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토평동 공업단지 인근에 장례식장 건립이 추진되면서 이를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2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장례식장 운영 측은 지난 달 28일 건축허가 신청을 접수했다. 향후 도로·배수 등 기반시설 요건이 충족되면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 해당 사업은 건축계획심의를 통과한 상태다. 이번 장례식장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전체 연면적은 5300㎡, 부지 면적은 9950㎡다. 이는 도시계획심의 기준인 부지 1만㎡ 또는 연면적 5000㎡ 이상 요건과 미묘하게 어긋나는 조건이지만 지하 포함 구조와 법적 기준상 도시계획심의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사업자는 시 지역의 부족한 장례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현재 서귀포시내 정식 안치시설을 갖춘 장례식장은 서귀포의료원이 유일하다. 한빛장례식장이 있으나 이곳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조문객 식사 제공 외에는 안치 기능이 없다. 이런 문제로 많은 시민들은 장례식장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의 경우 빈소는 4개실, 안치 시설은 14구에 불과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장례 공간 부족으로 유족들이 시신을 제주시 장례식장에 임시 안치한 뒤 장례를 치르는 사례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의료원도 장례식장 확장을 추진했지만 사유지 매입 문제로 계획이 중단된 상태다. 토평동에 신축 예정인 장례식장은 안치실 24구, 빈소 9실로 계획돼 있다. 하지만 장례식장 건립 예정지 인근 토평동과 영천동 주민들은 사업 추진 과정의 일방통행을 문제 삼고 있다. 마을회, 청년회, 부녀회, 노인회를 비롯한 자생단체들은 "단 한 차례의 주민설명회도 없이 추진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장례식장 건립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한 주민 500여명의 서명서가 시에 제출됐다. 청년회 관계자는 "공업단지 조성으로 인한 오랜 불편을 감수해온 주민들에게 또다시 정서적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장례시설을 들이려는 시도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을 의견이 배제된 채 진행되는 사업 추진 방식은 문제"라며 "향후 공식적인 반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례식장 측은 "지역사회와의 협의를 위해 고용창출 및 마을기여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환원 사업을 검토 중"이라며 "향후 주민과의 소통을 확대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서 가장 많이 접수된 택시 불편 민원 유형은 '불친절'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당요금에 대한 민원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하며 요금 신뢰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제주도가 공개한 '택시 불편신고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택시 관련 민원은 모두 860건으로 직전 연도보다 6.5%(60건) 감소했다. 유형별로는 불친절이 251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요금 247건, 승차거부 140건, 질서 문란 24건, 기타 198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당요금 관련 민원은 2015년 43건에서 2018년 168건, 2021년 227건으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역대 가장 많은 247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민원의 약 29%에 해당하는 수치다. 요금 책정에 대한 도민과 관광객의 불신이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처리 결과를 보면 전체 860건 중 143건은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내려졌고, 592건은 경고 또는 주의 조치로 분류됐다. 나머지 125건은 불문 처리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택시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민원 모니터링과 함께 민원 다발 유형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주식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40대가 구속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며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불특정 다수로부터 13억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주식 리딩방이란 '지시대로만 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선전하며 투자 자문료 등을 챙기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가리킨다. A씨에게 투자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12명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A씨를 상대로 여죄와 공범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에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돼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2일 "제주도는 서해상에서 동해상으로 이동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다가 점차 그 영향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남부·동부·서부 지역과 산지, 그리고 일부 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30~80㎜, 많은 곳은 12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부 지역과 추자도에도 20~60㎜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바람도 강하게 불겠다. 