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의학을 배우고, 의학을 통해 영화를 즐기는 인문 교양서이자 의학 에세이가 나왔다. <제이누리>에 연재되던 '영화와 만난 의학'이다. 오랜 세월 지역사회 의료 활동과 시민사회 활동을 해오며 평생 의학에 몸담아 온 고병수 가정의학과 영화광 의사가 풀어내는 의학 이야기다. '영화관에서 만나는 의학의 세계'. 의사의 눈을 통과한 영화는 더 명확히 보이고 새롭게 읽힌다. 감기처럼 흔한 질병부터 아직 치료법을 알 수 없는 불치병까지, 역사속의 의학 이야기부터 의료 제도의 현 상황까지, 친숙한 의학 지식뿐 아니라 잘못된 의학 상식까지.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주제를 다양한 영화를 통해 담아냈다. 의사이기에 의학과 환자로서의 인간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무엇보다 의료 관계자와 환자, 환자 가족뿐 아니라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까지 두루 관심을 가지고 영화의 면면을 살펴보고, 의학과 현실에 적용하는 저자의 시선은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큰 장점이다. '영화관에서 만나는 의학의 세계'는 영화를 통해 의학을 배우고, 의학을 통해 영화를 색다르게 해설해주기에 어렵게만 느껴지는 의학의 세계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영화
강 수면에 부는 바람 - 보 반 호아 (Vo Van Hoa) 친구들과 나눠 마시는 커피 한 잔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이 섞이네 기쁨과 슬픔이 너무 현실적이야. 강 수면에 불어가는 바람 강 수면에 스치는 바람 멀리서 메아리치는 잔잔한 소리 우연한 바람의 말 긴 여정을 잊었네 남편을 전쟁터로 보내는 곳 엄마가 밤새 고민하는 곳 고통에 불타며 평화를 위한 변화 오늘 밤 우리는 모두 하늘을 올려다본다 토성은 빛이 희미해지고 찬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THE BREEZE BLOWING ON RIVER SURFACE (By Vo Van Hoa) A cup of coffee shared with friends Stories all around we blend The joys and sorrows are so real The breeze blowing on river surface The breeze blowing on river surface Timid sounds echoed from a distance Words of the breeze accidentally forget the long journey Where you see your husband off to war W
지금으로부터 1464년 전 발행된 『북사(北史)』에 '탐모라국에는 노루・사슴 등이 많으며 백제에 부용(附庸) 되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 옛 기록들에 보면 '한라산에는 호랑이나 표범, 곰, 이리와 같은 사나운 짐승은 물론 여우와 토끼도 없으며, 날짐승에는 황새, 까치, 부엉이가 없고 산중에는 기괴한 새들이 보인다.'고 했다. 조선시대 진상으로 바쳤던 짐승으로는 사슴, 돼지, 해달(海獺)이 있다. 한라산에 사슴과 고라니가 멸종된 후에 노루만이 남아 있다. 지금 우리 호모사피엔스는 지구 생태계 최대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으며 그가 경영하는 환경은 너무나 악화돼 있다. 이미 오래 전에 인류세라는 불안한 시대가 열리면서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서기 1600년대에 지구상에서 멸종된 포유류 수는 약 60여종이나 되었고, 이들 중 대부분이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사라졌다. 한라산의 사슴은 19세기에 자취를 감췄으며 한반도에서는 20세기초에 그 사슴이 멸종되었다. 존재하는 것에 대한 인상(印象)은 하나의 관념을 만들어낸다. 인간은 상상력의 동물이어서 존재하는 것이 있다면 거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유토피아가 없으면 헤테로토피아(Hétér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사랑인가? - 로돌포 자모라 코리아 (Rodolfo Zamora Corea) 그는 태어나고 웃었다. 그는 놀라움으로 새로운 세계를 발견했고, 어머니의 미소가 그를 반겼다. 고통을 사랑으로 바꾸는 연금술은? 그가 배운 첫 번째 교훈이 될까? 암흑 물질에서 잃어버린 단어, 삶의 미로 속에서, 사랑? 돌을 자르는 신출내기 석공, 그의 망토에 잔해를 흩뿌리며 자신의 손에 의식불명의 상처, 그의 눈을 쓰레기로 채우고, 두 눈은 붉게 물들고, 두 눈에 눈물을 채우고 그러나 옆에서 그는 참을성을 느낀다. 분노하지 않고, 동반자와 교사: 그의 형제, 그에게 돌을 다듬는 법을 가르치고 까칠한 면에서 보호하고, 앞치마로 그를 가리고,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사랑인가? 그는 눈을 피하지 않는다 손을 뻗는 사람에게서, 오고 가는 영혼들 사이에서 손을 내밀어 빵 한 조각을 달라는 사람, 한때 사과나무가 서 있던 정원 가운데,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사랑인가? 사나운 키메라와 매일 싸우고, 절대이성을 믿는 자를 불태운다 자유가 사랑과 같다고 믿는 것이 아닐까? 용의 다리로 공격하는 동일한 키메라를 감지한 것일까? , 그는 자신의 마음에 확신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계
