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200여 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흉기를 들고 다닌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40대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전 9시 38분 제주시 삼성혈에서 열린 '삼을나(三乙那) 3성(姓) 춘기대제' 행사장에 길이 20㎝가 넘는 흉기를 들고 다닌 혐의를 받는다. 춘기대제는 탐라국 건국 시조로 알려진 제주 고씨와 양씨, 부씨의 시조를 기리기 위한 행사다. 당시 2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같은 날 오전 2시 32분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한 거리에서도 전체 길이 28㎝의 흉기를 들고 행인을 쫓아간 40대 남성이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폭행 전과가 있는 이 남성은 만취 상태였다. 신고자인 행인과 40m 근접한 거리에서 붙잡혔다. 이 남성은 '신고자가 자신을 노려봤다고 생각해 칼을 들고 쫓아갔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이다.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는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형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이달 8일 공포돼 시행됐다. 형법 개정안은 정당한 이유 없이 도로·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흉기를 소지하고 이를 드러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킨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한 고교 교사가 수업 시간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4·3 유전자가 흘러서 그래"라고 말해 물의를 빚고 있다. 11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이 학교 학생회실 벽면과 외부 조각상 근처에 3학년 이름으로 '4·3 유전자란 무엇입니까?'라는 대자보가 걸렸다. 학생들은 대자보에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4·3 유전자가 흘러서 그래'라는 발언을 내뱉었다"며 "해당 발언이 수십 년 전 피해자들을 '폭도', '빨갱이'라 지칭하던 입장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민의 3분의 1 가량이 학살당했음에도 오랫동안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아 생존자들마저 아픔을 숨겨야 했던 제주의 역사를 교육자가 이처럼 사사로이 거론하는 것이 과연 옳은 행동인가"라고 따졌다. 학생들은 "학교의 교육 목표에 걸맞게 그릇된 역사인식을 알리고, 학교의 조치와 교사의 반성을 요구한다"고 적었다. 이 대자보에 학생들은 '왜곡된 역사의식, 지역혐오성 발언', '사과해요 우리한테!!!!!', '학교의 합당한 처분을 요구합니다' 등의 메모지를 붙이며 동조하고 있다. 학교 측은 즉각 해당 교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해당 학교로 장학관과 장학사를 보내 정확한 상황을 파악 중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파악한 상황을 바탕으로 교사나 학생들의 요구 사항에 대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강하게 요청하겠다"며 "그 다음에 학교의 조치가 적합하지 않다면 더한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이 사립학교 교사에 대한 징계권은 없지만 초·중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 따라 관리 감독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관련해 제주 지역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 등재가 제주 4·3의 역사적 의미를 국제사회가 인정한 쾌거라며 앞으로도 4·3 정신의 계승과 세계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주 4·3 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진실을 담은 기록물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뜻깊은 순간"이라며 "억압된 기억과 화해, 상생의 여정을 담은 1만4673건의 기록물은 이제 인류 공동의 유산이 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도 4·3 진실 보존과 확산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서귀포시)도 SNS를 통해 "제주 4·3의 역사적 가치가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등재는 제주사회와 도민 모두가 힘을 모아 이룬 성과로 민주주의 실천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랜 세월 아픔을 견디며 진실의 시간과 평화의 역사를 열어온 4·3 희생자와 유가족, 도민께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4·3의 세계화를 위한 입법 논의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갑)은 "희생자들의 마지막 모습과 유족들의 눈물, 지켜본 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기록물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것은 제주의 진실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라며 "이 기록물이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2018년부터 추진해온 7년 간의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다. 4·3의 역사적 기록물 1만4673건이 등재 대상에 포함됐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1950년 9월 1일, 대한민국 해병 3·4기 3000여 명을 태운 해군 상륙함(LST)이 제주항을 출발했다. 