제주도 전역에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 산지에는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예보돼 강풍특보가 발효될 가능성도 있다. 낮 최고기온은 18~22도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앞바다 전역에서 1.5~4.0m로 높게 일겠고 안개가 끼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육상에서는 강풍에 의한 시설물 피해, 해상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로 인한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이륙 직전 항공기 서류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활주로까지 진입한 여객기가 다시 주기장으로 돌아오는 '램프 리턴(ramp return)' 사고가 발생했다. 기내에 탑승한 승객 180여명은 약 1시간 30분 동안 대기해야 했다. 22일 한국공항공사와 티웨이항공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0시 25분 제주공항에서 광주로 향할 예정이던 티웨이항공 항공기가 이륙 직전 서류 미비가 확인되면서 주기장으로 복귀했다. 항공사는 서류를 준비한 뒤 약 1시간 25분 후인 오전 11시 50분 해당 항공기를 재운항시켰다. 이 과정에서 탑승객들은 비행기에 탑승한 상태로 장시간 기다려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 측은 "서류 확인 과정에서 내부 전달 오류가 발생해 절차상 문제가 있었으며 당시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즉시 재정비에 착수했고, 안전 운항을 최우선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램프리턴은 흔하지 않은 사례로 항공사와의 협조를 통해 원인과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2013년부터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페렐 추기경은 "그는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앙, 용기, 보편적 사랑을 갖고 복음의 가치를 살아가라고 우리를 가르쳤다"며 "그는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소외된 이들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흡기 질환으로 지난 2월 14일부터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양쪽 폐에 폐렴 진단을 받은 그는 입원 후에도 호흡 곤란 증세로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고,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로 수혈받기도 했다. 입원 중 상태가 악화하기도 했지만, 지난 3월 23일 38일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했고, 최근에는 활동을 재개해왔다. 교황은 부활절을 앞두고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교도소를 깜짝 방문하거나 이탈리아를 방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공개로 면담했고 부활절 미사에도 등장하는 등 활동을 늘려가고 있었다. 전날 부활절 대축일에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고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는데, 갑작스레 선종 소식이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품위 있으면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간소화된 예식을 원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건강상의 문제로 자진 사임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보수적이며 전통적이었던 베네딕토 16세와 진보적이며 개방적인 프란치스코의 관계는 2019년 '두 교황'이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빈하고 소탈한 행보로 즉위 직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허름한 구두를 신고 순금 십자가 대신 철제 십자가를 가슴에 걸고 소형차에 몸을 싣는 겸손하고 서민적인 교황의 모습에 세계인들은 감동했다. 또한 그는 호화로운 관저를 놔두고 일반 사제들이 묵는 공동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하며 청빈한 삶을 몸소 실천했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가 쇠퇴하는 가운데 교황에 즉위해 가톨릭에 대한 관심을 다시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그의 파격 행보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권위와 물욕을 버리고 몸을 낮추는 습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과도 연결돼 있다. 그는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중학교 때 아버지가 회계 업무를 봐주던 양말공장에서 청소와 사무보조로 일했다. 공업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도 오전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오후엔 학교에서 식품화학을 공부했다. 교황의 소박한 삶과 검소한 정신은 이때부터 자연스레 몸에 밴 것으로 전해진다. 교황은 주교와 추기경으로 있을 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 사목에 힘썼다. 