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열기 - 램 샤르마 박사(DR. RAM SHARMA) 자연은 녹색 사리를 입었고, 흰색, 빨간색, 노란색의 꽃, 테두리를 만들었고, 뻐꾸기가 나무 위에서 노래하고 있네. 모두 봄을 맞이하고 있지. 모두가 여신 사라와티(Sarawati)에게 기도하고 있네. 모두가 상서로운 노래를 불렀고, 새소리, 바람 소리, 다들 봄을 맞이하러 왔네 새로운 열정, 새로운 날씨, 새로운 환경, 환영합니다. 오! 봄이여 SPRING FEVER By DR. RAM SHARMA The nature has dressed green saree, white, red, yellow coloured flowers, have made its border, the cuckoo is singing in the trees, all these are welcoming the spring, All are praying goddess Sarawati, all have sung auspicious songs, the noise of birds, the naughtiness of wind, all have come to welcome spring, new zeal, new weather, new environment, we welcome you o! spring ◆ 램 샤르마 박사(DR. RAM SHARMA) = 영어와 힌디어를 모두 사용하는 뛰어난 인도 시인이자 작가이다. 그는 ‘Post-Modernist Trendsin Indian Novels in English: A Study of Anita Desai, Arun Joshi, Amitav Ghosh and Vikram Seth’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영문학 분야의 38개 선집 편집에 참여했다. 그는 50개 이상의 국내 및 국제 세미나에 참석하여 연구업적을 발표했으며 국내 및 국제 저널에 87개의 연구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는 J.V.P.G에서 부교수와 영어학과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그는 웨스트 벵갈의 U.P. Ballia의 라니간지(Raniganj)에 있는 스리 서드리스티 바바 포스트 그레쥬에이트 대학(Sri Sudristi Baba Post Graduate College)에서 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 강병철 작가 = 1993년 제주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소설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2016년 『시문학』에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2012년 제주대에서 국제정치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 특별연구원, 인터넷 신문 ‘제주인뉴스’ 대표이사, (사)이어도연구회 연구실장 및 연구이사,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 특임교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제주통일교육센터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33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이며 국제펜투옥작가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제34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으로 재선임됐다. 국제펜투옥작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대표적인 위구르족 작가 중의 한 명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야생 비둘기(WILD PIGEON)」를 번역 『펜 문학 겨울호』(2009)에 소개했다. 2022년에는 베트남 신문에 시 ‘나비의 꿈’이 소개됐다. ‘이어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이어도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 ‘이어도로 간 어머니’로 월간 ‘문학세계’에서 주관한 ‘제11회 문학세계 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시문학문인회에서 주관하는 제19회 ‘푸른시학상’을 수상했다. 강병철 박사의 시와 단편소설은 베트남, 그리스, 중국 등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돼 소개되고 있다. 최근엔 중국의 계간 문학지 《국제시가번역(国际诗歌翻译)》에도 강 작가의 시 두편이 소개되었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입니다.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격이나 다름 없는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이녁이 날 좋아헐 줄은 몰랐저. 어떵허믄 좋아~ 너미 좋아" (너가 날 좋아할 줄은 몰랐어. 어쩌면 좋아~ 너무 좋아) "I didn’t think you would like me. I like you so much"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 )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인적사항이라고 하면 개인인 경우에는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일 것이다. 법인이라면 법인 명칭과 법인등록번호, 주소, 대표자의 이름이 있다. 만약 상대방이 법인인 경우라면, 정확한 명칭만 알고 있으면 법인등기부를 인터넷으로 열람하거나, 발급받아 볼 수 있기에 인적사항에 대한 정보 입수가 쉬운 편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개인이라면 다소 어려운 경우들이 있다. 현대사회는 개인에 대한 정보가 이미 노출되었거나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 이미 인터넷해킹을 통하여 다수의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이 다크웹 등을 통하여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 인터넷을 통한 각종 서비스 가입 시 별다른 생각 없이 클릭하는 내용들에 개인의 정보를 제3자에게 광고 등을 위하여 넘긴다는 항목에 동의하는 것으로 교모하게 프로그램 창이 설계되어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자들은 왜 이렇게 많이 오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막상 다른 누군가의 신원을 알아보려고 하면 알아내기 힘들다. 서로 간에 임대차나 매매 등 계약관계가 있어서 계약서가 작성되었다면, 보통 계약서에 인적사항을 기재하기에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겠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상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이름이나 전화번호, 거주하는 동네 정도밖에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경우라면 이름과 전화번호는 알고 있으니 우선 이름을 소장에 기재하고, 주소는 ‘불명’으로 기재한 후 소장을 법원에 접수한 후 이후 통신사에 대한 사실조회를 통하여 주민등록번호나 주소지를 알아내는 방법이 있다. 상대방에 대한 은행계좌번호를 안다면 해당은행에 대한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신청을 하여 계좌개설자의 인적사항을 알아내는 방법도 사용된다. 그러나 의뢰인과 같은 경우라면 가해자의 이름이나 주소, 전화번호 등 인적사항을 아무 것도 모르기에 담당수사관에게 조사 당시에 수사기관에서 입수한 상대방의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청하면 일반적으로 담당수사관은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이유로 거절하며 알려주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민사소송 제기 후 형사사건번호를 통하여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알아낼 수 있다. 의뢰인은 형사사건에서 고소인의 자격이기에 고소사건에 관한 진행사항을 알 수 있으며 이를 위하여 형사사건번호를 제공받았다. 따라서 민사소송 제기 시 당사자 이름은 ‘불명’, 주소도 ‘불명’으로 기재한 후 형사사건번호를 토대로 해당 검찰청에 피의자 인적사항에 대한 사실조회를 하면, 일반적으로 검찰청에서는 법원에 인적사항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의뢰인은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할 수 있었다. 민사소송 상대방을 정확히 특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한동명 법무법인 더바로 변호사
마찬가지 이유다. 위기와 위험의 소멸은 이르면 이를수록 주동적 통제권을 얻을 수 있다. 전면적으로 맹렬하게 폭발하기 시작하면 위세는 이미 완성된 상태다. 그때에는 아무리 큰 힘이라도 국면을 만회하기 어렵게 된다. 그렇기에 시시각각 그 위기와 위험의 요인과 싹을, 진정으로 심혈을 기울여 통찰하고 예견해야 한다. 일단 요인과 싹을 발견하면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뿌리를 제거하고 완치시켜야 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거안사위’하지 못한다. 병이 난 후에 쓴 약을 먹는 것과 같다. 쓴 약을 먹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 지금 쓴 약을 먹지 않으면 이후에 이보다도 더 쓴 일을 맛봐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직 병이 나지 않았을 때 의사가 이후에 병이 생길 수 있다고 쓴 약을 먹으라고 할 때에, 그럴 때에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십중팔구는 거절할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담배도 피고 술도 마시는 사람에게 의사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권하면 끊어야 옳다. 그런데, 우리는? 결국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 술과 담배가 내 건강에 무슨 그리도 해가 된다고? 담배 피고 술 마시는 사람도 오래 살기만 하더구먼. 삶이 힘든데 술과 담배가 없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이러면, 술과 담배를 끊을 수 있을까? ‘거사안위’는 ‘계획이 주도면밀하고 생각이 원대하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제갈량은 『편의십륙책(便宜十六策)』에서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가까운 곳에 반드시 근심이 있다”1)는 사상을 펼치고 있다. 