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지방자치 30년 ... 신구범 초대 민선 제주지사의 도전은?
뛰는 집값, 불안한 환율 … 李, 코스피 아닌 경제 실상 직시해야
서울 곳곳 흩어진 제주도 주요기관 ... '용산시대' 채비 서두른다
'주거+창업' 한번에 ... '마음에온 법환' 새 살림 시작됐다
[포토 제주오디세이] 1980년 제주시 북초등학교 운동장 그리고 지금 (1)
제주공항 도착장 구간에 주·정차 1분 넘기면 단속된다 ... 12월 1일부터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 29일부터 5% 할인 추가
제주건설협회 “지방채 확대·칭다오 항로 취항, 지역경제 회복 신호탄"
제주도 홍보대사에 길청순 지역농업네트워크 서울경기제주협동조합 이사장
제주 녹지국제병원 새주인 찾나 … 4차 경매에서 204억원에 낙찰
꽃사슴이 유해야생동물로 신규 지정되고, 집비둘기 등 유해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가 금지된다. 제주도는 이같은 내용의 '제주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연내 도의회에 제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례 개정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행위 금지에 관한 위임사항과 국가가 새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꽃사슴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주요 개정내용은 집비둘기 등 유해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이다. 최근 주택가 등에서 일부 주민이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면서 위생 문제, 문화유산·건물 훼손, 감염병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도는 도시공원, 광장, 공공·문화체육시설, 시장, 문화유산 보호구역, 민원 발생 지역 등을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구역으로 지정·고시할 수 있다. 위반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 금지구역으로 지정되면 출입구 등 도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곳에 안내표시판이 설치된다. 도는 계도기간을 두고 먹이주기 금지구역 지정 취지와 내용을 홍보할 계획이다. 도는 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정한 유해야생동물 목록을 최신 기준으로 반영한다. 서식밀도가 높아 농림수산업과 도민 생활에 피해를 주는 꽃사슴이 유해야생동물로 신규 지정된다. 도는 '제주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 특례 조항에 따라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을 자체적으로 유해야생동물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도 보유하고 있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행위 금지와 유해야생동물 신규 지정은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건강한 서식환경을 조성하고,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연내 조례 개정을 완료해 현장 중심의 야생동물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이 청소년 대중교통 무료 이용, 신재생에너지 분야 맞춤형 인재 육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제주도와 도교육청은 30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2025년 제주도 교육행정협의회'를 열어 9개 안건을 논의해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합의에 따라 두 기관은 청소년 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과 교사의 행정 업무를 동시에 덜어내기로 했다. 또 읍면지역 학생 수 급감과 지역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제주 농어촌유학 사업도 공동 추진한다. 소규모학교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생활인구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형 협약고등학교는 도정 핵심 정책인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연계해 운영된다. 제주도·교육청·고교·대학·기업 간 5자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5년간 20여억원을 투입해 학생들이 지역 기반 맞춤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 정주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내년 학교 무상급식비와 친환경급식비는 각각 5.2% 인상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과 급식의 질 향상,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을 함께 도모한다. 아울러 내년 학교안전경찰관제 인건비를 공동 부담해 학교 내 범죄 예방, 교통안전, 학교폭력 대응 등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에 협력한다. 교육·돌봄 인프라 구축 등 제주형 학교 복합시설 협력체계도 함께 추진한다. 내년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학생서포터스를 공동 운영하고, 제주어 보전과 활용 확산을 위한 교육·홍보 활동도 강화한다. 오영훈 지사는 "이번에 논의된 협력 사업들이 우리 아이들과 교육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시적 변화로 이어지도록 교육청과 함께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교육감은 "논의된 9개 안건 모두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꼭 필요한 내용인 만큼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제주대부터 제12대 제주대총장임용후보자선거를 위탁받아 다음달 27일에 선거를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선거는 온라인투표로 치러질 예정이다. 오전 8시에 1차 투표를 시작해 오후 6시에 결선 투표를 마감한다. 1차나 2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 후보자가 있는 경우 이후 투표는 실시하지 않고 선거가 종료된다. 후보자등록기간은 다음달 10, 11일 이틀간으로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4층 대강당에서 후보자등록을 받는다. 선거운동기간은 다음달 12일부터 26일까지 15일간이다. 후보자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방법에는 선거공보, 선전벽보, 소형인쇄물, 전화(문자 포함)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지지 호소, 합동연설회 및 공개토론회 등이 있다. 선거권자인 교원·직원·조교·학생 선거인은 다음달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선거인명부를 열람하고, 선거인명부에 오기·누락 또는 자격이 없는 자가 등재돼 있는 경우 제주대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 이의신청할 수 있다.