목적지는 진해였다. 이 LST에 탄 해병 4기 가운데 126명은 여성이었다. 6·25 전쟁 발발 당시, 대한민국 해병대 병력은 300여 명에 불과했다. 개전 초기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온 인민군의 공세로 인해 병력 증강이 시급했던 국군은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해병대를 모집했다. 그렇게 모인 해병 3·4기 3000여 명 중, 126명의 여성이 국군 최초 여성해병대다. 6‧25 전쟁 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7월, 제주도에 주둔하고 있던 해병대는 모슬포 1대대를 ‘고길훈 부대’로 명명하고 군산 지역으로 이동했다. 8월 중 제주 도내에서 3000여 명의 지원자가 해병 제3‧4기로 입대했다. 이 해병 제4기에 제주 도내 여중생, 미혼 여교사, 육지에서 제주도로 피난 온 여성 합해 모두 126명이 자원 입대했다. 이에는 중학교 교사 1명과 초등학교 교사 약 20명이 포함되어 있었고, 대학생 2~3명과 교사양성소 학생, 나머지는 여중 2, 3학년생이었다. 당시 제주여중, 신성여중, 한림중, 대정중 등에 다니던 2, 3학년 여학생들이었다. 당시 20대 미만 초등학교 현직 미혼 교사도 있었다. 당시 대한민국 국토는 영남지역 일부와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북한에 점령당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위급한 상황에서 “북한군이 제주도에 쳐들어와서 가만히 죽임을 당하느니, 차라리 해병대에 지원해서 북한군 한 명이라도 더 죽이고 죽겠다”라는 각오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제주 4·3’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되던 때라 '제주도에는 빨갱이들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지원한 제주 여성들도 있었다. 이와 함께 주변 권유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지원한 여성들도 더러 있었다. 어린 여학생들의 해병대 지원 소식을 보고받은, 당시 신현준 해병대 사령관은 “조국의 위기를 앉아서만 볼 수 없다는 그 뜻은 갸륵하지만, 여자가 그 힘든 훈련과 위험한 전투 현장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 잘 달래서 돌려보내라”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얼마 후 생각을 바꿨다. “현장으로 출동하는 남자 해병대원들을 대신하여 여자들에게는 행정, 서무, 그리고 후방지원업무를 맡기면 좋겠다”라며 입대를 허용했다. “1950년이면 내 나이 열일곱 살, 제주여중 2학년이었지. 그해 8월 27일이었던 것 같아, 학교에서 학생들을 운동장에 모이라고 하더군. 나도 달려갔지. 난 그때도 신장이 170㎝ 정도로 컸는데 나 때문에 뒷사람이 안 보인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뒤쪽으로 가려는데, 내가 도망가는 줄 알고 두 사람이 달려와서 잡았어. 그 바람에 내가 제일 먼저 합격했어. 키가 큰 사람을 우선 선발했으니까.”(해병 4기 고순덕, 제주 여성해병대 회장, 제주여중 2학년 입대) “초등학교 6학년 때 ‘제주 4.3’이 일어났어요. 중학교 입학한 후 가담 학생 3명이 총살당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해병대 모집에 지원했죠. 당시 교장 선생님은 내가 외동딸이라는 이유로 말리셨고, 약혼한 상태라 부모님도 강력히 말리셨지만, 자원해서 지원했어요.”(해병 4기 장부연, 한림중 3학년 재학 중 입대) “모슬포에 있는 대정중을 졸업 후 보급소를 운영하던 아버지를 도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해병모집 공고문을 보고 ‘제주 4.3’ 당시 빨갱이가 싫었는데, 나라를 위해서 내 한목숨 바치겠다는 생각으로 모슬포 경찰서에 가서 지원했어요.”(해병 4기 이순선, 당시 대정중 졸업하고 가사 활동하다 입대). “강정천은 그때도 물이 참 좋았어요. 그곳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학교 직원들 친목회를 했는데 오후가 되니까 급사 직원이 막 뛰어서 오더라고요. ‘강 선생! 여교사 회의가 있으니 준비하세요’라고 했어요. 그래서 모이니 (입대) 준비를 하라는 거에요. 초등학교 교사라고 했지만 20세도 안 되는 어린 나이였죠. 철부지였죠. 어린 나이였으니 산지항을 떠날 때만 해도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컸어요. 평소에도 엄격하시던 아버지는 ‘건강히 잘 다녀오라' 하더군요.”(해병 4기 강길화, 당시 법환초 재직 중 입대) “이북 출신 체육 선생님이 학도호국단 간부들은 예외 없이 군에 가야 한다면서 거의 강권하다시피 등을 떠밀었어요. 그즈음 끔찍했던 ‘제주 4·3’을 겪으면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생사가 뒤바뀔 수 있다는 걸 아이들도 잘 알고 있었기에 싫어도 감히 싫다는 말을 할 수 없는 살벌한 분위기였죠. 나를 포함한 우리 학교 간부 학생들은 그런 강압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부모 형제와 헤어져 진해로 가게 됐습니다. 