사람이 멀리까지 바라보고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얼마 안 가 근심스러운 일이 생긴다는 말이다. 가까운 데에 근심이 생긴다는 말은 위난이 있다는 뜻이다. 멀리까지 바라보는 사람은? “이로움을 생각할 요량이면 반드시 그 해로움을 살펴야 하고 성취를 생각할 요량이면 반드시 그 실패를 고려해야 한다.” 세상에 달게 받는 것은 없다. 자기 뜻대로 되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일에는 정면과 반면이 존재한다. 일하려면 반드시 정면과 반면 모두 고려하여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원려(遠慮)’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다. ‘심모(深謀)’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이해가 있어야만 정확하게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제갈량은 그래서 말했다. “법도를 잃으면 정책은 혼란에 빠지고 정책이 혼란에 빠지면 나라가 위태로우며 나라가 위태로우면 평안이 없다. 따라서 생각하는 자는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그렇게 하는 자는 평안하고 그렇지 않은 자는 위태롭다.”2) 삶이 달콤할 때에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괴로움을 적당하게 고려하고 처리하며 끊어내야, 방향을 잃지 않고 더 멀리 바라볼 수 있으며 안락할 때에 숨겨져 있는 위험에 잊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성장 과정 중에서 양광(陽光)이 찬란하여도 좋고 서풍세우(西風細雨)가 와도 좋고 광풍(狂風)이 불고 폭우(暴雨)가 내려도 좋다. 스스로 명백한 사람으로 단련하여, 항상 깨어있으면서 자신을 위하여 살아가면 된다. 위험이 자신의 행복을 침탈하지 못하게 만들면 된다. 인생은 짧다. 모든 것은 변한다. 늘 존재하는 것은 없다. 의롭고 이치에 맞는 일을 많이 하고 착하고 옳은 일을 많이 하자. 성공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반평생의 심혈을 내포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기왕에 성공의 과실이 쉬이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우리, ‘거안사위’ 의식을 가지고 경계하면서 미래의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여, 자신에게 맞는 행복을 엮어가 보자. ***** 旣濟卦 ䷾ : 수화기제(水火旣濟) 감괘(坎: ☵)상 리괘(離: ☲)하 기제(旣濟)에는 형통할 것이 작은 것이니 곧음이 이롭고, 처음에는 길하고 끝에는 어지럽다./ 기제(旣濟)에는 조금 형통하고 곧음이 이롭고, 처음에는 길하고 끝에는 어지럽다.(旣濟,亨小利貞,初吉終亂.) 「상전」에서 말하였다 : 물이 불 위에 있는 것이 기제(旣濟)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환란을 생각하여 미리 방비한다.(象曰,水在火上旣濟,君子以,思患而豫防之.) [傳] 기제괘(旣濟卦)는 「서괘전」에서 “남보다 뛰어남이 있는 자는 반드시 이루므로 기제괘로 받았다”라고 했다. 이미 남보다 뛰어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 그러므로 소과괘(小過卦)의 뒤에 기제괘로 받았다. 괘는 물이 불 위에 있으니, 물과 불이 서로 사귀면 쓰이게 된다. 각기 그 쓰임에 마땅하므로 “이미 이루어졌다[기제(旣濟)]”라고 했으니, 천하의 모든 일이 이미 이루어지는 때이다. (旣濟,序卦,有過物者必濟,故受之以旣濟.能過於物,必可以濟,故小過之後,受之以旣濟也.爲卦水在火上,水火相交,則爲用矣.各當其用,故爲旣濟,天下萬事已濟之時也.) 태괘(泰卦䷊) 미제괘(未濟卦䷿) 규괘(睽卦䷥) 혁괘(革卦䷰) 귀매괘(歸妹卦䷵ 건괘(乾卦䷀) 곤괘(坤卦䷁) 태괘(泰卦䷊) 비괘(否卦䷋) 점괘(漸卦䷴) 1) 人無遠慮,必有近憂.(『논어·衛靈公』) 2) 失度則亂謀,亂謀則國危,國危則不安.是以思者慮遠,遠慮者安,無慮者危.(제갈량『便宜十六策』「陰察」)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물, 비, 바다 물은 생명체에 있어 필수적인 물질이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은 이 물로써 생명을 유지하는 신진대사(新陳代謝) 작용을 한다. 중국의 사상가 관자(管子)는 만물의 근원으로써 물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지가 인간의 몸이라면, 모든 생명체가 거기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면서 감각이나 감정이 일어나는 곳이다. 물이란 대지의 혈기로써 사람에게 피가 흐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물은 모든 것을 이루는 재료가 된다……만물은 그 생명의 기운이 다하지 않음이 없으며, 본성으로 되돌아가는데, 물이 내부에 적당히 고르게 하기 때문이다(地者, 萬物之本原 諸生之根苑也 美惡 賢不肖 愚俊之所生也 水者 地之血氣 如筋脈之通流者也 故曰 水 具材也……萬物莫不盡其幾 反其常者 水之內度適也)"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탈레스가 근원을 물이라고 말하는데, 그 때문에 그는 땅이 물 위에 있다는 견해를 내세운다. 아마도 모든 것의 자양분이 축축하다는 것과 열 자체가 물에서 생긴다는 것, 그리고 이것에 의해 모든 것이 생존한다는 것(모든 것이 그것에서 생겨나므로 그것이 모든 것의 근원이다)을 보고서 이런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라고 했다. 니체는 이런 탈레스에 대한 근본명제의 확실한 전거로 아리스토텔레스의 기록을 들어 대단한 가치가 있는 자연과학적 가설이라고 말한다(니체, 2020). 버트란트 러셀 또한 “만물은 물로 이루어졌다”라고 하는 탈레스의 진술은 과학적 가설로 간주해야 하며 결코 어리석은 주장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만물에 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형태론적으로 보면 우리 몸의 구조는 자연 사물들의 패턴에도 나타남으로써 전체 자연을 대우주로 보고, 자연의 한 사물인 인간은 소우주로 인식한다. 동양의학에서는 사람을 소우주로 보아 인체의 구성 원리를 대우주에 대응하는 구조로 설명한다. 『회남자』에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을 본받고, 빌이 네모진 것은 땅을 본받았다"는 말이 있다. 하늘에는 사계·오행·아홉 영역(여덟방위와 중앙) 360일의 날짜가 있으며, 사람에도 또한 사지(四肢)·오장(五臟)·아홉 개의 구멍·360개의 관절이 있다. 하늘에는 풍우(風雨)·한서(寒暑)가 있으며, 사람에게도 취여(取與)·희로(喜怒)가 있다. 서양의 데모크리토스 또한 인간 개개인을 소우주(microcosmos)라고 생각한 것처럼 서양 고대 철학에서 인간의 몸은 우주의 축소판이라고 여겼다. 대우주라는 ‘마크로코스모스(macrocosms)’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우리 몸은 미크로코스모스(microcosms), 즉 소우주라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 몸의 원소 구성을 보면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몸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주요 원소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몸·지각(地殼)·바닷물을 구성하는 원소의 조성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특히 바닷물에는 생명체에 반드시 필요한 탄소, 질소, 인은 그리 많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수소, 산소, 칼슘, 황, 소듐, 칼륨, 염소, 마그네슘 등이 우리 몸과 동일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로써 생명이 바닷속에서 탄생하여 진화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이 11종의 원소는 우리 몸의 약 99.8%를 구성하고 있는 필수 다량원소가 되며, 나머지 0.2%를 구성하는 미량원소(trace element)와 초미량원소(ultramicro element)들 또한 생명 유지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량원소로는 철, 불소 규소, 아연, 루비듐, 스트론 튬, 납, 망간, 구리 등 9종이며, 초미량원소는 알루미늄, 카드뮴, 주석, 바륨, 수은, 셀레늄, 요오드, 몰리브덴, 니켈, 붕소, 크롬, 비소, 코발트, 바나듐 등이다. 이 가운데 생명 유지와 생체의 발육, 정상적인 생리기능에 빼놓을 수 없는 원소가 철, 아연, 망간, 구리, 요오드, 셀레늄, 크롬, 몰리브덴, 코발트 등이 있고, 또 필수원소들 중에 수은, 납, 셀레듐 등과 같이 독성이 있는 원소도 들어 있다(Shinpan Utsukushii Genso, 2017). 살아있는 것들은 물로 연결돼 있다. 물의 특성은 흐르는 것이다. 물이 산소와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안 것은 1700년대야 가능했다. 1774년 영국인 조지프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가 산소라는 새로운 기체를 발견했다. 그즈음 프랑스 파리에서는 앙투안 로랑 라부아지에(Antoine Laurent Lavoisier, 1743~1794)가 어떤 원소를 연소시키면 물이 생긴다는 것을 보여주고는 이 원소의 이름을 수소라고 명명했다. 이어서 처음으로 물을 분자 형태의 모습으로 제시한 사람은 ‘원자론의 창시자’ 존 돌턴(John Dalton,1766~1844)으로, 잉글랜드 출신인 물리학자 겸 화학자, 기상학자였다. 또, 그의 연구를 기반으로 스웨덴의 화학자 옌스 야코브 베르셀리우스(Jone Jakob Berzelius, 1779~1848)는 물 분자에 들어 있는 수소와 산소의 비율이 2:1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뒤, 물을 H20 또는 H0H로 규정했다. 물은 잘 분리되거나 재결합하는 성질 때문에 보편 용매로 쓰인다. 물은 인간 같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몸속을 통과해, 산소와 영양분 같은 화학 물질은 운반하여 필요한 곳에 전달해준다. 곧 물의 순환이 잘 되면 건강한 생육이 일어난다. 몸 속의 물은 지구의 물과 같은 유사한 순환이 일어나기에 ‘몸 속 바다’라고도 한다. 진화의 과정에서 생물군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와 수백만 년의 시간이 흘러서, 우리 호모사피엔스의 몸은 67%가 물이다. 우리의 단단한 치아는 물의 비율이 12%를 웃돌고, 인체의 뼈들은 약 22%가 물이며, 뇌 조직은 73%가 물이고, 몸 속의 피는 80%~92%가 H20로 이루어져 있다(Veronica Strang, 2020). 물은 비가 되어 내리기도 한다. 