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다음달 16일까지 각 선거인에게 투표안내문 발송을 통해 투표방법에 대해 안내해 선거인의 권리행사에 혼란이 없도록 하겠다"며 "온라인 투·개표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투·개표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감귤 나뭇가지 등을 파쇄하는 파쇄기를 사용하는 농업인의 위험을 감지해 자동으로 가동이 멈추는 기술이 특허로 등록됐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한성티앤아이와 공동으로 개발한 무선인식(RFID) 기반 안전 기능 강화 장치를 갖춘 파쇄기 기술이 기술개발 특허로 등록됐다고 31일 밝혔다. 농업인이 주파수 통신이 가능한 RF카드가 부착된 토시를 팔에 착용한 상태에서 위험 구역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경고음이 울리고 파쇄기 투입 롤러나 엔진이 즉시 정지돼 사고를 예방하는 기술이다. 일정 시간 경과 후에는 파쇄기가 재가동된다. 해당 장치는 지난해 12월까지 세 차례의 보완 개발을 거쳐 완성됐다. 올해 37회에 걸친 현장 실증 시험으로 안전 기능과 오류 여부, 성능을 검증했다. 사용자 평가에서는 93.3점의 높은 안전기여 점수를 얻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제주에서는 감귤나무 간벌 및 전정 작업 후 발생한 나뭇가지 등 영농부산물 처리 과정에서 파쇄기로 인한 부상이나 신체 절단 사고가 84건 발생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가 제주도정이 내년도 지방채 발행 규모를 대폭 확대한 부분과 제주~칭다오 신규 항로 취항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협회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제주지역 건설경기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며 “지난 9월 기준 지역 건설업 취업자는 2만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000명(26.1%)줄어 2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용직 근로자도 30%이상 감소했다. 예산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토목 현장이 60여 곳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정이 내년도 지방채 발행 규모를 482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한 결정은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라며 “이는 올해보다 85% 늘어난 수준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규모”라고 평가했다. 확보된 재원은 상·하수도, 복지시설,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등 도민 생활과 밀접한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제주~칭다오 신규 항로 개설은 관광과 물류의 활로를 동시에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항만 물류와 수출입 산업은 물론 관광·숙박·운송 등 연관 산업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협회는 “경기 침체가 길어질수록 민간투자가 위축되고 지역경제 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공공이 먼저 나서 마중물이 되는 재정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춘 건설협회 제주도회 회장은 “이번 지방채 발행 확대와 칭다오 항로 취항이 제주경제 회복의 불씨가 돼 얼어붙은 지역경기에 온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제주도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관한 '2025년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성과평가'에서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생태계를 보전하고 관리하는 주민과 지역에 경제적 보상을 하는 제도다. 규제가 아닌 보상으로 생태 가치를 지키는 환경정책 모델이다. 제주도는 활동유형 확대, 조례 제정, 가이드라인 개발, 생태계서비스지원센터 설치 등 제도적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곶자왈과 오름, 습지 등 다양한 생태자산을 보유한 마을 주민이 직접 이 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는 2023년 12월 전국 최초로 '제주도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 운영 및 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지난해는 법인·단체·개인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도 끌어냈다. 제주도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 '적극행정 우수조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제주도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인문, 1차산업, 생태관광과 연계하고 생태우수지역 2∼3개 마을을 권역화해 가칭 '생태계서비스 촉진구역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소득창출형 생태경제 모델로 육성할 방침이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제주에서 인쇄매체 합성수지 현수막이 디지털 전자게시대로 전환된다. 제주도는 지난 27일 제주시 노형오거리에 제주 첫 옥외광고 전자게시대를 설치하고 시범운영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전자게시대에는 다음달 30일까지 시범운영 기간동안 도정 주요 정책, 재난·안전 안내, 지역 문화행사 정보, 생활 공공정보 등 공익 콘텐츠가 표출된다. 공공정보뿐 아니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등 민간 부문의 지역경제 활성화 홍보 콘텐츠도 함께 운영된다. 도는 시범운영을 통해 도민 인지도와 홍보 효과 등을 분석한 뒤 개선 방향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자게시대 설치사업에는 국비 1억2000만원과 지방비 1억원 등 모두 2억2000만원이 투입됐다. 게시대 구조물은 제주 주상절리를 모티브로 디자인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어졌다. 야간에는 간접조명으로 시인성을 높여 도시경관의 새로운 공공 시각매체로 기능한다. 박재관 제주도 건설주택국장은 “전자게시대 도입은 공공홍보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제주의 첫 시도이자 체계 정비의 출발점”이라며 “시범운영 결과와 도민 의견을 종합해 도민과 소통하는 디지털 기반 공공홍보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의 과거와 오늘을 조명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제주 곳곳의 발자취입니다. 21세기인 지금과 1970.80년대의 풍경이 대조됩니다. 그동안 제주는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제주도청의 기록자료를 매주 1~2회에 걸쳐 여러분들에게 선보입니다./ 편집자 주
