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으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2%로 여전히 높다. 이로써 미국은 기준금리 4% 시대에 진입했다. 또한 미국(연 3.75∼4.0%)과 한국(3.0%)의 기준금리 차이는 1.0%포인트로 확대됐다.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밟아 0.25%포인트로 좁혀놓은 것이 이내 되돌아갔다. 그만큼 더 높은 금리(수익률)를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가치가 떨어질(원·달러 환율 상승) 수 있다. 원화가치 약세는 각종 원부자재 등 수입물품의 원화 환산 가격을 높여 국내 물가 오름세를 자극하게 된다. 이런 판에 지난 8~9월 둔화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5.7%) 들어 다시 가팔라졌다. 특히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오름폭이 커졌다. 소비자들이 향후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 즉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높아졌다. ‘물가와의 전쟁’을 선언한 한은으로선 물가 오름세 심리를 꺾으려면 통화긴축의 고삐를 더 죄어야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물가상승률이 5%를 넘으면 여러 고통이 있더라도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딱 한차례 남았다. 따라서 오는 24일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좁혀 놓아야 한다. 문제는 식어가는 국내 경기로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10월 수출이 1년 전보다 5.7% 감소했다. 20 20년 10월 이후 2년만의 역성장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수출 감소는 불길한 징조다. 이미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적자를 내며 연간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수 경기를 떠받치는 민간 소비도 고물가와 고금리에 치여 언제 고꾸라질지 모른다. 경기침체 우려에 레고랜드 사태가 덮쳐 회사채 시장이 한때 마비되는 등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이래저래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판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4연속 자이언트 스텝 단행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하며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시장은 연준이 12월에도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본다. 연준이 마냥 기준금리를 인상하진 못할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도 주변국들과의 금리격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리 차이는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돈이 몰리게 만든다. 이는 미국 달러화 강세, 즉 다른 나라 통화의 환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금리격차가 너무 커지면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주변국이 자국 통화가치의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하면 가격이 내려간다. 이미 일본, 중국, 한국이 그렇게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심화하면 연기금들의 자산이 줄고(평가손) 이자가 불어나며 재정 부담도 커진다. 미국 금융시장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미 적잖은 미국 기업들이 달러화 초강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를 호소한다. 해외 소비자 입장에선 자국 통화로 표시되는 미국 제품의 가격이 비싸져 구매를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강强달러는 미국 기업의 해외매출에 대한 달러 환산액을 줄여 기업 이익을 악화시키고, 이는 해당 기업의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3월께 5%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본다. 내년 2월과 3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뒤 한동안 더 이상 올리지 않고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방관할 수 없는 한은으로선 11월 금통위에 이어 내년 1월과 2월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적절하게 금리를 조정해야 할 것이다. 결국 감내 가능한 금리 차를 어느 정도로 볼 것이냐가 관건이다. 