폴 에스트럽(Poul Astrup)의 추산에 따르면, 연간 바다에서 증발해 하늘로 올라가는 물은 430,000㎦, 대륙에서는 70,000㎦이다. 그러나 산이 구름과 빗물을 붙들고 있으므로 육지에 떨어지는 빗물은 약 110,000㎦이고, 매년 순수하게 얻는 물의 양은 40,000㎦라고 한다. 그러나 비는 지구 곳곳에 골고루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가뭄과 홍수 지역에 따라 내리면서 양이 다르고, 기후에 따라 강수량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물이 신앙이 되는 것은 인간의 생존에 영향을 크게 끼치기때문이다(Veronica Strang, 2020). 용은 물, 비, 바다와 관련이 있어 비를 불러 가뭄을 해갈시키고 풍랑을 잠재우기도 하고 민중들의 생업을 도운다. 상상의 동물 용이 바다의 자연현상으로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면서 하늘로 오르는 용오름을 보고 사람들은 용으로 생각하거나, 혹은 구름이 크게 일어 뭉쳐지는 모습이 마치 용틀임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용의 존재를 인정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이 이념을 만들어 내어, 용은 곧, 용왕이라는 해신이 돼 잠녀와 어재기를 지키는 신의 직능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용의 상징과 도상(圖像)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신라 4대 왕인 탈해(脫解) 이사금(尼師今)이 용의 아들로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사』에는 서해 용왕이 고려 태조 왕건(王建)의 아버지에게 먼 훗날 아들이 왕이 될 것이라고 말하거나, 또 작제건(作帝建)이 아버지를 찾으러가다가 바다 한가운데서 서해용왕의 부탁으로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로 변신한 늙은 여우의 농간으로부터 구해주니 급기야 용왕의 딸과 혼인했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 때 유녀(遊女)들의 애정노래라고 알려졌던 <쌍화점(雙花店)>을 ‘남의 땅에 와서 호떡 장사를 하는 원나라 휘휘아비의 행패와 허울만 고려 임금인 충렬왕의 호색상(好色像)을 풍자한 노래’라고 해석하기도 했다(金智勇, 金美蘭, 2012). <쌍화점(雙花店)> 제 3절 ”드레 우물에 물을 길러 가고 나니/우물용(龍)이 내 손목을 쥐더라./이 말씀이 이 우물 밖으로 나며 들며(하거든)/조그만 드레박아 네가 소문 낸 말이라고 하리라./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위위!…/그 잔 곳에 함께 덧걸친 일이 없다.“ 라는 노래는 처녀가 우물에 물을 길러갔다가 용에게 손목을 잡혔는데 그 용이 당시의 임금을 풍자한 것이라고 한다. 조선의 건국을 칭송한 『용비어천가』는 ”해동(海東)의 여섯 용(六龍)이 날으샤, 일마다 천복이시니, 옛 성인들과 부절을 합친 듯 꼭 맞으시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므로, 꽃 좋고 열매 많으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치므로, 내[川]가 되어 바다에 가나니“로 시작하는데 조선 왕조 개국의 정당성을 이념화시킨 송가(頌歌)이다. 여기에서 육룡(六龍)은 왕실의 역사적인 정통성과 상징을 나타낸다. 용은 임금과 관련돼 있다. 이를 테면 임금이 앉는 의자를 용상(龍床), 임금의 조회복을 용포(龍袍:衮龍袍)라 하고,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顏)이라고 하며, 왕의 전복(戰服)의 가슴과 등에 장식하는 용보(龍補), 임금의 전쟁 출정시나 행차시에 쓰는 깃발을 교룡기(蛟龍旗)라고 한다. 용에 대한 그림으로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사신도 가운데 동쪽의 수호신으로 그려진다. 용은 조선시대 무덤에서는 오른쪽의 백호와 함께 죄청룡으로 사신(四神)이 된다. 조선시대 무덤을 용묘(龍墓)라 하여 봉분 뒤에 길게 꼬리가 되는 부분을 용미(龍尾)라고 부른다. 바로 장풍득수(藏風得水)의 풍수지리 원리에도 용의 역할이 잘 투영되어 있다. 기치(旗幟)를 형(形)이라 하고, 징(金)과 북(鼓)를 명(名)이라 한다. 이들은 군대에서 명령과 소통에 쓰이는 도구들로써 깃발은 주로 각 지휘 체계를 운용할 때 명령과 하달에 사용한다. 여기에서는 용과 관련된 깃발에 국한시켰다. <교룡기(蛟龍旗)>는 국왕을 상징하는 깃발로 앞서 왕이 행차시, 또는 군대 출정시에 왕과 함께 한다는 상징이 있다고 했다. 구름사이로 올라가는 용과 내려가는 용 두 마리가 서로 어우러진 그림을 그린 깃발로 불꽃을 상징하는 적색 깃술이 3방향으로 둘러져 있다. 깃발 중 가장 커서 말을 탄 네 명의 병사가 함께 들어야 한다. 좌, 우, 중군기와 조응한다. <황룡기(黃龍旗)>, 일명 대장기이다. 황색 바탕의 깃발로 중앙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우주 전체를 다스리는 황룡이 그려졌다. 왕이 직접 군대를 사열할 때에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진영(陣營)의 중앙에 두고 중군(中軍)을 지휘할 때는 대장기로 사용했다. 한 마리 황룡이 힘차게 하늘의 구름 사이로 오르는 용이 그려지고 깃발 바깥에는 불꽃을 상징하는 깃술이 장식돼 바람에 날릴 때마다 위용을 보일 수 있게 하였다. 그러니까 좌군(左軍)은 청색바탕, 우군(右軍)은 백색바탕, 중앙은 황색바탕으로 교룡기의 명령에 응할 때 쓴다. 불교의 도상에도 용왕이 나온다. 신중탱화에 용왕은 팔부신중(八部神衆)의 일환으로 동진보살을 호위한다. 신중탱화에 나타나는 존상의 숫자는 1위, 3위, 39위에서 많게는 104위까지도 그린다. 1위만 모신 경우 동진보살만을 그리고, 3위를 모신 경우에는 동진보살과 함께 오계대신과 복덕대신을 그리기도 하고, 도량신과 가람신, 또는 산신과 용왕을 그리기도 한다. 신중탱화에 용왕의 위로 산신이 그려지는 것은 산의 왕과 바다의 왕이 서로 산하(山河)의 균형과 조화를 위한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전남 순천시 송광면 선암사(仙巖寺)의 <청련암(靑蓮庵) 신중탱화>에 동진보살 좌측에 물고기 얼굴을 닮은 수염이 괴상하게 그려진 용왕이 있다. 그 뒤에는 산신의 손에 영지초를 들고 있는데 마치 산의 신과 바다의 신을 염두에 두고 배치하고 있다. 용왕은 특유의 여러 갈래 우스쾅스러운 수염이 특징적인데 팔부신중이란 불교의 호법신으로 다른 이름으로는 용신팔부(龍神八部), 팔부중(八部衆), 천룡팔부(天龍八部), 팔부천룡, 팔부신장 등으로도 불린다. 구성원으로는 천(天人), 용(四海龍王:동, 서, 남, 북의 네 바다를 다스리는 용왕), 야차(夜叉), 건달바(半人半鳥),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樓羅, 긴나라(半人半馬. 여성형은 半人半鳥), 마후라가(摩睺羅伽) 등이다. <무속화>에는 용왕, 용태부인, 용궁부인 등이 자주 그려지는데 모두가 용왕 가족들로 바다 한 가운데 용을 타고 있는 모습들이다. 또 절간이나, 향교에도 앞뒤로 기둥에 용두(龍頭)를 만들어 화재를 예방하기도 한다. 제주의 요왕 신앙 잠녀(潛女)는 잠수(潛水)하는 여자이다. 잠수하는 것은 물속에 들어가는 것을 말하는데, 제주 여성들은 이것을 “물에 ᄌᆞ물다”라고 말한다. “물에 ᄌᆞ무는 것”은 사람이 “물에 들어가서 몸이 잠기는 것으로 “ᄌᆞ망먹다”라는 의미는 밥(신체) 을“물이나 국에 말아서 먹다”라는 말과 통한다. 물에 ᄌᆞ무는 일은 무척 위험하고 공포스럽다. 그래서 잠녀들은 용왕을 위하고 그를 믿고 따른다. 캄캄한 열 길 물속을 드나드는 여성으로서는 반드시 “믿는 구석이 있어야만 물질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잠녀들이나 어재기들은 누구나 요왕(龍王)을 모시는 것이다. 또, 잠녀가 출현하기 이전에는 전복 따서 진상하던 포작인(鮑作人)이 있었다. 그들을 ‘보재기’라고 하여 전복을 따던 남자를 말하고, 고기 잡는 어부는 어작인(漁作人)으로 제주식 표현으로는 지금도 대정지역에서는 ‘어재기’라고 부른다. 보재기와 어재기는 제주 바다에서 일하는 직능을 말하는 해민의 표현이다. 잠녀와 어재기 들은 생존 조건이 바다에 달려있기 때문에 해마다 영등굿이나 잠수굿, 그리고 요왕맞이를 한다. 영등굿은 멀리 서천서역국에서 오는 외래 신으로 제주에 풍요와 다산(多産)을 주러오는 신이다. 이 신은 ‘영등’, 혹은 ‘영등할망’이라고 하여 이 신이 오시는 달에 여인들과 뱃사람들은 영등맞이, 또는 영등손맞이를 한다. 일종의 화려한 환영식을 한 후 영등할망이 보름 동안 제주에 머무는 내내 잘 위하고 기분 좋게 송별식을 치러 드리는 것이다. 제주칠머리당 영등굿에서는 영등신과 바다를 관장하는 용왕뿐만 아니라 소속 본향당 신인 도원수감찰지방관(都元帥監察地方官), 그리고 동해요왕해신부인(東海龍王海神夫人)에게 제사를 지낸다. 칠머리당 본향당 신인 도원수감찰지방관은 마을 전체의 토지, 행사, 생업과 호적, 물고를 살피고 보호하며, 동해요왕해신부인은 잠녀와 어부의 생업과 외국에 나간 주민들을 보호해 준다고 믿기 때문에 이들 신을 위해 해마다 영등 손맞이를 하는 것이다(좌혜경, 『제주해녀』 2015). 사실 이와 같이 영등할망을 맞아들이고 환송하는 이유는 외눈배기 괴물에게 잡혔던 제주 어부들을 영등할망이 목숨을 걸고 구해주었기 때문에 그 감사의 표현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받으면 주고, 주면 드려야 하는 것이 우리 인간사의 한 모습인 것이다. 또 현재까지 남아 있는 구좌읍 김녕리 잠수굿은 제일이 음력 3월 8일이며 굿의 집전은 김녕리 큰 심방 서순실 심방이 한다. 굿의 비용은 김녕리 잠녀들이 공동으로 비용을 마련하고 굿 3일 전부터 해산물을 마련해 두어 굿 당일 오는 단골이나 어촌계 손님들을 대접한다. 굿의 내용은 바다의 풍요와 안전을 위해 농경신 자청비와 여러 신들을 ‘거느리왕상’하고(거명하고), 특히 바당밭의 풍요를 위해서 ‘요왕세경본풀이’를 한다. 마무리 제차에서 요왕차사본풀이를 하여 바다에서 죽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액막이를 하여 마지막에 배방선을 띄워 보낸다. 사실상 굿은 생산력을 위한 신앙적 차원에서 용왕신과 바다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다는 자연이면서 인간이 경영하는 밭으로 인식되어 미역밭, 우럭밭, 구제기(구젱기) 밭으로 부르는 것에서 보는 것처럼 제주인 들의 경제적 관념에 굿의 요소가 깊숙이 젖어들었다. 또한 구좌읍 하도리 요왕맞이, 동복리 잠수굿, 화북 해신당제 등 잠녀와 어재기가 있는 곳이면 제주도 곳곳에서 용왕을 위한 굿들이 행해진다. 신앙은 공포를 극복하고 결실을 기원함으로써 일상적으로 삶이 풍요로워지려고 하는 우리들 희망의 원리인 셈이다. 요왕제는 뱃사람들이나 잠녀들이 지내는 제사로 반드시 바닷가에 가서 지내야하며, 풍어와 풍요를 기원하고, 배 파선이나 물질할 때 인명 사고가 나지 않고 해산물을 많이 딸 수 있도록 바라는 것이다. 용왕제의 제물은 바닷고기는 빼고, 메밥, 과실, 떡, 술을 차린다. 희생으로 닭 대신 계란을 쓰기도 한다. 메밥은 사신(사해용왕)의 몫으로 네 그릇을 준비한다. 심방은 용왕께 빌 때 다음처럼 덕담을 한다. “동서남북 사신(四神)을 부르고, 중앙 요왕 수리태ᄌᆞ국요왕, 황제홍헌씨요왕, 거북ᄉᆞ제 모두를 살려줍써....바당에서 죽은 수중고혼 영신들은 멀찌건이 사시민(서 있으면) 하영 대위허쿠다.....” 하면서 요왕본을 푼다. 