원 넘는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정 판매소에 종량제봉투를 배달한 뒤 현금으로 대금을 받고 나서 주문 취소 건으로 처리해 돈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8년 30여 차례 수준에 그친 범행이 적발되지 않자 점차 횟수를 늘려 지난해에는 1100여 차례에 걸쳐 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횡령한 돈을 생활비와 온라인 게임, 사이버 도박 등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건 범행 수법이 계획적이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편취금 대부분은 도박하는 데 사용됐고, 피해 회복이 전혀 되지 않았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A씨는 "저로 인해 동료뿐 아니라 제주 행정 시스템의 명예를 실추시켜 죄송하다. 변명이나 핑계를 대지 않겠다"며 "제가 횡령한 돈은 반드시 변제하겠다. 하루라도 빨리, 한 푼이라도 더 변제할 수 있도록 선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신한금융그룹 제주은행과 손잡고 제주 자생식물을 활용한 탄소흡수 숲을 만든다. 제주도는 제주은행과 12일 ‘세미맹그로브 숲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도는 숲 조성 부지를 제공하고 유지·관리를 맡는다. 제주은행은 숲 조성 비용을 부담하고 나무 식재 활동을 진행한다. 조성된 숲에는 두 기관이 함께 만든 공간이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도민 공간임을 알리는 표식이 설치된다. 세미맹그로브는 열대·아열대지역의 맹그로브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식물이다. 제주에는 세미맹그로브로 황근과 갯대추나무가 자생한다. 맹그로브는 일반 산림보다 최대 5배 높은 탄소 저장 능력을 지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는 2029년까지 5년간 45억원을 투입해 세미맹그로브 숲 140ha를 조성할 계획이다. 세미맹그로브 숲에 기업이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숲 조성은 탄소흡수원 확충을 넘어 생태계 복원, 관광자원화 등 다양한 환경적 가치를 지닌다”며 “제주은행과 함께 만들어가는 이 모델이 탄소중립 실현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디지털 관광증 '나우다'(NOWDA)를 발급받은 관광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 제주도는 전날 기준 관광객 10만3878명이 나우다를 발급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8월 11일 본격적으로 가입을 받기 시작한 나우다는 약 4개월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도는 오는 13일 오후 4시 30분 제주시 함덕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나우다 가입자 10만명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 도는 행사에서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와 제주은행·상공회의소·제주소상공인연합회·제주렌터카조합·한국외식업중앙회 제주도지회 등 제주지역 16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앞으로 관광 서비스 연계, 데이터 기반 공동 사업, 지역 상품·서비스 판로 확대 등 나우다 생태계 확장에 협력할 예정이다. 또 나우다 기념행사화 함께 오는 25일까지 함덕해수욕장 일대에서 '비치(Beach) 크리스마스&메모리 2025'가 시작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대형 트리와 포토존, 조명 시설 등이 설치·운영된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나우다 10만 달성은 제주 관광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번 행사가 2026년 제주 관광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도민과 관광객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 나우다는 제주 관광에 멤버십 개념을 도입한 디지털 플랫폼이다. 제주를 찾는 만 14세 이상 내국인 관광객에게 발행된다. 네이버페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QR 코드 스캔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첫 발급 시 보전·공존·존중으로 대표되는 '제주와의 약속'을 서약해야 한다. 나우다를 발급받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현재 관광지·체험시설·식음료·소품 가게 등 160여 개 사업체에서 10% 이상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향후 나우다를 단순한 할인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관광객의 자발적 참여 기반 멤버십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내용의 제주도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했다. 제주도의회는 10일 제444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가결했다. 이 개정안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신규 지정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지난해 3월 보고서에 따르면 꽃사슴 등 사슴류는 겨울철 국립공원 인근 마방목지에서 190여마리 서식이 확인됐고, 그 외 중산간 목장 지역을 중심으로 10∼20여마리씩 집단서식해 약 200∼250마리가 파악됐다. 