당장 11월 금통위부터 금리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지금 우리 경제가 처한 여건과 시장 상황을 감안해 인상폭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한미간 금리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져서도 안 되지만, 과감한 금리인상의 후유증을 간과해서도 곤란하다. 막대한 가계부채 뇌관과 취약 차주借主의 증가, 레고랜드 나비효과로 경색된 채권시장과 기업들의 자금난도 고려해야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와 금통위의 지혜로운 판단을 기대한다. 윤석열 정부 1기 경제팀과 내각이 대오각성 분발해야 함은 물론이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북한 탄도미사일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뒤 경북 울릉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2일 울릉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5분께 울릉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발령됐다. 사이렌은 2∼3분간 이어졌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쏜 미사일 1발이 울릉도 방향으로 가다가 울릉도에 닿기 전 동해 공해상에 떨어졌다.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쪽이었던 까닭에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과 연계된 민방위 관련 기관에서 공습경보가 자동으로 발신됐다. 사이렌이 발령되자 울릉군 공무원을 비롯해 일부 주민은 긴급하게 지하공간 등으로 대피했다. 경찰은 각 초소 등에서 상황을 살폈다. 울릉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습경보가 울렸고 실제 상황이라고 해서 직원들 일부가 지하 쪽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행정기관이나 군, 경찰 당국은 공습경보가 발령된 뒤 사태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많은 주민과 공무원은 사이렌 소리에 긴장하며 휴대전화나 TV로 관련 소식을 확인했다. 공습경보는 오전 9시 8분께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울릉지역에서는 탄도미사일에 따른 피해는 신고되지 않았다. 울릉군 관계자는 "처음에는 대피했다가 다시 제 자리로 와서 사실관계들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울릉지역 사이렌은 경찰이 울릴 수는 없고 공습경보는 군에서 관할하는 것으로 안다"며 "경찰 쪽에 울릉지역 피해 신고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곶자왈은 남과 북의 식물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따뜻한 곳에 사는 식물인 남방계 식물과 추운 곳에 사는 식물인 북방계 식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것은 제주도 생성의 역사와 곶자왈의 지질․지형적 특성이 결합한 결과이다. 제주도는 불과 1만여년 전에야 섬이 되었다. - 1만년은 인간의 시간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시간이지만 지질학적 시간으로는 찰나이다. - 즉, 그 이전에는 섬이 아닌 대륙의 일부였다. 빙하기가 끝나고 간빙기가 되면서 물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섬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제주가 섬이 되기 이전에는 북방계 식물과 남방계 식물이 제주에 분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간빙기가 되고 제주가 따뜻해져가자 추운 곳을 좋아하는 북방계 식물은 기온이 낮은 한라산으로 자리를 이동하게 된다. 당연히 따뜻한 저지대의 북방계 식물은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한라산의 시로미, 구상나무, 암매는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들은 북방계 식물로서 한라산 일대에서만 명맥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시로미 열매는 시베리아의 북극곰이 좋아하는 열매이다. 즉, 빙하기 때 제주로 내려왔던 추운 북쪽 지방의 식물이 간빙기가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대로 한라산에 남아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한라산 아고산대 지역에만 서식하는 산굴뚝나비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북방계 식물의 피난처로 한라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중산간지대에 주로 분포한 곶자왈이라는 독특한 숲은 북방계 식물을 한라산까지 올려 보내지 않고도 품어 안을 수 있었다. 이를테면 한들고사리,좀나도히초미,좀고사리,골고사리,큰톱지네고사리,왕지네고사리 등 북방계 식물은 곶자왈에 터를 잡아 살고 있다. 실제로 한들고사리의 경우 만주, 시베리아 등에 분포하는 식물이다. 