그리고 요왕제를 지낸 다음에는 반드시 산신제를 지내야만 덕이 돌아온다고 믿는다(진성기, 1997). 용과 관련돼 생각나는 제주 지명으로는 용연(龍淵), 용두암(龍頭巖), 용담동(龍潭洞), 용(龍)머리, 용수리(龍水里), 용당리(龍塘里), 용흥동(龍興洞), 용머들, 용강동(龍崗洞), 용진골(龍進洞) 등이 있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의 삶이 곧 용왕을 의지하여 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생존의 지평이 바다노동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참고문헌> 『管子』, 『兵將說』, 『陣法』 버트란트 러셀, 『세계철학사』 仙巖寺聖寶博物館, 『仙巖寺 佛畫』, 2005. 좌혜경, 『제주해녀』, 대원사, 2015.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A씨는 자신의 전자지갑에 약 6비트코인(범행 당시 시세로는 한화 약 8000만원 상당, 현재 기준 약 3억4000만원)이 이체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해당 비트코인은 B씨의 소유였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A씨의 전자지갑으로 이체되어버린 것이다. A씨는 자신의 전자지갑에 이체된 비트코인을 모두 써버렸고, 검찰은 A씨를 횡령죄(선택적 죄명은 배임죄)로 기소했다. 1심은 피고인에게 배임죄로 유죄를 선고했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인데, A씨는 비트코인 계정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착오로 이체된 비트코인을 B에게 반환하기 위하여 이를 그대로 보관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은 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당사자 사이에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 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의무가 있는 자이어야 하는데, 단순히 착오로 비트코인이 이체받았을 뿐인 A씨와 피해자 B씨 사이에는 어떠한 신임관계도 없으므로 A씨를 ‘B씨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임죄는 무죄가 선고되었다. 횡령죄는 어떨까. 자신의 계좌에 타인의 ‘돈’이 들어온 경우, 예금주가 누군가 실수로 자신의 계좌로 돈을 보낸 사실을 알면서도(소위, 착오송금) 이를 소비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경우에 성립하는데, 착오송금된 예금주와 송금인 사이에는 신의칙상의 보관관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사건 또한 위 착오송금 사안과 유사하므로 A씨와 B씨 사이에는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A씨에게는 횡령죄가 성립할 것으로 보일 수 있다. 2심은 횡령죄 부분에 대하여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할 경우에 처벌된다. 형법상 재산은 동산, 부동산 등 유체물과 관리할 수 있는 동력인데, 비트코인은 유체물이 아님은 명백하고, 관리할 수 있는 동력(가령, 전기 등)도 아니라는 것이다. 관리할 수 있는 동력이란 물리적, 물질적 관리를 의미하고 사무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권리 등은 재물이 아니어서 물리적 관리가 불가능한 비트코인은 재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하여 위 사건은 확정되었다. 결국, 착오송금된 비트코인을 쓰더라도 현재까지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처벌의 공백을 막기 위해 이미 ‘이체자산 횡령죄’를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이다. 2023년 상반기 기준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8조4000억 원에 달하는 등 가상자산의 실질적인 가치와 현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가상자산 보유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는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정안은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김대현은? = 제주도 감사위원회, 법무법인 현답에서 근무하다 제주에서 개업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대법원 국선변호인, 헌법재판소 국선대리인, 제주지방법원 국선변호인 등으로 활동 중이다.
◆ 기제괘(旣濟卦) 기제(旣濟)는 이미 물을 건너 성공을 거뒀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 성공도 실패의 어머니이다. 성공은 쉽지 않다. 성공하면 성과를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편안한 처지에 있을 때에도 위험할 때의 일을 미리 생각하고 경계하여야 한다. 환란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한다. 위기가 감춰져 있으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가는 길이 험하다.〔행로난(行路難)〕 인생의 길은 더 험하다. 인생은 바둑과 같다. 바둑 하나하나가 서로 연관돼 있다. 한 고리 한 고리 서로 꿰어 있듯이 한 단계 한 단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한 수에 전체가 엮어진다. 그렇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성공은 더더욱 어렵다. 영원히 보장되는 성공이 어디에 있으며 상존하는 청춘이 어디 있겠는가. 어렵고도 어렵다. 풍랑이 일지 않고 고요할 때, 무사 평온하고 일이 원만히 해결되어 유유자적할 때에는 위험할 때의 일을 미리 생각하고 경계하여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남이 고생해서 얻은 성과를 누려서는 안 된다. 자만하거나 나태해서는 안 된다. 삼가고 신중히 행해야 한다. 『주역』은 말한다. “조금 형통하고 곧음이 이롭고, 처음에는 길하고 끝에는 어지럽다.” 무슨 말인가? 이때, 일이 이미 원만히 해결되었다. 작은 일 조차도 형통하고 순조롭다. 그렇다면 정도를 굳게 지키는 게 이롭다. 처음에 길하다. 그런데 이때에 느슨하여 조금이라도 삼가지 않으면 결국은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 『좌전』은 말한다. “편안하게 지낼 적에 위태로움을 생각하라. 생각하면 대비가 있게 되고 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 ‘거안사위(居安思危)’다. 나중에 성현들은 이에 대하여 여러 각도에서 상세히 밝혔다.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잊지 말고 잘 다스려질 때 어지러워질 것을 잊지 말라.” “걱정과 근심이 있는 곳에서는 살고 편안함과 즐거움이 있는 곳에서는 죽는다.” “편안할 때에 위태함을 생각하고 사치를 경계하여 검소하여야 한다.” “근심하고 애쓰면 나라를 일으킬 수 있지만 안일하고 향락에 빠지면 몸을 망치게 된다.” “교만하고 방자한 마음이 생기면 반드시 나라가 위태롭고 망할 지경에 이른다.” “위태로워지는 까닭을 생각하면 안정될 것이고, 어지러워지는 까닭을 생각하면 다스려질 것이며, 망하게 되는 까닭을 생각하면 존속할 수 있게 된다.”1) 이 말들의 표현 방식이나 각도가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내포된 정신은 여전히 ‘거안사위’ 4글자에 불과하다. 방금 위기에서 벗어나 안돈한 상태에 있을 때에는 비교적 경계심을 가지게 된다. 방금 벗어난 위기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조금 편안하면 위기를 생각’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많다. 이자성(李自成)처럼 그렇게 아직 꼬리에도 올라타지 않는 상태에서 하늘 위에서 날개를 펼치려던 시야가 좁은 무리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오랫동안 안정된 상태에 있던 사람은 향락을 추구하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분발하던 마음은 약해진다. 위험을 생각하던 정서는 희미해진다. ‘오래 편안하면서도 위기를 생각’하는 경우는 보기가 드물다. 인류 역사에 오랫동안 강자로 군림하는 경우가 어디 있던가. 오랜 세월 평안해지면 위기를 생각하는 경우가 적어졌기에 그렇다. 『주역』은 말한다. “물이 불 위에 있는 것이 기제(旣濟)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환란을 생각하여 미리 방비한다.” 무슨 말인가? 물이 불 위에 있다. 불을 가지고 음식물을 끓이는 것을 비유한다. 음식물이 이미 끓었다는 것은 성공을 상징한다. 군자는 마땅히 원대한 시야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성공을 거둔 후에는 ‘거안사위’를 기억하여야 한다. 나타날 여러 가지 폐단을 고려하여야 한다. 미연에 방비하여야 한다. 예방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위기와 위난은 왕왕 태평성세에 이미 잠재한다. 안정되고 화목한 상황에서 이미 잉태돼 있다. 최초에 미약한 요인과 싹에, 거대한 폭발력이 이미 내포돼 있다. 1) 居安思危,思則有備,有備無患.『左傳』; 『주역·계사전下5장』; 生於憂患,死於安樂『맹자·고자하』; 居安思危,戒奢以儉.(魏徵「諫太宗十思疏」); 憂勞可以興國,逸豫可以亡身.(歐陽修)「영관전서(伶官傳序)」); 滋生驕逸之端,必踐危亡之地)(『貞觀政要』); 思所以危則安矣,思所以亂則治矣,思所以亡則存矣.(『新唐書·魏徵傳』)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체에서 단백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물으면 십중팔구는 손톱과 머리카락을 얘기하지만, 운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근육도 단백질이라는 것을 알고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단백질 음료(쉐이크)나 닭 가슴살을 즐겨 먹는다. 대부분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실제 우리 몸에서 단백질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문 편이다. 단백질은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생체 내에서 물질을 분해 및 합성하고, 새로운 물질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효소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우리는 전분분해효소를 가지고 있어서 밥을 먹으면 에너지를 만들 수 있지만 섬유소(셀룰로스)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기 때문에 풀만 먹어서는 살 수 없다. 