마약이 유통되고 폭력이 흔한 우범지대여도 교황은 개의치 않고 동행하는 사람 없이 빈민촌을 찾았다고 한다. 1282년 만의 비유럽권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인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13년 즉위 이후 가톨릭교회가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더 포용적으로 바뀌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진보적 개혁을 밀어붙여 가톨릭 내 보수진영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해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아프리카 가톨릭사회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낸 종교 지도자로도 평가받는다. 적대적 관계에 있던 미국과 쿠바의 2015년 국교 정상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고, 2017년에는 로힝야족 추방으로 '인종청소' 논란이 불거진 미얀마를 찾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2천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2021년 이라크 땅을 밟아 무장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발발한 이래 교황은 끊임없이 평화의 목소리를 냈고, 2023년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도 민간인 희생을 막고 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교황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인사 개혁에도 적극적이었다. '추기경좌'로 불리던 파리 대교구나 밀라노 대교구처럼 특정 교구의 교구장이 자동으로 추기경으로 임명되는 관행을 깨고 가톨릭 교세가 강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추기경을 임명했다. 한국 대전교구의 유흥식 추기경도 이러한 인사 개혁의 하나로 발탁됐다. 현재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138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중 110명을 직접 임명했다. 베네딕토 16세와 요한 바오로 2세가 임명한 추기경은 각각 23명, 5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아시아 대륙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할 정도로 한반도 평화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당시 교황은 방북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됐다. 교황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지만 끝내 성사되진 못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개최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두 번째 방한이 기대됐으나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방한은 차기 교황의 몫이 됐다. 교황은 최근 몇 년간 건강 문제로 우려를 샀다. 교황은 2022년 봄 오른쪽 무릎 상태가 악화해 휠체어나 지팡이에 의지해 일정을 소화해왔다. 2021년 7월에는 결장 협착증 수술, 그로부터 2년 뒤인 2023년 6월에는 탈장 수술을 받았다. 교황은 또한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특히 겨울철에는 기관지염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에 자주 시달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건강상 문제로 인해 교황이 사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교황은 1월 14일 출간된 자서전 '희망'에서 "아플 때마다 항상 '(내 후임을 뽑는) 콘클라베가 열리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하지만 수술받는 동안에도 나는 사임을 생각한 적이 없다. 나는 건강하다. 그저 늙었을 뿐"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부영주택이 서귀포 혁신도시에 보유한 관광숙박시설 용지를 아파트 단지로 변경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약 10년간 방치돼 왔다. 부영 측은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관광숙박시설 대신 임대주택 건설이 지역 수요에 부합한다는 구상이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서귀포 혁신도시 내 '하우스 디 블루오션 아파트' 서측 부지에 대해 관광숙박시설에서 주상복합용지로 용도를 바꾸고, 건물 높이도 30m에서 40m로 상향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서귀포시에 공식 제안했다. 부영 측은 제안서에서 "기존 관광숙박시설 개발은 수지 악화와 시장 침체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큰 반면 향후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이전과 클러스터 개발 등으로 주거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변경안이 통과될 경우 부영주택은 해당 부지(연면적 약 5만1350㎡)에 전체 사업비 3272억원을 투입해 672세대 규모의 임대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3층, 모두 14개 동으로 구성된다. 분양유형은 ▲135㎡ 52세대 ▲84㎡ 300세대 ▲66㎡ 320세대로 제시됐다. 주차장은 지하에 1160대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부영은 이와 함께 모두 130억원 규모의 공공기여금과 1500㎡ 규모의 공개공지, 야외주차장 조성, 진출입로 개선 및 가감속차로 설치 등의 지역 환원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다만 이날 열린 제주도 혁신도시발전위원회 회의에서는 일부 우려도 제기됐다. 