남방계 식물의 경우에도 밤일엽, 큰봉의꼬리, 가지고비고사리, 더부살이고사리 등이 곶자왈에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식물상의 진화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곶자왈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모델이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했는지 이유를 과학적으로 들여다보자. 곶자왈은 주로 중산간 일대에 분포한 숲으로서 고지대에 위치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북방계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용암이 굳으면서 만들어진 지질적 특징이 곶자왈만의 미기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곶자왈의 온도는 일반적인 숲보다 훨씬 낮은 온도를 나타낸다. 곶자왈은 오름이 만들어낸 숲이다. 독립화산체인 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굳은 후에 숲이 들어선 것이다. 그러다보니 곶자왈은 돌무더기 숲이다. 수많은 돌무더기와 함몰지, 풍혈지, 궤, 용암동굴이 곶자왈의 지반을 이루고 있다. 곶자왈 보전을 중심으로 하는 환경단체인 (사)곶자왈사람들이 곶자왈의 함몰지 온도를 조사해 본 결과, 지표면의 한 여름 온도는 섭씨 23.1도인데 비해 함몰지 바닥은 섭씨 8.4도로 나타났다. 즉 함몰지 내 기온이 제주시 겨울 평균기온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 북방계 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 반면에 곶자왈 내 함몰지와 지표간의 온도차는 섭씨 14.7도여서 해발로 치면 2,200m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니까 곶자왈이라는 숲은 여름과 겨울을 동시에 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에게 큰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라산의 기온도 올라가면서 거기에 살고 있는 북방계 식물인 구상나무, 암매, 시로미 등이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어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곶자왈은 지구 온난화가 심화됨에도 불구하고 북방계 식물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숲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곶자왈은 기후 위기의 대응과 함께 생물다양성의 측면에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숲이다. 그 중에서는 종 자체가 없어지는 멸종위기동식물들도 있다. 또한 곶자왈에서 볼 수 있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은 제주고사리삼을 포함하여 8종이나 된다. 그리고 곶자왈에 자생하는 특산식물도 20종이나 된다. 이러한 동식물들이 곶자왈로 피난하여 생명을 유지 하고 있는 것이다. 멸종위기 생물 중에서도 제주고사리삼은 더 특별하다. 제주고사리삼은 세계에서 선흘곶자왈 일대의 건습지에서만 분포한다. 그것은 제주고사리삼이 '파호에호에용암이 지반을 이룬 상록활엽수림 속의 건습지에, 겨울에는 하늘이 트여 햇빛을 받을 수 있는 낙엽수'아래에서만 서식하는 아주 예민한 생태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서식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보니 제주고사리삼이 선흘곶자왈 안에서도 매우 제한적으로만 자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주고사리삼은 그 종에 대한 보전가치도 높지만 서식지 자체의 지질학적․생태적 가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때는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 불리던 선흘곶자왈은 도내 곶자왈 중에서도 가장 많이 훼손된 곳이다. 수십 년 전부터 묘산봉관광지구, 채석장 그리고 최근에는 자연체험파크까지 개발이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제주고사리삼 군락지가 훼손되었지만 제주도당국에서는 다른 곳으로 이식하거나 울타리를 치는 것을 조건으로 해서 사업승인을 해줘버렸다. 그것은 지금도 현재진형형이다. 이제, 제주고사리삼은 식물 자체뿐만 아니라 독특한 서식지 자체를 보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섬처럼 남겨놓고 주변을 개발해 버리는 행위는 결국 제주고사리삼의 멸종을 가속화 하여 지구상에 유일하게 있는 식물을 영영 못 보게 될 것이다. /양수남 제주자연의벗 사무처장