막내딸을 전쟁터로 보낸 우리 어머니는 정신을 잃고 쓰러지셨어요.”(해병 4기, 문인순, 중학교 3학년 재학 중 입대) “126명 대원중엔 육지 사람이 여섯 명 섞여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물론 모두 제주 여자들이었죠. 공교롭게도 그 여섯 명 모두가 평안도 출신이었어요. 이북 공산당 아래서 살다가 목숨 걸고 월남했던 사람들이죠. 우리 집은 평안북도 영변이었는데 식구들이 시차를 두고 차례로 38선을 넘어와 뿔뿔이 흩어져 지내다가 한곳에 모여 살았습니다. 오빠는 직업 군인이어서, 당시 인천 기지사령부에서 복무하고 있었고요. 우리 가족은 전쟁이 나자 인천 송도에서 군인 가족들을 태운 LST에 승선해 부산과 진해를 거쳐 제주, 어느 여관에 묵게 됐습니다. 내 기억으로는 거기서 소집영장 비슷한 것을 받았어요. 졸지에 영문도 모르고 군에 가게 된 거죠.”(해병 4기 이효각, 평안도 피난민 출신) “그때 무슨 용기가 솟구쳤던지 내가 앞장서 군에 가겠다고 나섰어요. 철모르던 시절이라선지 그 순간 죽음 따위는 결코, 두렵지 않았죠. 오직 적개심에 불타 내 나라, 우리 강산을 동족의 피로 물들인 빨갱이들의 심장에 총탄을 명중시키고야 말겠다는 일념뿐이었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나와 뜻을 같이하겠다는 여학생이 열 명 남짓 나왔어요. 물론 겁에 질려 안 가겠다고 버티면서 우는 아이들이 훨씬 더 많았죠.”(해병 4기 이수행, 신성여중 3학년 앞두고 입대) “모슬포 초등학교에서 신체검사(제주도립병원장 주관)를 하여 지원자 30여 명 중 13명만 합격했어요. 합격통지를 받고 동네에서 학생, 동네 주민 등이 태극기에 글씨를 써서 주어 머리에 두르고, 8월 27일 제주동초에 집결하여 이발하고 손톱, 발톱, 머리카락을 잘라서 보관했습니다. 이때 어머니께서 오시더니 ‘죽지 말고 살아오라’라는 말을 하고 돌아갔죠.”(이순선, 당시 대정중 졸업하고 가사 활동하다 입대). 1950년 8월 27일부터 28일 사이에 입대하여 제주 동초에 집결한 다음 신체검사와 간단한 구두시험을 거쳤다. 합격 판정을 받은 126명은 8월 31일, 제주 북초에서 조촐한 입대식을 가졌다. 이들, 여자해병대원들은 해군 상륙함 LST를 타고 제주항을 떠난 이튿날 진해에 입항했다. “우리 친정아버지가 자식 교육에 대해서는 보통이 넘은 분이거든, 여자나 남자나 다 배워야 한다는 주의셨거든. 어렸을 때부터 대학교 가야 하니까 공부 부지런히 하라는 말을 수도 없이 하셨어요. 그런데 군대에 가는 나를 보고서도 우리 아버지가 눈물 하나 안 흘리는 거야! 울음이 없으신 거야! 손 한 번 안 흔들어 주시는 거야! 다 해봐야 안다면서, 용감하게 해봐야 한다면서. 그런 아버지가 얼마나 섭섭했는지 몰라!”(해병 4기 고순덕, 제주 여성해병대 회장, 제주여중 2학년 재학 중 입대) 그로부터 40일간 신병훈련이 시작되었다. M1 소총을 들고 제식훈련·총검술·포복 훈련·실제 사격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지만, 여성 지원병 126명은 단 한 명도 낙오하지 않고 훈련을 마쳤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여자 교관의 엄격한 ‘군기’였다. 땡볕 아래서 땀을 비 오듯 흘리며 호된 기합도 받았다. 1950년 10월 10일에 수료를 한 이들 여자 해병은 특별중대로 편성되어 진해 해군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았다. 이들이 해군 신병대를 수료할 당시에 전황이 호전되었다. 이에 군에서는 나이가 아주 어리거나 본인이 없으면 집안일을 꾸리기 어려운 대원을 가렸다. 이때 51명은 귀가했다. 고순덕 할머니도 이들과 함께 제주로 돌아왔다고 한다. 나머지 75명은 학력 등을 고려해 계급을 차등 부여하고 진해 해군통제부, 부산 해군본부, 해군 진해병원 등에 배치했다. 행정·보급·정비·헌병·정훈·통신·교환·간호보조 등 다양한 임무가 주어졌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천사나래 주간활동센터 시설장을 맡아 일하며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제주한라대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추진된 사설 동물장묘시설<본지 2024년 7월23일>이 주민 반발에 따른 제주시의 불허로 무산된 듯했으나 최근 법원의 판결로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열렸다. 11일 제주시와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 사거리 인근 부지(오등동 37번지 외 4필지)에 연면적 약 600㎡, 지상 2층 규모로 계획된 민간 동물장묘시설 건축사업이 최근 법원 1심에서 인허가 불허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이 시설은 화장로, 분골 세척실, 봉안당, 수목장 공간 등을 갖춘 동물 화장시설이다. 제주도내 첫 사설 동물장묘시설이자, 공설 장묘시설과는 별개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사업 추진 초기부터 인근 앙끄레마을과 소란마을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앙끄레마을 주민 한모씨는 "불과 300m 이내에 요양병원과 3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동물화장시설이 들어서면 화장 냄새, 소음, 미세먼지 등으로 주거 환경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제주시도 지난해 7월 건축허가를 불허했다. 하지만 사업자는 제주시의 불허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이달 열린 선고에서 "해당 장묘시설은 동물보호법상 '인가 밀집 지역으로부터 300m 이내 설치 제한'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이격거리 기준은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며 "해당 장묘시설은 진입로를 제외한 본 건축물만 따지면 인가 밀집 지역과 300m 이상 떨어져 있다"고 판단했다. 