제주시는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제주시 용담동 제2한천교 재가설 공사에 따라 다음달 11일부터 용담로 일부 구간의 도로 차선을 축소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공사는 태풍과 집중호우 시 반복되는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용담로 중앙선 기준 한라산 방면에서 진행된다. 공사 기간 제주시 용담사거리에서 제주서초교 방면 도로는 기존 4차선에서 2차선으로, 제주시 용한로에서 용담사거리 방면 좌회전 차로도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축소된다. 또 제2한천교 서측 이면도로는 차량 진입이 통제된다. 하지만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라아파트 앞 기존 반복개구부에 임시 통행로를 개설할 계획이다. 제주시는 이번 공사로 인한 시민과 관광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현수막을 설치하고, 교통 흐름이 안정될 때까지 신호수를 배치할 계획이다. 또 화물연대와 제주 서초·사대부고 등에 교통 통제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양수호 제주시 안전총괄과장은 “공사 기간 일시적인 교통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시민들의 양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조속히 마무리해 침수 피해를 예방하고, 주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는 3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 ITS학회 2025년도 추계학술대회'에서 'ITS 우수도시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ITS학회는 지능형교통체계(ITS)를 연구·개발하는 학술단체로, 미래 디지털 교통 혁신사업을 선도하고 ITS 발전에 기여한 도시에 상을 준다. 제주도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교차로를 통해 도심 혼잡과 정체 구간 해소에 노력하고,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구축해 구급차와 소방차, 해양경찰 긴급차량의 현장 도착 시간을 단축했으며, 자율주행을 도입한 것 등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올해 ‘제주건축문화인상’은 제주 건축문화 발전에 헌신해 온 공로로 김용미 초대 제주 총괄건축가(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수상했다. 제주도는 건축문화 진흥과 자연·도시경관의 품격 향상에 기여한 개인과 작품을 선정하는 ‘2025 제주건축문화대상’ 및 ‘제주건축문화인상’ 수상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김용미 대표는 제주 도시와 건축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지역 건축가들과 함께 공공건축 품격과 도시 공간 회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김 대표는 “평생 제주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시던 아버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행정과 지역 건축가들이 협력해 제주의 원도심이 다시 활력을 되찾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건축문화대상’의 대상에는 ‘검은집 예술문화공간’(건축사사무소 애니텍처 민지희)이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제주의 자연과 역사, 감정을 건축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빛과 어둠·재료와 공간의 대비를 통해 강한 울림을 전한다”고 평가했다. 민지희 건축사는 “‘검은집’은 익숙한 감각을 흩트리고 제주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려는 프로젝트였다”며 “이 공간의 메시지가 누군가에게 닿았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본상은 '애월한거 소주헌'(종합건축사사무소 이로재 승효상, 건축주 박수아 외 3인), 'VACA JEJU'(유원건축사사무소 허동호, 건축주 백종환), '우리가 바라보는 곶'(김오건축사사무소 김지희·건축사사무소 오 오정헌, 건축주 이경석), '제주에서 행복한 집'(동그라미세모네모 건축사사무소 이선민, 건축주 김은경) 등 4개 작품이 수상했다. 특선에는 '로 스테이'(아틀리에오 건축사사무소 강지호·밀도건축사사무소 최윤주. 건축주 김재효), '안도 제대로 바라보다'(공손건축사사무소 장보윤, 건축주 권민송), '누온흘, 집'(하운가)(건축사사무소 도시제주 고동연·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 임태희, 건축주 서상구), '산짓물공원 공중화장실'(다랑쉬 건축사사무소 현승훈, 건축주 건입동주민센터) 등 4개 작품이 수상했다. 올해 수상작들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리는 ‘2025 제주국제건축문화제’에 전시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교육청 제주시교육지원청은 지난 5월 발생한 모 중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 지역교권보호위원회가 학생 보호자의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이에 따라 학생 보호자에게 '특별교육 8시간 이수'를 통보했다. 강승민 제주시교육지원청 교육장은 "교권보호위원회는 제출된 자료와 출석해 증언한 내용을 근거로 심의했으며, 피해 관련자는 참석했으나 가해 관련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모 중학교는 지난달 15일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지난 13일 위원회가 개최됐다. 심의 결과는 27일 관련자들에게 우편으로 발송됐다. 도교육청의 해당 사건 진상조사단 단장인 강재훈 감사관은 지금까지 관련 교원의 업무 기록 확인, 학교 관리자 및 교사 면담, 상담 및 민원 진행 상황 조사, 사고 당일 CCTV 열람, 소속 학교 전 교사에 대한 설문 실시 등을 진행하며 진상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수 교육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교육청의 진상조사는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규명하는 방향으로 철저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이어 "조사 결과 잘못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엄정한 조처를 하겠다"며 "순직 인정을 위한 사건 경위서는 해당 사안에 대한 책임이 있는 공직자가 직접 작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사안에 대한 책임 있는 공직자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중학교를 관할하는 제주시교육지원청의 수장인 교육장을 말한다. 