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필요한 새누리당, 출구가 필요한 원 전의원의 입장, 새로운 인물을 갈망하는 제주지역 여론 등이 맞물리면서 그의 출마설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원 전의원 출마가능성은 주변에서부터 감지되고 있다.
원 전의원의 한 측근은 26일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절대 출마하지 않는다”고 단언해왔던 인사다.
원 전의원의 조직을 담당했던 또 다른 한 측근은 “1년 전만해도 원 전의원 주변 인사들 중 80%가 도지사 출마에 부정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하고 “이제부터 선거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선거출마로 방향을 선회했음을 시인한 것이다.
원 전의원의 출마를 가장 원하는 건 새누리당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1년을 맞으면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실패하면 박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도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이와 관련 <국민일보>는 최근 “새누리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완승을 위해 경기도지사 후보에 남경필 의원, 충복도지사 후보 나경원 전 의원, 충남도지사 후보 이인제 의원, 제주도지사 후보로 원희룡 전 의원 등을 내세우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특히 여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같은 판단에 여권 내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당과 청와대가 깊숙이 협의를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원 전의원도 한가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 총선 불출마로 현역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다. 당직도 없다. 다음 총선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원 전 의원의 안철수 신당 합류설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다가 여권은 원 전 의원이 제주에서 출마하면 지방선거 승리는 물론 본인에게도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압박하고 있다.
원 전의원이 당명을 거부했을 경우 그렇지 않아도 냉랭한 친박 쪽의 시선이 더욱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뭔가 출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지역의 여론도 원 전의원의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김태환 전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세대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분출하고 있다. 이런 여론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원 전의원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제주도당 당직자들도 원 전의원의 출마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제주도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 거론되고 있는 후보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 “우근민 지사의 입당도 내년 선거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는 중앙당의 전략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그가 다른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결국은 안철수 신당으로 합류, 정치재개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원 전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등 미묘한 행보를 걸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다룬 영화 <변호인>을 본 소회를 통해 "변호인에서 지금의 분위기를 느끼는 관객이 많을수록 국민이 체감하는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 신호"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철도노조에 대한 정부의 강제 진입을 겨냥한 듯 "공안의 과잉과 정치의 마비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국민과 권력의 대결구도를 가져온다는 역사의 경험을 늘 성찰해야 한다"며 현 정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원 전 의원이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서울의 한 인사는 "여러 가능성을 제기하는 소식을 듣고 있지만 솔직히 원 전 의원은 서울시장이든, 제주지사든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제주지사 출마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원 전 의원은 현재 1년여 외국 유학생활을 정리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며 "내년 1월 중순 출판하지만 여러 오해의 가능성을 없애고자 출판기념회도 열지 않기로 했다"고 원 전 의원측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원 전 의원은 현재 정계복귀의 방식과 시기를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 그렇게만 이해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제이누리>는 원 전 의원의 직접 발언을 듣기 위해 원 전 의원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원 전 의원은 2012년 4월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뒤 6월 유학길에 올라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독일 아데나워 재단에서 복지, 통일 정책 등을 공부했다. 이후 6개월간 중국 베이징대 객원 연구원으로 중국 경제 발전 실태를 연구한 뒤 지난 8월 말에 귀국했다. [제이누리=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