보고서는 사슴류가 노루에 비해 2∼5배가량 몸이 크고 뿔도 훨씬 크기 때문에 노루에 위협이 되며 오소리나 족제비, 도롱뇽 등 고유한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개정안과 관련해 동물권 단체들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면 지방자치단체장 허가를 받은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이 총포 등을 이용해 포획 또는 사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유해동물 지정이 포획과 살처분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또한 "생태, 피해, 사회, 경제 자료 없이 내려진 유해동물 결정은 과학적 정당성이 없다"며 꽃사슴 유해동물 지정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집비둘기 등 유해야생동물에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
현재 우리가 즐겨 먹고 있는 온주 밀감과 만감류가 도입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02년 프랑스 출신 에밀 타케 신부는 제주에 와 ‘홍리(서홍)’성당에 13년간 근무하며 식물학자로서 제주산 식물을 연구하며 벚나무 원종을 한라산에서 발견하여 벚나무 원산지가 제주임을 밝혔다. 1911년 그는 제주산 왕벚나무 몇 그루를 일본에 있는 친구 포리 신부에게 보내주었는데, 그 보답으로 받아 심은 미장 온주 14그루가 현재 제주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는 온주 밀감의 효시(嚆矢)로 알려져 있다. 이 나무들은 그동안 서귀포시 서홍동 면형의 집에서 관리되었다. 조선 말기 갑신정변을 주도했던 박영효가 1907년에 제주도로 유배 온 후 제주읍 구남동에 머물면서 과수원을 만들어 일본에서 들여온 온주 밀감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박영효는 개화파 주역으로 정변으로 일본에 두 번 망명하였고, 1907년 귀국 후 다시 제주도로 유배되어 1년 형기를 마쳤다. 유배가 끝난 뒤에도 서울로 올라가지 않고 제주에 정착하고 땅을 매입하여 농사지었다. 1911년 서홍동 출신 김진려가 일본으로 가서 구마모토에서 접목 강습을 받은 뒤 돌아올 때 온주 밀감과 워싱톤 네이블을 가지고 들어와 심었다고 한다. 최초로 일정 규모를 갖춘 큰 농장은 서귀읍 서홍리에 살던 일본인 미네(峰)가 개원한 현 제주농장이다. 1913년 온주 밀감 2년생 묘목을 도입해서 심었다고 한다. 이후 일본인 농장주가 경영하다 1944년 고 강창학 선생의 부친인 강서구 선생이 농장을 매입했다. 강창학 선생이 직접 관리하기 시작한 1948년 이후 우리나라 최대 감귤농장으로 알려져, 수학여행단과 정부 관료들이 제주에 오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1945년 광복 이후 우장춘 박사가 감귤 품종 개량을 시도하였지만 한국 전쟁으로 혼란한 와중에 무산되었고, 제주4·3은 제주도 농촌을 폐허로 만들어 이미 심어있던 감귤마저 고전을 면치 못하였다. 제주4·3 여파가 다소 가라앉은 1955년부터 감귤재배에 관심 가지게 되었다. 1965년부터 재일동포들이 감귤 묘목을 기증하여 고향 돕기 운동이 재일동포 사회에 일어났으며 이 무렵 ‘제주 개발회’, ‘제주도민회’, ‘제주친목회’, ‘경제인회’ 등 단체와 마을 단체친목회를 통하여 ‘고향 감귤 묘목 보내기 운동’이 전개되었다. 지금도 제주도 마을마다 이를 기리는 재일 교포 공덕비가 즐비하다. 1964년 2월 제주도를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악산 아래까지 감귤나무를 심을 수 있을 수 있는 땅이면 다 감귤나무를 심어라. 제주도는 온난한 지역인 만큼 식량 증산보다 감귤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라”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이 때문인지 지금도 서귀포시 서홍동 속칭 ‘멀 왓’ 지경에는 오르내리기도 힘든 급경사지에 자연석을 쌓아 단단한 돌담을 쌓고 경사지 흙을 일구어 감귤나무 한 그루 한 그루 심으며 정성껏 잘 돌봐왔던 덕에 지금은 대표적인 감귤원 경관이 되고 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감귤을 재배하면 자식을 서울에 있는 대학에 보내 공부시킬 수가 있다고 해서 엄청난 재배 붐이 일어났다. 1970년대는 감귤 농업인에게 가장 ‘역동의 시기’라 할 수 있다. 지속적인 재배면적 확장과 기술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노지 감귤 재배기술이 제주도 전체로 확장되어 나갔던 시기다. 50년 전 온 동네가 나서 과수원을 조성하던 당시, 우리 집에서도 어머니 혼자 밭에 나가 과수원을 만들었다. 초기 감귤원 조성은 시간이나 공력이 많이 든다. 먼저 울타리 밭담을 쌓고 담 주변에 편백이나 삼나무로 방풍림을 심었다. 밭에 가로, 세로 일 미터, 깊이 일 미터로 구덩이 파고 거기에 탱자나무에 접붙인 온주 밀감 묘목을 심는다. 주중에는 어머니 혼자, 주말에는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와 초등학생이던 나와 형제들 모두 과수원에 가서 해 질 때까지 일하다 오곤 했다. 1980년대엔 재배면적 증가보다 생산량이 증가했다. 이 당시 품종도입에 의한 작형(作型)을 늘렸다. 1990년대는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불안정으로 생산보다 판로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정책 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제주지식산업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