그리움 - 에드워드 하렌츠(Eduard Harents) 색의 그림자가 낮의 상처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마주친 꿈의 고요함을 걷고 있다... 꽃은 고통의 비밀이다; 내면을 돌아보는 미소이다. 자손은 죄를 부른다. 기도의 개인적인 붕대를 넘어서 나무의 자기 부인은 밤의 손가락들처럼 밝고 따뜻하다. 나는 얼어붙고 있다… 당신의 이름. Yearning (By Eduard Harents) The shadow of color is scaling the scars of day; walking the serenity of an encountered dream… The flower is the secret of pain; an introspective smile. The scion names the sin. Beyond personal bandages of prayer, the self-denial of a tree is as much brightas warm are the hands of night. I am freezing… your name. ◆ 에드워드 하렌츠(Eduard Harents) = 예레반 주립대 동양학부와 카이로대 아랍어 문화 센터를 졸업했다. 그는 10권
제주4‧3평화재단이 다음달 31일까지 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고현주 작가 유고전 ‘기억의 목소리’를 연다. 고현주 작가는 암 선고를 받은 이후 2018년부터 5년여간 투병하며 제주4‧3의 아픈 기억을 사진에 담은 ‘기억의 목소리’ 3부작을 발표했다. 작가의 유족과 4·3평화재단은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전시하기를 소망했던 작가 생전의 뜻에 따라 2023년 유고전을 마련해 고인의 뜻을 기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시는 모두 38점의 고현주 작가 사진과 11점의 고승욱 작가 설치미술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는 고현주 작가의 유족 고승욱 작가에 의해 공간이 구성됐다. 고인이 제주4‧3의 아픈 기억을 사진에 담을 때 기록했던 기록 노트들도 사진으로 공개된다. 4‧3 학살 현장을 찾아 꾸러미를 싼 보자기에 등을 밝히며 제의를 치르는 '기억의 목소리Ⅲ'은 조사, 자료수집, 촬영까지 2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 학살의 자리, 잃어버린 삶의 터와 억울한 무덤마다 떠도는 혼을 빛으로 감싸주고 어둠을 밝히고자 하는 제의로서 작가 염원이 담긴 작업이다. 이번 전시 개막식은 오는 30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고인이 생전 4·3유족과 대화하면서 촬영했던 4·3희생자 유품 기
2023년 6월 25일은 어느덧 김택화 화백의 서거 17주기를 맞는 날이다. 참으로 세월의 빠른 흐름에 무상함을 느끼는 시간, 먼저 떠나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그가 제주에 남긴 예술혼을 다시 새겨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한다. 김택화는 천성이 화가라는 이름에 걸 맞는 인물이었다. 제주에서는 ‘택화화실’, ‘택화풍’이라고 그를 지칭하던 대명사가 있어 그의 스타일을 대변했었다. 언제라도 떠오르는 그의 첫 인상은 그림이 곧 그였다는 생각이다. 아담한 키에 평소 챙이 없는 모자를 즐겨 쓰고 말을 매우 적게 하면서 빙긋 웃기만 하는 스타일은 모르는 누가 봐도 딱 첫 눈에 화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람 스타일은 환경이 만드는 것이다. 몰두하는 일의 깊이가 클수록 그것의 그림자가 덧씌워지는 법이니까. 우리는 그것을 ‘한 몸 되기’라고 하며 그 사람이 풍기는 인상으로 남는다. 인상은 자주 대하는 대상의 영향을 받아서 점점 그것을 다루는 행위자의 특성을 갖게 된다. 김택화는 ‘처음이 많은 화가’이다. 사람들은 ‘처음이 많은 화가’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할 것이다. 처음이란 시작, 기원처럼 시간적 의미로서의 출발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원이란 ‘원인의
청소년들이 부르는 제주 일노래 경연대회가 펼쳐진다. 제주일노래상설공연집행위원회는 오는 24일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2023 학교로 찾아가는 제주 일노래’의 특별프로그램으로 ‘2023 청소년을 위한 제주 일노래 축제 : 제주 일노래 경연대회’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제주 일노래(노동요)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굳건하게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애환과 삶이 오롯이 남아있는 제주의 자랑스러운 음악 유산이다. 위원회는 제주 일노래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제주를 대표하는 음악 유산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청소년을 위한 제주 일노래 경연대회를 마련했다. 제주도내 초·중·고 재학생 합창 2개 팀과 개인 5명이 참가한다. 제주 일노래 악보집(2021년, 2022년)에 수록된 곡 중에서 신청한 4개 곡(해녀 노젓는 소리, 멸치 후리는 소리, 방아 찧는 소리, 마당질 소리)으로 경연이 이뤄진다. 제주토속민요소리꾼이자 제주도지정무형문화재 삼달리어업요이수자인 문석범씨가 축하공연으로 ‘터위네젓는소리’와 ‘갈치나끄는소리’를 펼친다. 앞서 제주일노래상설공연집행위원회는 지난 4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도내 10개 학교에서 제주 일노래 공연과 교육을 진행했다. 제주 공연단