신용준 전 제주한라대학장이 24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인은 1955년 중등교육계에 발을 들여 일선학교 교장, 제주도교육청 학무국장 등을 지냈다. 1984~1988년 초대 제주대사대부중·고 교장과 제주한라대 3~5대 학장을 역임했다. 제주한라대 학장 재직시절엔 초창기 간호전문대학의 면모를 일신시키며 대학기반 확장, 전공학과 증설,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대학교육행정의 기틀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공로로 세종문화상(교육부문)을 수상했다. 1999년엔 제주도문화상 교육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민포장과 국민훈장 모란장도 받았다. 고인은 저술활동도 활발히 펼쳐 '학교경영과 리더십' '이형상 목사 제주시문선'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유족으로는 석하(제주국제대 교수)·원하·종하·정심·진명·진화씨가 있다. 빈소는 부민장례식장, 발인은 27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제주호국원이다. 연락처는 010-3692-0283(신석하).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채 발견된 갈치잡이 어선 예인 작업이 시작됐다. 21일 서귀포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마라도 해상에서 전복된 서귀포 선적 근해연승어선 A(29t)호를 예인할 예인선이 이날 오후 현장에 도착, A호를 서귀포항으로 예인해오고 있다. A호는 22일 새벽 0시께 서귀포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해경은 5000t급 경비함정과 방제정 등을 투입해 안전 관리와 해양오염 여부 확인을 하고 있다. 해경은 A호가 육상으로 인양되면 실종자를 찾기 위한 내부 수색은 물론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한국인 2명과 외국인 선원 2명 등 선원 4명을 찾기 위한 수색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함선 15척과 항공기 7대가 동원돼 해상을 수색했으나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은 이날 야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A호는 지난 18일 오전 5시 8분께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6.8㎞ 해상에서 뒤집힌 채 선체 대부분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바닥만 보이는 상태로 해경에 발견됐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갈치잡이 어선 전복사고 실종자를 찾는 수색이 밤새 이뤄졌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19일 서귀포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과 해군 등으로 구성된 수색팀은 지난 18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함정과 선박 32척과 항공기 4대를 투입해 야간수색을 벌였다. 해경은 표류 예측 결과 등을 고려해 선체 발견 위치를 기준으로 동서와 남북 각각 36㎞ 해역을 살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은 날이 밝은 뒤에도 함정과 선박 32척과 항공기 7대를 투입해 이틀째 수색을 이어갔다. 수색 범위는 선체 발견 위치인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6.8㎞ 해상을 중심으로 동서 45㎞, 남북 46㎞ 해역으로 확돼됐다. 해경은 이날도 수중 수색을 통해 선실 진입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해경은 지난 18일 12차례에 걸쳐 수중 수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심한 와류 등으로 선실에 진입하지 못했다. 조타실 수색에서는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A(29t)호는 지난 18일 오전 5시 8분께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6.8㎞ 해상에서 뒤집힌 채 선체 대부분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바닥만 보이는 상태로 해경에 발견됐다. 해경은 선주 진술 등을 바탕으로 A호에 4명(한국인 2·외국인 2)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신들의 땅 제주, 그리고 한라산, 또 널린 기생화산. 그곳을 안식처로 삼은 조랑말과 소까지 들여다보면 어느덧 마음이 숙연해진다. 하지만 그 피사체는 카메라렌즈 안이 아닌 밖으로 성큼 다가온다. 여느 작가와도 다른 따뜻함이 펼쳐진다. 작가 김수오의 사진전 '신들의 땅'이 오는 20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내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瀛에서 열린다.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瀛은 제주 사진작가 고(故) 고영일 선생의 뜻을 기려 제주도의 자연과 생활, 인물 등의 모습을 남기는 사진작가들을 발굴, 전시·공유하고 있다. 이번 김수오 사진전의 기획의도도 그렇다.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은 모두 25점. 새벽과 저녁의 제주 오름 풍광을 담은 작품들이다. 한의사이기도 한 김수오 작가는 제주시 연동에서 늘푸른경희한의원을 운영하면서 5~6년 전부터 새벽과 퇴근 후에 제주 오름을 올랐다. 빛과 색, 그리고 오름에 기대어 살아가는 삶을 사진으로 기록해왔다. 올해 김수오 작가는 제주오름 사진을 찍고 최창남 작가는 제주와 오름 이야기를 글로 써 책 '섬오름 이야기 신들의 땅'을 발간했다. 김수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길을 지날 때 밤길 어둠 속에서 실루엣으로 보이는 오름, 해안의 불빛 등을 황홀하게 바라본 적이 많다"며 "이런 제주가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까워 사라지기 전에 현재 제주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소개한다. 