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수천억원을 쏟아붓는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엉망으로 추진돼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신관홍(새누리당 일도1·이도1·건입동) 의원은 13일 속개한 제301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주도수자원본부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BTL 하수관거 정비사업에 대한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하수관거 BTL사업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총 3933억원이 소요됐다.
하수관거 정비 사업은 기존의 합류식에서 우·오수를 분리하는 분류식 하수관거로 정비해 수질오염 예방과 하수의 적정처리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신 의원은 "기존 합류식 관거로 하수가 배제됨으로써 지하수 오염과 해양수질 오염을 야기하는 주 오염원이 되고 있다"며 "분류식 하수관거에 연결이 된 가정은 정화조를 폐쇄하고 있는 분류식에 연결이 안 되는 가정은 나중에 정화조 청소 등 처리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등 이중 부담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하수관거 공사를 하면서 공사제품이 하자가 있는데도 그대로 공사를 시행했고 하수관거 공사가 우수관으로 오접돼 하수가 하천이나 바다로 흘러가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전체적으로 BTL사업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그러면서 아스콘 포장 최종 공사가 완료됐음에도 일반도로 가포장보다도 상태가 좋지 않은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시공하다 남은 폐아스콘을 수거하지 않고 현장 구석에 방치시킨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신 의원은 "공사 후 되메우기와 재포장 과정이 시방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아스콘 절단면 이외의 부분에서 도로파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상주하는 감리단이 있음에도 공사를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겉으로 보이는 수준이 이정도인데, 보이지 않는 부분은 더 엉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또 지난 달 24일 현장 조사 결과 제주시 남광초등학교 인근 우수관 2개소에서 오수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산지천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수관거 오접문제는 건축물 준공시 바로 적발되지 않고, 준공 이후 주민들이 발견해 민원으로 접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오접을 개선하는 비용은 원인제공자가 하는 것이 타당한데, 이로 인한 건축주와 시공사간의 분쟁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는 "BTL 사업장에 대한 총괄적인 재점검을 하도록 하고, 만약 시방서대로 공사가 되지 않은 경우 시설인수를 거부하는 등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