소, 염소, 양과 같은 초식동물은 장에 공생하는 미생물이 셀룰로스분해효소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풀만 먹어도 살 수 있는 것이다. 특정 효소의 존재에 따라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독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정해진다. 또한 생물의 숙명인 유전자의 자기복제를 위해서도 복사기의 역할을 하는 효소가 있어야 한다.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해주는 헤모글로빈도 단백질이고, 혈액에 포도당 농도가 높으면 신호를 주어 혈당을 떨어뜨리는 기능을 하는 인슐린도 단백질이다. 외부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적이 침투했을 때 이를 없애주는 항체도 단백질이다. 이외에도 근육, 피부 등의 조직을 구성하고, 생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며, 불필요한 물질을 처리하는데도 단백질은 중요한 기능을 한다. 즉 체내 단백질이 부족하면 신진대사도 원활하지 않고, 피부도 나빠지고, 근육도 줄어들며, 무엇보다도 면역력이 떨어져 병에 잘 걸릴 수 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이 아미노산이다. 단백질을 건물에 비유하자면 건축에 필요한 재료를 아미노산이라 할 수 있다. 20종류의 아미노산(건축 재료)을 사용하여 단백질(건물)이 만들어 진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설계도에 따라 다양한 건물이 만들어진다. 벽돌, 창문, 문, 타일 등의 같은 재료를 가지고 건물을 짓더라도 설계도에 따라 학교가 될 수도 있고 공장이나 아파트가 될 수도 있다. 이때 생체에서 설계도의 역할을 하는 것이 DNA라는 유전자이다. 유전자에는 어떤 아미노산을 어떻게 연결하여 어떤 단백질을 만들지에 대한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 설계도(유전자)로부터 얻어진 일부 복사본(전령 RNA)에 있는 정보를 해석하여 인부(운반 RNA)들이 정해진 위치에 맞는 재료(아미노산)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면 건물(단백질)이 되는 것이다. 설계도가 저절로 건물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재료도 필요하고 건물을 지어주는 인부도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소고기 등심을 먹는다고 등에 근육이 생기지 않고, 닭다리를 먹는다고 허벅지가 두꺼워 지지 않는다. 우리가 고기를 먹으면 고기의 단백질이 소화 기관을 거치는 동안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이 아미노산을 체내로 흡수하여 설계도(유전자)에 따라 우리 몸에 필요한 다른 단백질을 만드는 것이다. 건축에 비유하자면 공장(섭취한 단백질)을 부숴 벽돌, 창문, 문, 타일 등의 재료(아미노산)를 얻은 후 설계도(유전자)에 따라 학교(우리 몸의 단백질)를 짓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단백질의 재료인 아미노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지만 모자라면 체내에서 만들 수도 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모두 20가지인데, 생체 내에서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비필수아미노산과 필요한 양만큼 만들어내지 못해서 외부로부터 직접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아미노산으로 구분된다. 식물이나 미생물은 자신에게 필요한 아미노산은 모두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필수아미노산이 없는 반면 동물은 필수아미노산이 존재한다. 사람의 경우, 기본적으로 8종류의 필수아미노산이 있고, 성장이 필요한 어린이에게서는 2가지 필수아미노산이 더 추가된다. 사람과 같은 육식이나 잡식동물은 고기, 생선, 알, 우유 등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 섭취를 통해 필수아미노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소나 양 같은 초식동물은 주식인 풀에 단백질이 많지 않아 충분한 필수아미노산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소화관에 공생하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풀의 섬유소로부터 필수아미노산을 만들어 낸다. 세균과 같은 미생물도 단백질의 원료인 모든 아미노산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데, 최고의 고등생물이라는 인간은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필수아미노산이 무려 8~10종류나 된다. 인간은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을 자체적으로 만들지 못하고 음식에 의존하니 살아남는데 불리하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인간이 세균보다 자연에서 훨씬 유리하다. 밖에서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가지고 올 수 있는데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직접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미노산을 원료로 하여 단백질이 합성되는 과정을 건축에 비교해보면, 집 하나를 짓는데 벽돌이나 타일은 어마어마하게 필요한 반면 문과 창문은 몇 개만 있으면 될 것이다. 벽돌이나 타일과 같은 재료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 체내에 벽돌과 타일을 만드는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몇 개 필요하지 않은 문이나 창문을 만들기 위한 제조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손실이 클 것이다. 따라서 문이나 창문은 스스로 생산하는 것보다는 밖에서 뺏어 오는 편이 낫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먹이사슬의 최고의 위치에 있어서 원하면 언제든지 문이나 창문 같은 필수아미노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체내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벽돌과 타일 같은 비필수아미노산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체내에 있는 벽돌 공장과 타일 공장을 가동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과 비용이 절감된다. 음식으로 섭취한 콜라겐 단백질의 작은 조각들인 저분자 콜라겐이 체내로 흡수되어 피부로 간다고 알려지면서 피부 미용을 위해 콜라겐 제품을 섭취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피부에 탄력을 주는 단백질인 콜라겐은 돼지 껍데기에 많이 들어 있는데 이것을 많이 먹는다고 우리 피부가 돼지 껍데기처럼 되지는 않는다. 콜라겐을 벽돌로 지은 집으로 비유하자면, 돼지 껍데기의 콜라겐(돼지 벽돌집)을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이를 분해시켜 많은 벽돌을 확보하고 우리 체내에서 설계도에 따라 새로운 콜라겐(인간 벽돌집)을 만든다고 보면 될 것이다. 즉 사람의 벽돌집을 지으려면 체내에서 벽돌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벽돌이 많이 들어 있는 다른 벽돌집을 섭취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소 같은 채식동물은 장에 공생하는 미생물이 필수아미노산을 만들어 주지만 풀의 섭취만으로는 필요한 아미노산을 빠르게 만들어 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살을 찌우기 쉽지 않다. 이에 인간들은 소에게 단백질을 손쉽게 공급하여 빠르게 살 찌우기 위해서 돼지나 닭의 도축 과정에서 버려지는 동물성 부산물을 먹였었다. 채식동물인 소에게 육식을 강제한 결과 광우병이 발생하여 인류의 건강을 크게 위협한 적이 있는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사람의 경우 고기, 생선, 알, 우유와 같은 동물 유래의 음식으로부터 필수아미노산을 충분히 얻을 수 있지만 채식주의자인 비건은 식물성 음식의 섭취만으로 필수아미노산을 채우는 것은 쉽지 않다. 비건을 고수하려면 특정 식물성 식품만 섭취해서는 안되고 두종류 이상의 식물성 단백질 식품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곡류와 견과류의 단백질에는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이 부족하고, 콩류와 채소류의 단백질에는 필수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부족하기 때문에 같이 섭취해 주어야 부족한 필수아미노산을 보완할 수 있다.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질환을 줄이기 위해 근육을 키우는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다. 근육 운동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음식으로 근육의 원료가 되는 충분한 단백질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운동 과정에서 찢어진 근육은 휴식을 통해 회복되면서 근육량이 늘어나고 강해지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또한 성장호르몬이 잘 작동하여 근육의 회복과 성장을 도우려면 6~8시간의 양질의 수면도 중요하다. 과도한 단백질의 섭취로 남아도는 아미노산은 체지방으로 전환되고 지방조직에 쌓여 비만을 야기할 수 있다. 근육 단백질의 생성과 에너지 대사에 사용하고 남은 아미노산은 분해 과정에서 질소 부산물을 생성하여 배설되는데 이때 간과 신장의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단백질의 적절한 섭취가 중요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반딧불이의 소망 - 리창시엔(Lee Chang-hsien, 李昌憲) 인류는 결코 알지 못하지! 자신들이 얼마나 탐욕스러운지 상류에서 하류로 오염으로 서식지가 훼손되며 반딧불이 떼로 사라지네 살아남은 반딧불이 그들을 따라가는 희미한 빛을 이용하라 미래의 길에 빛을 비추는 것을 인류가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심각하게 불균형한 생태 사슬을 반딧불이 복원사업을 시작했지 대만으로 반딧불이를 되부르려는 소망 여름밤에 잃어버린 빛을 활력을 되찾은 반딧불이 연꽃 연못에서 떼를 지었네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서 번식하지! 