김 교육감은 "최근 모 방송에서의 발언이 교사 사망의 책임을 해당 교사에게 돌리는 듯한 의미로 오해받는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발언의 본래 의도는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혼자 감당하지 않고 학교와 교육청이 함께 지원할 수 있는 문화와 제도를 강화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사안을 특정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에서 드린 말씀이었으나 그 과정에서 상처를 드렸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1만년 전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정착했던 제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유적 일대에서 11월 1일 제7회 고산리 선사축제가 열린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선사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에서는 토기 만들기와 사냥 체험 등을 통해 신석기시대를 체험해볼 수 있다. 선사 체험장에서는 고산리식 토기 만들기, 사냥·조리·의상 입기 체험 등이 운영된다. 특별 체험장에서는 의상·머리띠·키링·풍등·소라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피크닉존에는 가족과 연인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고산리 특산물 홍보 부스와 플리마켓도 운영돼 지역 특산물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고산리 유적은 제주 선사문화의 뿌리를 상징하는 곳으로, 신석기시대 유적 중 가장 오래됐다. 유적에서 출토된 고산리식 토기와 양면떼기 방식의 석기는 동북아시아 초기 신석기 문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제주도가 내년도 지방채 발행 규모를 역대 최대인 4820억원으로 확정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9일 제443회 임시회 제2차 회의를 열고 도가 제출한 '2026년도 지방채 발행한도액 초과 발행계획안'을 심의했다. 도는 앞서 내년 지방채 발행액을 법정 한도액 3840억원보다 980억원 초과한 4820억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제주도 지방채 발행액 중 역대 최고액이다. 발행한도액을 초과한 지방채 발행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다. 도는 지방채 초과 발행 사유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건설경기 부양을 들었다. 적정한 채무 관리를 위해 2028년까지 관리채무비율을 21% 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분야별로는 중·장기 투자계획에 따른 재정투자사업 2206억원,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공원·도로) 토지 보상과 공사비 1294억원, 상하수도 사업 1000억원 등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하성용 의원(안덕면)은 "지방채 발행 채무 관리 계획을 보면 앞으로 우리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거나 국비를 들여올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재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는 만큼 지방채 발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강상수 의원(정방·중앙·천지·서홍동)은 "지방채 초과 발행은 앞으로 지방재정 운용에 장기적인 영향을 준다"며 "어떻게 저렴한 이자율로 지방채를 발행할지, 또 이를 어떤 식으로 상환할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미 의원(삼양·봉개동)은 "지방채 규모가 내년이면 1조 6000억원을 넘어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도민이 재정의 한계를 인식하고 함께 지출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양기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새로운 세수 확보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개별소비세가 국비로 분류되는데, 지방세로 전환해달라고 정부에 지속해 건의하고 있다"며 "제주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방채 발행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초등학생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임재남 부장판사)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유사성행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20대 A씨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13세 미만 아동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같은 해 6월 8일부터 9일까지 피해 아동에게 17차례에 걸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도 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등학생에 불과한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으며 신상 공유 협박으로 비정상적인 영상을 촬영하게 하는 등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영화의 주인공 격인 현상금 사냥꾼 존 루스(커트 러셀 분)의 행적은 선뜻 ‘헤이트풀’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리기에 애매한 느낌을 준다. 루스는 ‘현상금 사냥꾼’이다. 조금 거친 직업이지만 서부개척시대에 날뛰는 무법자들을 미비한 공권력을 대신해서 잡아들이고 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전문직 직업인일 뿐이다. 존 루스를 좀 더 설명해보자. 대부분의 현상금 사냥꾼들은 자신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붙잡은 현상수배범들을 죽여서 데려가지만 루스의 영업원칙은 법에 규정된 대로 ‘반드시’ 생포해서 데려가 제대로 법의 심판을 받게 한다. 영화 전편을 지배하는 ‘남과 북’이나 ‘흑백’의 혐오에 사로잡히지도 않고 오직 자신의 생업에 충실하다. 어찌 보면 ‘악당’은커녕 ‘정의의 사도(使徒)’라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그러나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루스에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헤이트풀한 악당’의 딱지를 붙이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루스는 와이오밍주(州)를 무대로 날뛰는 갱단 ‘도밍그레이’파의 여두목인 데이지를 포획해 압송하는 중이다. 루스는 그 압송 중에 꽤 인상적인 장면들을 연출한다. ■ 장면1. 