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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외국인 매도 … 변동성 커진 증시
국내 증시 수출만큼 반도체 의존 ... 삼전 · SK하닉 주가 따라 출렁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 급증 … 빚투 리스크 등 시장 관리해야

 

승승장구하던 주가가 급락하고 원ㆍ달러 환율이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친다. 3일 사상 처음 4200선을 뛰어넘은 코스피지수는 이튿날부터 큰 폭으로 오르내리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주식 선물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자 원ㆍ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미국발 인공지능(AI) 거품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지만, 주요국 증시 중 최고 상승률로 과열 조짐을 보이던 코스피시장으로선 일시적 조정은 예상했던 상황이다.

국내 증시는 수출시장 못지않게 반도체 의존도가 크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의 주가에 따라 출렁인다. 투자자들 사이에 주식 ‘포모(FOMOㆍ기회 상실 공포)’ 심리가 퍼지며 ‘빚투(빚내 투자)’가 급증했다. 10월 말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는 약 25조5000억원으로 연초 대비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주가 변동성 확대와 신용융자 급증은 시장에 던지는 적신호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여당은 기업 성장을 돕고 시장 거품을 빼는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부적절한 발언으로 시장 변동성과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아침 방송 인터뷰에서 “빚투를 그동안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차입 투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치 빚내 주식에 투자하라고 부추기는 의미로 읽힐 소지가 있다. 

위험수위인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시장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당국자가 할 말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그날 오전장부터 주가가 급락했다. 권 부위원장 발언을 전한 SNS에 “개미 빚내 투자 반년 새 8조 증가, 개미핥기”라는 댓글이 달렸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5일 장중 코스피 4000선 붕괴 뉴스에 “‘붕괴’라는 용어가 국민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에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4000 돌파 때 “코리아 프리미엄” “정책의 결과”라고 환호하던 여당이 코스피가 급락하자 기사 표현까지 지적하고 나선 것은 주가 추이에 지나치게 연연한다는 방증이다.

 

 

4000 고지를 넘은 코스피가 연일 급등락하며 변동성이 커졌다. 추가 상승을 향한 기대와 과열을 불안해하는 심리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5일 고점과 저점 차이는 무려 187.66포인트, 6일 장중 변동폭도 126.67포인트였다. 외국인 투자자가 4~6일 3일 연속 대규모 매물을 쏟아낸 가운데 개인과 기관 투자가가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며 투자자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급등했다. 5일 VKOSPI는 40.51로 두달 전(18.36)보다 두배 넘게 상승했다.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충격 당시 연고점(44.23)에 근접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변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시장 불안심리가 팽배할수록, 특히 급락장일수록 크게 오른다. 통상 30 이상이면 불안심리가 큰 것으로 보고, 40을 넘어서면 패닉 수준으로 여긴다.

지수 평균값 대비 고점과 저점 간 차이를 나타내는 ‘일 중 변동률’도 11월 들어 평균 3.21%을 기록했다. 10월 1.78%, 9월 0.9%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상승했다. 장중 한때 6% 넘게 급락했던 5일 ‘일 중 변동률’은 4.7%까지 치솟았다. 

시장에 충격을 안긴 투자 주체는 외국인이다. 지난 10월 5조3370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코스피가 4200을 넘어선 3일부터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다. 코스피시장에서 3~6일 나흘 연속 총 7조2447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AI 거품 논란, 원·달러 환율 상승, 차익 실현 욕구 등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오른 종목보다 내린 종목이 더 많다. 게다가 코스피 상장 주식의 절반은 우호 지분 포함 최대주주가, 30%는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가 해소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것이 곧바로 민생경제 활성화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다. 
 

 

주가 급등기라도 뒤늦게 올라탄 개인 투자자 상당수는 손실을 본다. 모든 국민이 자기 돈으로 주식에 투자할 여유도 없다. 자신만 소외되는 것 같아 섣불리 빚투했다가 주가가 고꾸라지면 더 큰 낭패로 곡소리가 날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000’은 상징적 지표이지 그 자체가 정책 목표일 수는 없다. 정부ㆍ여당이 지나치게 주가에 올인했다가는 오히려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제라도 빚투 리스크 등 시장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개인들도 ‘묻지마식’ 뇌동매매(雷同賣買, 뒤따르기식 거래)는 삼가야 한다. 다들 달아오른 증시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좀 쿨해질 필요가 있다. [본사 제휴 Teh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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