제주4·3을 왜곡 발언한 태영호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에 대해 법원이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인정했다. 제주지법 민사3단독 오지애 부장판사는 10일 4·3희생자유족회 등이 태 전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선고 공판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오 판사는 태 전 의원이 원고인 4·3희생자유족회에 1000만원을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오 판사는 다만 다른 원고인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 양성홍 4·3행방불명인유족회장, 생존 희생자 오영종(94)씨의 손해배상 소송은 기각했다. 오 판사는 "정부가 발간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 등에 비춰보면 태씨 발언은 허위 사실로 봄이 타당하다"며 "이에 따라 4·3 사건 희생자들의 진상 규명과 명예를 회복할 목적으로 구성된 4·3희생자유족회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하지만 태씨 발언이 4·3사건 희생자나 유족 개별 구성원을 지칭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어 4·3희생자유족회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한다"고 밝혔다. 태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이던 2023년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4·3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등의 주장을 반복했다. 이에 대해 4·3희생자유족회 등은 "태 의원의 허위사실 유포로 희생자와 유족 명예를 훼손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같은 해 6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소액사건 기준인 3000만원을 넘는 3000만100원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4·3희생자유족회 등은 "이 소송을 통해 왜곡과 선동으로 4·3희생자와 유족,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공적인 제재가 필요함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반면 태 전 의원 측은 "태 전 의원의 주장은 허위 사실이라고 할 수 없고 명예훼손 행위에도 해당하지 않으며, 피해자가 특정됐다고 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번 소송 선고는 지난해 7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당시 태 전 의원 측 요청으로 인해 변론이 제기됐다. 이후 지난달 10일 선고기일이 잡혔다. 하지만 공판 직전 갑작스럽게 재판 일정이 연기되면서 결국 유족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 2년 6개월 만에 선고가 이뤄지게 됐다. 이날 선고 직후 제주4·3유족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제주지법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3 희생자의 명예와 유족의 아픈 마음을 치유해 준 사법부 판결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재판 과정에서 보여준 태 전 의원의 진정성 없는 태도와 무책임한 회피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오늘 판결은 태 전 의원의 왜곡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준엄한 심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4·3에 대한 왜곡과 선동으로 희생자와 유족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는 4·3 왜곡·폄훼에 대한 처벌 규정이 담긴 4·3특별법 개정안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한림항에서 70대가 몰던 승용차가 정박해 있던 어선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11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0분께 제주시 한림항 한림수협 위판장 인근에서 70대 A씨가 몰던 아이오닉5 승용차가 항구에 정박해 있던 어선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났다. 사고 차량은 어선 위에 차체를 걸친 채 멈춰 섰고, 피해 어선은 선체 일부가 파손됐다. A씨는 사고 차량에서 스스로 탈출했다. 다리 통증을 호소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사고를 내고 "차량이 급발진했다"며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을 수습하는 한편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해상에서 숨진 밍크고래가 그물에 걸린 채 발견됐다. 10일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50분께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약 51㎞ 해상에서 여수 선적 대형 트롤 어선 A호(139t) 그물에 죽은 밍크고래가 혼획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발견된 밍크고래는 길이 약 6.4m 둘레 2.4m로, 작살흔 등 불법 포획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어선은 지난 4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을 출항해 새우·민어·고등어 등을 어획하고, 9일 오후 6시쯤 마라도 해상에서 그물을 걷어 올리는 양망 작업을 하던 중 죽은 밍크고래가 함께 걸려있는 것을 확인해 신고했다. 해경은 전문가에 문의해 "연구 가치가 없다"는 답변을 받고, 고래류 처리확인서를 발급해 해당 어선에서 유통·판매할 수 있도록 인계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