데이지를 압송해가는 루스의 마차 앞에 루스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흑인 워런 소령(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23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는 와중에 금리를 낮춰 기름을 부어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430원대를 넘나드는 원ㆍ달러 환율이 오를 위험성도 고려됐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뒤 지난해 11월, 올해 2ㆍ5월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내수 부진과 미국발 관세 부과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자 통화정책 완화에 나섰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7ㆍ8월과 10월, 3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가장 큰 요인은 부동산시장 불안이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6ㆍ27 대책, 5년간 135만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9ㆍ7 대책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정부는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15억원 넘는 집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2억∼4억원으로 줄이는 10ㆍ15 대책을 발표했다. 초강력 수요 억제 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한은이 금리를 낮춰 주택담보대출을 부추기면 정책 엇박자 논란을 야기하리란 점도 고려했을 게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국회 국정감사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헤이트풀8’이란 제목답게 영화 속에 혐오와 증오에 사로잡힌 다양한 ‘빌런’의 끔찍한 작태들을 특유의 과도한 폭력성으로 포장해 솜씨 있게 버무려낸다. 남북전쟁(1861~1865년)이 끝난 지 10여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첨예한 남북의 상호혐오를 스마이더 장군의 회색 군복과 워런 소령의 청색 군복으로 시각화해 그려낸다. 미국 남북전쟁의 별칭은 ‘Blue and Gray War’이기도 했다. 서로의 눈에 청색이나 회색의 ‘시각 신호’가 잡히는 순간 거의 본능적으로 적개심이 불타오르고 박멸 의지가 충만해진다. 요즘 우리나라로 치면 빨간 넥타이와 파란 넥타이의 시각 신호쯤 되겠다. 영화 속에서 회색은 청색만 보면 발작하고 청색은 회색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그들의 모습은 모두 ‘헤이트풀(끔찍)’하다. 남과 북의 정치적 증오 위에 미국이라는 나라의 고질적이고 만성적인 ‘스캔들’이라고 할 수 있는 흑과 백의 인종적 혐오까지 덧씌워져 ‘미니의 잡화점’에서는 온갖 끔찍한 일들이 벌어진다. 남군의 백인 스마이더 장군은 흑인 워런 소령에게 “네가 흑인이라는 것만 알았으면 더 이상 너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은 없다”고 자못 진지하게 말한다. 대개의 혐오와
이재명 정부가 출범 넉달 만에 세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6ㆍ27 대출 규제, 9ㆍ7 공급 대책에 이어 금융회사 대출에 기대어 집을 사려는 수요에 대한 초강력 억제책을 총동원한 10ㆍ15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과천ㆍ광명 등 경기도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규제지역으로 묶었다.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허가를 받고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집값이 15억원을 넘으면 4억원, 25억원을 넘으면 2억원으로 줄어든다. 집값 상승세가 인근 지역으로 번지는 ‘풍선효과’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초강수다. 개발 예정지의 투기를 막기 위해 도입한 토지거래허가제를 서울 전역에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최근 집값 상승세가 심상찮다는 방증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28차례 반복된 땜질 대책이 시장 불안을 키웠다는 학습효과도 작용한 모양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축소, 상환 능력을 따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때 적용하는 스트레스 금리 인상 등을 통해 돈줄을 더 세게 조였다. 대출 한도 축소로 타격을 받는 계층은 중산층 이하 실수요자다. 연소득 5000만원인 근로자는 DSR 규제로 2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은 요동쳤다. 17개 시·도가 일제히 비상 체제로 흔들렸다. 비상계엄령이 발동되던 그 때 제주에서는 도청 본관 출입문이 닫혔다. 밤 11시 17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 13분까지다. 이 조치가 단순한 '출입문 통제'였는지, 아니면 '청사 폐쇄'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며 제주도정은 곧바로 '불법 계엄 동조'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재'가 있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날 저녁 저는 제주에 없었다.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면담을 마친 뒤 오산에서 식사를 했고, 오후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후 자택으로 이동해 비서실장과 특보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고, 새벽 1시 30분 도청 회의를 소집해 "군·경은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따르지 말라"는 불복 지침을 명확히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의 질문은 한 가지로 모였다. "
이쯤되면 거의 여론조작이라 말하는게 나을 듯 싶다.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다. 연이어 쏟아지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수치가 오히려 도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와 도의회, 정당과 연구기관, 나아가 언론사까지 앞다퉈 민심을 계량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제각각이고 질문은 자의적이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나온 조사조차 상반된 결론을 내놓으니 도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정치적 셈법에 맞춘 각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46.3%, 반대 34.9%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찬성 응답자의 63%는 내년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찬성이 우세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공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도당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반대가 43.1%, 찬성이 35.9%로 반대가 더 많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정반대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도의회는 다시 별도의 여론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을 대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 인지도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인지도 ▲선호 구역(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지난달 3일 새벽 5시. 