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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人 릴레이 법률산책=한동명 변호사] 사업 망해 진 빚 ... 민사상 채무불이행 혹은 형사상 사기

 

“사업을 한다는 것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과 같다. 운이 좋아서 담장 밖으로 떨어지면 사장님 소리를 듣고, 그렇지 못하여 담장 안쪽으로 떨어지면 사기꾼 취급을 받는다.” 어느 변호사께서 식사 자리에서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 분은 법조경력이 30년을 향해 가니, 얼마나 많은 형사사건에서 피고인들을 만나 보았겠는가. 무수한 사건들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재판을 진행하면서 변호사로서 느낀, 사업을 한다는 것의 어려움에 대하여 이야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이미 충분히 벌어 더 이상 열심히 벌 필요가 없어 보이는 자산가들도 더 벌기 위해서 사업을 하고, 돈이 없는 사람들도 직장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더 큰 기회와 이익을 얻기를 바라며 사업을 하곤 한다.

 

사업의 종류도 다양하다. 자영업으로 이루어지는 자그마한 식당, 카페에서부터 나름대로 규모가 큰 유통업이나, 전문적인 부동산 개발업까지. 본인이 사장이나 대표자가 되어서 결과에 책임을 지는 돈벌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월급을 줄 수 있다면 사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도 사업이다.

 

그렇다면 사업에 성공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 사업 아이템도 중요하고, 기술이나 경험도 필요하다. 인맥도 의외로 큰 역할을 한다. 성실하기도 해야 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 ‘운칠기삼’이라고, 운만 좋다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풀리겠지만, 불확정적인 요소인 운만 믿고 사업을 하기에는 암담한 결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돈이 필요하다. 카페나 식당을 열어보려 준비하더라도, 내 건물이 없다면 임차인으로서 보증금을 내고 월세를 내야 한다. 상권이 좋으면 권리금을 내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으며, 내부 인테리어도 해야 하고, 주방기구도 구입해야 한다. 여기에 직원을 고용한다면 당연히 인건비도 들어가고, 홍보를 위해서라면 마케팅 비용도 들어간다. 시작부터 목돈이 필요하고, 무엇하나 더 해보려고 하면 추가로 돈을 쓰게 된다. 작은 가게만 하더라도 이럴진대, 규모가 더 큰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면 오랜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다.

 

자본력이 있는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사업을 시작하면 모아 둔 돈을 최대한 쓰고 부족하면 외부에서 끌어 온다. 담보대출이든 신용대출이든 돈을 빌리고,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을 빌린 돈의 이자를 갚으면서 사업이 안정권에 들어설 때까지 버텨 나간다. 심지어는 자산가들도 조차도 내역을 살펴보면, 재산도 많지만 빚도 많은 경우도 꽤 있다. 오죽하면, “빚도 자산이다”라는 말도 있겠는가.

 

하지만 자본력이 약한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면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 쉽다. 예상과 다른 상황은 늘 펼쳐지고, 그 경우 문제는 늘 돈이고, 해결책도 늘 돈이다.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보다가 더 이상 대출이 안 되면 가족에게, 친구에게. 조금만 버티면 된다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다, 결국은 무너진다.

 

만약 사업을 하면서 돈을 빌렸다가 ‘망해버려서’ 빚을 못 갚게 되면 사기죄로 처벌받게 되는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민사상의 채무불이행과 다른 사람을 속여 이익을 취득한 형사상의 사기는 구분되기에,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달리 판단된다. 빌린 돈을 못 갚았다고 반드시 사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무적으로는 돈을 빌릴 당시에 상대방에 대한 편취의 범의(사기범행 의사)나 기망(상대방을 속이는 것)이 있었는지, 변제능력(갚을 수 있었는가)이 있었는지를 주로 보게 된다. 이중 편취의 범의라는 것은 내심의 생각이기에 이를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따라서 다른 객관적인 자료들로서 추단되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기망과 변제능력이다.

 

돈을 빌리는 이유는, 돈이 없으니까 빌리는 것이다. 충분한 돈이 있으면 자존심 상하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고, 이자를 물면서까지 돈을 빌릴 이유는 없다. 그런데 빌린 돈을 어떻게 쓰겠는지, 변제할 돈은 어떠한 방법으로 마련하겠는지, 혹은 기존의 빚이 많다는 것을 감추거나 속이면 사기죄로 엮어 들어갈 수 있다. 만약 돈을 빌려준 사람이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사실 그대로를 알려주지 않는 것을 기망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기존 채무가 많고, 돌려막기 식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하면 누가 돈을 빌려주겠는가. “금방 갚겠다”, “갑자기 돈이 막혔는데 금방 해결된다” 등으로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이야기들이 형사사건에서는 기망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은 그러한 거짓말들이 쌓여서 교도소 담장 안쪽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다. /한동명 법무법인 더바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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