시는 이번 1심 결과에 대해 다른 법률과 동물보호법상 이격거리 기준을 비교하면서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시가 항소하면 광주고등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가고, 항소하지 않으면 1심 판결이 확정돼 사설 동물장묘시설 건축을 허가해야 한다. 한편, 해당 사설 시설과 별개로 도는 제주시 애월읍 어음2리에 '공공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설은 제2동물보호센터 기능과 함께 공설 동물장묘시설을 포함하고 있다. 오는 연말 준공 후 2026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 한림읍 한 가정집에서 음식 조리를 하던 70대 남녀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14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밤 9시 54분 한림읍 한 주택에서 70대 남성과 여성이 음식물을 조리하던 중 일산화탄소에 노출됐다. 가족과의 전화 통화 중 두 사람이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이상히 여긴 가족이 즉시 119에 신고해 구조가 이뤄졌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는 일산화탄소 중독 정황을 확인하고, 두 사람에게 산소를 공급하며 병원으로 이송했다. 당시 이들은 의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중독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겨울철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밀폐된 공간에서 조리나 난방 기구를 사용할 경우 반드시 환기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된 '온라인 역베팅' 불법도박이 제주에서도 은밀하게 퍼지고 있지만 폐쇄적인 지역 분위기 탓에 공식적인 피해 신고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1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온라인 역베팅 수사 공조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제주지역에서는 관련 피해 접수 건수가 '0건'이다. 하지만 지역사회 곳곳에서 관련 소문은 빠르게 확산되며 사회적 불안을 키우고 있다. '역베팅'은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 사이트를 통해 진행되는 스포츠 베팅의 일종이다. 일반적인 승부 예측과 달리, 승산이 낮은 팀에 일부러 돈을 거는 방식으로 '역베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특히 이 베팅은 다단계 형태의 구조를 갖추고 있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른바 '팀장'은 지인이나 제3자를 베팅에 끌어들여 팀을 구성한다. 일정 규모가 되면 각종 보상과 수익 분배로 이탈을 막고 신규 인원을 유입시킨다.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베팅 정보가 공유되고, 팀원들은 팀장의 지시에 따라 일정 계좌로 투자금을 송금한다. 도내에서도 실제 투자 사례가 알려지고 있다. '역베팅'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도민 B씨는 "지인을 통해 한 모임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소개를 받았다"며 "텔레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베팅 정보가 공유됐고, 초반에는 소액이지만 실제 수익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손실이 커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털어놨다. 제주는 과거 2000년대 초반 국내 최대 다단계 기업 제이유(JU)의 피해 사례가 있었던 지역이다. 그러나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불법 도박에 대한 피해 신고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좁은 지역사회 특성상 '도박 가담자'라는 낙인이 찍힐 경우 개인 신상이 금세 퍼지면서 사회생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족, 지인, 직장 동료 간 얽히고설킨 구조 탓에 다툼과 신뢰 붕괴를 우려해 신고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또 다른 경험자 Y씨는 "'동호회를 통해 역베팅에 참여했다가 피해를 봤다', '목욕탕에서 누가 추천해서 해봤는데 전세금이 날아갔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리지만 모두 쉬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천과 권유가 엮이다 보니 신고하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형법 제246조는 도박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스포츠토토나 경마, 경륜 등 합법 도박을 제외한 모든 해외 스포츠 베팅은 불법 도박으로 간주된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뿐만 아니라 참가자 역시 형사 처벌 대상이다. 