초여름의 선선한 공기 속 제주시 삼도2동 제2투표소(제주남초)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의 풍경이었다. 정당 참관인과 투표 사무원,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오전 5시 30분, 개시 준비가 본격화되자 사무원은 참관인을 상대로 투표지와 도장, 봉인 스티커를 하나하나 들어 보이며 설명했다. 봉인작업은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고, 투표소는 긴장감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했다. 하지만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전 6시 35분. 한 50대 남성이 조용히 투표소에 들어섰다. 신분증을 내민 그에게 여성 사무원이 선거인명부를 대조하던 순간, 전산 시스템에는 이미 '사전투표 완료'로 명시돼 있었다. "혹시 사전투표 하지 않으셨어요?" 사무원의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안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사무원은 옆 동료와 눈짓을 주고받고는 다시 물었다. 그리고 재차 "29일에 혹시 사전투표하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었다. 남성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신분증을 챙겨 빠르게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현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참관인과 사무원들
풍수에서 산천의 국세를 갖춘 명당의 요소를 풍수 용어로 사신사(四神砂)라고 한다. 주택이나 마을 더 나아가 도시를 중심으로 전후좌우에서 가깝게 감싸주는 주변의 산이나 지형지물로 인해 혈장 주변의 포국(布局)이 이루진 것을 가리킨다. 풍수적인 용어로 왼쪽에서 감싸거나 호위하는 지형지물이나 산을 청룡(靑龍), 오른쪽에서 감싸거나 호위하는 산이나 지형지물을 백호(白虎), 맞은편으로 마주 보이는 산이나 지형지물을 주작(朱雀) 또는 안산(案山), 뒤편에서 의지하고 있는 산이나 지형지물을 현무(玄武) 또는 후산(後山)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왼쪽은 좌청룡, 오른쪽은 우백호, 맞은편 즉 향(向)은 남주작, 뒤쪽의 산을 북현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결국 이 말은 뒤로는 산이나 언덕을 의지하고 앞으로는 물을 맞이해야 한다는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이루어야 한다는 의미이고, 좌우로 청룡과 백호, 즉 용호(龍虎)가 기운이 모인 혈장을 감싸안은 형국이 되면 일반적으로 풍수적인 국세(局勢)가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이다. 풍수에서 좌향(坐向)의 개념은 절대방위가 아니라 상대적 방위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용혈사수(龍穴砂水)의 조건, 즉 산(山)의 총칭인 용(龍), 풍수적 조건에 의해 기운이 요긴하게 모인 곳을 혈(穴), 혈장을 감싸거나 호위하는 주변의 지형지물이나 산을 사(砂), 하천이나 호수 등 물줄기를 가리키는 수(水) 등이 지리의 법에 조화되어 땅 기운, 즉 지기(地氣)가 살아 숨 쉬는 형세를 이룬 것을 의미한다. 용맥은 인체의 혈관과 같고 용은 인체의 수족에 비유된다. 산천의 기운이 잘 응결된 명당의 풍수 국세는 치유를 목적으로 한 힐링 풍수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풍수적으로 조화를 이룬 자연의 생태환경을 통해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장소로 활용될 때 생소하게 느껴졌던 힐링풍수가 건강과 행복을 위한 심신 치유의 생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풍경이 수려하고 사세(四勢), 즉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의 요소를 두루 갖춘 소위 명당이라고 하는 곳은 좋은 기운이 흘러와 모이는 밝고 아늑한 땅을 말한다. 산천을 형세나 모양, 기세 등을 위주로 살피는 형기론 관점에서 볼 때, 에너지의 두텁고 엷은 후박(厚薄), 맑고 탁한 청탁(淸濁), 강하고 약한 강약(强弱), 굳세고 부드러운 강유(剛柔) 등 지형과 지세의 특징에 따라 살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풍수는 산천의 조화로운 환경을 선택하거나 입지(立地)의 허실(虛實)이나 장단점을 보완하여 인간의 삶에 자연의 생명력을 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유도하는 기(氣)의 학문이다. 밝은 기운이 잘 모이는 풍수의 명당은 형국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기장(氣場)이 최적의 상태이고 거친 바람을 감추거나 막아주어 기운이 흩어지지 않게 하는 장풍(藏風)의 요소와 좋은 기운이 모이게 하는 취기(聚氣)의 실제적인 효능을 갖추고 있다. 풍수적으로 좋은 곳은 외관상 에너지가 미치는 기장이 좋고 산과 물이 수려하고 수목이 울창하다. 양택이나 음택 등 기운이 잘 모이는 명당을 찾아 구산(求山)을 할 때 산 생김새의 외부적 경관을 중요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참다운 혈(穴)이 있는 곳은 산 생김새가 수려하고 전면이 반드시 열려있다. 사세(四勢)가 반드시 서로 호응하고 바람을 꼭 감추고 온화하며 경관이 훌륭하고 일조량과 온도가 적당한 곳이다. 산 생김새, 즉 본신(本身)은 바로 풍경을 이루는 중요한 성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풍수와 풍경은 교착과 중첩의 관계로서 다방면의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풍수의 이상적인 환경은 주로 산과 물의 구성이며, 그중에 물은 생기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옛 고서인 『수룡경(水龍經)』에도 “혈은 모름지기 산에 있고, 화복은 물에 있다.”, “산은 아내와 같고, 물은 남편과 같으며, 아내가 남편을 따르는 것이 귀하다.”, “무릇 돌은 산의 뼈대이고, 물은 산의 혈맥이 된다.”라는 구절이 있다. 따라서 풍수 환경이라는 것은 모두 산과 물의 배치 관계에 관한 연구이며, 이를 일정한 풍수 공간의 구조에 조합시킨 것을 말한다. 대개 명당의 위치한 주택은 산세가 수려하고 산과 물이 정겹고 한눈에 보아도 편안한 지세에 자리 잡고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신영대는? = 대한풍수연구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역술인협회 공인 역학연구원이다. 중문학 박사와 풍수학자로서 ‘제주의 오름과 풍수’, ‘명리학원리대전’, ‘풍수지리학 원리’, ‘전원시인 도연명 시선', ‘흰 구름 벗을 삼아 읽어보는 당시선’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한라산 총서'의 구비전승·지명·풍수 분야와 ‘세계자연유산지구 마을일지 보고서’ 중 풍수 분야 공동 집필자로도 참여한 바 있다. 