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피살사건' 주범 백광석(48)은 “처음부터 전 애인인 중학생 아들만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범 김시남(46)은 백씨에게 빌린 600만원 때문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27일 전 애인의 중학생 아들 A(16)씨를 살해한(살인) 혐의로 구속된 백씨와 공범 김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최근 기자단 브리핑에서 “백씨가 전 애인인 A군의 어머니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고 그의 아들인 A군을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김씨와 함께 지난 18일 오후 3시 16분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 창문을 통해 침입했다.
당시 이 주택에는 백씨의 전 애인 아들 A(16)군만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주택에 침입한 3시 16분부터 3시 41분 사이 A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A군은 사건 당일 오후 10시 50분께 집 다락방에서 포장용으로 쓰이는 청색 면테이프로 손발이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A군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했다.
A군은 1차 부검 결과 목이 졸려 질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씨 일당은 지난 16일과 17일 이틀간 미리 A군 집에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해당 시간대 A군 집 문이 열렸는지, 사람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도 했다.
이들은 미리 철물점에서 청색과 백색 포장용 면테이프를 사놓고 범행 당일 가져갔다. 하지만 주택에 침입할 당시 피해자와 마주치면서 당황한 나머지 집 밖에 놔둔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 일당은 결국 A군 집 안에 있던 포장용 청테이프와 허리띠 등을 이용,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또 범행 당시 A군의 휴대폰 2대를 부수기도 했다. 경찰은 이를 증거 인멸 목적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휴대폰 포렌식을 본청에 의뢰했으나 복구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씨는 오후 3시 41분, 침입 25분만에 주택을 먼저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3시간가량 집 안에 머물며 곳곳에 식용유를 발라놓기도 했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 식용유를 발라 불을 지른 후 나 역시 죽으려고 했지만 생각을 바꾸고 도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특히 A군과 사는 동안 자주 다투면서 감정의 골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로 인해 백씨가 A군의 어머니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고 그의 아들인 A군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백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A군의 어머니는 애초부터 범행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범인 김씨는 “직접 살해에 가담하지는 않았다”면서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백씨가 “김씨와 함께 A군을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증거 인멸을 지시하는 내용 등 김씨가 범행에 공모한 것으로 보이는 증거를 다수 확보, 김씨에게도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김씨는 백씨에게 600여만원의 빚을 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채무관계로 인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씨는 과거에도 헤어진 연인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범죄를 저질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범죄로 처벌을 받는 등 10범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도 강간상해 등 10범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