특히 자금을 조달하거나 투자자를 모은 경우에는 도박개장방조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최근 온라인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인 '00볼' 운영 조직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와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에는 약 6만~7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달 26일 운영 측이 투자자들의 통장을 일방적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출금이 차단되자 제주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역베팅은 구조상 다단계 성격을 띠고 있어 피해가 급속히 확산될 우려가 크다"며 "은밀하게 이뤄지는 만큼 도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함께 수사의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법 도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 태풍급 강풍이 불어닥쳐 곳곳에서 가로수와 가로등이 부러지고 공사장 펜스가 날리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13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18분부터 45분 사이 서귀포시 강정동과 제주시 조천읍에서 수십년생 나무들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로 쓰러졌다. 이에 각 지역 소방대원이 출동해 나무들을 모두 잘라내며 안전조치를 했다. 지난 12일 오후 10시부터 자정 사이에 서귀포시 남원읍, 중문동, 회수동, 안덕면 등지에서도 나무나 가로등이 쓰러지자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안전조치를 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11분 제주시 노형동에서는 강풍에 공사장 펜스가 날린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를 했다. 제주시 구좌읍과 서귀포시 월평동에서는 흔들리는 간판에 대한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이처럼 지난 12일 오후 4시 이후부터 이날 새벽 사이 제주에서 11건의 나무 쓰러짐 피해와 1건의 공사장 펜스 날림, 3건의 간판 흔들림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연 ‘투·개표 시연회’에서 일부 참석자가 제주 지역 투표함의 봉인지 훼손을 두고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된 사안이며, 문제로 지적된 흔적은 사전투표함을 재사용하면서 생긴 자국일 뿐"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11일 선관위에 따르면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박주현 변호사, 윤용진 변호사 등은 지난 10일 경기도 과천 청사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제주시 한라체육관과 서귀포시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개표소에서 일부 개표참관인이 미개봉 상태의 투표함에서 봉인지를 뗀 자국을 확인했다며 부정 개표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해당 투표함은 사전투표에 사용된 것으로 본투표에서 재사용하면서 기존 봉인지를 제거한 자국이 남은 것"이라며 "모든 투표함은 참관인 입회 하에 봉인됐고, 개표 전에도 참관인의 확인과 서명을 거쳤기 때문에 임의 개봉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시연회에서 사전투표용지 발급부터 본투표, 개표까지의 전 과정을 공개하고, 투표지분류기와 개표보고시스템 등 주요 장비의 보안 체계를 설명하며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의원과 법조인들은 "사전투표함을 보여주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12시간 멈춰 있었다", "투표함 봉인지 관리대장이 있는가"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2022년 3월 대선 당시 CCTV가 없는 제주시 선관위 사무국장실에서 사전투표함이 발견된 사례 등을 언급했다. 이에 선관위는 "해당 사례는 정당추천위원 출근 전 일시 보관했던 것으로 이후 절차에 따라 정상 이송됐다"며 "그 이후에는 반드시 정당추천위원 입회 하에 CCTV가 설치된 보관소에 투표함을 보관하도록 지침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관위는 "관내사전투표함은 봉쇄용 잠금핀과 특수봉인지로 밀봉되며 경찰·참관인 동행 하에 이송돼 보안 시스템이 완비된 장소에 보관된다"며 투표함 바꿔치기 가능성도 일축했다. 제21대 총선 이후 제기된 126건의 선거무효 소송 중 법원이 인용한 사례는 없다고 밝힌 선관위는 "일부 오류나 착오는 조작 증거가 아닌 현장 실무상 실수일 수 있다"며 부정선거 주장을 반박했다. 선관위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향후 투표함 재사용 시 봉인지 흔적 제거에 더욱 신경 쓰겠다"며 "문제가 지적된 투표함에 대해서도 재사용 경위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공사가 중단된 지 10년째를 맞은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이 도시개발 방식으로 전환, 재추진에 나선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지난 10일 서귀포시 예래동 주민센터에서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주민설명회를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설명회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기존 유원지 방식에서 벗어나 도시개발사업으로 전환되는 개발 방향을 공유하고,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예래동 주민과 서귀포시 관계자 등 약 100여명이 참석했다.