또 제주도 각 마을 '향토지' 풍수 부문에 공동 집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제주관광대 관광중국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운남(雲南)의 요안(姚安), 대요(大姚), 경안(景安) 등지에서 유행하는 ‘요안 연화락’은 청나라 함풍, 동치 연간에 사천(四川)의 거지가 전래했다고 한다. 강서(江西) 대부분 지역에서 유행하는 ‘강서 연화락’(일명 ‘타(打)연화’)은 강소(江蘇), 절강(浙江)에서 강서로 가서 구걸하던 거지가 전했다고 한다. 호남(湖南) 각지에서 유행하는 ‘연화뇨(鬧)’는 외성의 거지가 구걸하면서 호남으로 흘러들어가 전파했다고 한다. 호남에서 즉흥적으로 작사하고 편곡하는 구걸 형식과 공연 예술은 악곡(樂曲)체와 시찬(詩贊)체로 나뉜다. 형산(衡山) 일대에서 유행하는 형식은 악곡체로, 연창 때에 말을 위주로 하고 노래가 뒷받침 한다. 말을 하면서 압운하고 판을 치면서 박자를 맞춘다. 노래는 친자(襯字)1)나 어기사(語氣詞)를 덧붙이면서 악기로 반주한다. 시찬체는 장사(長沙) 등지에서 유행하였다. 문장식 구조는 ‘수래보(數來寶)’2)와 같다. 1인이나 2인이 연창하고 대나무판으로 반주를 맞춘다. ‘장사 쾌판(快板)’이라하기도 한다. 검양(黔陽)에서 유행하는 ‘연화뇨’는 악곡체에 속한다. ‘흥륭사(興隆沙)’라 부르기도 한다. 『청패류초·거지류·이아칠창연화락이행걸(李阿七唱蓮花落以行乞)』의 기록이다. “거지가 대나무를 3촌 정도, 2쪽으로 잘라 줄로 그 끝을 묶고서는 손가락으로 비틀어 돌리며 소리를 낸다. 노래로 장단을 맞추는데 가련한 거지 신세를 한탄하거나 송축하기도 기도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연화락’이라하기도 하고 ‘연화뇨’라고하기도 한다. 읊는 내용이 천박하고 비루하며 허황되고 무람없어 거의 다 귀에 거슬리는 말들이다. 소주(蘇州)에 이아칠이 있는데 유독 노래가 뛰어났다. 시내로 들어갈 때마다 상점 앞에서 노래 부르는데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다. 노래 부르라 초청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러면 당연히 곧바로 영합해 줬다.” ‘연화락’을 하면서 구걸하는 기본 상황과 가지고 다니는 악기 형상은 알 수 있지만 각지에서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 북경에는 옛날에도 그런 거지가 있었다. 예를 들어 ‘연귀래이주인(燕歸來簃主人)’이 수집한 『연시부판쇄기(燕市負販鎖記)』의 기록이다. “「연화락」을 부르며 판을 치는 것은 상등 거지다. 황문(黃門), 홍문(紅門)이라는 갖가지 명사를 가지고 있다. 설이나 명절이 올 때마다 각 상점의 문 앞에서 노래한다. 노래가 끝나면 반드시 수백 문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당을 불러 들여 문 앞을 에워싸 시끄럽게 노래하며 열흘 보름이 되도록 그치지 않는다. 이때 십 조(吊) 팔 조를 줘도 떠나지 않는다. 근래에 경찰청에서 움직이니 그런 악풍은 이제는 형체도 없이 소멸되었다.” ‘연화락’이 각지의 민간 곡예 곡종이 된 후에 민국시기에 이르렀어도 관례대로 구걸하는 방식이 계속됐음을 알 수 있다. 북경과 같은 그러한 큰 도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십불환(十不閑)3)하면서 구걸하는 방식 이런 구걸 방식은 늦어도 청나라 강희 연간(1662 ~ 1722)에 이미 북경 등지의 거리와 골목에 출현하였다. 북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민간 예인 회화 『북경민간생활채도』 제24폭, 「소십불한걸개도(小什不閑乞丐圖)」의 제사(題詞)는 이렇다. “이것은 중국 십불한 거지 그림이다. 분말로 밉상을 만들고 나무 상자에 작은 북, 대문 고리를 담아 치면서 노래한다. 동전을 얻으려는 것일 뿐이다.” 이른바 ‘십불한’은 간편하면서 신기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쉽게 움직이면서 공연해서 손님을 모으고 동냥하는 방법이다. 반주를 맞추며 말하기도 하고 노래하기도 한다. 이성진(李聲振)은 『백희죽지사(百戲竹枝詞)』에서 십불한을 ‘봉양부인의 노래(鳳陽婦人歌)’라고 하였다. 일리 있는 말일 수는 있지만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일리 있다는 뜻은 형상, 방식이 ‘봉양(鳳陽)화고(花鼓)’와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청나라 말기에 ‘십불한’을 ‘태평가사(太平歌詞)’라 하였다. 나중에 ‘십불한’과 ‘연화락’이 융합해 ‘분분연화락(紛扮蓮花落)’이라 불렀다. 그런 ‘분분연화락’은 바로 『북경민간생활채도』 중의 「소십불한」 이다. 또 청나라 무윤불(繆潤紱)의 『심양백영(瀋陽白詠)』 제14수는 이렇다 : “유등과 달이 서로 눈부시게 빛나며 팔관을 비추네. 반룡이 기예가 무르익으니 싸움에 능란하다. 징과 북 치며 야경을 도니 달구지 떠나고 떠들썩한데다 십불한이 더해지네.” 말미에 평어를 썼다. “원소절 전후의 풍속에 따르면 본토박이들은 잡분, 용등, 사자놀이 등 여러 유희로 봄바람을 다툰다. 교묘한 춤과 맑은 노래는 일시에 각각 최고조에 이르렀다. 또 이른바 십불한을 하는 자가 있는데 품격이 하품이다.” ‘십불한 하는 자’를 ‘용등, 사자놀이 등 여러 유희’의 부류라, 본래 ‘속악, 속기’에 속하는 ‘하품’이라고 하였다. 이 말에서 당시 성경(盛京)의 거지들도 예전처럼 ‘함께 모여 떠들썩하게 즐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른바 십불한을 하는 자’는 거지 부류에 속한 속기와 민속 오락을 기예로 하는 사람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친자(襯字), 운율(韻律)상 규정된 자수(字數) 이외에 가사(歌詞) 또는 가창(歌唱)의 필요에 의해서 덧붙이는 글자다. 예를 들면, 백모녀(白毛女)의 ‘북풍이 불어와 눈꽃이 휘날리네.’ 뜻인 ‘北風(那个)吹, 雪花(那个)飄’에서 ‘나개(那个)’가 바로 ‘친자(襯字)’에 해당한다. 2) 수래보(數來寶), 혹은 수백람(數白欖), 중국 특유의 곡예(曲藝)다. 예술표현 형식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혼자서 하거나 둘이서 함께 하기도 한다. 진행의 방식은 ‘낭독’ 방식이다. 낭독하는 내용은 일이 생기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나 현장에서 순간순간 반응하는 두 가지가 있다. 공연하는 사람은 매구마다 통하는 숫자, 박자, 유머를 적절히 섞는다. 듣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청중을 즐겁게 하는 목적을 가지고 공연한다. 간단히 말해 장타령으로, 두 개의 골판이나 참대쪽에다 방울을 달고 그것을 치면서 하는 타령이라 이해하면 쉽다. 3) 십불한(十不閑, 혹은 什不閑(儿)), 잡기(雜技)의 일종이다. ‘연화락(蓮花落)’에서 발전해 이루어진 것으로 징·북·심벌즈 따위를 한 사람이 반주하면서 노래하는, 설창(說唱)의 한 가지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곡조에 맞춰 대나무판, 목판, 소 갑골(胛骨)과 같은 종류를 손에 들고 다니기도 했다. 타악기나 간단한 악기 종류로 반주하면서 입으로는 상응하는 가요, 곡사를 음송하거나 연창하면서 구걸하였다. 흔히 보이는 여러 형식은 다음과 같다. 대나무판(竹板)을 치면서 구걸하는 방식이다. ‘고답판(呱嗒板儿, 박판)1)을 연주하는 거지’다. 현재에도 자주 보이는 구걸 방식이다. 대나무판을 치면서 구걸하는 방식이 언제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고증하기는 쉽지 않다. 복건성 서쪽 객가인(客家人)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유행하였고 2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고 전한다. 