최창남 작가는 소개의 글에서 "누구나 오름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오름 너머의 세상을 보지는 못한다. 오름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지는 못한다"며 "너머의 존재를 찾아 전하는 것이 이 땅의 예술가에 주어진 역할이라면 김수오는 이 땅의 예술가임이 분명하다. 그는 이 땅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이 땅의 기록자"라고 말했다. 김수오 작가는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다시 한의대로 진학, 한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낮에는 늘푸른경희한의원에서 진료하고 퇴근하면 카메라를 들고 오름과 제주들판에서 사라져가는 제주 풍광을 담고 있다. 그는 2019년 '화산섬제주국제사진제', 2020년 '제주의 자연 사진전', 2022년 '섬 보다 듣다 가다'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계간 '제주작가'에서 포토에세이를 연재 중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마라도 해상에서 승선원 4명이 실종되는 어선 전복사고가 발생해 해경이 수색에 나섰다. 18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오전 3시께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6.8㎞ 해상에서 서귀포 선적 근해연승어선 A(29t)호가 전복됐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같은 선단에 속해 인근에서 조업중인 어선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해경은 오전 5시께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미 A호는 뒤집혀 바닥만 보이는 상태였다. 해경은 선주 진술 등을 바탕으로 A호에 4명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을 펴고 있으나 아직 구조된 인원은 없다. 해경은 수색과 구조를 위해 경비함정과 특공대·구조대 등을 현장에 급파했다. 해군 등 유관기관과 인근 선박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해경은 뒤집힌 A호 주변 해상을 집중 수색중이며 선내에 고립된 승선원이 있는지 확인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해경은 또 직원을 비상소집해 서귀포해경에 지역구조본부를 긴급 설치했다. 현재 사고 해역에는 북서풍이 초속 12∼14m로 강하게 불고 물결이 4∼5m 높이로 매우 높게 일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이선화 전 제주도의원이 제주국제컨벤센센터(ICC제주) 대표에 선임됐다. ICC제주는 17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이선화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신임 이 대표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ICC제주의 전반적인 경영체계를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내부적 갈등요인을 조기에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문광위는 지난달 29일 "재선의 도의원으로서 8년간 다양한 의정활동의 경륜을 지니고 있어 도정정책과 지역현안에 대한 이해력이 뛰어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정무적 판단 등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최종 '적격' 의견을 냈다 문광위는 "특히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성과 기획력이 있고,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등재에 공헌할 만큼 문화관광과 마이스(MICE)가 융복합하는 시대 트랜드에 부합할만한 적절한 경험과 노하우, 추진력과 열정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청문회에서는 이 신임 대표의 전문성과 도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마이스산업 관련 전공과 실무경험, 기업경영, 조직운영 등 각종 경험이 전무해 이 신임 대표 자신도 전문성과 경영능력이 부족함을 인정했다. 이외에도 ICC제주 사장 공모과정에서 응모자격이 변경돼 사전공작 의혹이 제기됐지만 명확한 해명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각종 문제제기와 의혹에도 문광위가 '적격' 의견을 낸 데 대해 전직의원 출신에 대한 '제식구 감싸기'식 인사청문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 신임 대표는 제주MBC PD출신이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도의회에 입성, 이후 지역구(제주시 삼도1·2동)에서 재선했다. 제주도의회 첫 선출직 여성의원이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는 그가 몸담았던 당적과 달리 “도민대통합 시대를 열겠다”며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선언했다. 