대만 사람들에게 여름의 꿈이 다시 이곳에서 불타오른다는 걸 보여주네 반딧불이의 소망 대만을 밝혀서 전 세계가 볼 수 있도록 하네. 2009년 6월 The Fireflies’ Wish (By Lee Chang-hsien) Humankind can never see How infinitely demanding their own desires are From upstream to downstream With their habitat damaged by pollution The fireflies disappear in droves The surviving fireflies Use the dim light that follows them To shine a light on the path of the future Hoping that humankind will see The seriously imbalanced ecological chain Started the restoration of fireflies A wish to bring back for Taiwan The light that has been lost from summer nights The revitalized fireflies Meet in groups at Lotus Pond Procreating while at the same time flying on the wind Showing the people of Taiwan That the dreams of summer are alight here again The fireflies’ wish Lights up Taiwan For all the world to see June 2009 (Translated by Emily Anna Deasy 戴茉莉譯) 螢火蟲的願望 人類始終看不見 自己索求無度的欲望 從溪流上游到下游 棲息環境被污染破壞 螢火蟲大量消失 倖存的螢火蟲 以隨身微弱的光 照亮未來的路 希望人類看見 嚴重失衡的生態鏈 開始復育螢火蟲 乘願要為台灣找回 夏夜失去的亮光 復育成功的螢火蟲 族群在蓮華池相聚 繁殖 同時乘風展翅飛 讓台灣人重新看見 夏夜的夢想在這裡發光 螢火蟲的願望 照亮台灣 讓全世界看見 2009.6 ◆ 리창시엔(Lee Chang-hsien李昌憲) = 타이난(台南) 출신이며 현재 가오슝시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森林詩社(숲 시 클럽)」, 「綠地詩社(녹지시클럽)」, 「陽光小集」、「笠詩社」 등에서 활동하였다. 그는 한때 상장된 전자회사의 관리자로 근무했으며, 그의 창작 활동은 주로 시, 전각, 도자기, 사진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그는 현재 ‘립시(笠詩)’문학지의 편집장, Kaohsiung First Community College의 인감 절단 교사, 세계시인운동협회(Movimiento Poetas del Mundo)의 회원이다. 1981년 6월 첫 시집 『加工區詩抄(가공면의 시)』를 출간했고, 1982년에는 〈笠詩獎(립시상)〉을 받았다. 기타 시집 출판: 《生態集》1993、《生產線上》1996、《仰觀星空》2005、《從青春到白髮》2005、《台灣詩人群像‧李昌憲詩集》2007、《台灣詩人選集‧李昌憲集》2010、《美的視界─慢遊大高雄詩攝影集》2014、《高雄詩情》2016、《愛河─중국어 영어시집》2018、《人生茶席 ─台灣茶詩》─중국어 영어시집》2020。'가오슝시 문학의 길(高雄市文學步道)'에 시 '〈期待曲(기대)〉가 선정되었고, 'HKUST 중국 문학 선집'에 〈加班(초과)〉와 〈企業無情(기업 무정)〉 시가 선정되었으며, 다수의 시가 국내외 시선집에 선정되었다. 그의 작품들은 영어, 일본어, 한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몽골어 등의 언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 강병철 작가 = 1993년 제주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소설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2016년 『시문학』에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2012년 제주대에서 국제정치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 특별연구원, 인터넷 신문 ‘제주인뉴스’ 대표이사, (사)이어도연구회 연구실장 및 연구이사,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 특임교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제주통일교육센터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33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이며 국제펜투옥작가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제34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으로 재선임됐다. 국제펜투옥작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대표적인 위구르족 작가 중의 한 명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야생 비둘기(WILD PIGEON)」를 번역 『펜 문학 겨울호』(2009)에 소개했다. 2022년에는 베트남 신문에 시 ‘나비의 꿈’이 소개됐다. ‘이어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이어도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 ‘이어도로 간 어머니’로 월간 ‘문학세계’에서 주관한 ‘제11회 문학세계 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시문학문인회에서 주관하는 제19회 ‘푸른시학상’을 수상했다. 강병철 박사의 시와 단편소설은 베트남, 그리스, 중국 등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돼 소개되고 있다. 최근엔 중국의 계간 문학지 《국제시가번역(国际诗歌翻译)》에도 강 작가의 시 두편이 소개되었다.
제주도내 등록 차량이 인구를 초과하여 70만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당연히 주차문제가 심각하다. 주차장의 규정을 잘 지키고, 주차 자리가 없으면 거리가 좀 멀더라도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몸 조금 편하자고 무단주차 또는 얌체주차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참 괘씸하다. 마음 같아서는 바로 견인차를 불러 치워버리고 싶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무단주차, 얌체주차를 한 차량이라 해도 함부로 조치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주차금지’라고 쓴 종이를 차량에 접착제로 붇인 사람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검찰은 승용차 앞유리에 ‘주차금지, 외부인, 번호 적으세요’라고 쓴 후 접착제로 붙인 행위가 차주의 재물을 손괴했다고 판단하고 행위자를 재판에 넘겼다. 차량 수리비는 212만 원 가량이라고 봤다. 결과적으로 재물손괴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다만, 피해자가 수리업체에서 견적서만 받고 차를 수리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여 212만 원 상당의 수리비는 인정되지 않았다). 피고인은 주차장 관리를 위하여 종이를 붙였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주장하였지만, 재판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동차 앞유리에 이물질을 사용해 떼어내기 어렵도록 종이를 붙인 것은, 시야를 가려 자동차의 효용을 해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손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주차장 관리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하다. 그럼 무단주차 차량에 대하여는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없는 것일까. 위 판결을 들여다보면 통상적으로 붙이는 스티커가 아닌 다용도 접착제를 사용했다는 점이 피고인에게 조금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쉽게 떼어낼 수 있는 부착물을 붙였거나, 와이퍼를 살짝 들어 종이를 끼워두었다면 판결의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런 조치로 차주가 다시는 무단주차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무단주차, 얌체주차로 인해 고통받는 입장에서 참 속상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괜한 주차문제로 비롯된 수사기관의 조사와 재판을 받는 수고에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까지 진행될 여지도 있다.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을 감수하겠다는 결심이 아니라면, 섣불리 차량에 손대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주차문제는 해결하기 쉬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관련 법령의 세세한 정비와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의 구축 등 사회 전반적인 노력도 필요하고, 구성원들이 인식도 제고되어야 하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임이 틀림없다.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언젠가 주차문제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이용혁은? = 제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변호사. 변호사시험 합격 후 제주도청 특별자치법무담당관실에서 3년간 근무하며 경험을 쌓은 뒤 제주지방법원 사거리에서 개업했다. 대한변협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제주지방법원, 대법원, 헌법재판소, 제주도 지방노동위원회, 제주도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의 국선변호인/국선대리인 역할을 수행하며 공익활동에 힘쓰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지검 청원심의회 등 각종 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도민로스쿨 특별강연과 제주도 공무원을 위한 특강에도 힘쓰며 지역발전에도 이바지하고자 노력 중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융통성 하나 없이 일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여 나아가야 한다. 