위원들은 "제주도가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 비율이 가장 높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실수요층 중심의 공급계획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입주기관 직원용 숙소로서 평형 구성이 적절한지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부영주택 관계자는 "아직은 지구단위계획 변경 제안 단계이며 건축 설계는 추후 논의될 예정"이라며 "위원회에서 제기된 지적사항을 충분히 반영해 구체적인 계획을 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은 서귀포시 검토를 거쳐 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후 변경 고시가 이뤄지면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앞서 부영주택은 해당 부지를 지난 2015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약 502억원에 매입했다. LH는 2013년 해당 부지를 원래의 학교 및 클러스터 용지에서 관광숙박시설 용지로 변경한 바 있다. 한편, 서귀포시는 지난달 18일 대륜동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설명회에서는 공공기여금이 지역 내에 우선 사용돼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용도 변경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지역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난폭운전을 지적하는 민원이 제기됐다. 편도 1차로 커브길에서 중앙선을 넘어 앞차를 추월하는 등 위험한 운행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21일 제주도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에 따르면 해당 게시판에는 "2025년 4월 21일 오전 8시 45분경, 평화로 서귀포 방면으로 주행 중이던 극동여객 소속 251번 버스(차량번호 3523호) 기사님의 운전을 잊을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앞서 가던 282번 버스의 느린 주행에 답답했는지 편도 1차선 커브길에서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차량을 향해 강하게 경적을 울리며 추월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컵홀더에 있던 음료가 쏟아질 정도로 급한 운행이었다"고 주장했다. 민원인은 "실내세차비라도 요구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봉고트럭 주제에'라는 반응이 돌아올까봐 참겠다"며 "시내버스가 이렇게까지 서두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오전 9시 50분에 모슬포에 도착하는 일정의 버스가 실제로는 BIS(버스정보시스템)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일찍 도착한 것 같다"며 "최소 10분은 빨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극동여객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중앙선을 넘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난폭운전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정확한 경위는 해당 운전자를 상대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상황을 확인한 결과 다음 목적지 도착이 지연될 것으로 판단한 운전자가 추월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도는 지난해 시내버스 기사들의 난폭운전, 과속, 정류장 미정차 등에 대한 민원이 지속 제기되자 "대중교통 안전 실태 개선을 위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일본 JR큐슈고속선이 운영했던 쾌속선 '퀸비틀호'가 부산 해운선사 팬스타라인닷컴에 매각되면서 중단됐던 제주~부산 바닷길이 재개될 지 주목된다. 팬스타라인닷컴은 지난 1일 일본 JR큐슈고속선과 퀸비틀호 매매 계약을 체결해 다음 달 중 선박을 인도받을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퀸비틀호는 2022년 11월부터 약 2년간 부산과 후쿠오카를 오간 2600톤급 고속여객선이다. 502명을 수용할 수 있다. 흔들림을 줄이는 '트라이마란(Trimaran)' 구조로 설계됐다. 그러나 이 선박은 지난해 2월 운항 중 누수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누수 데이터를 조작하고 관련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은폐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일본 국토교통성의 감사와 수사 당국의 조사가 이어졌고, JR큐슈고속선은 올해 2월 해당 노선에서 철수한 뒤 사업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일본 언론은 이번 선박 매각과 관련해 '일본 노선에 다시 투입하지 않는 것'이 조건이었다고 전했다. 팬스타 측도 "후쿠오카 노선이 어렵다면 쓰시마 항로라도 고려했지만 일본 측이 이를 원치 않았다"고 밝혔다. 팬스타는 퀸비틀호 인도 이후 본격적인 정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울릉도, 남해안, 제주도 등 국내 해상 여객 수요를 중심으로 새로운 노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와 부산을 잇는 정기 해상 여객 노선은 운항되고 있지 않다. 과거 한동안 여객선이 오갔지만 수익성 문제 등으로 중단됐고, 이후 대체 항로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팬스타의 이번 도입이 실현될 경우 제주~부산 항로에 다시 여객선이 투입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팬스타 관계자는 "국내 해역 수요 분석과 선박 정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투입 노선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퀸비틀호가 제주와 부산을 잇는 새로운 해상 교통망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10㎝가 넘는 단차가 있었고, 세면대는 앉은 키로 닿기 어려운 높이에 있었다. 침대는 낮고 불안정했다. 