한편 ICC JEJU는 지난해 9월6일자로 임기가 끝난 김의근 전 ICC제주 대표의 후임을 구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차기 대표이사 공모에 나섰으나 적격자를 찾지 못해 약 13개월 공석으로 운영돼 왔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영화 브이 포 벤데타는 도미노가 붕괴하는 모습을 동원해 극적인 결말을 극대화한다. 주인공 V는 영국 국회의사당을 폭파할 날로 정한 D-day에 그의 지하 아지트에서 도미노 패들을 쓰러뜨린다. 수만개에 달하는 듯한 도미노 패들이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 같은 장관을 연출하며 쓰러진다. 그 쓰나미가 지나간 자리에 무정부주의(anarchism)를 상징하는 이니셜 ‘A’가 신의 계시처럼 드러난다. 도미노 패를 쓰러뜨린 V는 자신의 승리를 예감하는 동시에 죽음도 예감하고 있다. 지하 아지트 바닥 가득 펼쳐져 완성된 ‘A’를 굽어보는 V가 쓰고 있는 가이 포크스 가면의 ‘미소’가 참으로 신비롭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환희 같기도 하고 처연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부처님의 미소처럼 평온하기도 하다. 도미노 패들이 일사불란하게 쓰러진 후 통행금지령으로 인적이 끊긴 어두운 런던 밤거리에 V와 똑같이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망토를 걸친 시민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들은 이내 수십·수백명으로 불어나 런던의 밤거리를 점령한다. V의 아지트에서 도미노 붕괴가 완성된 것처럼, 런던 거리에서 시민들 하나하나가 기꺼이 한개의 도미노 패가 돼서 일사불란하게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곧 권력의 심장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폭발하고 폭죽이 밤하늘을 덮는다. 온 시내를 밝히는 폭죽 아래서 런던을 점령한 수많은 ‘가이 포크스’들은 가면을 벗고 런던 밤하늘의 폭죽을 바라본다. 이제는 더 이상 가면 속에 얼굴을 가릴 필요가 없다. 가면을 벗은 시민들의 얼굴은 폭죽 불꽃으로 환하게 빛난다. 그들의 얼굴에 무정부주의라는 대의에 동참했다는 기쁨이 번진다. 그러나 도미노 붕괴처럼 완성된 ‘무정부주의’가 영국 시민들에게 궁극적이고 항구적인 자유와 평등, 평화를 가져다줬는지는 모르겠다. 혹시 한순간의 화려한 불꽃놀이처럼 끝나고 또다시 캄캄한 하늘과 밤거리로 돌아갔을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선 ‘도미노 붕괴’ 현상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1950년대 동남아시아 국가 정부들이 도미노처럼 연달아 쓰러지면서 공산화 현상이 발생했고, 반대로 민주주의의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 도미노 현상은 나름의 ‘대의’에 동참했던 사람들에 의해 이뤄졌지만, 어떤 ‘대의’가 정말 역사 발전에 정의로웠는지는 물음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도미노 현상이 반드시 ‘대의에 복무’하는 뜨거운 마음에서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많은 경우에는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기도 한다. 11세기부터 15세기까지 거의 400년간 유럽과 세계를 재앙으로 몰아넣었던 십자군전쟁은 ‘가짜뉴스’들이 만들어내는 무지막지한 종교적 열정과 막연한 동경에 사로잡힌 수많은 사람들의 ‘부화뇌동’이 만들어낸 도미노 재앙이었다. 막연한 불안의 도미노 현상은 멀쩡했던 은행과 기업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면서 어이없는 대공황의 그림을 그려내기도 한다. V가 이끈 웨스트민스터 성당의 폭파가 과연 ‘대의’의 도미노 현상으로 이뤄졌는지, 혹은 ‘부화뇌동’의 도미노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름 자체마저 혼란스러워진 오늘도 보수와 진보의 대의를 외치는 집회가 요란스럽게 열린다. 모두 더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대의에 동참하고 복무해 보수나 진보의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 V가 그린 멋진 ‘A’자처럼 그들만의 멋진 문양을 완성하고 싶어 하는 모양이다. 어쩌면 자신들의 주장에 더 많은 사람이 부화뇌동하기를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민심의 도미노가 이리저리 어지럽게 쓰러진다. 군정에 열광하기도 하고, 민주주의에 열광하기도 한다. 자신들이 뽑은 대통령을 자기들 손으로 끌어내리기도 하고 사형선고를 내리기도 한다. 감방에 보내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을 정치의 정점에 세우고 100일도 안 돼 못 참겠다고 아우성치기도 한다. 옆에 있는 말이 쓰러지면 나도 덩달아 쓰러지는 도미노 현상이 만들어내는 그림은 왠지 불안하다. 도미노를 쌓을 땐 하나의 ‘팁’이 있다고 한다. 쌓는 과정에 하나라도 쓰러지면 그때까지 쌓은 도미노가 모두 무위로 돌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간중간에 몇자리를 비워둔다. 방화벽인 셈이다. 그 빈자리들은 마지막에 채운다. 우리 사회에도 가끔씩 몰아치는 쓰나미 같은 도미노 현상의 방화벽이 있었으면 좋겠다. 옆의 말이 쓰러진다고 덩달아 쓰러지지 않을 만큼 주관이 뚜렷한 도미노 말이라도 좋고, 아예 자리를 떠나는 도미노 말이라도 좋겠다. [본사 제휴 The Scoop=김상회 정치학 박사]