통념에서 벗어난 듯 보이는 일도 실제로는 정확할 경우도 있다. 작은 잘못은 인정하여야 한다. 작은 과실이 없이 어찌 일할 수 있겠는가. 작은 과실이 큰일을 성공케 하는 경우도 있다. 잘못은 영원하지 않는다.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은 시기에 적절치 않아 당시에는 맞지 않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타인에게 위해를 주지 않는 잘못이라면 나쁜 일이라고만 봐서는 안 된다. 한 번도 실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자체가 잘못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쉽게 실수한다. 나이가 어려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기에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예를 들어 조심하지 않아 물건을 깨뜨리거나, 일시적 충동으로 타인에게 상처 주거나, 세심하지 못하여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그러한 일이 발생한 후에 아이가 고민하고 반성해서 결심을 한다면? 다음에는 조심한다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내어 문제를 해결해 낸다면? 그렇게 도리를 깨닫고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다. 1920년 미국, 11살 난 소년이 공을 차다가 실수로 이웃집 유리를 깼다. 이웃은 12.5달라 배상금을 요구하였다. 당시, 12.5달라는 알을 낳을 수 있는 암탉 120마리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재난을 당한 미국 소년은 부친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자, 그 부친은 자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소년은 난처해서 말했다. “이웃에게 배상할 돈이 없어요.” 부친이 말했다. “그 12.5달라는 내가 꿔주마. 1년 후에 갚아라.” 이때부터 소년은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반년 동안 열심히 일해 마침내 12.5달러를 번 후 부친에게 갚았다. 그 소년이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된 레이건(Ronald Reagan, 1911~ 2004)이다. 레이건이 어린 시절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노력으로 잘못한 일을 마무리한 그 일이 책임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가 교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가책을 느끼고 불안해하는 심리가 도움을 구하기 때문이다. 그때 깨달은 도리는 마음 깊이 간직하여 명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럴 때에 부모는 냉정을 유지하여야 한다. 큰 소리로 질책해서는 역효과가 될 수 있다. 허풍 떨며 아이를 겁줘서는 더더욱 안 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토대로 이치를 말해야 한다. 실수를 만회할 방법을 명확히 제시해줘야 한다. 사람이 성인이 아닌 이상 어느 누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는가? 사람 치고 허물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살아가는 데에 잘못은 하게 마련이다. 어떻게 잘못에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하여 고민하고 잘못에서 깨우침을 얻으면 된다. 독일에서 있었던 일이다. 종이 공장 노동자가 배합을 잘못해 글 쓸 수 없는 폐지가 대량으로 생겨나게 됐다. 사건 발생 후 노동자는 월급을 저당 잡혀 배상하였다. 상심이 극에 달했을 때에 친구가 실수 속에서 필요한 것을 찾으라고 위로해줬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 노동자는 폐지가 글은 쓸 수 없지만 물을 빨아들이는 데에는 더 없이 좋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기계에 묻은 물을 쉽게 빨아들이지 않겠는가? 그 노동자는 글 쓰는 데에는 쓸모없게 된 종리를 잘게 썰어서 작은 덩어리로 만들고는 듣기 쉬운 이름 ― 흡수지(absorbent paper)를 붙였다. 시장에 내놓자 날개 달린 듯 팔려나갔다. 나중에 특허를 신청해 성공을 거뒀다. 실수 속에서 얻은 성공이었다. 어떤가? 잘못 속에 적극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주역』은 말한다. “지나치게 방비하지 아니하여 따라서 혹 해치니, 흉하다.” 무슨 말인가? 잘못 했으면서도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는 것은 제멋대로 되어 해가 될 수 있다. 흉험하다. 작은 실수는 좋은 일이 될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실수를 아무렇게나 내버려 둔다면 해로움밖에 남지 않는다. 실수를 대할 때, 양면성을 봐야 한다. 적절하여야 한다. 실수를 내버려 두면 안 된다. 적당한 때에 멈추고 고칠 수 있어야 한다. ***** 小過卦 ䷽ : 뇌산소과(雷山小過) 진괘(震卦: ☳)상 간괘(艮卦☶)하 소과(小過)는 형통하니, 곧음이 이로우니, 작은 일은 할 수 있고 큰일은 할 수 없으니, 나는 새가 소리를 남김에 올라감은 마땅하지 않고 내려옴이 마땅하듯이 하면 크게 길하리라.(小過,亨,利貞,可小事,不可大事,飛鳥遺之音,不宜上,宜下,大吉.) 「상전」에서 말하였다 : 산 위에 우레가 있는 것이 소과(小過)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행동에는 공손함을 지나치게 하며 상사(喪事)에는 슬픔을 지나치게 하며, 씀에는 검소함을 지나치게 한다.(象曰,山上有雷小過,君子以,行過乎恭,喪過乎哀,用過乎儉.) 구삼은 지나치게 방비하지 않으면 따라서 혹 해친다. 그리하여 흉하리라./ 구삼은 지나치게 방비하지 아니하여 따라서 혹 해치니, 흉하다.(九三,弗過防之,從或戕之,凶.) [傳] 소과괘(小過卦)는 「서괘전」에 “믿음[신(信)]이 있는 자는 반드시 행하기 때문에 소과괘로 받았다”라고 했다. 사람이 믿는 바에 대해서는 반드시 행하고 행하면 넘치니, 소과괘가 이 때문에 중부괘(中孚卦䷴)를 이었다. 괘가 산 위에 우레가 있으니, 우레가 높은 곳에서 진동하면 그 소리가 보통을 지나치므로 ‘소과(小過)’가 된다. 또 음이 존귀한 자리에 있고, 양이 지위를 잃고 알맞지 못하니, 작은 것이 보통을 지나친 것이다. 작은 것이 지나침이 되고, 또 작은 일이 지나침이 되며, 또 지나침이 작은 것이 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주도는 해양문화지대가 주류인 섬으로 너른 바다라는 의미인 해양(海洋) 한 가운데 있어서 남으로는 오키나와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맞으며, 서로는 중국과 인도에서 불어오는 서북풍의 바람을 타고, 북으로는 한반도 도서와 내륙을 바라보며, 동으로는 일본 규슈의 햇살을 받는다. 제주민요에 "강남을 가건 해남을 보라"'는 말에서 보듯, 일찍부터 제주인들은 떠내려 온 자신이 살아 돌아갈 고향은 바로 해 뜨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길에 있었다. 강남은 중국 양쯔강 남쪽(江南) 지역이며, 해남은 하이난다오(海南島)를 말한다. 쿠로시오 해류가 강남과 해남을 지나 타이완을 넘어 제주에 이르기 때문에 고향에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자의 염원이 된 것이다. 해양문화는 바다의 삶에 대한 우리들의 역사적 모습을 말한다. 섬 사방이 바다이므로 사람들의 의식주가 이 바다로부터 나고 삶과 죽음이 물로 막힌 곳에서 이루어지니 사랑과 미움도 이 섬에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삶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며, 인생은 언제나 생각만큼 순탄하지도 못한다. 역사가 헤로도토스(Ἡρόδοτος:Herodotus, B. C 484년경~425년경)의 말처럼 안타깝게도 "인간사란 수레바퀴처럼 돌고 돌아 같은 사람들이 늘 행복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든 그 결말이 어떻게 되는 지 눈여겨보아야 한다." 설령 지금의 행복이 얼마만큼 지속될 수 있는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은 불확실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용(龍), 상상의 동물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용(龍)의 해이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서 현실의 동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12간지(干支: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가운데 다섯 번 째 지지(地支:辰)인 ‘龍’ 외에는 모두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물들로 구성돼 있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서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중국, 인도와 같은 문명의 발상지를 중심으로 생성돼 오늘날까지 도상(icon)이나 사상(idea)으로 발전해 왔다. 용을 보는 동·서양 시선은 정반대로 다르다. 동양에서 용은 은혜 깊은 하늘과 바다의 존재로 여겨지나 서양에서는 지하를 지배하는 파괴적인 악의 화신으로 표현된다. 동양에서는 용이 비바람과 풍운조화를 일으키는 영험한 물, 비, 강(水神), 바다의 신(海神)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에 매우 친숙한 신이며, 해양활동을 하는 제주에서는 용왕이라고 하여 더욱 소중하고 중요한 신으로 여긴다. "구름은 용을 따른다. 구름을 부르는 자는 용이다."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용(龍)은 비늘 달린 동물 중의 우두머리다(龍, 鱗蟲之長). 숨을 수도 나타날 수도 있으며 아주 작아질 수고 있고, 아주 커질 수도 있으며 짧아질 수도 길어질 수도 있다. 춘분(春分)이면 하늘로 오르고 추분(秋分)이면 깊은 못 속으로 잠긴다." 『설문해자(說文解字)』. 용이 조화를 부린다(邕和)는 것을 알 수 있다. 갑골문(甲骨文)에 용의 모습이 뿔과 쩍 벌어진 입, 그리고 곡선의 몸통이 잘 나타난 것으로 보아 구부러진 생물과 사슴으로부터 상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용은 물 속의 생물이다.” 『좌전(左傳)』 「소공(昭公) 29년」. “용은 못에서 태어난 생물로 다닐 때는 형체가 없고 하늘에서 노닌다.” 『홍범(洪範)』 「오행위(五行緯)」. “용이 올라가면 상서로운 구름이 모인다.” 『회남자(淮南子)』 「천문훈(天文訓)」. “작아지고 싶으면 애벌레로 변하고, 커지고 싶으면 천하를 감춘다. 