혼자서 씻고, 눕고, 움직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휠체어를 탄 박창수(48)씨는 결국 가족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보낼 수 없는 상태로 여행의 시작부터 막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여행이 아니라 불편을 견디는 훈련 같습니다. 시설은 있지만 쓸 수는 없습니다." 이 호텔에 장애인 객실이 있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은 '법적으로 있는’ 수준이었다. 장애인 관광 전문 여행사 ‘휠체어투어’를 운영하는 전성환 대표는 기자에게 "지금 보신 게 바로 이 섬의 무장애 관광의 실상"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문서로는 장애인 객실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휠체어가 돌아가지도 못하는 좁은 구조에, 욕실과 세면대는 여전히 비장애인 기준으로만 설계돼 있어요. 행정 보고서에는 다 갖췄다고 하지만 정작 장애인 입장에서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는 "실제 여행에서는 장애인이 덜 불편한 일반 객실을 눈치 보며 골라 쓰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과 국가인권위 제주출장소가 도내 4성급 이상 호텔 3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 객실 '설치율'은 88.2%였다. 그러나 ‘불편 없이 이용 가능한 객실 비율’은 79.2%로 낮아졌다. 일부 호텔은 "장기간 리모델링 중"이라며 객실을 아예 사용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었고, "올해 예약은 마감됐다"는 이유로 접근조차 차단된 곳도 있었다. <제이누리>가 직접 도내 주요 호텔 10곳에 장애인 객실 예약을 문의한 결과 절반 이상은 이용이 불가능했다. 제주에서 가장 높은 층수를 자랑하는 D호텔조차 장애인 객실이 없었고, 일부는 객실이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휠체어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기본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있지만 쓸 수 없는 방'에 불과했다. 지금의 제주 무장애 관광이 보여주는 현실이다. 대구에서 서예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수(78)씨의 제주 '한 달 살이'는 막연한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됐다. 서귀포시 중문에 숙소를 잡고, 휠체어를 타고 바다를 따라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걸으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삶. 그게 그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이누리>가 하루 동행한 그날, 김씨가 마주한 제주의 현실은 다르지 않았다. 도로와 건물, 카페와 관광지까지, 그의 여행은 ‘장애물 경기’에 가까웠다. 아침 햇살이 퍼지던 중문 해안도로. 김씨는 휠체어를 조심스레 굴려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나섰다. 하지만 걷는 이들에겐 풍경이고 여유일 그 길은 휠체어 앞에서는 전투의 연속이었다. "보도블럭이 군데군데 솟아 있고, 경사로는 너무 가파르거나 미끄럽고, 휠체어가 그대로 도로로 튀어나갈 뻔한 적도 있어요. 순간적으로 멈췄지만 정말 아찔했죠." 점심 무렵, 우리는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한 카페를 찾았다. 입구 앞에 계단 두 개. 김씨는 휠체어를 잠시 멈췄다가 결국 뒤로 돌렸다. "경사로 하나만 있었어도, 바다 보면서 커피 한 잔 할 수 있었을 텐데요." 카페 직원은 "장애인 손님은 거의 없다"고 말하며 미안한 웃음을 지었지만 그 말은 오히려 김씨를 더 씁쓸하게 만들었다. 오후에는 식사를 위해 한 현지 식당을 찾았다. 테이블 간격이 좁아 휠체어로는 진입이 어려웠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김씨는 입구에서 직원에게 메뉴판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건 키오스크 사용법 안내였다. "글씨도 작고 손도 불편해서 누르기 힘들어요.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나왔죠. 배고픈 것도 서럽더라고요." 관광지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서귀포 외돌개 전망대. 경사진 길을 따라 오르던 김씨는 중간에서 멈춰섰다. 휠체어 경사로가 절반쯤 가다 끊겨 있었다. "누구 도움 없이는 사진 한 장 찍기도 어렵더군요. 전 그냥, 왔다는 사실 하나로 만족해야 했어요." 그날 하루, 그의 휠체어는 제주 곳곳을 돌았지만 도착지마다 벽을 마주했다. '무장애 관광지'라는 말이 무색했다. 그의 말처럼 장애인은 제주에서도 여전히 이동권을 위해 싸워야 했다. 송창헌 제주도 관광약자접근성안내센터 사무국장은 "편의시설에 대한 시설 운영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 등 편의증진법' 준수를 보다 실효성 있게 유도하려면 ‘제주도 건축물 허가 시 편의시설 설치 사항 검사 조례’를 개정하거나 별도의 조례를 제정해 정기적인 모니터링의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장애인 편의시설 전문 업체를 운영하는 김상민 대표는 더 날카로운 평가를 내놨다. "법적으로는 출입구 폭, 회전 반경, 안전 손잡이 등 세부 기준이 다 나와 있지만 실제 시공 현장에서는 비용 문제로 '눈속임 공사'가 많습니다. 비장애인은 모르고, 장애인만 알아보는 차별이죠." 그는 "장애인을 위한 관광을 하겠다면 최소한 ‘쓸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는 그조차 안 되는 곳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숙박뿐 아니다. 제주의 무장애 인프라는 이동·재난 대응·정보 접근에서도 허점이 컸다. 도내 430곳의 민방위 대피소 중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곳은 88곳(20%)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계단이나 급경사로 구성돼 장애인은 스스로 대피조차 할 수 없는 구조였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리프트 버스나 특장 렌터카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도 일반 차량의 2~3배에 달해 선택지가 줄어든다. 