대나무판은 길이 18센티미터, 넓이 3센티미터 정도, 두께 0.5센티미터, 서넛 조각을 줄로 연결시켜서 만든다. 양손에 들고 다니고 오른 손에는 두 조각을 잡는다. 상반부는 톱니 형태다. 타법은 단타법, 잇달아 끊이지 않게 치는 법, 톱을 켜듯 긁어 소리 내는 법 등이 있다. 한 손에 대나무판 두 쌍을 함께 잡고 다른 손에는 여러 대나무판을 엮어 만든 ‘쇄취자(碎嘴子)’를 잡고, 손가락 사이에 이빨 형태의 대나무막대를 끼워서 연주하기도 한다. 각 지역마다 유행하는 형태와 연주법이 각각 다르다. 연주하면서 말하기도 하고 노래하기도 한다. 창사는 7언 5구나 7언 4구가 주를 이룬다. 객가(客家) 지역은 5구가 주를 이루어서 ‘오구판’ 혹은 ‘오구락판(五句落板)’이라 부르기도 한다. 거지들이 구걸하려고 기예를 파는 방식이기에 ‘걸식가(乞食歌)’, ‘고화가(告化歌)’, ‘강호조(江湖調)’라 불리기도 한다. 나중에는 민간 곡예의 곡종(曲種)으로 발전하였다. 물론 아직도 길거리에서 연주하면서 구걸하고 시장에서 기예를 팔아 음식과 바꾸는 거지의 생계유지 수단임은 분명하다. 하북과 산동 일대에서 유행하는 ‘염산(鹽山) 죽판서(書)’, ‘임구(任丘) 죽판서’ 등 곡예의 곡(曲)도 원래 거지들이 하던 ‘창가(唱街)’, ‘흘가(吃街)’나 혼례를 거행할 때 부르는 ‘희가(喜歌)’의 구걸 방식에서 나와서 나중에 점차 민간 곡예 예술품으로 변화된 것이다. 청나라 동치, 광서 연간에 북경에서 유명한 민간 설창 예인인 주소문(朱少文)이 북경 천교 등에서 노점을 차릴 때마다 대나무판을 두드리며 말하기도 하고 노래하기도 하는 형식을 채용하였다. 그가 사용하는 대나무판 한쪽에는, “하루에 천이나 되는 집의 밥을 먹고 밤에는 옛날 사당에서 잠을 자네.” 다른 한쪽에는, “법을 범하지 않으니 무슨 군왕을 만날까 걱정하랴.”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런 ‘궁불파(窮不怕)’(궁핍해도 두렵지 않다)라는 예명의 설창 예인도 기예를 팔면서 구걸하는 거지와 다름없었다. 거지나 예인이나 원래 그게 그거였다. 사실 예인(藝人)이란 현재에도 여러 가지 기예를 닦아 남에게 보이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으로 배우, 만담가, 곡마사와 같은 사람을 이른다고 하지 않는가. 연화락(蓮花落)을 연주하면서 구걸하는 방식 거지가 ‘연화락(蓮花落)’을 연주하면서 구걸하는 방식은 송나라 때에 이미 출현하였다. ‘연화락’의 원래 한자는 ‘연화락(蓮花樂)’이다. ‘락(落)’은 ‘락(樂)’의 전음이다. 불교 어록 『속전등록(續傳燈錄)』 제23 「유도파(兪道婆)」의 기록이다. “하루는 거지가 「연화락(樂)」을 읊는 소리를 들었다. ‘유의(柳毅)가 편지를 전하지 않았는데 무슨 까닭에 동정호에 왔는가.’ 갑자기 대오하였다.” 송나라 때 승려 효영(曉瑩)의 『나호야록(羅湖野錄)』 권2의 기록이다. “금릉에 유도파가 있다. ……하루는 거지가 「연화락(樂)」을 시장에서 읊었다. ……갑자기 깨달아 자기도 모르게 크게 웃었다.” 두 가지 기록 모두 ‘연화락(蓮花樂)’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나중에는 ‘연화락(落)’으로 기록된다. 예를 들어 『고금잡극(古今雜劇)』에 기록된 원나라 때 장국빈(張國賓)의 「합한삼(合汗衫)」극 제1절이다. “이 높은 저택은 분명 착한 사람의 집일 터이니. 달리 방도가 없으니, 내가 「연화락(落)」을 불러 먹을 밥을 구걸하여야겠다.” 진간부(秦簡夫)의 「동당로(東堂老)가 파산한 자제에게 권하다」 극 제1절의 기록이다. “너 젊어서 북채를 휘두르지 말고 「연화락」 연구하는 걸 배우라.” 정정옥(鄭廷玉) 『포대화상인자기(布袋和尙忍字記)』의 설자 기록이다. “대부호가 아닌가? 내가 먹을 차나 밥이 있는지 물어보리라. …… 「연화락」을 불렀노라. 1년 봄이 다 지나니 1년 봄이 오도다.” 지금은 모두 ‘연화락(落)’이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쓰든 간에 ‘연화락’이라는 말은 쓰기 시작할 때부터 예외 없이 생계를 유지하려고 구걸하는 수단이었다. 거지가 곳곳으로 돌아다니기에 유동성이 강하다. ‘연화락’도 통속적이었다. 쉽게 공연할 수 있고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말하기도 하고 노래하기도 하는 설창 예술 형식이어서 광범위하게 유행하였다. 이제는 ‘연화락’이 최초에 어느 지역에서 발생했는지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고답판(呱嗒板儿), 박판으로 중국 전통극인 쾌판을 할 때 리듬을 맞추는 악기로, 대나무 조각 두 개를 끈으로 묶어져 있는 형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의례에는 삶과 죽음이라는 갈림길에서 개인 중심으로 펼쳐지는 통과의례와 사회적 통합의 이데올로기를 작동시키는 사회적 의례인 세시 의례가 있다. 이 통과의례와 세시 의례 모두가 사회적 통합을 위한 하나의 이데올로기 국가 장치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의례를 사회의 모든 영역으로 확대해보면 무수한 제도 속에는 의례가 변형됐거나 의례의 본질을 내포하고 있는 의례적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예를 들면 제사, 기념식, 졸업식, 마라톤 대회, 스포츠 대회, 기획된 축제, 열병식 등이 있다. 전통사회의 윤리나 가치들이 자본주의적으로 변형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근본적으로 의례의 기능은 소멸하지 않는다. 오늘날 성인식과 다를 바 없는 과거의 관례(冠禮)나 계례(髻禮) 형식은 주민등록증으로 대체되었지만, 여전히 통과 의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성인식과 같이 주민등록증을 받는 순간 미성년자가 아니라는 것, 그 즉시 사회적인 효력(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고 미성년자 금지구역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은 통과의례가 제도화된 것일 뿐이다. 예전에는 개인의 생일 즉 왕이나, 대비, 왕세자의 생일(탄신)들은 국가의 대사(大事)로 생각하여,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과거를 치르거나 죄인을 사면해 주기도 하고, 공로자를 포상하는 등 국가 차원의 기념행사를 치렀다. 이러한 예는 오늘날에도(대통령 생일은 국가 의례에서 생략) 다른 형태로(광복절, 현충일) 여전히 존재한다. 반대로 오늘날은 민주주의라는 진보적 이념 때문에 개인의 가치가 존중되고 있는데 특히 개인의 생일은 작은 의례들의 현재 스타일로 변형된 의례이다. 통과의례의 한 형식인 생일축하식은 과거처럼 크게 의례에 규정을 받지는 않지만, 대체로 그 유형이 규정돼 있다. 친구들을 만나 생맥주를 마시고, 케이크를 자르며, 영화를 보러 가는 식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어떤 형태로든지 기념해야 될 것과 기념하는 방식의 차이는 있어도 의례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기념성’이라는 것은 사라지지 않았다. 또 전통시대의 학교인 향교의 기능은 의례의 기능을 설명하는데 매우 적절하다. 향교는 유교의 학문을 전파하는 이데올로기 국가기구로서 그곳에서 행해지는 의례는 유교의 사상을 실천하고 증명하고 세습하게 만드는 현장인 셈이다. 그러기 때문에 의례공간에 모셔진 훌륭한 조상들과 그것을 기리는 후손들은 제례를 통해 정신적으로 교감하며, 이 법통은 지역 공동체 사회의 입지를 구현할 수 있는 토대를 생산하는 혈연 이데올로기로 기능한다. 나아가 향교가 이념화화고 전파시키는 지배체제의 관념은 가문과 혈통의 이데올로기를 통합하는 가묘와 묘지라는 의례공간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향교가 구축하는 이데올로기 국가장치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한 향교의 의례공간은 ‘정치적 장식’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