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제주올레 1코스를 걷던 도중 살해당한 관광객 A(40·여)씨의 남동생이 이번 사건은 ‘인재’라며, 피의자에게 죄를 밝히고 대가를 치르라고 촉구했다.
남동생 B씨는 24일 오후 12시30분께 제주동부경찰서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참담하다. 죽고 싶을 만큼 참담하다. 가족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처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모(46)씨가) 여기 오니까 범행을 부인하다가 지금은 자신의 성범죄 의도를 감추려 하고 있다”며 “진심으로 사과할 의도가 있으면 죄를 미워해도 사람을 미워하지 않을 준비가 돼 있으니까, 죄를 모두 다 밝히고 대가를 치르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레길에 대해 “이곳에 와서 올레길을 돌아본 즉시 여기서 사고가 났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경찰관이 ‘누님이 어디 있을 것 같으냐. 사고일 것 같으냐, 자살일 것 같으냐’라고 물어봤을 때 분명히 ‘올레 입구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상은 맞았다. 예상한 이유는 누가 보더라도 그 범행을 예측할 수 있는 위험성 때문”이라며 “올레길에 대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올레길의 위험성에 대해 아무도 사실을 말을 하지 않고 홍보에만 열을 올린 그 부분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피의자에 대한 처벌을 묻는 질문에는 “진심으로 뉘우친다면, 죄는 미워하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다. 이 나라가 법치국가라면 그에 응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신을 훼손한 것에 대해서는 “본인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저지른 행동”이라고 규정한 뒤 “그 부분에 대해 응당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준비한 기자회견문에서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의 23일 기자회견은 비난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제주도와 제주시, 서귀포시의 사과를 꼭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책임자들의 책임을 묻겠다"며 "이번 사건은 ‘사고가 아니라 인재’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치안의 사각지대였다. 안전불감증에 걸린 당신들 모두가 범인과 공범자"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면 마음과 양심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문
드디어 누나를 만났습니다..
몇 번이고 지나갔었는데.. 갈대가 사람의 키보다 몇 배는 더 깊이 자란 그런 곳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아무도 이 일에 사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과를 꼭 받아낼 것입니다.
제주올레 이사장 모습을 TV 화면에서 보았습니다. "5년 동안 이런 일이 없었는데.."라고요..
경찰은 상식적이지 않은 범행동기를 발표하기 이전에 가족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정확한 살해동기를 밝혀 국민들 앞에 다시 발표하시기 바랍니다. 가족의 마음에 못을 박지 마시기 바랍니다.
누나의 신발이 발견되던 날 누나와 약속을 했었습니다. 범인을 꼭 잡겠다고, 그리고 누나를 찾겠다고.. 그래서 누나가 사랑했던 강아지 폴과 함께 편히 쉴 수 있게 해주겠다고, 그리고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이 나라의 이명박대통령님, 제주도지사님, 제주시와 서귀포시장님, 경찰청장님, 사단법인 제주올레 관계자 여러분!!!
묻고 싶습니다!! 이 곳에 꼭 와보시고 대답해주십시오!! 당신들의 가족이 부인이나 딸이 이 곳을 혼자 여행하겠다고 하면 허락하시겠는지요. 왜 저는 위험이 보이는데 여러분들은 안 보이십니까?
법의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천국에서 만날 누나를 그리며..
누나가 이제는 천국에서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
누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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