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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人 릴레이 법률산책=한동명 변호사] 보상 받아도 정신적 고통에 비해 턱없이 부족

 

평생 살아가면서 경찰서나 법원 한 번 가보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는 드문 일이다. 크고 작은 다툼이란 끊이지 않고 발생하며, 언제 어디에서 사건이 벌어질지 모르니 내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분쟁이 생겨 상대방이 나를 고소하면, 그 고소 내용이 사실이냐 거짓이냐를 떠나서 일단 수사기관에서는 나를 피혐의자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취급하며 조사가 시작된다.

 

만약 나의 결백함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상황이 이상하게 꼬여버려 범죄혐의가 있다고 여겨지면, 기소가 되어 피고인 신분으로서 형사재판을 받으며 오랜 기간 고초를 겪게 된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형사법 상의 대원칙으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적극적으로 나의 결백함을 증명해야 한다.

 

형사재판은 사건에 따라 다르지만, 길게 이어지는 경우 처음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최종적으로 판결이 확정되기까지 3년이 훌쩍 넘어가기도 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대한민국이 3심 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1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오면 검찰에서는 관례적으로 ‘대부분’ 항소를 한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사건이면 2심 재판에서도 무죄가 나오더라도 검찰에서는 ‘거의’ 상고를 한다. 반대로 피고인 입장에서도 억울하게 1심에서 유죄가 나오게 되면 당연히 항소를, 2심에서도 억울함이 풀리지 않는다면 대법원으로 상고를 함은 당연할 것이다. 이래저래 대법원까지 끌려간다고 보면 된다.

 

기나긴 시간 동안 피고인이 겪게 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유무형적인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설령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결되더라도 그 손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형사재판은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기는 하나, 피고인에게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하여 구속 재판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만약 구속 재판으로 진행이 되다가, 피고인이 무죄임이 밝혀지는 경우 억울하게 수감되어 고통 받은 시간과 정신적인 고통은 보상 되어야 함이 당연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28조에서는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구금되었던 자가 법률이 정하는 불기소처분을 받거나 무죄판결을 받은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에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로서 구체적인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우는 주로 피고인이 구속 수감되어 재판을 받았던 경우이고, 만약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면 ‘형사소송비용 보상제도’를 통하여 구제받을 수 있다.

 

피고인은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5년 이내에 자신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에 소송비용보상을 청구하면, 그동안 공판준비 및 공판 기일에 출석하는 데 든 교통비 등 여비와 일당, 변호인 선임료 등을 보상받을 수 있다.

 

무죄확정판결문과 재판 과정에서 발생된 비용에 대한 지출내역과 영수증 등 증빙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면, 접수받은 법원은 대법원 규칙 등에 따라 적정한 일당, 여비, 숙박료를 계산하고, 변호인 선임료는 국선변호인의 보수를 기준으로 사건 난이도에 따라 차등하여 보상한다.

 

이렇게 보상받는 금액은 형사재판을 겪으면서 실제 들어간 비용이나 고생한 시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할 수도 있다. 아니, 정말 억울하게 재판을 받게 된 경우라면 그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불안, 분노, 압박감 등으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무죄를 받더라도, 보상을 받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일 뿐 애초에 재판을 받지 않았던 것보다 좋을 수 없음은 당연하다. /한동명 법무법인 더바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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