올라가고 싶으면 운기(雲氣)를 건너고, 내려오고 싶으면 깊은 못에 들어간다. 변화에는 날이 없고, 상하(上下)에는 때가 없다.“ 『관자(管子)』 「수지(水地)」. “용(龍)이라는 것은 괴물(怪物)이며, 신령스러운 신물(神物)이다. 구불거리며 기어가는 완연(宛然)과 같다. 꿈틀거리는 용의 발자국을 기니(躨跜)라 하고, 꿈틀거리며 나아가는 것을 유두(蚴蚪)라고 한다. 척목(尺木)은 용머리에 있는 뼈인데 마치 신선이 사는 박산(博山)과 같다. 여의주(如意珠)는 턱 아래에 간직한 구슬로서 모든 조화를 부릴 수 있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여의보주(如意寶珠)라고 하여 부처의 사리로 만들어졌다고 하는 영묘한 구슬을 말하는데 이것을 얻으면 원하는 대로 뜻을 이룰 수 있다. 도가에서는 환단(還丹)을 말한다.” 『물명고(物名攷)』. 원시시대부터 불렀던 용이라는 상상의 동물은 결코 뱀이 아니며, 또한 뱀을 주체로하여 연상된 형상이 아니라고 한다. 뱀은 줄곧 ‘소룡(小龍)’으로 불렀으며 바로 이룡(螭龍)을 지칭하는 것으로 용족(龍族)의 한 부류이다. 중국에서 가장 원시적인 용은 만악(灣鰐), 양자악(揚子鰐), 즉 타룡(鼉躘)으로서 흔히 기우(虁牛)·저파룡(猪婆龍)·선(鱓)·교룡(蛟龍)·수호(水虎)·호교(虎蛟)·홀뇌(忽雷)라고도 불린다. 갑골문에서 나타난 용(龍)과 뱀(蛇)의 상형문자는 각각 분명하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므로 서로 다른 동물이다(王大有, 1994). 중국 상주(商周)시대의 갑골문에 나타난 용은 모두 옆모습들인데 마치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린 것 같아서 펜화와 같이 추상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초기 용의 형상을 보면, 큰 머리에 살짝 끝이 올라간 주둥이와 머리에 마치 관을 쓰듯이 뿔을 그렸고, 구부러진 몸에 한 두 개 발, 단순하게 비늘이 표현돼 있다. 굵게 그려진 용에는 눈이 있는데 가늘게 그려진 용에는 눈이 없으며, 가로선으로 그린 뿔이 있다. 입은 긴 주둥이 아래 짧게 벌리듯이 그려졌다. 발의 숫자가 하나나 둘이 된 것은 용을 정면이 아니라 옆모습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용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리 표현되다가 송나라 때에 ‘삼정구사설(三停九似說)’로 정형화되었다. 삼정(三停)은 용의 머리부터 어깨까지, 어깨에서 허리까지, 허리에서 꼬리까지 세 부분으로 구성된 것을 말하고, 구사(九似)는 용이 아홉 개의 동물을 닮았다는 뜻으로, 용을 그릴 때는 아홉 가지 동물의 모습을 합성하는데 뿔은 사슴뿔(角似鹿), 머리는 낙타 머리(頭似駝), 눈은 토끼눈(眼似兎), 목은 뱀의 목(項似蛇), 배는 이무기 배(腹似虫辰), 비늘은 잉어 비늘(鱗似鯉), 발은 매 발톱(瓜似鷹)에 호랑이 발바닥(掌似虎), 귀는 소 귀(耳似牛)를 닮게 그렸다. 우리 문화에서 용의 역할 용의 실체에 대해 중국의 학자 하신(何新)은 두 가지의 각도에서 생각하고 있는데, 첫째 기능적인 측면, 둘째 생물적인 측면에서 보는 시각이다. 인류 신화의 창조과정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신령의 문제가 모두 자연계의 기능성에 대한 해석의 필요에서 출발하여, 뒤에 인격화된 실체가 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용오름과 같이 회오리치는 자연 현상을 살아있는 어떤 생물로 해석되었으며, 그런 뒤에 예술적인 상상력으로 표현되면서 생물의 형상, 즉 신물(神物)인 용이 비로소 만들어진 것이다. 용의 기능도 각 용마다 쓸모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중요한 상상적 표현이 있다. 바로 용생구자(龍生九子)가 그것이다. 용생구자란 용이 새끼를 아홉 마리나 낳았지만 생김새와 성격이 각양각색이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말로,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라도 모두가 각각 성격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용생구자(龍生九子), 아홉 마리 용 새끼들도 제각각 개성이 있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취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 첫째, ‘비희(贔屭)’는 모습이 거북(龜)과 비슷하고, 무거운 것을 짊어지기를 좋아하여, 지금 돌로 만든 비(碑) 아래의 귀부(龜趺:거북모양의 받침돌)가 되었다. 둘째, ‘리문(螭吻)’은 짐승과 비슷한데, 먼 곳을 바라보기를 좋아하므로 지붕 위의 짐승 머리가 되었다. 셋째, ‘포뢰(蒲牢’)는 모습이 용(龍)과 비슷한데 큰소리로 울부짖기를 좋아하니 종 위의 고리로 만들어 매단다. 넷째, ‘폐안(狴犴)’은 범과 비슷하고 위엄이 있으니 감옥의 문에 세운다. 다섯째, ‘도철(饕餮)’은 먹고 마시기를 좋아하니 솥뚜껑에 세운다. 여섯째, ‘공복(蚣蝮)’은 천성이 물을 좋아하니 다리 기둥에 세운다. 일곱째, ‘애제(睚眦)’는 천성이 죽임을 좋아하니 도환(刀環:칼자루 끝의 고리)에 세운다. 여덟째, ‘금예(金猊)’는 사자와 비슷한데 연기와 불을 좋아하니 향로에 세운다. 아홉째, ‘초도(椒圖)’는 모습이 라방(螺蚌:소라와 조개, 패각류 연체동물의 총칭)과 비슷한데 천성이 닫는 것을 좋아하니 대문의 포(鋪:鋪首로 문고리를 다는데 붙이는 짐승의 얼굴 모양의 쇠붙이 장식)에 세운다. 음이 또 금오(金吾:중국 한 나라때 천자의 호위병, 또는 조선시대 임금의 명을 받들어 죄인을 맡아보던 관청)인 것이 있는데, 모습은 미인(美人:한나라 때 妃嬪의 총칭)과 비슷하고, 머리와 꼬리는 물고기 비슷하며, 두 날개가 있으므로 돌아다니면서 경계하는데 쓴다『물명고(物名攷)』. 이와 같이 각 용들은 자신이 취향에 맞게 역할을 맡아서 여러 가지 사물에다 기능적으로 배치되었다. 용 문화는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를 제공해준다. 여러 종교에서 바라보는 용에 대한 생각 청룡은 도교의 신이다. 최고 위치의 용으로 하늘에 살며, 생기, 하늘에 힘, 무한한 초자연력을 나타내지만 지상에서는 하늘에서 위임받은 황제의 권능, 혹은 황제 그 자체를 상징하고 있다. 하늘에서 동궁(東宮)은 청제(靑帝)가 주관하니, 그 정수(精髓)는 창룡(蒼龍)이며 곧 청룡을 말한다『天文類抄』. 청룡은 천문 이십팔수(二十八宿) 가운데 동방칠수(東方七宿)인 각(角)·항(亢)·저(氐)·방(房)·심(心)·미(尾)·기(箕)의 형상이 용(龍)과 유사하고 동방에 위치해 있다. 오행(五行) 사상에서 동방은 목(木)에 속하고, 비늘 달린 벌레(麟蟲:새와 짐승까지) 360가지를 주관한다. 색은 청색이기에 청룡이라고 이름 붙었다. 청룡은 백호(白虎)·주작(朱雀)·현무(玄武)와 함께 사방의 신(神)으로 불리고, 청룡은 한진(漢晉) 이후에 신격화되어 백호와 함께 도교에 수호신이 되었으며, “맹장신군(孟章神君)이라고 불리고, 도교 궁전에서는 항상 청룡과 백호를 산문(山門)을 수호하는 신장(神將)으로 삼는다. 또 청룡은 용왕이라고도 하는데 다섯 개의 발을 가지며 머리는 남쪽, 꼬리는 북쪽에 두고 있다. 용왕은 부하를 사방에 두고 있으며 자신은 제 5의 방향인 가운데에 두고 있다. 이 용은 동쪽을 나타내며 풍요를 불러오는 비를 상징한다. 보통의 용은 이무기라고 불리며 네 개의 발톱을 가지고 있어 세속적인 힘을 의미한다. 용과 봉황이 결합하면 하늘과 땅, 혹은 황제와 황후의 조화로운 합일을 상징하기도 한다. 대우주와 소우주(사람)의 상호작용, 남녀 추니가 가지는 두 가지 측면, 신장(伸張)·수축(收縮)과 탄생·죽음의 리듬을 상징한다. 이 리듬은 이중 나선으로도 표현된다(진 쿠퍼(Jen Cooper), 2000). 용왕은 도교에서는 제천용왕(諸天龍王)·사해용왕(四海龍王)·오방용왕(五方龍王) 등이 있어, 원시천존(元始天尊)·태상대도군(太上大道君)의 뜻에 따라 비를 내리고 무덤을 안치시키는 일을 통솔한다고 한다. 도교의 용왕 관련 경전에서는 가뭄을 만나거나 화재를 당했을 때 경전을 암송하면서 용왕을 부르면 널리 큰 비를 내리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태상소제신룡안진분묘경(太上召諸神龍安鎭墳墓經)』에, 선인(先人)의 무덤을 안치할 때 “하늘과 땅이 금하는 것(天星地禁)을 범하여 자손이 재앙을 만나게 될 때, 경전을 암송하면서 용왕을 부르면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부를 수 있다고 한다(이봉호 외, 2018). 불교의 『화엄경(華嚴經)』에 의하면, 십지보살(十地菩薩)은 ‘마혜수라(摩醯首羅)’라는 이름을 가진 천신(天神)인데, 일념(一念)으로 삼천세계(三千世界)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수를 알므로, 용왕(龍王)이 비를 내릴 때는 이 마혜수라가 그 빗방울의 수를 죄다 헤아린다고 하였다. 당나라 때 오도원(吳道元)이 그린 불화로 화수길용왕(和修吉龍王)ㆍ온발라용왕(嗢鉢羅龍王)ㆍ발난타용왕(跋難陀龍王)ㆍ덕차가용왕(德叉伽龍王) 등이 있다. 사갈라용왕(婆竭羅龍王)은 사가라용왕(娑伽羅龍王)이라고도 하는데, 불법을 수호하는 팔대용왕(八大龍王)의 하나로, 『법화경(法華經)』에서 여덟 살에 성불(成佛)했다는 용녀(龍女)가 바로 이 용왕의 딸이다. ‘사갈’은 ‘큰 바다’라는 뜻이다. 용의 구슬, 완전함의 진주, 여의주는 예지(叡智), 해탈, 우주의 영적인 본질을 상징한다. 또 순간적으로 깨달음을 얻은 보살을 의미하기도 했다. 서양에서 용(Dragon)은 괴물이며, 지하 세계의 원래 주인으로서 ‘저승의 왕’으로 관념된다. 지하 세계를 지배하거나 점령하려고 하는 영웅이나 정복자, 창조자는 용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용은 보물의 수호자, 비밀을 지키는 지식의 문지기가 되므로 용과 싸우는 전사는 영적인 지식을 차지하려는 고난의 상징을 물리쳐야만 한다. 고대 근동에서는 용은 적대자, 악의 힘으로 여긴다. 켈트족에게는 지고의 통치권, 우두머리를 나타낸다. 붉은 용은 웨일즈의 문장(紋章)이 된다. 크리스트교에서 용은 뱀과 동일시되어 ‘옛 뱀’이라고 하여 악의 힘, 악마 사탄, 유혹자, 신의 적으로 생각한다. 또 죽음과 암흑., 이교와 이단을 상징하기도 한다. 구약성서에서 용이 사는 곳은 사망의 그늘과 결부되고, 용의 거주지인 바다는 황량함과 파괴의 장소가 된다. 용을 퇴치하는 인물은 악령이나 이단에 대한 승리를 나타낸다(진 쿠퍼(Jen Cooper), 2000). 이집트에서 용(뱀)은 죽은 자의 신인 오시리스의 상징적인 표지이다. 암흑과 혼돈의 용(뱀)인 아포피스는 태양의 신 라에 의해서 매일 아침 패퇴한다. 힌두교에서 용은 구업(口業)이 지닌 힘의 상징이자 신 소마와 신 바루나의 부수물이다. 신 인드라는 용(蛇魔神) 비리토라를 살해한다. 일본에서 용은 세 개의 발톱을 가졌는데 영적인 왕권으로 생각된다. 바다의 신은 용왕, 용신이라고 불렸으며 그 궁전이 바로 용궁이다. 용권(龍卷)이란 용이 거센 회오리 바람을 불러일으킨다고 믿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일본인들은 몽골 침략으로부터 일본을 지켜낸 것도 이와 유사한 신의 바람(神風:카미가제)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참고문헌> 『법화경(法華經)』 『화엄경(華嚴經)』 Jen Cooper,『세계문화상징사전』, 이윤기 옮김, 까치, 2001. 何新, 『諸神的起源』, 洪憙, 東文選, 1990. 王大有, 『龍鳳文化源源』, 中國工藝美術出版社, 1988.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