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은 2005년 제주국제자유도시 1호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그러나 2015년 대법원이 "유원지 개발은 공공성을 갖춰야 한다"며 토지수용 재결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공정률 65%에서 사업이 중단됐다. 2019년에는 사업 인허가까지 무효 판결이 나면서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JDC는 이러한 법적 분쟁과 사업 좌초 경험을 교훈 삼아 지난해 8월부터 기본계획 재수립 용역을 착수해 개발 방향을 재정립하고 있다. 새롭게 추진되는 계획안에는 휴양과 관광 기능을 연계한 고급 주거단지 조성과 함께 지역과의 상생 전략이 핵심 내용으로 담겼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 고모씨는 "관광객 유입을 위한 콘텐츠 확보가 필요하다"며 "마을 기업 육성, 주민 커뮤니티 공간 확보 등 지역 공존 방안도 병행돼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곽진규 JDC 미래투자본부장은 "사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함께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며 "과거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JDC는 토지분쟁 해결을 위한 추가 보상도 병행하고 있다. 이달 기준 보상금 지급률은 약 75%에 이른다. JDC는 다음달 말까지 지역 의견을 반영한 사업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정상화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와 소비자 물가부담 경감을 위한 ‘전통시장 농축산물 상시할인 시범사업’이 실시된다. 제주도는 오는 14일부터 6월 13일까지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전통시장 농축산물 상시할인 시범사업’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소비자들은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만남의 광장에 마련된 판매관리시스템에서 전용카드(이용권)를 발급받아 일정금액을 충전하면 충전금액의 20%를 추가 지원 받을 수 있다. 전용카드는 본인 확인 후 발급된다. 2주마다 최대 2만원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전국 16개 주요 전통시장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2개월간의 시범운영 후 성과를 분석해 사업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농림축산식품부 농축산물 할인지원 공식 누리집(sale.foodnuri.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스포츠 축제 '제1회 제주도 장애인체육대회'가 개회식을 시작으로 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제주도 장애인체육대회는 오는 13일까지 제주시 일대 18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22개 종목에 3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경기에 참여하는 파크골프, 론볼, 보치아 등 8개의 '어울림 종목'이 운영된다. 대표적인 어울림 종목인 한궁 경기는 장애인 1인과 비장애인 1인이 한 팀을 이뤄 양 행정시 대항전으로 개회식 당일 진행됐다. 개회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소통과 화합의 축제로 구성됐다. 현장은 다양한 체험·홍보 부스와 사생대회, 버블 공연과 풍선아트, 향토음식점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들로 꾸며졌다. 개막 공식행사에서는 33개 가맹단체 선수단이 가족과 함께 입장하는 퍼포먼스와 심판·선수·자원봉사자·가족 대표 선서를 비롯해 각 단체 대표와 화합 대표 8인의 성화 점화 등으로 대회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개회식에서 오영훈 제주지사는 "장애인 체육 발전과 복지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제주 장애인 체육 2035 비전'을 수립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도는 장애-비장애 통합형 체육시설 단계적 확충, 장애인 전문체육 확대·육성 기반 마련, 장애인 체육 인프라 구축을 통한 스포노믹스(스포츠산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 실현이라는 3대 과제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오 지사는 "이번 대회는 장애인 체육의 가능성과 저력을 확인하는 자리이자 내년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선수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관객들은 장애인 체육의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화합의 축제를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