또 도가 자랑하는 관광 정보 앱 '안심제주'는 시각장애인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다. 관광지와 호텔 내 점자안내판 설치율은 8.1%. 음성 안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시각장애인 관광객 김모씨(68)는 최근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았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런 말을 남겼다. "무장애 관광이라고 해서 왔지만 결국 장애인이라는 사실만 다시 확인하고 돌아가는 여행이었어요. 머물 곳도, 갈 곳도, 이동할 방법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또 다른 관광객 이모씨(52)는 "이건 여행이 아니라 인내력 시험"이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혜경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책연구부 부장은 "무장애 관광은 '편의시설이 있느냐'보다 '실제로 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쓸 수 없는 시설은 없는 것보다 더 나쁘다. 기대하고 찾아온 이용자에게 '있는 줄 알았지만 못 썼던 경험'은 큰 상처를 남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형식적 기준이 아니라 사용자 발끝에 닿는 실질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주민반대로 이전이 무산된 화북공업지역을 청정바이오·그린수소 등 미래 신산업 중심지로 전환시키는 등 도내 공업지역 전반에 대한 재정비에 나섰다. 제주도는 '2030 제주도 공업지역 기본계획안'을 마련, 21일 공개했다. 이번 계획은 '도시공업지역의 관리 및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수립됐다. 도내 공업지역(5.79㎢) 중 20.7%에 해당하는 도시공업지역 8곳(1.2㎢)을 대상으로 한다. 기본계획안은 ‘지역 산업 고도화 및 신산업 육성 기반 조성’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3대 목표와 9개 전략 과제를 담았다. 지역별로는 ▲화북 공업지역은 '산업 관리·정비형' ▲토평·한림·도두·세화·성산포·경림산업 공업지역은 '산업관리형' ▲김녕 공업지역은 '기타형'으로 분류됐다. 특히 주민 반대로 이전 계획이 무산됐던 화북 공업지역에 대해서는 새로운 방향이 제시됐다. 전체 면적의 57%에 해당하는 미개발 부지(38만8949㎡)에는 도가 중점 육성하는 청정바이오, 그린수소,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 관련 업종 유치를 추진한다. 도는 내년 3월까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주거지와 충돌하는 업종의 입지를 제한하고, 산업과 생활환경이 조화를 이루도록 할 방침이다. 토평 공업지역은 기존 업종 중심으로 유지하되 사유지 매입과 공원부지 활용을 통해 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정비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계획과 관련해 도는 오는 30일 제주웰컴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와 도민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후 도의회 의견 청취 및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7월 중 최종 기본계획을 확정·공고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공업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이끌 신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 전농로에서 열린 '왕벚꽃축제'에서 음식 섭취 후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한 방문객이 80명을 넘어서면서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18일 제주보건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전농로 왕벚꽃축제에 참여한 시민과 관광객 중 음식 섭취 후 설사·복통 등 식중독 증세를 보인 사례자가 현재까지 8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축제 종료 후 2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관련 신고는 추가로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소는 환자들의 증상과 발병 시기 등을 고려해 식중독 발생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제주보건소 관계자는 "신고된 사례자 대부분이 복통과 설사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며 "축제 주최 측과 보험사를 통해 보상 절차도 병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축제 주최 측은 피해자에게 영수증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험사와 연계한 보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번 축제는 음식 가격을 둘러싼 바가지요금 논란으로도 한 차례 여론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순대볶음 2만5000원', '음식에 비해 과도한 가격' 등의 게시글이 퍼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도는 축제 내 가격표 게시를 의무화하고, 음식 샘플 모형 및 사진 메뉴판을 비치하는 등 가격 투명성 강화 대책을 마련했다. 동참 업체에는 착한가격업소 추천과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 중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최근 바가지요금과 관련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사이에서 ‘비싸다’, ‘불친절하다’는 말이 반복되고 있다"며 "관광 불편 신고센터를 통한 가격 불만 접수 체계를 마련해 관광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