시민단체가 제주 용천동굴의 본류로 추정되는 신규동굴의 흔적을 발견했다며 제주도에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제주진실탐구대는 6일 오전 11시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진빌레정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자연유산이자 국가지정문화재인 용천동굴의 본류로 추정되는 신규 동굴의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용천동굴 본류가 월정리 동부하수종말처리장으로 통하고 있어 제주도가 조사내용을 고의로 감추고 조작한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제주진실탐구대는 신규 동굴의 증거로 ▲만장굴에서 용천동굴 하류로 이어지는 직선상 지표경사의 특이점 ▲월정리에서 발견되는 지반 무너짐 현상 ▲월정리에서 발견되는 습지 및 용천수 ▲동굴규모의 오류 등을 들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은 "제주도의 ‘만장굴 용암동굴의 형성과정’ 보고서에 따르면 만장굴에서 용천동굴 하류까지 직선상 지표경사는 1.5도 내외로 매우 완만해야 한다"면서 "또 만장굴에서부터 흘러 내려온 용암은 그 폭과 유사한 크기로 해안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제주도가 밝힌 용천동굴 유로를 보면 직선상 지표경사가 일관되지 않다. 만장굴 입구 사거리에서 용암이 갑자기 방향을 90도 가까이 트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이라면서 "현재 알려진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 유로는 만장굴에서부터 흘러온 용암의 본류로 보기 어렵고, 학술적으로 해명이 어려운 유로"라고 주장했다. 또 "만장굴에서 김녕굴을 지나 용천동굴로 이어지는 구간에 지반 무너짐 현상이 다수 포착된다. 이를 직선으로 연결하면 만장굴에서부터 일직선에 가깝게 이어진다"면서 "이는 용암동굴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해당 구간에 대한 조사를 벌인다면 신규 동굴이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지반침하가 일어난 진빌레정 인근 밭과 관련해 "지반침해 현장내부를 살펴본 결과 동굴 천장으로 추정되는 형태를 띄고 있다”며 “조사한다면 신규 동굴이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곳이 용천동굴 본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천동굴 본류로 추정되는 동굴이 동부하수처리장으로 통하고 있어 도가 조사내용을 고의로 감추고 조작한 것 아니냐"며 "도는 지금이라도 2009년 당시의 용천동굴 일대 정밀조사 결과를 내놓고 동부하수처리장과의 관련성 등 진실규명을 위해 용천동굴 주 유로에 대해 공동으로 조사할 것을 제안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현장을 찾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지반 침하현상은 제주에서 흔히 발견된다. 지금으로서는 신규 동굴의 흔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재조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지난달 제주시 조천읍 한 가정집에 배달된 정체불명의 스티커가 든 우편물에서 마약 종류로 분류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인 LSD 성분이 검출됐다. 5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출장소가 지난달 28일 경찰에 신고된 탄저균 의심 우편물을 정밀 분석한 결과 향정신성의약품인 LSD 성분이 나왔다. 경찰은 이 사실을 구두로 전달받고 우편물이 어떻게 신고자에게 전달됐는지 등 유통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다만 이 우편물을 받은 수취인은 LSD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LSD는 당초 분만 촉진제로 개발됐으나 미국에서 환각제로 널리 퍼졌다. 보통 우표와 같은 형태의 종이에 그림으로 인쇄돼 판매된다. 앞서 지난달 28일 제주시 조천읍 50대 주민이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을 받았다"며 함덕파출소에 신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송된 이 우편물 안에는 밴드 모양 스티커가 들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영국 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시구절 등이 적힌 영문 시와 인용문이 담긴 편지도 한 장 들어 있었다. 당시 탄저균을 의심해 긴급 출동한 해병대 9여단과 소방 당국은 우편물에 든 스티커를 조각내 1차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일단 탄저균 음성 반응을 보여 상황을 종료한 뒤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