약속 - 크리스틴 페잉 첸(Christine Peiying Chen) 너는-- 비를 내릴 수 없는 구름, 떨어질 수 없는 별, 지지 않는 달 내려오지 못하는 눈송이, 사라지지 않는 가락-- 그리고 제목 페이지에 남아있는 한 구절이다. 싸락눈만큼 많은 알약을 먹어도, 통증은 하얀 점처럼 날카롭다. 넘어지면 안 돼, 내가 도착하기 전에 약속했듯이 고개를 숙여 장미꽃 냄새를 맡고 내 시를 읊어봐-- 덫에 걸린 호랑이, 잠시 평원에서 쉬고 있는 너, 인내심을 가져: 나는 이미 가는 중이야. Promise (By Christine Peiying Chen) You are-- A cloud that cannot rain, A star that cannot fall, a moon that cannot set A snowflake that cannot come down, a melody that cannot wander away-- And a verse lingering on the title page. Even if the pills you have to take as much as snow, The pain is as sharp as the white spot You m
제주4·3의 아픔과 진실을 알려온 영화들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영화제가 열린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30일부터 11월 25일까지 6개월 동안 '2023 4·3영화제'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지원을 받아 올해 첫 열리는 '2023 4·3영화제'는 ‘기억의 기록, 평화와 인권, 연대와 미래’ 세 가지 주제로 모두 19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4·3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국가폭력을 고발하고, 저항과 평화 정신을 담은 국내·외 작품도 엄선했다. ‘기억의 기록’ 세션에서는 '잠들 수 없는 함성 4·3항쟁'(1995, 감독 김동만), '유언'(1999, 김동만),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켄 로치)을 상영한다. 서북청년회와 경찰의 억압에 맞선 항쟁으로서의 4·3과 영국의 폭압에 저항한 1920년 아일랜드를 비교해볼 수 있다. 4·3 영상 작품을 다수 남긴 김동만 감독(현 제주한라대 방송영상학과 교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마련한다. ‘평화와 인권’ 세션에서는 '디어 평양'(2006), '굿바이, 평양'(2011), '수프와 이데올로기'(2022)를 상영한다. 세 작품 모두 2세대 재일교포 양영희 감독의 작품
제주도가 한국연극협회와 공동으로 1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제주아트센터, 비인(BeIN) 공연장, 서귀포예술의전당 등 도내 곳곳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연극 축제인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를 연다. 도는 제주연극계의 진흥과 제주지역 문화예술계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평소 접하기 힘든 연극 관람 기회를 도민에게 제공하는 등 다양한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한민국연극제를 기획했다. 15일 오후 제주문예회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와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 문화체육관광부 전병극 제1차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윤희 예술창작본부장, 손정우 이사장 등이 참석한다. 개막식 행사에서는 연극제 및 경연작품 소개 영상을 시작으로 축하인사, 고향사랑기부금 전달식, 개막선언이 진행된다.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연극인들의 합동극인 ‘치마돌격대’가 개막공연으로 펼쳐진다. 이번 대한민국연극제에서는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전국 16개 시·도지역 대표극단의 본선 경연이 펼쳐진다. 오는 17일 제주아트센터에서는 제주지역 대표인 극단 가람의 ‘울어라, 바다야’ 공연이 오후 3시와 오후 7시 30분에 총 2회 진행된다. 또 제주문예회관에서는 국제
이 끝은 - 앨리슨 그레이허스트(Allison Grayhurst) 이 끝은 후손이다. 돌보고 아끼는 대상으로, 일정 기간 작동한 독특한 패턴을 깨고, 이제는 오로지 상처만을 남기는 것을. 이 자손은 음악적이며, 실천과 기도를 작곡하며, 세부 사항에 대해 갈망을 하며 소독하고 청소한다. 이 기쁨은 말로 표현되지 않는, 부담스럽지 않은 활동, 기대와 의무로부터 면역되며 지키는 개도 없다. 이 집은 살았던 집, 모든 죽은 것들이 다시 죽었으며 더 깊게, 마침내 여기에서 새로워졌다. 믿음은 정확한 목적지, 접시를 핥으며 반짝반짝 빛나서 남은 것은 경외와 자비, 내 앞에서 부풀어 오르는 밝기 속에서 단순함을 소화하고 있다. 시작할 때처럼 다시 당신을 가지고 있다, 처음으로 당신의 얼굴을 목격했을 때 머리카락과 눈을 사랑했으며 과거에는 책에서 훔쳐만 볼 수 있었던 기쁨을 이제는 내가 독자적으로 소유한다. 나무들이 절벽 위에 늘어서 있다. 내 뒤에는 정상이 있다. 어리석은 희망들이 신성의 명령과 일치한다. 무거운 막대들이 떨어지고, 핀과 같이 가벼워진다. 달과 태양이 가득 차서 명확하게 보인다. 같은 아침 하늘에. This end (By Allison Grayhur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